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부동산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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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
그림/삽화
DDD
작품등록일 :
2024.09.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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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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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4)

DUMMY

9


강한성이 포효했다. 소리는 질러지기보단 뿜어져 나왔다. 막힌 둑방이 부서져내리듯, 포효는 봇물되어 터져나갔다.


귀로는 별을 꾸짖는 사람처럼 쩌렁쩌렁했고, 눈으론 콜로세움을 제패한 검투사 같았다. 적어도 뽕에 취한 강한성은 스스로 느꼈다.


“크아···!”


피에 무언가 섞인 것마냥 심장이 두근거린다. 등 뒤로 타오르던 불길은 사그라졌으나 온몸이 뜨겁다. 


흥분이 화염처럼 이글거렸다.


양아치들은 입을 벌리고 눈앞의 각성자를 바라보았다. ···괴물. 그 외에 형용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저게··· 사람이야?”


수군거림이 돌림노래처럼 흘러나온다. 목격하기론 직전이었으나 지켜본 바를 믿을 수 없었다.


인천 놈들이, 그 잔인하던 인천 놈들이 바닥을 나뒹굴며 신음성을 흘린다. 바닥엔 누런 오줌이 흘러나와 보도를 적셨고, 그 위로 검붉은 핏줄기가 점점이 섞여들었다.


압승···.


서른 양아치 중엔 대여섯 쯤 외팔이가 있었다. 눈을 의심하기론 몰려온 모든 양아치가 동일했으나, 외팔이들은 특히 눈을 믿을 수 없어 눈두덩을 비볐다.


저들이 누구인가. 인천 개종자들이다. 외팔이들은 아직도 공포를 기억했다. 고통을 반추한다.


어깨를 뽑히던 순간엔 차라리 혀를 깨물고 싶었다. 연골이 강제로 뜯겨나가며 팔이 분리되었을 땐, 사람이 레고도 아닌데 씨발 세상에서 인천이 사라졌음 싶었다.


레고처럼 한뭉탱이를 뚝 떼다가 서해 뻘밭에 던지고 싶었다. 저런 인성 지닌 것들이나 사니까 짱깨들한테 먹혔겠거니 싶었다.


“···하, 하하···.”


누군가 웃음을 터트렸다. 강한성의 뻥 뚫린 귀가 소리를 포착했다.


포효가 멎었다. 강한성은 두 인천 버러지들을 한 번 더 짓밟은 직후, 웃음 소리의 근원으로 고개를 돌렸다.


“···믿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 말하던 건 아까 팔이 뽑혀나간 양아치였다. 어제 두들겨맞고 주공단지를 도망나갔던 여덟 놈 중 하나였다.


강한성은 의아해졌다. 네가 뭔데 나를 믿어? 


“아.”


그러고보면 박씨 아저씨가 아까 대충 일러준 말이 있었다. 강한성의 멍청한 두뇌가 버퍼링을 거쳐 사정을 되짚는다.


저것들이 구라를 쳤다. 인천 것들을 이 주공단지에 데려왔다. 공로로 쳐야할까? 공로는 맞다. 그래도 너무 건방진 것들인데.


기강 잡을 필요가 있었다.


- 저벅, 저벅···.


강한성은 쓰러진 양아치에게로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못생김이 더욱 두드러졌다.


눈물 콧물로 범벅된 얼굴이 강한성을 올려다 보았다. 입에선 계속 믿고 있었단 소릴 중얼거리는데, 아무래도 곧 실신할 모양이었다.


“···쯧.”


강한성이 혀를 찼다. 이 새낀 지금 조지면 그냥 죽을 거 같고. 아니 그렇다고 지가 뭔데 멋대로 나를 믿어?


강한성이 입을 열었다.


“어이, 양아치들.”

“···예, 예예···.”

“너희 대빵 날아가는 꼴 봤지? 불만 있는 것 있으면 지금 나와라.”


그의 눈이 서른에 달하는 양아치들을 살폈다. 시선이 매서웠다. 그들의 총구가 아래를 향하더니, 하나둘 바닥에 던져지는 총기가 있었다.


- 툭, 투둑···.


