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김철수가 최강 빌런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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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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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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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사냥감과 사냥꾼

DUMMY

006. 사냥감과 사냥꾼




이강혁, 블랙 드래곤파의 행동대장. 현상금 7억 원.


검은 고급 차량의 뒷좌석에 앉은 이강혁은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는 지금 블랙 드래곤 조직의 보스, 장태수가 있는 호텔로 향하는 중이었다.


‘어떻게든 빨리 빼돌린 장소를 찾아야 한다.’


요즘 깡패 조직은 많이 변했다. 과거처럼 허름한 숙소에서 단체 생활하던 시절은 끝났다. 이제는 클럽, 비트코인, 건설업, 호텔 사업,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 합법적인 사업을 하면서 어마한 돈을 만지게 됐다.


물론 불법적인 사업도 여전히 한다. 그중에서도 마약은 적은 노력으로도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는 대표적인 사업이었다.


남들이 마약 하는 놈들은 양아치라고 떠들어대도 돈만 들어온다면 깡패들은 개의치 않았다. 돈만 되면 그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 남들의 시선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차는 블랙 드래곤 조직이 소유한 고급 호텔 앞에 멈췄다. 이강혁은 차에서 내리며 잠시 호텔 전경을 바라봤다. 건물의 웅장함이 그의 차가운 눈빛을 가로질렀다.


이강혁은 말없이 직원들만 출입할 수 있는 통로로 향했다. 익숙한 걸음으로 호텔의 맨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스위트룸 앞에 다다른 그는 손가락으로 문을 조심스레 두드렸다.


똑. 똑. 똑.


“들어와.”

장태수의 차분한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렸다.


이강혁이 방 안에 들어서자, 장태수는 비싼 가죽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시가를 물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큰형님.”

이강혁이 몸을 깊이 숙이며 공손히 인사했다.


“강혁아.”

장태수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시가에 불을 붙였다. 인사는 뒷전이었다.


“한수는 어떻게 됐냐?”


장태수의 질문에 이강혁은 주저하지 않았다. 보스 앞에서의 지체는 곧 실수를 의미했다.


“한수 형님은 살해당했다고 합니다, 큰형님. 아무래도 작업을―”


장태수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멈췄다. 얼굴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냐, 강혁아.”


장태수는 천천히 시가를 내리며 말을 이었다.


“이한수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그 새끼가 죽었다면 오히려 잘된 일이지. 조직에 해를 끼친 새끼였으니까. 중요한 건···”


잠시 침묵이 자리했다. 장태수는 담배 한 모금을 쭉 빨아들인 후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이한수가 관리하던 120억. 그리고 파우더 40kg.”

장태수는 이강혁을 꿰뚫듯 바라봤다.

“돈이랑 물건, 지금 어디 있냐?”


이강혁의 몸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예상한 질문이었지만, 답을 하지 않으면 그 대가가 무엇일지 잘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한수 형님이 빼돌린 듯합니다.”


장태수는 이강혁을 잠시 노려보았다. 그의 눈은 잔잔했지만, 그 속에 숨은 분노는 뻔히 느껴졌다.


“그건 나도 아는 거고.”

장태수는 천천히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이강혁은 서둘러 말했다.


“마지막으로 통화한 꼬맹이가 말하기를 위층에 사는 남자랑 뭔가를 조율하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장태수는 손에 쥔 시가를 잔에 툭 던졌다.


“찾아와, 당장.”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강혁은 깍듯하게 허리를 숙였다.


“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이강혁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방을 빠져나왔다.


그의 임무는 단순했다. 현금과 마약을 찾아오는 것, 그리고 그걸 방해하는 자는 누구든 처단하는 것이었다.


호텔을 빠져나온 이강혁은 차 문을 열고 조용히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 문이 닫히자마자 운전석에 앉은 부하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형님?”

이강혁은 짧게 숨을 내쉬며 답했다.

“은하동, 하늘채 아파트.”

“알겠습니다!”


곧 차가 부드럽게 출발했다.


'그 위층에 산다는 놈부터 찾아내야 한다. 그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



경찰을 보낸 후, 나는 조용히 아파트 옥상으로 향했다. 물론 편의점에 들린 다음에 말이다.


“어라?”


근데 예상 밖의 상황과 마주했다. 옥상 출입구가 잠겨있는 것이다. 올라와 본 적이 없기에 막혀 있을 거란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문제가 될 건 없지.”


나는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가볍게 자물쇠를 부쉈다.


옥상에 진입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목적지를 향해 전력으로 내달렸다.


바람이 귀를 스치며 날카롭게 울렸다. 발을 힘껏 내딛는 순간, 내 몸은 공중으로 떠올랐다.


숨이 멎을 것 같은 찰나, 나는 건너편 아파트 옥상에 부드럽게 착지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자유. 그것은 마치 세상에서 벗어난 듯한 해방감이었다.


“날아갈 거 같아··· 아니, 실제로 날았나?”


