100초 뒤에 죽는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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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재능
작품등록일 :
2024.08.28 12:37
최근연재일 :
2024.09.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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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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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도시와 아카데미

DUMMY

괴물의 목적은 시간이 흐르게 하는 것이고 내 목적은 멈춘 시간 속에서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다.


목적이 상반되는 것을 알았으니 살아남으려면 열심히 움직여야 했다.


우선 계획했던 대로 마법을 배우기 위해 도서관 한쪽에 펼쳐져 있는 지도부터 확인했다.


마법 아카데미가 있는 도시, ‘위자드’.


내가 알기론 체계적으로 마법을 배울 수 있는 합법적인 곳은 이곳밖에 없었다.


일상을 마법에서 시작해 마법으로 끝내는 이곳이라면 괴물에게 대항할 힘은 물론 불치병을 치료할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침 거리도 그렇게 멀지 않았다.


‘걸어서 한 달밖에 안 걸린다고? 이거 완전 행운이잖아~’


솔직하게 말해서 걸어서 한 달이면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면을 바라보면 한없이 부정적으로 되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지도를 챙긴 뒤 도서관 밖으로 나와 필요한 물품들을 훔친 가방 안에 넣고 맸다.


‘그럼 가볼까.’


내 앞에 두근거리는 모험이 기다리기를 바라며 걸음을 옮겼다.


* * *


“드디어 도착했어! 드디어!”


도서관에서 괴물을 만난 뒤 빠르게 라이언 제국의 수도를 벗어났던 그 후로 약 2주가 흘렀다.


원래 예상했던 한 달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마법 도시, ‘위자드’에 도착했지만 내 컨디션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첫날부터 뭔가 잘못됐던 것 같기도 하고.’


성벽까지 걸어간 첫날. 나는 허허벌판을 보고 괴물에게 들키면 바로 공격당한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렇기에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내가 있었다는 걸 알리려고 일기를 작성했다.


-1일 차.


수도를 나와 ‘위자드’에 가기 위해 성문 쪽에 도착했으나 괴물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내가 수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걸 예상하고 출구를 막은 것 같았다.


일단 주변 민가에 숨고 내일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2일 차.


민가에서 나와 성문에 다가가자마자 괴물의 울음소리가 다시 들린다.


일정한 간격으로 끊이지 않고 들리는 게 뭔가 이질감이 느껴져 조심스럽게 확인해봤다.


그리고 괴물이 자는 모습을 발견했다.


잠꼬대에 겁이 나 하루를 버렸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드디어 수도를 벗어났다.


-3일 차.


별거 없었다. 다만 괴물이 쫓아온다는 생각 때문에 쉽사리 눈이 감아지지 않는 게 가장 불편할 따름이었다.


-4일 차.


수도를 떠난 지도 벌써 3일이 지났는데 여전히 괴물은 발견되지 않는다. 뭔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혹시 내 뒤를 몰래 따라오다가 내가 잠을 잘 때 공격하려는 건··· 아닐 거다. 아니어야 한다.


젠장. 바보 같은 일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쓰이잖아.


-5일 차.


···압박감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을 감으면 눈이 타는 듯이 아프다. 내가 얼마나 잠을 자지 않은 거지?


일단 잠은 5번밖에 안 잤으니 표기는 5일 차로 해놔야겠다.


-6일 차.


괴물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으며··· 울음소리!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래. 나는 틀리지 않았어.


-7일 차.


뭔가··· 이상해. 왜 울음소리가 내 주변을 맴도는 걸까. 이 정도 거리라면 이미 나를 공격하고도 남았을 텐데.


-8일 차.


환청인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 괴물들이 날 죽이지 않을 이유는 없으니까. 이제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내가 쓰러질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까지 보인다.


-12일 차.


얼마나 남은 거지? 체감상 몇 달이 지나간 것 같은데 도시는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일기를 쓰기를 잘한 것 같다. 아마 일기가 없었다면 체감에 시간 감각을 맞춰 도중에 포기했을지도···.