“야, 그런데 놓지 말고 한데 모아. 나보고 다 주우라고? 못 배웠다고 일머리들이 없어.”

“한성아, 니는 니 일 봐라.”


박씨 아저씨가 달려나오며 말했다.


“나왔어요?”

“니는 뭐 계단 다 내려오기도 전에 다 끝내뿌노? 처음엔 잘 모르니 어쩌니 하드만.”

“하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다 쓰러진 걸 더 싸울 수도 없고.”

“아무튼, 니는 일 봐라. 야야! 거기 뒤에 있는 새끼부터 대가리에 손 올려!”


박씨 아저씨가 소총을 디밀며 교통 정리를 시작했다.


양아치들은 모든 걸 포기한 양 머리 뒤로 손깍지를 꼈으나, 강한성은 저것들 얼굴 위로 슬그머니 퍼져나가는 웃음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거 봐라?’


이 새끼들··· 전체가 짰구나.


삐걱이는 강한성의 빡통 대가리가 답을 도출해냈다. 박씨 아저씨 말론 어제 도망간 여덟 놈이 원흉이라던데, 까고 보니 전원이 공모한 모양이었다.


“총기 반납한 놈들부터 일로 와라. 얼굴 확인 좀 하자.”


강한성이 양아치들을 일렬로 세웠다. 슬쩍 살피고 지나가면 행색이 뭔 거렁뱅이들이 따로 없었다.


와중엔 슬그머니 고개를 숙이는 것들 몇이 포착되었다. 강한성은 그 얼굴이 어제 본 것들과 닮아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


“너, 너너너, 너, 너너.”


호명된 이들이 저요? 싶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눈을 부라리자 ‘그래 너희’로 들렸던지, 쭈뼛쭈뼛 기어나오는 것들이 있었다.


“너희 나 알지.”

“···예, 예···.”

“대답 똑바로 안 해? 이 새끼들이 빠져가지고 왜 말을 뭉개.”

“아, 아닙니다···. 똑바로 하겠습니다!”

“어제 나한테 시비 털었던 애들이다 그지? 도망치고 나니까 많이 억울했냐? 사람도 바리바리 끌고 오고. 그리고 어? 내가 모를 거 같아?”


- 퉤.


강한성이 침을 뱉었다. 입에서 재가 튀어나왔다.


“니들 나 이용해먹었잖아. 아니야? 아까 보니까 총알도 대놓고 헛방질 치더만?”


인천 떡대를 방패 삼으며 강한성은 생각했다. 아무리 못 쏴도 태업에 가깝다고. 총알은 잘해야 스쳤고 대부분 허공을 갈랐다. 아직 살아있는 인천 방패가 그 증거였다.


“끄억···.”


강한성이 인천 떡대를 한 번 더 짓밟았다.


양아치들이 움찔댔다. 떨었다. 그래, 떨어야지. 어디서 사람을 멋대로 이용해 먹어.


딴에 이유 있었음은 알고 있었다. 놈들도 절실했겠지.


어차피 인천 것들 치울 생각이기도 했다. 이야길 들어보니 굳이 양아치 송기철 놈 아니더라도 이 동네에선 피해 안 입은 사람이 드물었다.


‘아주 싹수가 노랬지.’


사계주공 5단지 마흔 명도 입을 모아 증언했다.


단지 안 초등학교에 펼친 경작지엔 드물게 지하수가 솟았는데, 죽어라 농사 가꿔도 결국엔 인천 놈들 입에 전부 떨어진다고. 그리 털어가고도 게이트 따윈 방치할 뿐이라고···.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정말이지 나쁜 맘은 아니었습니다···.”

“아니기는 콱 그냥.”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던 건 어제 도망갔던 여덟 놈 중 하나였다. 강한성이 이야기해보라는 듯 고개를 까닥이자, 그가 바닥에 꿇어앉으며 머리를 조아렸다.


놈이 안 들릴 거라 생각했던지, 다른 이들에게 속삭였다.


“뭐해 새끼들아···! 얼른 꿇어···!”


여덟 양아치가 그 말에 일제히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자비 호소하는 모습이 못 배운 이들 치곤 제법 궁리한 모습이었다. 머리 박는 각도는 깍듯하기까지 했다.


