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먼치킨이 너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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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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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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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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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UMMY

처음 획득한 마석을 반지가 흡수한 날로부터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다녀오겠습니다.”

“일주일 정도 있다가 올 거라고?”

“더 일찍 올 수도 있고. 늦으면 그 정도 있다가 온다는 거지.”

“어휴. 자취하는 게 싫다고 대학도 안 갔으면서 일자리 구하러 부산으로 가는 건 무슨 심보람.”

“가요.”


장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선 백우진은 곧장 서울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앞으로 서너 개 정도인가.’


온통 붉게 물들었던 보석은 2주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1센티 정도만을 남겨두고서 푸른색으로 물든 상태. 솔직히 예상을 아득히 넘는 속도에 조금 얼떨떨했다.


마석과 마정석의 가격이 높은 이유는 활용처는 무궁무진한데 공급이 그 수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희소하기에 값이 비싼 것이다.


그런데 무슨 초심자의 행운이라도 발동한 것인지. 2주 동안 반지가 흡수한 마석의 수는 무려 17개.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면 1,000만 원 가까이 되는 금액의 수였다.


‘한 번 만나는데 대략 천만 원······.’


돈이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적어도 반지에 마석을 먹인 행동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단, 노인과 재회 후 노인이 어떤 행동을 취하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는 있으나 적어도 아직은 그러했다.


버스에서 내린 백우진은 시간과 탑승 구역을 확인하고는 미리 정차 중이던 기차에 올라 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들떠 있긴 했던 모양이네.’


던전의 개수는 물론이고 인프라가 훨씬 더 잘 구축되어있는 서울을 내버려 두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이유는 간단했다.


F랭크가 E랭크 던전에 들어가는 건 관리소를 지키는 공무원 입장에는 조금 문제가 될 여지가 있지만 규칙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F랭크 헌터가 E랭크 던전의 몬스터를 잡는다? 이것도 전혀 실현 불가능한 영역이 아니기에 딱히 논란거리가 될 여지는 없다.


하지만 그 수가 한 마리를 넘어 세 자리에 가까운 두 자릿수에 육박한다면?


‘정부 소속 헌터들의 존재를 완전 잊고 있었단 말이지.’


회귀 전이나 지금이나 마주칠 접점이 전혀 없었으니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당연시 여긴 안일함이 문제를 만들고 말았다.


바로 이틀 전 날아온 협회로부터의 메시지 하나.


내용을 대충 요약하면 재검사받으러 오라는 내용의 문자였다.


그야 F랭크가 E랭크 몬스터를 단신으로 썰고 다니니 누가 봐도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다행인 점은 이를 처리한 공무원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언제까지 받으러 오라는 명확한 기한을 두지 않고 그저 최대한 빠르게 가까운 지부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달라는 식으로 적혀 있었다.


‘내 각성자 등록일을 봤으면 그런 식으로 문자를 보내진 않았겠지.’


그랬다면 문자를 보내지도 않았을 거다. 곧바로 전화를 걸어 왔겠지.


“이래서 한 번 할 때 제대로 해야 한다니까.”


서울은 이미 눈도장이 찍힌 상태였기에 여기서 더 이목을 끌었다간 이번엔 정말로 문자가 아니라 협회의 전화를 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 백우진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사냥터의 위치를 옮겨야만 했다. 그리고 사냥법 역시.


다른 파티가 존재한다면 조금 욕심을 내고, 만약 입장한 파티가 없다면 20마리 미만으로 사냥하고 다른 던전으로 옮기는 식으로 말이다.


“흐암~”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감상하던 백우진은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편히 눕히며 눈을 감았다.


이번에 돌아오면 장인 조합에나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




“서울이나 부산이나 밀집도 높은 곳은 다 똑같구나.”


별 탈 없이 부산에 도착한 백우진은 곧장 택시를 타고 예약해두었던 숙소에 짐을 풀었다. 그리고 살인적인 주변 물가에 혀를 찼다.


부산하면 국밥, 이라고는 하지만 백우진은 국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맛이 없다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다. 그저 회귀 전에 너무 많이 먹어 물릴 뿐이지.



강혁수 길드 장이 다녀간 곳.



끌리진 않더라도 날이 춥기도 하고 먹을 걸 찾으러 움직이는 시간도 아까웠기에 대충 사람들이 가장 북적거리는 가게로 들어왔더니 벽면에 커다란 사진과 함께 손 글씨가 새겨진 종이가 붙어 있었다.


대형 길드의 마스터 정도 되면 그때부턴 이제 정부에서 더는 어찌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던전이 등장하면서 강하고 유능한 각성자의 수가 곧 국력이며 국제 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니 A랭크가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사실상 정부가 각성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셈이었다.


“2만 원이요.”


가격을 보고 주문을 했으나 막상 가격을 들으니 절로 멈칫하게 만드는 가격이었다.


계산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 백우진은 미리 조사해 두었던 주소를 한 번 더 확인한 후에 곧장 택시를 타고 E랭크 던전으로 향했다.


백양산.


등산로 앞에 내린 백우진을 반겨준 것은 ‘던전까지 600M’ 이라는 푯말이었다.


‘인기가 없는 건 단순히 부산물 가치가 없어서만은 아닐지도.’


Z자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오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능력치가 오른 덕분에 이 정도론 숨이 거칠어지지도 않았다.


“여기.”

“잠시만요.”


ID카드를 내밀자 관리소에 앉아 있던 여성 공무원이 스캐너를 꺼내 카드를 확인했다.


“어······.”

“서약서 주시죠.”

