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하자마자 한국 축협 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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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2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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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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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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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

DUMMY

좋았다. 날씨도 그렇고, 기분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애들이 다들 기본적으로 신나 있었다. 같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와중에도 쉬지 않고 재잘재잘 떠들고 웃는 애들에게서 학생들 특유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게, 좋았다.



승부의 세계에서 오가는 강렬한 에너지도 좋지. 모든 선수들처럼 나도 그것에 깊게 중독되어 있는 사람이고. 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다른 유형의 에너지로 삶을 채우는 것도, 분명히 의미가 있다 싶더라.



벤츠 박물관도 좋았다. 그렇게까지 차에 관심이 없지만, 벤츠 박물관에는 나름 심장을 뛰게 하는 차들이 곳곳에 있었다.



슈투트가르트에 와서 기숙사 생활을 해도 또 막상 이런 본격적인 관광지에는 와 본 적 없던 녀석들도 다들 눈이 휘둥그레져서 구경해댔다.



난 조금 구경하다가 뒤로 빠져서 제일 위층으로 올라갔다. 좀 쉬러. 여러 번 와 봐도 매번 신난다는, 눈이 돌아간 차덕들 근처에 있다가는 기가 쪽 빨릴 것 같아서.



나 같은 애들이 이미 제법 있었다. 카페에서 파는 간식거리 하나씩을 물고서 핸드폰을 보며 낄낄거리고 있다.



“왔어?”

“하하. 쟤들 진짜 대단하다. 뭐라는지도 모르겠어, 솔직히.”

“너도 앉을래?”

“괜찮아. 너희들 앉아서 쉬어.”



그대로 쭉 걸어 통유리로 된 창가 쪽으로 다가갔다. 다가갈수록 가까워지는, 정말 딱 길 하나 건너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 쪽으로. 슈투트가르트 1군의 홈 경기장.



워낙 큰 경기장이다. 거기다 좌석을 추가하는 보수 공사도 하는 중이고. 지금은 고요하니 차가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웅장하고 열정적인 곳이다.



저기서 나도 몇 번 뛰어봤다. 이제는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이전 삶에서. 다만 그때는 슈투트가르트의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어서,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도 그렇게 두렵지 않았었던 것 같다.



“... 흠.”



이번 생에는 언제쯤 저기서 뛰려나. 최근 몇 경기 같은 분위기와 컨디션, 그리고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조만간 가능할지도.



맨 처음 독일에 왔던 순간부터 대충 그려두었던 그림. 막상 살다 보니 많은 것이 어긋났지만, 당연히 있다.



몸과 근력을 키우고. 파워와 스피드를 붙이고. 최소한 분데스리가의 진짜 수비수들과 피지컬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오는 데까지를 4~5년 정도 잡았었다. 대략 19~20살에 내 전성기 시절만큼의 몸을 만들려고 했던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지금의 페이스가 훨씬 빠르다. 내 생각보다도 훨씬 빨리 몸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다. 거의 근접해 가고 있다. 완벽하게 준비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딱 5% 정도 모자란 느낌?



가장 느껴지는 게 힘이다. 덩치는 대충 만족스럽게 붙었지만 그만큼 실제 경기장에서 쓰는 힘이 따라온 상태는 아니다.



순간적으로 근육을 쥐어짜 내어 쓸 수 있는 폭발력. 그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붙어야 한다.



파워. 순간 가속력. 킥에 실리는 힘.

어깨싸움. 상대가 유니폼을 붙잡고 늘어져도 버티는 힘.



이런 것들이 지금 4부 상대들과 붙기엔 딱 맞다. 조금 남는 수준이다. 매번 경기를 치를 때마다 조금씩 좋아지는 중인 건 느껴지지만.



내 기억 속, 또 프리 시즌에 같이 훈련했던 1군 수비수들을 기준으로 삼아 생각해 보면. 여기서 5% 정도는 더 붙이고 싶다. 붙여야 하고. 분데스리가에 비교하면 살짝 모자란 느낌이다.



무시알라나 비르츠처럼 온-볼 스킬이 아주 탁월하다거나. 하베르츠처럼 넓은 공간으로 흘러나가 빈 공간에서 움직이는 선수들. 이들은 피지컬적 요소가 조금 덜 해도 된다. 다른 선수가 해 주니까.



