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힘으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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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팜팜
작품등록일 :
2024.09.02 23:19
최근연재일 :
2024.09.09 23: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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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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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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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괴물(3)

DUMMY

장상재는 7년의 징역을 받았고 난 무죄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초인범죄는 사건이 커질 확률이 매우 높아서 강경 대응이 가능했다. 나 역시 이런 점을 적용받아 다행히 무죄를 받을 수 있었다.


수사가 끝나고 더 이상 일반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되자 초인 아카데미로 전학을 갔다. 아카데미의 이름은 윈드라. 집에서 꽤 떨어져 있어서 등하교에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안녕하세요.”


내가 배정된 반은 C반으로 나 포함 11명인 반이다. 남녀가 섞여 있었는데 모두 개성 있게 생겼다.


“평범한데?”

“그렇군.”


아이들의 평이 들려왔다. 자리가 배정되자 몇 명의 아이들이 몰려왔다. 남자 둘과 여자 하나.


“이름은?”

“김하준. 넌?”

“박선우. 얘는 공하림, 쟤는 성혜린.”


박선우는 얼굴이 넓적했고 몸이 아주 단단해 보였다. 초인이다 보니 전투력 측정이 쉽진 않았으나 대충 150 정도 되는 것 같다. 공하림은 박선우와 반대로 얼굴이 홀쭉해서 마치 몽크의 절규처럼 생겼다. 그의 팔 아래에는 꽤 두꺼운 칼날이 숨겨져 있었다.


“신기해?”


내 시선을 눈치챈 공하림이 팔 하나를 들었다. 그러자 접혀있던 칼날이 펴지면서 마치 사마귀의 팔 같은 모양새가 됐다.


“사마귀 같지 않아?”


장난 가득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여자였다. 성혜린. 아무래도 내가 남자다 보니 바로 외모를 볼 수밖에 없었는데 상당히 예쁘고 귀엽게 생긴 얼굴이다. 예쁜 것보단 귀여운 비중이 더 높다. 약간 너구리? 판다? 그쪽 얼굴이다.


“사마귀 같기도 하고···”

“나도 보여줄게.”


성혜린이 갑자기 무지막지한 속도로 팔굽혀펴기와 스쿼트를 시작했다. 그러더니 나에게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었다.


“뭐···뭐···”


샴푸냄새가 코끝을 찔렀고 거칠어진 그녀의 숨소리에 당황했으나 그것도 잠시, 이내 비명을 질렀다.


“으악!”


그녀의 얼굴에 검은색의 작은 구체가 수십 개 생겨난 것이다. 난 기괴스러운 광경에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환 공포증은 없지만 영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이게 뭔지 알아?”


그녀가 얼굴을 손으로 쓸자 구체가 우수수 떨어져 나왔다. 난 고개를 저었다.


“이거 폭탄이야.”

“...”


믿을 수 없는 말에 눈을 껌뻑였다. 저게 폭탄이라고? 그럼 지금 몸에서 폭탄이 만들어진다는 건가?


“잘 봐.”


갑자기 박선우가 교실 끝으로 갔고 성혜린이 그를 향해 폭탄을 던졌다. 폭탄이 도착할 때쯤 박선우의 몸이 엿가락처럼 늘어나더니 폭탄을 감싸 안았다.


-퍼퍼퍼펑!


그리고 그 안에서 불꽃이 일어나며 폭발이 일었다.


“...”


할 말을 잃은 나를 보고 성혜린이 꺄르르 웃었다.


“내 초인 능력이야. 땀을 폭탄으로 만들 수 있어. 그리고 쟤는 몸을 늘릴 수 있지.”


박선우가 검게 그을린 채 다가왔다.


“괜찮···지?”

“물론이지. 이 정도 폭탄으론 내 몸에 흠집도 내지 못 해.”


그러더니 세 사람이 날 빤히 쳐다봤다. 뭐를 원하는 거지?


“너도 보여줘야지.”

“능력.”

“아..”


난 살짝 난감했다. 보여줄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내 능력은.. 뭐랄까. 신체 강화? 아니지. 근육 강화?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이름을 정의하려니 꽤 어려웠다. 강화라는 개념이 맞지 않았다. 그냥 강했으니까.


“그냥 힘이 강해.”


이렇게 설명하는 게 가장 내 능력과 가까운 것 같다.


“힘?”


세 명의 고개가 교실 앞쪽으로 향했다. 그곳에 한 명의 학생이 앉아 있었는데, 솔직히 덩치를 보면 학생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곰보다 컸으니까. 아무튼 그가 시선을 의식했는지 우리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내게 걸어왔다.


“힘이 강하다고?”


굵직한 목소리에 남성호르몬이 가득했다. 난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큰 사람은 실제로 처음 봤다.


“훈련 때 기대하지.”


그러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우리 반에서 힘이 젤 세. 이름은 강준.”