“네?! 아, 그, 하하···.”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저 반응을 보여주지 않으면 섭섭할 정도다. 물론 정말로 섭섭해하진 않겠지만.


서약서를 제출한 백우진은 늘 그렇듯 검 한 자루를 대여하고 던전으로 입장했다. 이번 던전의 환경은 늪지대로 분위기가 상당히 칙칙한 던전이었다.


가방에서 오늘을 위해 미리 구매한 장화로 갈아 신은 후, 장화가 풀리지 않도록 허벅지에 피가 통하지 않을 만큼 끈을 단단히 조였다.


“운이 좋네.”


장화로 갈아 신은 백우진은 안전 구역에 묶여 있는 두 개의 매듭에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렸다.


각기 다른 방향에 묶인 매듭은 먼저 들어온 파티들이 남긴 흔적으로, 자신들이 이쪽 구역을 먼저 선점했으니 다른 곳으로 가라는 일종의 암묵적 신호였다.


‘이러면 마음 놓고 잡을 수 있지.’


간혹 있다. 부산물이 아니라 랭크업을 위해 던전을 찾는 이들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젖은 흙덩이가 질척 달라붙는 게 여간 기분이 불쾌한 장소다. 굉장히 색이 짙은 넝쿨과 나무로 우거진 곳을 걷던 백우진의 시야로 잎사귀가 다 떨어져 비쩍 말라비틀어진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이 던전에 등장하는 몬스터인 리빙 우드였다.


평범한 나무인 척을 하다가 먹이가 방심하면 늪 아래에 숨기고 있는 뿌리로 공격해오는 몬스터였다.


잘 타게 생긴 외형 그대로 불이 약점이지만, 이런 지형에 불을 잘못 지폈다가는 다 함께 타죽기 딱 좋다.


리빙 우드의 위치를 가늠한 백우진은 거리를 벌려 리빙 우드의 시야에서 완전히 몸을 숨겼다. 그리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 자세를 낮췄다.


‘할 수 있다.’


침착하게 숨을 고르던 백우진의 양쪽 종아리 근육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



파앗──!!



올라타 있던 가지가 부러지면서 백우진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나무인 척하고 있는 리빙 우드의 머리 부분에 정확히 안착했다.



쩌저적!!



비쩍 마른 리빙 우드로부터 껍질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더니 평평하던 기둥에 뻥 뚫린 눈과 입이 생겨났다.


‘침착하게.’


늪에 숨어 있던 뿌리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치솟아 오르더니 머리 위에 올라타 있던 백우진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리 빠른 속도는 아니다. 기습만 아니라면 충분히 보고 피할 수 있는 정도의 속도.


‘지금!!’


저를 노리고 날아든 뿌리들이 머리 위에 펼쳐진 가지들을 얽으며 가까워진 순간 백우진은 단숨에 리빙 우드의 머리를 박차며 녀석의 뒤로 뛰어내렸다.



꽈아아악!!



“이러니까 E랭크 몬스터지.”


본인의 가지에 얽혀버린 뿌리를 움직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녀석을 향해 백우진은 검을 뽑아 그대로 녀석의 밑동을 깊숙이 찔렀다.


“더럽게 단단하네!!”


반쯤 파고들던 검은 딱딱한 무언가에 가로막혀 더는 들어가지 않았다. 나름 전력을 다한 찌르기였는데 일격이 파고들지 못한 사실에 백우진은 다시 한번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흡!!”


재빨리 검을 놓은 백우진은 오른발을 들어 있는 힘껏 검을 찍어 눌렀고 튀어나온 못이 망치질에 제 자리를 잡아 가듯 절반가량 남아 있던 검날이 리빙 우드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남아 있던 부분이 모두 박혀 든 순간, 가지를 조여대던 리빙 우드의 뿌리가 죽은 생선처럼 축 늘어졌다.


“끄으응···.”


이 두통은 몇 번이나 겪었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질 않는다.


“후우.”


컨디션을 회복한 백우진은 검을 회수하고 우두커니 선 채로 죽은 리빙 우드를 바라봤다. 지금껏 상대해온 몬스터들은 모두 생물 형태였기에 심장의 위치가 무척 직관적이었다.


하지만 리빙 우드의 경우는 머리부터 상체에 해당하는 부위가 텅 빈 개체였다.


“······.”


백우진은 몇 주간 유용하게 사용한 단검을 바라보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걸로는 녀석의 밑동을 쪼개는 거야 가능하겠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긴 포기할까.’


마석은 구하지 못하더라도 차곡차곡 경험치가 쌓이면서 능력치가 오르고 있으니 사냥 자체가 무의미하진 않았다.


효율이냐 아니면 초심자의 행운에 기대어 마석을 노려보냐를 두고 고민하던 그때.



그워어어어어──!!



저 멀리서 굉장히 듣기 거북한 괴성이 들려왔다.


이 던전엔 리빙 우드 이외의 몬스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리빙 우드는 성대가 없기에 소리를 내지 못한다.


누가 들어도 인간이 낸 소리에서 많이 벗어난 괴성.


리빙 우드만 등장하는 던전에서 예외로 존재하는 유일한 개체.


“하.”


아무래도 먼저 입장한 파티 하나가 보스를 깨워버린 모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자유하늘
    작성일
    24.09.13 14:27
    No. 1

    반지가 얼마나 크길래 딸린 보석에 에너지 차는게 거의 다 차고 남은 크기가 1cm인건가요? 남은 크기가 1/10 이아고 해도 전체 크기는 10cm인데.. 그 정도면 손바닥 넓이 정도 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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