-13일 차.


저 멀리 성이 보인다. 그래. 성이 보인다. 저 멀리 나를 반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손을 흔드는 사람들에게 나도 흔들어주었다.


성이 보인다! 성이 보인다! 성이··· 갑자기 보이지 않아. 왜?


-17일 차.


드디어 도착했어! 드디어!



“사람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나는 내 손처럼 들고 다녔던 일기를 품 안에 넣고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비볐다.


내 눈앞에 있는 저 사람들의 행렬을 보아라!


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운 도시, 아름다운 공기!


바보처럼 자꾸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아내고 앞으로 걸어갔다.


“실례하겠습니다.”


검문대 앞에 길게 늘어진 줄을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가자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반복되는 검문이 귀찮은지 축 처진 어깨로 대충 손을 휙 젓는 모습.


“고생이 참 많으십니다.”


문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의 어깨를 토닥인 뒤 도시 안으로 들어가자 몸의 활력이 도는 기분이 들었다.


마법의 도시 아니랄까 봐 평범한 거리였음에도 여러 마법 도구와 화려한 건물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거기다가 수준도 높구나.”


수도조차 마법 도구는 마법 전문점이 아니면 팔지 않는데 여긴 무슨 생필품을 파는 것처럼 거리 곳곳에 팔고 있었다.


그것도 품질이 좋아 보이는 최상급으로만 팔고 있었으니 과연 마법의 도시라는 게 괜한 말이 아니었다.


덕분에 나는 내가 쓸 수 있는 마법 도구를 금세 발견할 수 있었다.


“원래라면 이런 나쁜 짓은 하지 않겠지만 생존이 달린 거니까.”


가게 주인에게 진심이 담긴 포옹으로 미안함을 전하며 마법 도구 몇 개를 몰래 챙겼다.


버튼을 누르면 강한 빛이 쏘아져 상대의 눈을 잠깐 멀게 하는 손전등이나 땅을 빠르게 2번 밟으면 속도가 빨라지는 신발 같은 걸 신자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지금까지의 고난이 다 보답받는 느낌이었다.


“그럼 이제 마법 학교를 찾아야 하는데··· 저기 보이는 큰 건물이 마법 학교인가?”


건물이 얼마나 큰지 나는 도시 초입에 있고 건물은 도시 중심에 있는데 건물의 윗부분이 보일 정도였다.


건물 일부분을 따라 걸어가며 거리를 넘나들자 점점 사람들이 많아지더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교복 엄청 예쁘구나.’


보통 마법사들은 복장을 통일하기로 약속한 것처럼 로브를 둘러매고 나무 지팡이를 들고 다닌다.


하지만 이성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학생들의 바람을 고려했는지 교복이 하나같이 멋있고 예뻤다.


‘저런 옷은 얼마나 하려나.’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기에 생기가 넘치는 학생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천천히 걸어갔다.


지각이라도 했는지 허겁지겁 뛰어가는 학생들을 따라가다 보니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빛 마법이라도 썼는지 화려하게 반짝이는 마법 문.


외부인을 배제하는 보안이 걸려있는 마법일 테지만 시간이 정지한 상태에선 그런 복잡한 마법을 발동이 안 되기에 나는 무사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건물의 크기만큼 땅도 넓어서 또 한참을 걸어가야겠네.’


정원과 훈련장, 각종 편의 시설이 있는 거리를 지나치고 마지막으로 북적이는 학생들로 인해 막힌 입구를 일일이 밀쳐서 겨우 들어간 학교 안은 황실 도서관과 비슷했다.


공간 왜곡 마법을 이용해 건물 안의 크기를 엄청나게 넓힌 모습.


‘나도 나중에는 이런 걸 할 수 있겠지?’


멋지게 마법을 사용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주변을 둘러보던 도중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워낙 공간이 넓으니까 친절하게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려주는 도면이었다.


‘일단 기초부터 배우려면 1학년 교실로 가야지.’


