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급 사이보그가 이세계를 씹어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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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사육
작품등록일 :
2024.09.02 16:16
최근연재일 :
2024.09.0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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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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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 (2)

DUMMY

죽지 않아야 한다니.


그 정도로 배우기가 힘들단 말인가.


설명이 미진했단 걸 깨달았는지 어르신이 관자놀이를 긁적였다.


“아까 이 몸이 말하지 않았나. 신기사라는 건 인간을 초월하여 신의 기술을 배우는 거라고.”


“예, 말씀하셨습니다.”


“그건 어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닐세. 말 그대로 인간을, 인간의 육체를 초월해야 그 다음부터 신기를 배울 수 있는 걸세. 예를 들면, 아까 번개의 힘을 다루는 신기사 가문도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제자를 키울 때 일부러 번개를 맞게 한다네. 육체가 번개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말이지.”


“그럼······.”


“우리의 신기도 마찬가지일세. 우리도 그런 과정이 필요해. 하지만 육체의 한계를 초월한다는 게 어디 쉽나. 시도할 때마다 죽어 나가는 자들이 부지기수일세. 해서 신기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 있어도 죽어 나가는 경우가 더 많으니 제자를 키우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니고.”


“그래서 제 청을 흔쾌히 받아들이신 거군요.”


한 번 고개를 끄덕인 하킨 어르신이 심각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말했다.


“아무리 명문대가의 신기라 하더라도 이런 사정 때문에 거의 일자전승인 경우가 많네. 제자를 많이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가 없는 형편이란 말일세. 자네는 이런 사정을 알고도 신기를 배울 건가?”


“······.”


잠시 고민에 빠졌다.


조금 전의 각오가 무색해지게 신기를 배우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니 잠시 결심이 흔들린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아주 잠깐이었다.


이미 어떤 힘든 시련이 닥쳐도 신기를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거기다 하킨 어르신은 날 좋게 보고 있는 듯했다. 이런 기회를 버리면 이쪽 세계에서도 비루한 삶을 이어나갈 게 틀림 없다.


마법은 분명 지금처럼 그리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닐 테니까.


어중간한 각오론 아무것도 되지 않는단 걸 가슴에 새기고 재차 머리를 숙였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제게 신기를 가르쳐주십시오.”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흡족한 미소를 띤 어르신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말했다.


“일어나 보게. 그리 각오가 섰다면 자네를 시험해 보도록 하지.”


시험이라는 말에 긴장감을 가지고 일어섰다. 하킨 어르신은 내가 일어서자마자 오른손을 펼쳤다.


“가만히 있게.”


꿀꺽, 침을 삼키고 기다리니 어르신은 펼친 손바닥을 내 복부에 갖다 댔다.


다음 순간, 전신의 뼈 마디마디가 울리는 듯한 충격과 함께 나는 뒤로 날아갔다. 아다만타이트로 된 뼈라 아프진 않았지만, 두개골까지 울리는 듯한 충격에 구토감이 치솟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등을 대고 쓰러진 나를 향해 어르신이 중얼거렸다.


“내 신기를 배우기 전에 우선 선행돼야 할 과제는 ‘뼈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네. 떨림을, 진동을 제어하기 위한 촉매가 바로 인체의 뼈니까. 나의, 우리 패드럼의 신기는 뼈를 매개로 해서 진동, 파동을 제어하는 거란 말일세.”


저벅저벅,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나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하킨 어르신.


“아프겠지. 전신의 뼈가 산산조각 났을 테니까. 그러나 죽지 않고 낫는다면 뼈는 더 튼튼해져 있을 게야. 이걸 강도를 높여 계속 반복하는 걸세. 진동을 제어하기 위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야.”


하킨 어르신의 해설은 한 귀로 들어와 반대쪽 귀로 나갔다. 치솟는 구토감을 견디지 못해 이내 토사물을 게워냈기 때문이다.


“우웩!”


먹은 게 거의 없어 사실상 위액이나 마찬가지인 토사물을 게워내고 숨을 골랐다. 입가를 손등으로 훔치고 어르신을 올려다보니 그의 눈이 휘둥그레져 있었다.


“설마······ 자네 움직일 수 있나?!”


“······? 아, 네. 울렁거리긴 하지만 움직이는 덴 지장 없네요.”


“마, 말도 안 돼! 자네! 빨리 일어나 보게! 어서!”

“예? 하지만······.”


주저하는 내가 답답했는지 어르신은 내 손을 붙잡고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한차례 토사물을 게워내서 그런지 울렁거림은 괜찮아지고 있었다. 심호흡하는 데 하킨 어르신이 양손으로 내 왼손을 잡더니 물었다.


