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자가 참교육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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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선
작품등록일 :
2024.09.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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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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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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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배정

DUMMY


고양시의 위치한 브로스 길드.

길드장실.


펜트하우스를 연상시키는 휘황찬란한 길드장실의 끝.


길드장이란 명패가 올려진 책상에 앉아 있던 조상근의 손에 유대폰이 들려 있었다.


-김규일 팀장

형 왜 답장이 없어! 어느 정도 진척이라도 좀 알려줘. 나도 보고는 해야 해.

설마 귀환자 못 구워삶은 건 아니지?

어떻게 해? 우선 귀환자 아니었다고, 오류였다고 보고라도 할까? 그럼 우리 둘 다 목 쓱..... 재수 없는 이야기 안 할 테니까, 얼른 답장 줘. 나 밥도 못 먹고 있어.


문자를 확인 하고 있던 조상근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날카로운 콧대 위에 얹어져 있던 안경을 고쳐 쓰며 고뇌에 찬 표정을 짓던 그가,


“어떻게 한담.....”


뭐가 좋은지 저울질 하고 있었다.


헌터 협회에 보고는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기니까.


그렇다고 사실대로 모두 보고하면 윗선에서 치고 들어올 수가 있다.


더군다나 귀환자다.

어쩌면 협회 간부들이나 협회장 뿐 아니라, 대통령까지 간섭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럼 뒤에서 일을 벌이던 자신과 브로스 길드. 거기에 일을 도와준 규일도 끝이다.


그렇기에 고민이 길어졌다.

비서에게도 말했듯이 보고는 미룰 수 있는 한 뒤로 미룰 것이다.


아직 귀환자에게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으니까.


그의 요구는 모두 들어줄 것이다.

그렇게라도 해서 조금의 환심을 살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조상근에게는 꼭 이루어야 하는 목표가 있으니까.


책상의 구석.

세워진 액자로 조상근의 시선이 움직였다.


웃고 있는 조상근과 이시왕.

그리고 그 옆으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두 명의 여성.


사진을 담던 조상근의 표정이 가라앉았다.


“어차피 학교에 오래 있을 수는 없을 거야. 세상이 그렇게 나두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나도....”


혼잣말인지.

아니면 사진 속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것인지 모를 말.


조상근이 한참을 사진 속 여성들에게 시선을 두었다.


그때.


띠링-

그의 휴대폰으로 또 하나의 문자가 도착했다.


“뭐지?”


휴대폰을 확인해, 문자를 열어보던 조상근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 아.....”


멀직이 서 있던 비서가 길드장 조상근에게 다가왔다.


“길드장님. 무슨 문제라도...”


구겨지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며 이마를 짚는 조상근.


“김비서. 우선.... 학교에 좀 가봐.”

“학교라면 태운고 말씀이십니까?”

“그래.”

“거긴 부길드장이 있을 텐데.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조상근이 떨리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자신의 휴대폰을 김비서이게 들이밀었다.


천천히 휴대폰 화면으로 얼굴을 가까이 하는 김비서.


그런 김비서의 시선으로, 부길드장에게서 온 문자가 보였다.


- 부길드장 이시왕.

길드장님. 저.... 죄송합니다.....


많은 것이 내포된 한 줄의 메시지 아래로.


첨부된 사진 한 장.


바닥에 쓰러져 있는 세 명의 학생이 보였다.


“맙소사....”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태운고등학교.

학원도시의 위치한 양호실.


말이 양호실이지 웬만한 대형 병원 저리가라 할 정도로 시설과 크기가 컸다.


애초에 각성자의 조기 교육을 위한 학교이다 보니, 수업과 교육 프로그램에 전투에 대한 실습이 많을 수밖에 없어, 최고 시설의 의료 장비와 치유계 각성자가 투입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강태욱이 눈을 떴다.


천천히 눈을 뜬 강태욱.


부드럽게 말려 있는 속눈썹 아래 있던 눈동자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곳이 어디인지. 이곳에 오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두 알고 있는 듯.