강한성은 어이가 없었다.


참나, 누가 멍청이도 아니고. 이런다고 사람 기분이 나아질 것 같나.


···살짝 나아졌다. 강한성은 메타 인지가 가능할 정도의 두뇌 성능을 가지지 않았다. 개선된 기분은 적당히 넘겼다.


그가 다소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지껄여 봐.”

“예! 우선은 정말이지 다시금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당장 때려죽이셔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나쁜 맘은 아니었습니다···.”


놈은 판에 박힌 말들을 읊었다. 대개는 인천 것들 뒤졌으면 좋겠다는 의미였다.


같은 뜻을 지닌 문장이 단어만 바꾸어 여섯 번 들려왔고, 그 마지막마다 놈이 강조하는 뉘앙스가 있었다.


그들은 악이었고.

악을 처단한 당신은 선이다(그러니 우리를 좀 봐달라).


펀치 날아오고 턱주가리가 뒤흔들렸을 때, 구세계는 모두 붕괴했다. 당신의 주먹에서 우리는 애민사상과 유교질서를 느꼈다.


당신은 지금껏 우리가 보아왔던 각성자들 중(몇 되진 않는다) 가장 강인한 분이요, 주공 5단지 고기파티는 자비였다.

지켜보는 중엔 왈칵 눈물이 차올라 차라리 존엄하기까지 했다···.


당신이라면 어렵지 않게 우리를 해방하리라 믿었다.


소금물의 굴레에서, 사람 팔 레고처럼 뽑아대는 미친 버러지들의 폭정에서.


“···박살난 도시 산다고 꼭 짐승처럼 뒤져야 한단 의미는 아니잖습니까. 저희 진짜 간절했고 절실했습니다···.”

“···쌔끼들···.”

“죄송합니다. 정말이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안 했으면 전부 다 뒤질 거 같아서.”

“···새끼들···.”

“저기 팔 뽑힌 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인천 놈들이 반년만에 몇 명 죽였는지 아십니까?”

“몰라? 그딴 걸 내가 알아야 해?”


삼십초.


“···한 뭐 열 명?”

“스무 명도 넘습니다. 그리고 원래 저희 건실하게 살던 놈들이었습니다···.”


강한성의 눈썹이 씰룩였다. 거짓말 같았으나 전부 꼬아 듣기엔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어차피 먹지도 않을 오크 사체, 주민들에게 내주길 잘 했다. 덕분에 요모조모 들은 바가 많았다. 나와바리 내부 사정엔 정통할수록 좋으니.


‘저것들이 건실하다, 라.’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계주공 5단지 주민들은 본래 저 양아치 집단과 상부상조하는 사이라 말했다. 솔직히 건실하다고까진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대단히 큰 죄를 지어, 뒤져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작물 교환할 때 상도의가 많이 없다곤 했는데.’


억지 부리더라도 폭력 휘두르거나 심각한 갈등까진 없다고 했나. 


그냥 껄렁껄렁한 놈들이었다. 어쩌다 인천 놈이 탐낼 만한 대형 경작지를 가지고 있어, 집단 전체가 쌈싸먹히고 외팔이를 여럿 보유하게 된.


“···우얄끼고? 일단 총기는 전부 창고에 박아놨다.”

“생각 중이에요. 일단 인천 것들은 당연히 처분해야 하고.”

“그건 뭐 당연한기고. 점마들이 문제다.”

“이야기 들어보니까 완전 글러먹은 자식들은 아닌 거 같네요. 아저씨도 어제 듣긴 하셨겠지만.”

“오야. ···뭐 대전 라인 이북으론 평균쯤 안되겠나? 시궁창 평균이 시궁창이지만”

“뭐, 서울이니까.”


강한성은 잠시 고민에 잠겼다. 잠긴 후에는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굴려봤자 신묘한 계책 따윈 어려웠다.


“그냥, 저 꼴리는대로 할게요.”


박씨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판단 기준엔 두 가지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강한성이 이 서울 똥땅에 품은 계획과 긴밀히 결부된 기준이기도 했다.


계획.