박선우가 그의 이름을 말해줬다. 그렇게 능력을 소개한 우리는 여러 얘기를 나눴다. 생각보다 애들이 털털해서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


“오후에 길드에서 홍보가 올 거야.”


선생님이 얘기했다. 이곳은 고등학교 3학년 반이라 학생들을 스카우트 하기 위해 길드나 초인관리국이 종종 방문한다고 한다.


“어디 길드죠?”

“놀라지 마라. 바로 템플러다.”


아이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너무 눈이 동그래진 것이 좋은 길드 같았다. 그리고 보니 템플러란 이름을 몇 번 들어보긴 했다.


“템플러가 우리 아카데미에 왜요?”

“왜긴 왜야. 우리도 이번엔 인재풀이 괜찮다는 뜻이겠지.”

“음. 그런가.”

“아무튼 그렇게 알아라. 오후 수련은 그 다음에 한다.”

“넵!”


선생님이 나가고 박선우에게 템플러에 관해 물어봤다.


“너 초인맞냐?”

“...왜?”

“템플러를 모른다고?”

“초인관리국은 아는데.”

“우리나라 랭킹 3위 길드인데?”

“아아.”

“일반고에서 전학와서 그런지 감이 전혀 없구만.”


그때 성혜린 다가왔다.


“넌 졸업하면 어디 갈거야?”

“나?”


아직 정상우 과장님에게 답변을 주지 않았다. 좀 더 고민해본다고 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애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초인관리국은 어때?”


어느새 다가온 공하림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느 부서?”

“괴물처리부.”


그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그 반응을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학생 초인들은 대부분 길드를 선호한다고 했으니까.


“초인관리국을 왜 가.”

“너네는 어디 갈 건데?”

“우린 당연히 다 길드지.”

“어디 길드?”

“다들 가고 싶은 곳은 하나지. 세로!”


세로. 대한민국 랭킹 1위 길드로 일반인들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름이 특이한 것도 있고 대한민국 1위 기업인 전성기업의 대주주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거기 들어가기 엄청 힘들다던데.”


내가 알기로 세로는 문턱이 매우 높았다. 초인 중에서도 엘리트 초인만이 갈 수 있는 곳. 그곳이 세로다.


“그래서 다들 2지망, 3지망까지 생각하는 거지.”

“템플러가 당연히 3지망이겠네.”


랭킹 3위 길드니까 그럴 것 같았다. 애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3위 길드가 우리 아카데미에 오는 건 이례적인 일이야. 아카데미에도 급이 있으니까.”

“우린 어느 급인데?”

“그냥 동네 아카데미 정도지.”

“그럼 왜 온 거야?”

“작년에 우리가 전국체전 준우승해서 그런 거 같은데.”

“전국체전?”

“넌 아는 게 뭐냐.”

“...”

“초인끼리 능력 겨루는 대회야. 1년에 한 번 열려. 꽤 의미있는 대회긴 한데 진짜들은 참여 안 해.”

“진짜는 또 뭐야?”


이번엔 성혜린이 대답해줬다.


“넌 공부 좀 해야겠다. 3대 아카데미라고 있어. 개내를 보통 진짜라고 불러.”

“아. 스카이 같은 곳인가 보네.”

“응. 개들이 참여하면 밸런스가 안 맞아서 그래. 자기들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고.”

“멋있는데.”

“아무튼 그곳에서 우리학년이 준우승을 했는데 그것떄문에 그런 것 같아.”

“아하.”

“그런데 너 진짜 초인관리국에 들어갈 거야?”

“왜?”


잠자코 듣고 있던 공하림이 끼어들었다.


“아니, 초인관리국은 공무원이잖아. 돈도 별로 못 벌고 제약도 심해. 거기다 괴물처리부는 그 징그러운 놈들이랑 매일 싸우는 게 일이잖아.”

“길드도 어차피 괴물과 싸워야 되는 거 아니야?”


대한민국은 길드에게 괴물 처리를 의무적으로 부여했다. 초인관리국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긴 한데, 초인관리국보다는 덜 싸우지. 거기다 길드는 괴물이랑 싸우면 돈을 많이 준다고.”

“얼마나 주는데?”

“정확한 건 나도 모르는데 초인관리국의 두 배 이상이래. 또 성과급도 있고 장비도 최신형으로 지원해준다고.”

“초인관리국도 최신형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 그것까진 모르겠다.”

“음. 나도 정확한 건 아니야.”

“야이 바보들아.”


성혜린이 나섰다.


“다들 세로에 가려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야. 바로 S급 초인 때문이거든?”

“아.”


공하림이 잊었던 게 기억난 것처럼 반응했다.


“세로에는 S급 초인이 무려 3명이나 있어.”

“초인관리국도 3명 아니야?”


내가 알기로 초인관리국에도 S급이 3명 있다.