하지만 난 아니다. 일반적으로 필드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인 센터백들과 주구장창 부대끼는 임무를 소화해야 한다. 몸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부상 위험도 크고 제대로 뛰지 못할 확률도 높다. 무코코처럼.



저번 시즌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도르트문트의 무코코는 몇 번 번뜩이기는 했으나, 역시 피지컬에서 기본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측면으로 도망가고, 팀의 밸런스를 깨고. 감독에게 혼나고 중앙으로 돌아왔다가 결국 부상을 당하는. 이런 전형적인 모습을 노출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은 다시 리저브 팀에서 뛰는 중이다. 이번 시즌 기록도 썩 좋지 못한 거로 안다.



독일 언론들은 벌써부터 특대 유망주의 실패를 운운하며 무코코를 압박하고 있다. 거품이 빨리 꺼져간다느니, 유스 레벨에서의 결과는 믿을 게 못 된다느니 하면서.



미래를 보고 온 입장에서, 무코코는 실패할 선수가 맞지만. 현실만 보자면 명목상 아직 17살인 선수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 바깥세상이란 다 그런 법이라 해도, 솔직하게 가끔은 동정심을 느낀다.



어찌 보면 성급하게 1군에 올라간 대가를 치르는 중일지도 모른다. 나도 하루빨리 1군에 가고 싶지만, 자칫 삐끗하면 무코코처럼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그렇게 되지 않겠지. 코어 근육들에 파워를 붙여 가면서, 아직 성장세가 가파를 때 확 치고 올라가고 싶다. 한두 달 정도 빡세게 달리면...



“알비!”

“어? 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그냥. 빨리 저기서 뛰고 싶다, 이런 생각.”

“그러니까. 나도 네가 빨리 분데스리가에서 뛰면 좋겠는데. 그럼 여기저기 자랑도 더 하고 다닐 텐데. 야, 말 나온 김에 사진이나 한 장 찍자. 나중에 너 잘 되면 내 인스타그램 메인 사진으로 할 거야.”



요슈아의 말을 들었는지, 다른 녀석들도 은근히 몰려들었다. 그렇게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는지 모르겠다. 바로 뒤에 보이는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를 배경으로.




**




평화로운 하루였다. 어째 축구를 하고 고강도 웨이트를 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슈투트가르트 곳곳을 돌며 하루짜리 수학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만끽했다. 충분히 좋았다.



얘기도 많이 나누고, 하루만에 제법 가까워진 남자애들은 훨씬 더 친근하게 굴었다. 로텐베르크 공원에서는 날 알아본 어떤 슈투기 광팬 덕분에 자그마한 싸인회와 간단한 5대5 풋살을 하기도 했다.



공연을 보진 못했지만, 리더할레와 오페라 하우스에 들러 SNS에 올릴 사진을 찍기도 했다. 미술관도 갔다가, 박물관도 찍고.



겉핥기식으로 지나오긴 했지만, 슈투트가르트에 온다면 한 번쯤 가봐야 한다는 곳은 다 들렀다.



여자애들은 마지막 코스인 쾨니히 거리에서 가장 신이 났다. 거의 매일 오는 곳일 텐데. 마치 처음인 것처럼 신이 나서는 끼리끼리 이것저것 잡다한 쇼핑을 하느라 정신이 없더라.



이제 슬슬 끝날 시간이 다 됐는데. 집에 가기 전에 잠깐 체육관에 들러 웨이트를 하다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누가 허리춤을 툭툭 건드렸다.



“저기.”

“... 응? 아. 깜짝이야.”



갑작스러운 한국어. 놀라서 반응이 늦었다.



“안녕. 난 유진이야. 한국 이름은 이유진. 독일 이름은 캐롤린 오이겐(Eugen).”

“어. 어. 반가워. 난 유태훈. 알브레히트.”

“난 너 알아. 넌 꽤 유명하니까. 사실 난 이번 학기에 슈투트가르트에 와서 11학년으로 편입했거든. 그래서 우리 아마 학교에서는 못 봤을 거야. 그치?”

“그...렇지? 나도 본 기억이 없어서 누군가 했어.”



딱 봐도 혼혈이었던 애였다.

처음부터 예쁘다는 인상을 줬던 애.

말하는 걸 들어보니 한국어 발음이며 억양이 그냥 한국인이다. 깜짝 놀랄 정도였다.