한 가지는 명확했다. 강한성은 다시 대전에 내려갈 생각이 없었다. 이곳은 강한성의 땅이었고, 나와바리였고, 죽은 사람이 등기로 보낸 마지막 선물이었다.


문득, 강한성은 누나의 기일이 사흘 뒤임을 깨달았다. 생일에 죽은 사람이니 생일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이 땅에 왜 기어들어왔던가. 누나가 꿈에 스팸메일을 보냈다. 서울 땅을 사라고. 예전 살던 그 주공 단지엔 반드시 가라고.


‘그렇게 아홉 번이나 나타났지. 난 처음엔 제사라도 지내라고 하는 줄 알았어.’


오고서야 그 뜻을 알았다. 변변한 군벌 방어라인도 없는 서울 폐허도시에 땅을 사라는, 그런 얼토당토 않은 헛소리가 무얼 의미하는지도.


너는 강해질 것이고.

이 땅 안에선 쉬이 죽지 않으리란 뜻이었음을.


···대전에 가면 괜찮기는 할 것이다. 강한성은 제 능력의 가장자리를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평균 능력치 B-급의 인천 헌터 두 놈을 단매에 때려죽였다.


심지어 몇 분 걸리지도 않았다. 삼 분이 좀 안 됐나. 본래 각성자끼리의 싸움이 단기전이라는 걸 감안해 봐도, 이 정도면 대전 총사령부에서 쌍수 들고 환영할 전력이었다.


‘바로 중견 헌터부터 시작할 거고. 등급은 비쁠 정도 주겠지.’


위탁 계약을 맺은 뒤론 지원도 빵빵하게 해줄 것이다. 초상능력 정밀 측정은 물론, 잠재 여부도 헤아려주겠지.


그뿐인가? 안전구역에 집이 마련될 것이고, 사령부가 보증하는 우수 인재로만 헌터팀을 꾸릴 것이다.


‘···대우도 뭐, 나쁘지 않겠지. 삼남지방까진 모르겠지만 대전-세종 라인도 군소린 안 나오니까.’


재생 능력은 더러 약해지겠지만···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노련한 헌터팀원과 강력한 화력 지원은 생각보다 많은 범위를 커버한다.


그러다가 두루두루 인정 받으면··· 각성자 누구든 바라는 삼남지방에 진출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걸리는 게 좀 있어.’


누나는 말했다. 사계주공 5단지로 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땅을 사라고.


‘하나는 했다. 이 구질구질한 동네 다시 왔지.’


각성을 했고, 기묘한 능력 발현 조건도 알아차렸다.


최하급만 해도 각성자의 가치를 두 배로 뻥튀기하는 재생능력. 권능에 가까운 가호가 이 땅에서는 심지어 한 급간 상승하기까지 한다.


포기하기 어려운 메리트였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확인하지 않은 변수가 있었다. 그 변수가 강한성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직 여백이 많은 강한성의 능력, 어쩌면 이 변수는 각성자로서의 강한성과도 결부되어 있을 듯 싶었다.


‘나는 아직 땅을 사지 않았어.’


아직 문명이 남아 있는 삼남지방도 아닌데 땅을 사라는 헛소리, 얼핏 봐선 되도 않는 말처럼 들렸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땅을 산다.’ 삼남지방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바가 있다.


헌터의 토지불하권. 특정 기준 이상의 헌터라면 몇 가지 조건에 따라 일정 범위의 땅을 불하받을 수 있었다.


단어가 어려웠지 내용은 간단했다. 


- 정부가 제 구실을 못하니···. 하청 주는기지.


그 말대로였다. 원칙적으로 삼남지방을 제외하곤 다 이런 식이었다.


대전-세종 라인의 군벌도 군 간부 출신 헌터가 정부와 촉탁 계약을 맺어 성립되었고, 규모와 구성이 상이할뿐, 토지 불하는 상식적인 관례에 속했다.


‘누나 그 멍청한 게 이런 걸 알고 말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 되려면 이 방식뿐이긴 하지.’


토지 불하. 농업 효율도 안 나오는 서울 땅에 불하권 신청하는 덜떨어진 놈이 거의 없기는 했으나··· 하려면 또 못할 건 없다.