그는 차분했다.


일반적으로 기절하고 깨어난 사람이 해야 할 행동도 하지 않고.


기절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움직임도 감정의 격류도 보이지 않고.


그는 담담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렌턴부터 들이미는 의사의 옆에 얼굴도 모르는 브로스 길드의 비서가 함께 있음에도. 그 비서가 자신을 소개하며, 기절 하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을 할 때도.


그리고 그 옆에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브로스 길드의 부길드장 이시왕이 실내에서 어울리지도 않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음에도.


강태욱은 차분했다.


그가 설명을 듣던 중 함께 있었던 찬솔과 민준이 깨어나 경기를 일으켰지만, 그때도 강태욱은 차분했다.


“내가 고소 할 거야!”

“방송국에도 내가 다 말 할 거야.”

“태욱이 아빠가 누군지 알아요? 협회 간....”


다른 아이들이 깨어나자 시끄러워진 양호실의 한 병실.


그제가 돼서야 강태욱이 처음으로 침묵을 깼다.


“그만.”

“......”


그의 목소리에 소란스러웠던 간호실이 조금은 조용해 졌다.


그러나 여전히 입을 다물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선생이 학생 건드리고도 무사할 것 같아?”

“훈련 상황도 아닌데 폭력을 써? 헌터법이 얼마나....”

“닥치라고!”


강태욱의 외침에, 주절대던 똘마니들의 입이 다물어졌다.


조금 진정되자, 브로스 길드의 비서와 이시왕이 강태욱의 앞으로 다가왔다.


“육체적 보상은 전부 진행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시다면 모두 말씀하시면 최대한 노력을....”


비서는 차분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최대한 고개를 숙이며 낮은 자세로 말했다.


돈?

브로스 길드에게는 차고 넘친다.

법?

솔직히 무마 하려면 어떻게 해서든 묵살 시킬 수는 있었다.


하나 사실관계가 어떻건 간에 이번 일은 명백한 유성의 잘못이었고.


학교 밖으로 새어나가, 세간에 알려지게 되면 무조건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성은 뭇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 귀환자인 것을 숨기고 있는 상태와 그 귀환자에게 거래를 하고 있는 브로스 길드의 입장도 있었기에.


그리고 이런 저자세를 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 부모님께는 연락드리지 않았습니다. 미성년자 신분이시긴 하지만, 이번 일은 학교 내부에서 일어났고, 우선은 학생과 선생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니, 할 수 있다면 조용....”


그때.


“됐어요.”

“네?”


비서의 눈이 동그래졌다.


“됐다고요. 합의 안 해도 돼요. 집에도 말 안 할 테니까.”


강태욱의 목소리에 김비서와 이시왕이 눈을 마주쳤다.


놀란 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태욱아! 그 선생 학교에 발 못 붙이게 해야지!”

“너희 아빠 힘이면 그런 선생쯤은....”

“야.”


짧은 음성.


강태욱의 진지한 목소리에찬솔과 민준의 입이 점점 다물어졌다.


“내가 괜찮다고 했잖아.”

“.....”

“.....”

“내가 똑 같은말 두 번 하는 거, 제일 싫어하는 거 알면서도 주둥이 나불거리는 거냐?”


침상에 몸을 반쯤 세우고 있던 민준과 찬솔이 서로의 눈치를 보다, 이내 시선을 내리 깔았다.


“어...”

“미안...”


아이들에게서 긍정의 대답이 나오자 강태욱이 브로스 길드에서 나온 비서와 이시왕을 보며 말했다.


“그냥 가세요. 오늘 일 가지고 나중에 뭐 하거나 그러지 않을 테니까.”


눈치를 보던 비서가 다시 한 번 말하기 위해 입을 열려던 순간.


이시왕이 비서를 막으며 고개를 저었다.


“가시죠.”


이시왕과 비서가 고개를 숙이며 병실을 빠져 나갔다.


“혹시 모르니 명함은 두고 가겠습니다. 그럼 몸 조리 잘하시길.”