의학을 배우러 황실 도서관에 갔을 때 깨달은 게 있었다.


그건 바로 도서관에 있는 책으로는 특정 분야에 입문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기본을 벗어난 심화 내용이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지식 같은 추가적인 정보만 존재했기에 초보자를 위한 건 거의 없었다.


‘내가 아카데미에 온 것도 이것 때문이지.’


실제 수업에 사용되는 ‘교과서’를 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의미가 컸다.


도면을 따라 가장 가까운 1학년 교실을 골라 안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마법을 배우는 건 돈 많은 상인 계급이나 귀족이었기에 귀티 나는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있었다.


수업은 아직 시작하기 전이었지만 미리 수업을 준비한 학생들 덕분에 수고를 덜 수 있었다.


『마법의 기초』


내가 딱 원하는 책을 꺼낸 아이를 잠시 옆으로 치워놓고 자리에 앉아 페이지를 펼쳤다.


『마법은 소망에서 시작되었다.


두려운 어둠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소망, 무서운 짐승들에게 몸을 지키고 싶다는 소망,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소망.


불가능한 일들이었지만 인간은 간절히 소망했고 세계에 퍼져있던 마나는 우리의 소망에 응답했다.』


‘마법이 소망에서 시작되었구나.’


어떻게 보면 내 능력은 마법과 비슷했다.


나도 위기의 순간 살고 싶다는 소망으로 인해 능력을 깨달았으니까.


나는 새로운 사실을 머릿속에 넣으며 책 내용을 천천히 곱씹었다.


‘기초여서 그런지 내용이 어렵지는 않네.’


이걸로 인해 내가 강해질 수 있고 나에게 새로운 능력이 생긴다고 생각하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중을 끝까지 유지한 결과 책의 끝 페이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당신이 이 책을 제대로 읽고 복습했다면 이제 당신은 1 서클에 해당하는 모든 원소 마법을 사용할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수습 마법사의 앞날이 밝기를 희망하며 이 책을 마친다.』


“후유~ 재밌었다.”


마법을 배우는 건 정말 알찬 시간이었다.


그리고 알찬 시간과는 별개로 눈은 찌를 듯이 아프고 머리는 잠을 자지 않아 무거웠다.


‘그러고 보니 잠을 자지 않은 지 며칠이나 지났더라?’


오랜 여정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기쁨으로 온몸을 가득 채웠던 에너지는 몸 상태를 인지하자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잠을 자지 않는 게 거의 습관이 되어 몸이 피곤한 줄도 몰랐다니.


이러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큰일이기에 피곤함을 스트레칭으로 풀어내고 기지개를 켠 뒤 교실 밖으로 나왔다.


‘배운 마법을 연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지만···.’


지금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몸이 무거웠으니 일단 자고 보는 거다.


그 뒤에 해결 방법을 찾던지 버틸 방법을 찾든지 해야지.


‘침대가 어디에 있으려나.’


침대가 있을 곳을 찾기 위해 1층 복도에 있는 안내 도면을 향해 걸어가던 순간.


나는 이상함을 느끼고 자리에서 멈췄다.


‘···빌어먹을 괴물 녀석들.’


땅을 빠르게 두 번 두드리자 신발에 내장되어있던 마법이 발동되며 바람이 몸을 감쌌다.


피로 때문에 머리가 띵해 균형을 제대로 잡기 어려웠지만 살려면 해내야 했다.


[크앙!]


괴물은 내가 휘청거리자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천장에서 떨어져서 나에게 달려왔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괴물의 발톱을 재빠르게 숙여 피하자 속도를 감당하지 못했는지 나를 지나쳐 벽에 부딪쳤다.


충격이 꽤 컸는지 고개를 흔드는 괴물. 정신을 못 차리는 틈을 타 앞을 지나가며 손전등을 사용하자 환한 빛에 신이 났는지 좋아 죽으며 몸을 벌러덩 뒤로 눕혔다.


‘잘 있어!’


정신 차리고 나를 추격하기 전에 최대한 거리를 벌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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