“어떤가? 혹시 뭔가 느껴지는 게 있지 않은가?”


“그렇게 말씀하셔도······.”


물음에 잠시 집중해보니 왼손을 시작으로 왼팔에 뭔가 찌르르한 느낌이 들었다. 뼈가 울린다고 해야 하나.


“예. 좀. 뭐가 느껴지긴 한데요.”


대답에 어르신은 입을 쩍 벌리며 경악했다.


“이럴 수가······ 자네, 정말 대단하구만!”


“예? 제가요?”


어르신은 기쁜지 내 양어깨를 붙잡고 흔들지만 난 의아할 뿐이었다.


“자네 몸은······ 정확히는 자네 뼈는 이미 완성되어 있단 말일세! 이럴 수가! 이런 타고난 강골(强骨)이 있을 줄이야!”


강골이란 말에 그제야 흘려들었던 하킨 어르신의 말이 머릿속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어르신의 신기는 파동을 제어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느껴지는 파동은 인체의 뼈를 매개로 해서 제어하는 거 같다.


근데 내 뼈는 모두 알다시피 가장 단단한 금속이라는 아다만타이트로 이루어져 있다.


즉, 지금껏 전혀 쓸모가 없었던 내 뼈가 처음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소리였다. 지금껏 나도 사이보그라고 자기 위안을 가질 때 빼고는 딱히 도움도 안 되던 부위였는데.


실로 감개가 무량하다.


“그러면 저는 바로 신기를 배울 수 있단 말씀이신가요?”


“그렇지. 내 신기를 배우려면 뼈를 계속 강해지게 하는 과정이 동반되는데 자네는 그 과정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치는 동안 버티지 못하고 결국 죽는 자들이 더 많았었지. 자네는 그럴 필요가 없단 거부터 이미 축복을 받은 게야!”


어르신은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내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자, 그럼. 그렇게 됐으니 바로 수업에 들어가 볼까.”


“예? 바로요?”


“음. 꾸물거릴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리 말하더니 어르신은 등을 돌리고는 어딘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날 따라오게.”


고개를 돌려 그리 지시하기에 나도 군말 없이 하킨 어르신을 따라나섰다.


*****


하킨 어르신이 향한 곳은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낭떠러지였다. 낭떠러지에 조성된 공터로 들어서기 전에 어르신은 경계에 걸친 나무 한 그루를 툭툭 두들겼다.


“이 나무가 좋겠군. 자, 그럼 자네······ 사이라고 했던가?”


“예? 아, 예.”


“그래, 사이. 이제 제자이니 스스럼없이 말하도록 하지. 일단 사이 자네에게 먼저 진동을 느끼는 방법부터 전수하지. 그래야 ‘축적’과 ‘방출’도 배울 수 있는 거니까.”


“축적과 방출이요?”


“축적은 말 그대로 진동, 떨림을 뼈를 이용해서 잡아두는 걸세. 그리고 방출은 그 진동을 말 그대로 외부로 발산하는 거고. 지금 보여주는 거처럼 말이지.”


어르신, 아니 이제 스승님은 찜해 뒀던 나무가 아닌 옆에 있던 나무 한 그루에 주먹을 갖다 댔다.


퍼억!


그것만으로 주먹이 맞닿은 부위가 쪼개진다. 그 직후, 도끼로 벌목이라도 한 것처럼 다른 나무의 수풀을 흐트러뜨리며 부러진 나무가 요란하게 엎어진다.

“파동을 다루게 되면 별다른 큰 힘을 주지 않아도 이 같은 일을 할 수 있지. 뼈로 진동을 느끼고 그 진동을 뼈를 이용해 흐트러뜨리며 순환시키는 것. 이게 축적의 첫걸음이야. 방출은 계속 순환시키는 진동을 어느 한 지점에 모아 방금 보여준 것처럼 발산하는 거고.”


“그렇군요.”


그리 어려운 설명은 아니었기에 이해했단 의미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킨 스승님은 그것만으로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스승님은 이미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거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는 듯했다.


“1단계 과정의 완성은 이 나무를 이 몸처럼 부러뜨리는 거로 하지.”


“그 나무를요?”


그 나무를 부러뜨리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 같은데. 살짝 자신이 없어진 날 보던 스승님이 안심하라는 듯이 말했다.


“맨주먹으로 부러뜨리라는 게 아니야. 저도 모르게 맨주먹으로 부러뜨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려운 게지. 뼈로 진동을 느끼게 된다면 쉬운 일이야. 자, 일단 이 나무 앞에 서봐라.”