마지막 말을 남기며 문을 나서는 이들의 발걸음소리가 멀어져 들리지 않을 때까지 찬솔과 민준은 강태욱의 눈치만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강태욱이 베개에 머리를 대고 스르르 누웠다.


아이들이 보이지 않게 등을 지며.


꽈악.

덜덜덜.

그의 주먹이 떨리고 있었다.


분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당장 방송을 이용하든, 메스컴을 이용하든. 아니면 인터넷에 글을 써 매장을 시키든.


뭐든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러지 못했다.


폭력을 당하긴 했지만.

오히려 이 사건이 커지게 되면 피해가 가장 큰 것은 자신이었으니까.


아빠라는 이름의,


치트기.

필살기.


그 허울뿐인 가짜 무기를 걸릴지도 모르기에....


‘나에게 아들은 하나뿐이다. 아들이 되고 싶으면 네가 내게 조금이라도 쓸모 있다는 것을 증명해봐라.’


그 한 마디 때문에 들어온 학교.

모든 것이 완벽했고.

자신의 생각대로 되고 있었다.


학생회장이 되면 인정받을 수 있다.

졸업도 전에 형보다 더 좋은 길드에 들어가면 인정받을 수 있다.


앞으로 조금만, 조금만.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강태욱이 얼굴을 강하게 베개에 묻었다.


“한 번도.... 한 번도 통하지 않던 적이 없었는데.... 젠장....”


이상한 사람이 나타났다.

자신의 비밀도 꿰뚫어 보도, 자신의 힘이 통하지 않는....


이상한 선생이.






다음날.

아침 조회시간.


태운고등학교의 자랑.

돔 형태의 체육관에 전교생이 모여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전교생 조회.


그러나 모여 있는 학생들의 표정이 대부분 어두웠다.


잠이 덜 깼는지, 서서 조는 인원들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수업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이곳에 모여야 했기에 학생들의 잠이 모자랐고.


또 하나는 학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에서 이곳까지는 꽤 먼 거리였기에.


그러니까, 한 시간이나 일찍 출근해야 하는데. 우리 집이 회사에서 한 시간 더 떨어진 곳에 있는 느낌이랄까.


암튼.

이정도만 해도 학생들의 얼굴에 보이는 그늘이 설명 가능했지만.


사실 학생들의 표정이 어두운 가장 큰 이유는 하나가 더 있었다.


학생들이 바라보고 있는 단상 위로.


한 남성이 나타났다.


터질 듯한 상의와 자신감 넘치는 인상.

그리고 윤기가 흐르다 못해 빛이 반사 될 정도로 넘긴 올빽머리.


태운고등학교의 교장.

장규진이었다.


“에, 벌써 3월 전체 조회날이군요. 모두 제가 누군지는 아시죠?”


곳곳에서 작은 한숨이 흘렀다.

굳이 따지자면 2학년과 3학년이 서 있던 줄에서.


이 레파토리를 1년 넘게 보아온 이들이니까.


단상에 서 있던 장규진 교장이 입을 떼었다.


“아차차 1학년이 있던 걸 까먹었네요. 저로 말할 것 같으면 명문 태운고등학교의 교장으로서 현 대한민국 A급 랭킹 5위. 무투파로서는 이례적으로 최상위에 랭.....”


교장님의 훈화말씀이 길다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각성자 학교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그러나 아이들이 이토록 어두운 표정을 짓는 이유는.


태운고 교장의 훈화말씀 시간.

이 시간이 교장의 자기 자랑시간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자기 자랑 할 수도 있다.

단지 길게 하는 것이 문제였다.


길어도 너무 길게.


2학년 A반 학생들의 줄.

그 사이에서 작은 목소리가 왔다갔다했다.


“오늘은 또 얼마나 걸릴라나....”

“작년에 가장 적었을 때가 사십분이었나?”

“그 정도에만 끝나도 소원이 없겠다. 매번 처음 할 때는 기본 한 시간은 걸리는데.”