첫인상부터 느낌이 묘하게 익숙하다 싶더라니. 역시 어머니가 한국 분이시란다. 아버지가 독일 분이시고.



원래 슈투트가르트가 고향인데, 한국에 가서 7살 때부터 살다가 이번에 다시 돌아온 거라고 자기 이야기를 했다. 나랑 나이는 같은데 독일 공부 과정에 적응하려고 한 학년 낮춰 들어왔단다.



“그, 있잖아.”

“어?”

“아빠가 네 싸인 좀 받아다 줄 수 있냐고 해서. 우리 아빠가 축구 엄청 좋아하거든. 주말마다 분데스리가랑 네 경기까지 다 보셔. 널 빨리 1군에 올려야 한다고 계속 화를 내. 새벽에도.”

“하하. 감사하네. 싸인해줄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줘.”



그렇게 말하고서는 자기 가방에서 주섬주섬 슈투트가르트 유니폼을 꺼냈다. 어색하게 유니폼 윗부분을 들고 있길래, 아래쪽을 잡아 쭉 잡아당겨 팽팽하게 해놓고 슥슥 싸인을 하며 물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다니다가 온 거야? 11학년이면.”

“고2까지 다녔어. 그리고 올해 초에 여기로 돌아왔어. 아빠가 다시 독일에서 식당을 하게 되셔서.”

“오- 쉐프시구나. 지금 슈투트가르트에서 식당 하시는 거야?”

“응.”

“괜찮을 때 한번 찾아가도 돼?”

“진짜? 그럼 아빠가 엄청 좋아하실 거야.”

“그래. 그렇게 할게. 식당 주소랑 전화번호 좀 알려줘.”

“식당 전화번호? 그건 찾아봐야 해. 잠깐만...”

“아니지. 내가 갑자기 직접 연락하면 민망하잖아. 네 번호 알려줘. 네가 중간에서 전해 드려.”

“그, 그래. 핸드폰 줘. 번호 찍어줄게.”



얘가 내 핸드폰을 가져가 자기 번호를 찍고 있는데, 에밀리아랑 몇몇 애들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너희들 여기서 뭐 해? 오늘 일정 다 끝났어. 시간 다 됐으니까 이제 각자 할 거 하면 돼. 기숙사 돌아가든, 더 놀든!”

“그냥 여기서 해산?”

“응. 알비 넌 이제 뭐 할 건데?”

“이제 운동하러 가야지.”

“으으. 대단하네, 대단해.”

“늬들도 빨리 들어가라. 적당히 놀고. 나야 일하러 가는 거고, 너희는 당장 다음 주에 쪽지시험 2개 있는 거 아니야? 공부해, 공부.”

“뭐야. 우리 아빠야?”



티격대며 유진이에게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시간을 보니, 3시간 정도 빡세게 운동하고 집에서 늦은 저녁을 먹으면 딱 맞을 것 같다.



“그럼 나 간다. 오늘 재밌었어.”

“뭐야? 유진. 뭐야 방금? 왜 쟤 핸드폰을 네가 갖고 있어? 뭔데?”



에밀리아가 수군대는 소리가 순식간에 멀어져 갔다. 말 그대로 오랜만에 훈련 없이 머리 비우고 푹 쉰 하루도 다 갔고. 다시 운동장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




휴식하고 나면 언제나 강박이 생기는 것 같다. 이번 생은 유달리 더 그렇다. 휴식한 만큼, 조금 더 채워 넣어야 해. 조금 더 몰아붙여야 해. 이렇게.



다시 없을 기회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더 그렇다. 시간을 낭비할 겨를이 없다. 쉬는 동안 운동의 집중도를 훨씬 더 높였다. 이전보다도 더.



식단 점검도 하고, 근육과 뼈 상황에 대한 정밀 검사도 받아봤다. 몸은 문제없이 깔끔하고, 통계를 바탕으로 한 신체 성장 그래프가 꾸준히 우상향인 것도 확인했다. 심지어 성장판도 아직 조금 열려 있었다.



팀의 피지컬 트레이닝 파트를 조르고 졸라서 훈련 강도를 조금 더 올렸다. 지금 상황에서 무엇보다 좋은 건 17살이라는 쌩쌩한 나이의 회복력이니까. 실제로, 처음 하루 이틀만 좀 힘들지 버텨지더라.