시키는 대로 스승님이 발로 탁탁 두드리는 지점에 가서 섰다. 서자 마자 스승님은 내 등 뒤로 가더니 말했다.


“일단 처음엔 내가 축적한 진동을 사이, 너의 몸 안에 흘려 넣어주겠다. 너는 이미 뼈가 완성되어 있으니 아까 나무를 부러뜨릴 정도의 진동을 뼈에 직접 흘려 넣어도 부서지거나 하진 않을 게다. 자, 그럼 내가 손을 댄 부위에 집중하거라.”


“예.”


꼿꼿이 선 내 등에 하킨 스승님이 손바닥을 댄다.


정확히 척추에 올려진 스승님의 손.


“내 손이다. 손에 집중하거라.”


“예!”


힘차게 대답하며 나는 집중하기 편하도록 눈을 감았다.


“느껴지느냐? 내 손의 뼈를 통해서 너의 척추로 흘러가는 파동이?”

“그, 글쎄요?”


확실히 척추가 흔들거리는 거 같고 근질거리는 느낌이다.


“느껴지긴 하는 거 같아요.”


“같아요로는 안 돼. 확실히 느끼거라.”


“넵!”


살짝 노기 띤 어조로 말씀하셨기에 빡세게 집중에 들어간다.


뭔가뭔가였다.


확실히 스승님이 손을 댄 곳을 시작으로 척추에 무언가가 파도를 치는 거 같다. 물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감각을 있는 대로 얘기하니 하킨 스승님이 대답했다.


“뼈는 인간의 근간을 이룬다. 그 근간 중에서도 척추는 근본을 이루는 부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척추로 진동을 느끼는 게 가장 쉽지. 자, 그럼 니가 느낀 그 감각을 움직여볼 수 있겠느냐?”


“움직여요? 어, 으음······. 죄송한데 어떻게 움직이면 되나요?”

“척추로 그 감각을 위한 통로를 만드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만약 니 두 번째 발가락에 물감이 떨어졌다면 그걸 엄지발가락으로 닦으려 하면 안간힘을 써야 하지 않느냐? 처음엔 힘들겠지만 곧 익숙해질 게다.”


알쏭달쏭한 비유였지만 최선을 다해 척추를 파고든 감각을 움직여보기로 했다.


“끄응······!”


똥이라도 싸듯이 힘을 준다. 그렇게 연신 애를 써서일까.


“오! 움직였어요!”


분명 사부님이 손을 댄 부위에서 조금이지만 척추를 타고 위쪽으로 이동한 느낌이 든다.


“그래, 그렇게 하는 거다. 집중하거라.”


“넵!”


집중해서 척추의 일부분이 아닌, 전체로 파동을 이동하려 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척추에서 감각이 사라진다.


“어? 떨림이 없어졌어요!”


“뼈에다 잡아두어야 하는데 잡지 못하고 흐트러진 게다. 자, 처음부터 다시!”

“예, 예!”


다시 시작된 진동.


“이번엔 한곳으로만 움직이지 말고, 진동을 세분화해서 여러 갈래로 퍼뜨려 보거라.”

“예? 그건 좀 어렵지 않나요?”


“아니, 오히려 이 방법이 더 쉽다. 그러니 스승을 믿고 해 보거라.”


“하지만 일단 이 진동을 잡아두는 연습이 더 급한 거 아닌가요?”


“진동은 잡아두는 게 아니다. 순환시키는 거다. 오히려 잡아 둘려고 노력할수록 너의 뼈에 흐르는 진동은 흩어지고 말 거다. 알아들었으면 토 달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거라.”


“네, 네!”


불호령이 떨어지기 전에 나는 척추에 흐르는 진동에 집중했다. 사부님의 말대로 그 진동을 잘게 쪼개는 듯한 느낌에 집중했다.


잘게 쪼개는 데 성공하면 여러 개로 나뉜 진동을 여러 갈래로 이동시킨다. 뼈의 길을 통해서 말이다.


그렇게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축적과 순환의 연습을 한다. 식사는 스승님이 가져다주신 나무 열매로 가볍게 해결하고 곧장 수련에 임한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나는 저녁이 가까운 오후가 되어서야 사부님이 전해준 진동을 전신의 뼈로 순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휴우.”


“한 걸음 나아갔구나. 그래, 그거다. 이제 다음은 그것을 반대로 한곳에 모아 방출하는 거다.”


말만 들으면 성공하기까지 굉장히 요원한 길이 될 거 같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내 표정을 보고 심정을 이해했는지 하킨 스승님이 혀를 찬다.