“하... 진짜 피곤해 죽겠다. 이게 맞아? 한 시간이나 일찍 모이게 해놓고. 내가 1교시만 빼줘도 이렇게 짜증나진 않을 텐데....”

“근데 선생님 어디 갔어?”

“담임? 그러게.... 왜 없냐?”

“화장실 가셨나보지. 아니면 뒤쪽에 계시거나.”

“아.... 진짜 저 자랑을 한 시간이나 더 들어야 한다니. 난 이제 대사도 외웠어.”

“나도 마찬가지야. 아 운석 안 떨어지나. 아니면 던전 브레이크라도.”

“야야, 말조심해. 그런 거 여기 일어나면 우리 다 죽어.”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도. 하....”

“그냥 딴 생각해. 어차피 교장이 마이크 내려놓는 일 없을 테니....”


그때.


여기저기서 소란이 일었다.


그 소리에 쑥덕거리고 있던 2학년 A반 학생들의 시선이 움직이다, 이내 단상으로 향했다.


“헐....”

“맙소사....”

“이거 꿈이지?”


2학년 A반 학생들이 자신의 눈으로 보고도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이런 적은 없었으니까.


최고로 짧았을 때가 사십분이었던 교장의 훈화.... 아니, 자랑시간.


그런데


교장이 마이크를 잡은 지 2분도 되지 않는 시간.


태운고의 교장 장규진이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마이크를 내려놓고 있었다.


그 모습에 아이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으니까.


저 자기자랑 하는 맛으로 사는 교장이, 이렇게 짧게 마무리 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절대....


그때.


저벅.

저벅.


단상위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오른쪽 구석부터 시작 된 발걸음 소리.


교장이 눈치를 보고 있던 곳.

그곳에서 누군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눈치를 보는 교장의 표정.

그리고 마이크를 내려놓는 타이밍.


웬만한 사람이라면 모두 알 수 있었다.


최단 기록으로 교장의 자기자랑이 끝난이유.


아마 발자국의 주인 때문일 것이다.


저벅.

저벅.


체육관에 모여 있던 학생들의 고개가 가운데에서 일제히 멈춰 서고.


교장이 뒤로 물러난 그곳에.


누군가 마이크를 들어올렸다.


“아아. 들리나? 오늘부터 2학년 A반의 담임을 맡게 된 유성이라고 한다. 잘 부탁한다.”


첫인상.


사람은 1인칭이기에 언제나 다른 존재를 처음 보면 자신만의 생각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고 그림을 그린다.


어쩔 수 없다.

마음이란 것은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사람들은 첫 만남 때 보는 외형이나 아니면 처음 마주친 그 상황을 함께 떠올려 그 사람을 기억하곤 한다.


이곳에 모인 학생들에게도 지금 유성의 첫인상이 머릿속에 한 줄로 떠올랐다.


한 시간 동안 이어질 교장의 자기자랑을 사상 처음으로 막은 선생.


그러니까....


‘구원자다.’


“와아아아!!!!!!”


학생들의 함성이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어... 어... 그래 나도 반가워.”


이유는 모르지만 학생들의 환대에 그냥 기분이 좋은 유성이었다.





작가의말

메리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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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2학년 A반 NEW +1 7시간 전 165 8 10쪽
» 담임 배정 +1 24.09.16 328 15 14쪽
11 +1 24.09.14 404 13 10쪽
10 A급 강태욱 (2) +1 24.09.12 514 13 13쪽
9 A급 강태욱 (1) +2 24.09.11 533 17 10쪽
8 폭력 +2 24.09.10 586 18 11쪽
7 태운 고등학교 +1 24.09.07 614 14 11쪽
6 복직 +1 24.09.06 697 12 12쪽
5 제안 +1 24.09.05 675 11 14쪽
4 대한민국 첫 번째 귀환자 +1 24.09.04 737 11 14쪽
3 신기한 어른 +1 24.09.03 770 14 11쪽
2 귀환 +1 24.09.02 932 15 12쪽
1 지옥 +1 24.09.02 1,164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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