“그렇긴 한데. 관리국의 S급들은 얼굴 보기도 힘들어. 반면에 세로의 S급들은 주기적으로 길드원을 지도해준다고!”

“맞지. 그게 엄청 크지.”

“매우 크지.”


공하림과 박선우 동의했다.


“초인관리국은 왜 안 해주는데?”

“권위적이니까 그렇지.”

“게다가 초인관리국은 길드랑 비교도 안 되게 크잖아. 관리하는 것도 바쁠걸.”

“음.”


대충 이해했으나 S급의 가르침이 그렇게 큰 것인지 아직 체감되지는 않는다.


“그럼 템플러는?”

“템플러에도 S급이 한 명 있어.”

“그럼 S급이 없는 곳은 메리트가 없는 거네?”

“그렇긴 한데. 이름 있는 길드는 초인관리국보다 돈도 많이 주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으니까. 관리국보다는 그쪽에 가는 게 낫지.”

“난 S급 있는데 못 가면 관리국으로 갈 거야.”


성혜린이 말했다. 두 사람이 그녀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뭘 그렇게 봐. 그만큼 S급이 중요 하단 얘기야. 어쨌든 초인관리국에도 S급 초인은 있으니까. 혹시 알아? 그곳에 들어갈지.”

“레드뷸렛?”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난 중간부터 좀 피곤하여 듣는 척 마는척하며 생각에 잠겼다. 초인이 된 이상 앞으로 이런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밧줄 인간, 폭탄 인간, 사마귀 인간, 엿가락 인간 등.


평범한 일상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 그렇다면 빨리 적응하고 나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초인이 되고도 적당히 살아야 하는 것일까? 세 사람을 보니 좋은 길드에 들어가 열심히 살려는 것이 눈에 보였으나 아직까진 그렇게 공감할 수 없었다.


**


오후가 되자 템플러에서 자신의 길드를 홍보했다. 여러 장점을 얘기했고 관심 있는 아이들은 템플러에 지원했다. 조건에 만족 되는 애들은 따로 일정을 잡아 테스트 보기로 했는데 난 지원조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조건은 일정량 이상의 마나량과 그것의 능숙한 사용이었다. 난 아직 마나를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다.


“과연!”


박선우와 성혜린은 흥분해 있었다. 그들은 조건을 만족했고 며칠 뒤에 테스트를 보기로 했다. 공하림은 마나량이 딸려 지원하지 못했다.


홍보가 끝나고 우리는 교실 밖에서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이라기보단 그냥 체력훈련이다. 그런데 그 훈련이 생각 외로 매우 강도가 높았다.


“다음!”


한 명이 나가떨어졌다. 훈련은 간단했다. 원 안에 있는 선생님을 밖으로 밀어내면 끝이다. 일대일로 진행됐고 대부분 온 힘을 다했으나 제대로 밀어내지도 못하고 체력이 빠져 원 밖으로 던져졌다.


이번 차례는 곰보다 큰 덩치를 가진 남자, 강준이다.


“오. 이제 좀 재밌겠구나.”


선생님도 한 덩치 했기에 두 마리의 곰이 서 있는 것 같았다. 훈련이 시작되고 강준이 달려들었다. 그와 선생님의 양손이 맞닿았다. 깍지가 낀 상태로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두 사람의 허벅지가 터질 듯이 부풀었다. 실력은 막상막하.


그때였다.


-부아아아앙


어디서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소리의 근원지는 강준이었다. 그의 등에 구멍이 생겨나더니 그곳에서 엄청난 열기의 에너지가 발사됐다. 그건 마치 엔진 같았고 강준이 서서히 선생님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나도 제대로 하마.”


말과는 달리 선생님의 외형은 딱히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세가 바뀌어 강준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난 선생님의 신체를 자세히 관찰했다. 근육과 힘줄, 혈관이 모두 강화됐다.


“이야얍!”

“흐아압!”


두 사람의 힘겨루기는 계속됐고 주변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강준의 에너지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곧 그것이 꺼지자 그는 곧바로 선생님에게 날려졌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대자로 땅에 뻗었다.


“잘했다. 체력이 많이 늘었구나.”


선생님은 여유로워 보였으나 얼굴엔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사실 내가 보기에 선생님은 아이들을 쉽게 원 밖으로 던져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수업이 목적이니만큼 체력이 완전히 바닥나게끔 하려는 의도인 것 같았다.


“다음!”


강준의 다음 차례는 나였다. 난 호흡을 가다듬고 원 안으로 들어갔다. 아카데미에 들어와서도 개인적인 운동은 계속해 왔다. 정상우 과장님의 도움을 받아 초인관리국의 체력 센터를 이용했는데 당시 과장님은 내가 하는 운동을 보고 꽤 놀랐었다.


그때 나는 데드리프트를 3톤으로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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