“너무 그렇게 학을 뗄 건 없다. 인간의 육신을 초월하는 과정이 말 그대로 죽을만큼 어렵지, 막상 신기를 배우는 거 자체는 어렵지 않다. 실제로 오늘 하루를 전부 쓴 것도 아닌데 넌 축적을 배우지 않았더냐.”


“확실히······.”


“방출은 더 간단하다. 축적보다 더 쉽기 때문에 아마 금방 배울 거다. 인생사와는 정반대지.”

“인생사요?”


“인생은 쌓는 것보다 버려두고 가는 게 더 힘들지 않더냐.”


아하.


뭔가 명언 비슷한 말씀에 깊이 탄복했다.


“스승님은 시인이시네요.”


“시끄럽다!”


“악!”


스승님이 팔에 손을 대자마자 따끔한 감각이 퍼진다.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스승을 놀릴 시간이 있으면 수련에 집중하거라.”


“예, 예.”


하킨 스승님은 이제 반대로 전신에 있는 뼈에 퍼트린 진동을 하나로 모으라고 하셨다. 나는 목표한 나무에 대고 있는 주먹으로 진동을 모았다.


“그리고 모은 걸 바깥으로 쏘는 거다. 매우 쉬운 일이다. 지금까지 진동을 움직였던 감각으로 이번엔 뼈 밖으로 보낸다 생각하거라.”


시키는 대로 파동을 쏘아낸다.


그러자 파악, 무언가 파이는 소리와 함께 나무의 껍질이 벗겨져 주먹만 한 크기의 맨살을 드러냈다.


동시에 주먹에 내달리는 따가운 통증.


방출한 주먹의 살갗이 까져서 피가 흐른다. 그 광경을 구경하던 스승님이 혀를 찼다.


“내가 이번에도 설명이 미진했구나. 방출할 때는 극소량의 진동을 쏘아낸 부위에 남겨서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안 그러면 충격의 파동으로 상처를 입는다.”


“그런 건가요?”


“그렇다고 해서 많은 양의 진동을 남기면 안 된다. 그러면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되니까. 어차피 안이 아니라 바깥으로 발산된 파동이다. 몸을 보호하는 데는 진동이 그리 많이 필요하진 않아. 방출된 파동이 예를 들어 10의 힘이라고 칠 경우 1 정도만 남기면 돼. 사실 1도 많지. 그보다 더 적게 남긴다고 생각하면 될 거다.”


“1보다 더 적게? 그럼 소수점까지 내리면 된다는 거군요.”


“소수점? 그게 뭐지?”


“네? 아니······.”


아무리 중세라도 수학적인 지식은 현대와 별 차이 없을 텐데. 당혹한 날 보고 하킨 스승님은 주먹으로 입을 가린 채 큼큼 헛기침했다.


“못 알아들을 소리는 하지 마라. 나는 산수에 약하다.”


“아하, 네에······.”


하긴 지식은 차이가 없어도 중세엔 의무교육이란 게 없으니까. 나만 해도 사실상의 고아긴 하지만 서울에서 태어난 덕에 초등학교의 절반 정도까지는 다녔기에 기초적인 산수는 안다.


스승님이 무안하실까 봐 얼른 다른 질문을 이어갔다.


“근데 나무는 왜 안 부러진 거죠?”


“그건 내가 준 진동을 그대로 방출하지 못해서다. 사이. 진동을 뼈로 순환시킬 때 의식적으로 하지마라. 사람이 호흡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듯이 순환도 똑같다. 축적을 통한 순환은 호흡하듯이 무의식에 영역에 이를 정도가 돼야 해. 그러면 기껏 모은 진동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다.”


“무의식적으로······.”


익숙해지면 그 정도의 경지까지 이를 수 있다는 건가.


어쨌든.


나는 스승님의 주의사항을 머리에 새겼다. 스승님은 다친 손에 붕대를 감아주었고 그 뒤 파동을 방출하는 연습을 재개했다. 첫 시도를 제외하곤 더 이상 손을 다치거나 하진 않았지만, 나무가 꺾일 정도의 위력을 발산하지 못했다.


내가 마침내 나무를 꺾은 건 해가 완전히 지고 난 저녁이었다. 기우뚱 쓰러지는 나무를 보고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른 듯한 쾌감을 느꼈다. 목표를 완수했더니 탈력감까지 겹쳐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그런 날 내려다보며 스승님이 선언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내일 할 테니 저녁 먹고 수련에 지장이 없도록 빨리 자거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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