너무 오래전이라 잊고 있던 것도 바로 이거다.



내 전성기 시절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성장 계획을 짰었는데. 그보다 훨씬 빠르게 목표를 돌파하고 있는 것은 어린 몸의 회복력 덕분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어릴 때 더 열심히 운동하고 더 열심히 기본기를 닦아 놓으라고 하는 거였다. 이렇게 어릴 때는 몸의 반응이 내 예상치를 아득히 웃도는구나, 요새 매일 느낀다.



한 번 탄력을 받고. 그 탄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로는 피치를 잔뜩 올렸다. 훈련장에서도, 또 경기장에서도.



11월 말에 복귀전 상대는 개막전 상대이기도 했던 코블렌츠였다. 복귀골을 신고했다. 약속된 패턴 플레이가 나와 측면을 허물어버렸고, 중앙에서 이어받아 쉬운 골을 넣었다.



12월 3일과 11일 경기에서는 득점은 하지 못했지만 상대 수비수들을 집중적으로 끌어들여 공간을 텅텅 비게 만들었다. 단기간에 고강도 훈련을 한 영향이 조금씩 나타난 경기이기도 했다.



매 경기를 치르며 확신이 차올라 100%가 되었다. 점점 더 몸이 올라오면서, 점점 더 쉬워졌다.



이제 4부 리그는 너무 쉽다. 지금의 난 나조차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빨리 성장하고 있고, 결정적으로 그게 몸에 배고 있다. 경기 때마다 몸이 다르다. 경기 중에도 몸과 머리의 컨디션이 좋아지는 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12월 17일. 겨울 휴식기 이전 마지막 경기. 상대는 리가 최하위 FCA 발도르프였고, 우리의 홈경기였다.




**




[ 뒷공간을 노린 패스. 조금 긴가요? 오, 폭발적으로 달려갑니다! 태-훈! 나갈 법한 공을- 살려냈습니다. 그리고-! 오! 순간적인 멋진 드리블로 한 명을 제치고 들어옵니다! ]

[ 찬스네요! ]

[ 한 번 주춤, 멈춰섭니다. 짧게 치고, 그대로오오-! 가까운 포스트! 골키퍼의 머리 위로 강한 슈팅을 차넣습니다! 오늘도 골을 적립합니다, 태-훈! 유! ]



(...)



[ 오늘 발도르프는 이 선수를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길게 내려와서 받아주고, 멋들어진 패스로 오른쪽 측면으로 보낸 유태훈입니다. ]

[ 지금도 젝서가 옆에서 계속 몸싸움을 걸었는데, 저걸 버티고 큰 패스를 연결하네요. 아주 좋아요. ]

[ 오른쪽 측면, 율리안 쿠달라. 바깥쪽으로 돌파... 성공합니다. 그리고 안쪽으로 컷백! 논스톱! Zwei tore(두 번째 골)! 아직 전반 17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내려와서 뿌려주고, 어느새 페널티 박스까지 들이닥쳐 있었습니다! ]

[ 이 친구는 정말 인상적입니다. 인상적인 슈팅이에요. 페널티 스팟보다 약간 뒤쪽에서 힘들이지 않고 안쪽으로 툭 밀어서 방향만 바꿨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슈팅에 파워가 제대로 실렸어요. 훌륭합니다. ]



(...)



[ 계속해서 몰아치는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가 매우 힘겨워합니다. 모두 내려앉아 수비하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효과가 없어 보이네요. 슈투트가르트의 어린 선수들은 좁은 지역에서도 너무 편안합니다. ]

[ 저렇게 촘촘하게 공간을 좁히는 목적은, 최소한 중앙은 상대에게 쉽게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중앙에 공이 들어갔을 때 그게 살아 나와요. 그것도 아주 치명적인 방향으로 말이죠. ]

[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공격수 유태훈입니다. 경기 내내 수비 한두 명을 달고서도 버텨내고, 지켜내고, 연계까지 해 주네요. ]

[ 바로 그겁니다. 저 작은 공간으로 공이 들어갔다가, 다시 살아나오면 다른 쪽 공간이 너무 많이 나는 겁니다. 지금도 보세요. 지키죠? ]