아니 사실, 마음은 이미 굳었다. 서울엔 이미 남기로 했으니까. 아랫지방엔 언제든 갈 수 있다. 수틀리면 번복이 문제는 아니었다.


“결정했어요.”

“뭐를?”

“일단 저는 서울에 남습니다. 토지 불하권 신청 넣어보죠. 듣기론 저기 강남쪽에서 신청 받는다던데.”

“터 잡을 생각이구나.”

“아저씨는요?”


강한성이 박씨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붙잡으면 좋았다. 박씨 아저씨는 유능한 팀원이었다. 전투 능력은 최종훈 헌터의 팀에서 강한성 다음이었고, 소싯적 안 해본 일 없다는 말이 거짓 아닌지 두루두루 능통했다.


‘그게 아니었어도 물론···.’


강한성이 물었다. 


“어쩌실래요?”


아저씨가 짧게 답했다.


“섭섭타. 안 잡나?”

“물어보는 거죠. 그래서요?”

“니 혼자 두면 내 걱정돼서 우예 하노. 아도 띨빡한데. 챙기주는 사람도 있어야지··· 야야 속 디비지구로 그리 볼 필요 없다. 사실··· 나도 계산기 다 두들기고 하는 소리니까.”

“뭔 계산요?”

“출세할라꼬. 여기는 헌터팀이 걍 동네 보스 아이가? 대전 가면 뭐··· 그냥 팀원이지. 여서 2인자나 함 굳혀볼란다.”


여기 2인자가 대전-세종 쪽 일개 팀원보다 윤택하게 살 것 같진 않은데.


강한성이 웃었다. 무슨 마음인지 알 거 같아서. 그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뜻이 그러시면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오야 내도.”

“계획대로 아저씨도 꼬셨으니 이건 됐고. 이제 다음 문제가 있는데.”

“계획대로? ···뭐 그건 됐고, 점마들 말하는거제?”

“뭣도 안 나오는 동네 땅 먹어야 하는데, 밑지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똥땅이라도 뽑을 건 뽑아야지.”


최소한 농사는 지어야했다. 이 동네엔, 특히 사계주공 5단지 식량사정이 열악한 건 게이트가 터질 때마다 방어라인 구축할 치안이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그건 제가 해결할 수 있을 거 같고.”

“이래 되면 삽질할 놈들도 필요하다 그 말이제?”

“네, 그렇죠. 그리고 저 놈들, 원래 농사 지었댔죠?”


강한성이 서른 양아치를 바라보았다. 과거에 건실했는지 아니었는진 의문이 살짝 있었지만, 미래를 두고보면 딱히 걱정할 거리가 없었다.


건실. 적절한 외부적 자극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강한성이 씨익 웃었다.


“뺑끼치는 놈들은··· 뭐, 어렵진 않을 거 같네요.”


외부적 자극이라면 강한성도 일가견이 있었다.


그 첫 단추로 먼저 죗값부터 치러야했다. 강한성이 뒤숭숭한 얼굴로 모여앉은 양아치들을 집합시켰다. 먼저 합류했던 송기철이 대표처럼 앞선에 서 있었다.


“어이, 양아치들.”


강한성이 입을 열었다. 그가 결정한 바를 담담히 설명했다.


이곳은 내가 먹는다.


앞으로 내가 너희 보스다. 꼬우면 꺼져라. 남을 놈들은 명령에 복종한다. 이의제기를 하려면 지금 해라···.


양아치들 중엔 선뜻 나서는 놈이 없었다. 꼬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꺼지는 놈도 없었다. 송기철이 대표로 소리질렀다.


“이의! 없습니다!”

“너는 내가 한 번 더 소리지르면 뒈진다고 안 했었나?”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럼 다들 동의한 거로 하고. 민족적인 절차로 완료된 거니까 다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절차가··· 아니, 저희가···! 잘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강한성이 빠따를 손에 쥐었다. 


“정산할 것부터 하고 넘어가자.”

“예?”


빠따가 부웅 부웅 휘둘러졌다. 강한성이 고했다.


“삼 초 준다. 아까 내 몸에 기스 낸 새끼들부터 튀어나와.”


작가의말

한가위 복 많이 받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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