[ 또 지켜냅니다. 상대 수비가 거칠게 잡아당깁니다만, 넘어지면서도 발끝으로 패스를 보냅니다! 어드밴티지 선언, 그냥 갑니다. 엔조 미요,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 아뇨. 접습니다. 그리고 안쪽으로 툭 찍어 보냅니다! Oh- GOTT! ]

[ 와우. 전 오늘 놀라움을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하겠네요. 이 친구 넘어졌었는데, 언제 다시 이곳으로 달려왔죠? ]

[ 들어갑니다! 반대편 포스트를 향해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아찼습니다! 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입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 친구는 이제 수준이 다릅니다. ]

[ Ja, ja. 명확하네요. 가장 어린 선수인데,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



VFB STR – 슈투트가르트 팬 팟캐스트



“돌아왔습니다. STR의 리키입니다. 언제나처럼 스터키, 그리고 제바스티안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자. 얘기를 이어나가 봅시다. 아주 핫하죠.”

“핫하지.”


“VFB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은 얘기가 바로 이 친구 얘깁니다. 태-훈 유. 팀 내에서 부르는 이름은 알브레히트. 알비. 이제 이건 좀 알려진 것 같더군요. 스터키?”

“그럴 수밖에. 이 친구 최근 경기를 보면 완전히 미쳤어요. 완전히. 사실 이번 시즌 내내 대단했지만, 10월인가? 그즈음부터는 경기마다 좋아지는 게 눈에 보여요. 난 완전히 반해버렸다니까.”


“물론 레기오날리가가 수준이 낮은 건 맞지만. 어쨌든 걔들도 다 프로 선수들이고. 거기서 17살이, 자기보다 많으면 8~9살 많은 선수들 상대로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잖아? 당연히 얘기가 나와야죠. 당연히.”

“1군에 콜업해 봐야 해요. 17살? 괜찮아. 그렇게 이르지도 않아요. 무코코도 있었잖아.”

“걔는 완전히 망했어. 걔랑 비교하면 부정 타. 그러지 마십쇼.”

“미안, 미안합니다. 어쨌든, 17살이고, 자신의 데뷔 시즌이고, 뭐 다 알겠다고요. 근데 이 정도 결과를 내고 있는데 왜 올려볼 생각을 안 하냐 이거지.”


“잠깐, 잠깐. 두 사람 다 녹음 들어오기 전에 기사 업데이트를 안 했나 본데?”

“왜. 뭔데.”

“스벤 미슐린타트가 직접 얘기했답니다. 1시간 전 플라텐버그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죠. 슈투트가르트는 U-21팀 소속 17살의 어린 스트라이커 태-훈 유를 1군에 불러들일 계획이다. 이번 시즌부터 리가에 뛰기 시작한 이 선수는 18경기에서 21골을...”


작가의말

음...

정말 잘 써보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네요.
제가 감이 많이 떨어졌나 봅니다ㅠㅠ
저도 몇몇 댓글이 뼈를 때린다고 생각이 듭니다

원래 제 생각으로는 아직 나이가 어리고
작중 주인공을 제외한 사람들이 보기에 경험이 없으니
하부리그에서의 시간이 필연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과정이 없으면 오히려 좀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그 시기를 보내는 사이에 주위 관계들에 대한 묘사가 들어가고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한 빌드업도 깔아두고 해보자
그런 의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라리 좋은 무대에서 빨리 성공적인 활약을 하는 내용을 쓰는 것과 비교해서

이 시기의 재미를 충분히 드리지 못한 것 같아요 지루하고 늘어진다는 느낌을 드린 건 역량 부족입니다

그렇게 써도 재미가 있었으면 되는 거였겠지만
그 부분을 재밌게 쓰기에는 역량이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차라리 1군으로 빨리 올려서 주인공이 좀 더 뛰게 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이제서야 했습니다

그래서 사이를 채우던 에피소드들을 다 빼고 바로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개중에는 2군에서만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도 있지만
또 1군에서 있으면서도 몇개는 조금씩 바꿔서 살려 쓰되 
좀 더 알비가 성공하는 그림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재미없다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1

  • 작성자
    Lv.97 kw******
    작성일
    24.09.20 08:00
    No. 31

    재밌습니다 걱정마시고 연애도 하고 ㅎㅎ 주변얘기도 있고 성장도 하고 천천히 가는것도 좋죠 작가님 원하시는데오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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