이십팔 년을 평범하게 살아온 나로서는, 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가슴이 터질 듯 고동쳤다. 몸을 에워싼 힘이 모든 한계를 뛰어넘는 듯했다.


“엄청나. 정말 대단해.”


나는 미친 듯이 달리고, 또 달렸다. 그렇게 건물들 사이를 뛰어넘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질주 속에서도 내 심장은 지치지 않았다. 숨은 여전히 고르고, 온몸에 전해지는 피로도 없었다. 마치 한계가 사라진 듯, 나는 그저 앞으로 나아갔다.


차로 네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나는 오직 발로 삼십 분 만에 주파했다. 차들과는 달리 산을 가로지른 덕분에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나는 이한수가 가지고 있던 기억을 통해 그가 빼돌린 마약과 현금이 있는 오두막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덕분에 이미 와본 장소처럼 익숙했다.


누가 알았겠는가. 바로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 조직폭력배이면서 마약 총판이었을 줄 말이다.


“건달들은 뒤통수도 크게 치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세계. 그래서일까, 난 개인적으로 이한수의 선택이 이해되지 않았다.


오두막 앞에 서서 주변을 살폈다. 고요했다. 아무도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둠 속에 가려졌던 내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재빨리 전등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다.


그제야 가지런히 쌓인 상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사과 상자였다. 그 상자는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나를 향해 눈부시게 반짝였다.


“사과 상자 하면 또 현금이지.”


나는 상자를 열었다. 예상대로, 그 안에는 현금이 가득 쌓여 있었다.


“오만 원권은 이렇게 사용하려고 만든 게 아닐까? 가볍지만 더 많은 비자금을 만들 수 있으니까. 하나, 둘, 셋···”


사과 상자는 총 열 상자. 아무리 내가 힘이 좋아도 손이 부족해서 열 상자를 한 번에 옮길 수는 없었다.


“차로 옮기면 편할 테지만 그렇게 하면 흔적을 남기게 되잖아.”


차 대신 내 힘을 써서 옮기는 게 더 안전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루에 두 상자씩 옮기면 되겠지.”


사과 상자 두 개를 안전한 장소에 숨긴 후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스럽게도 난 내가 사는 곳에 거액의 현금을 숨길 만큼 멍청하지 않았다.


“샤워, 샤워. 일단 샤워부터 하자.”


나는 따뜻한 물에 몸을 맡긴 채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했다.


‘현금을 어떻게 안전하게 사용하지?’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들은 현금으로 구매한 후에 남은 금액을 통장에 넣을 계획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거액을 손에 쥐어보네···”


심장이 두근거렸다. 갑자기 막 사고 싶은 것들이 마구 떠올랐다.


“진정하자, 김철수. 왜 사람들이 돈에 미치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네.”


월급이 쥐꼬리만큼이었을 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느낌이었다.


샤워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려던 찰나, 현관 앞에서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확실히 하기 위해 귀를 열었다.


[여깁니다, 형님.]

[뭐 해, 얼른 문 안 따고.]


설마···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문이 강제로 열리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


‘이렇게 대담하게 나온다고?’


당황할 새도 없이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집안으로 거침없이 들이닥쳤다. 그들의 발걸음은 무겁고, 의도는 분명해 보였다.


거실로 나온 나는 숨을 고르며 무리 중 맨 앞에 선 남자를 응시했다.


짧게 깎은 머리, 단단한 체격. 차갑게 가라앉은 표정 속에서도 눈빛은 살기를 품고 있었다. 마치 한마디만 해도 폭발할 듯한 분위기였다.


"네가 위층 남자구나. 한수 형님이랑 뭔가를 조율하던 놈.“


낯선 목소리가 차가운 공기를 타고 흘렀다. 목소리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 정체를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강혁. 블랙 드래곤 조직의 행동대장.


‘신발을 신고 들어오다니···’


이한수의 기억 덕분에 그에 대한 정보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의 전력, 성격, 그리고 그가 나를 어떻게 대할지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


“물건은 어딨지?”

이강혁이 물었다.


신발부터 벗으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 방에 들어선 순간부터 험악한 기운이 감돌았다.


“물건이요?”

나는 짐짓 무심하게 되물었다.


“번거롭게 하지 마라. 물건의 위치만 말해주면 넌 살려 준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나는 끝까지 시치미를 뗐다. 그가 얼마나 위협적으로 굴든 상관없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


“내가 알기로는 네가 한수 형님과 거래했다고 들었는데···”

“아뇨. 저는 그저 엘리베이터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 찾아갔을 뿐이에요. 그때 때마침 전화가 왔던 거고요. 전 그 사람의 이름도 몰라요.”


나는 있었던 일만 이야기했다. 물론 그를 죽이고 기억을 흡수한 건 제외하고.


이강혁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선택을 했다면 어쩔 수 없지.”


그는 고갯짓으로 나를 가리켰다. 그러자 나를 에워싸고 있던 그의 부하 중 하나가 내 머리에 두건을 씌웠다.


‘납치라니? 이 아파트에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 믿기 힘들었다. 마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이었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스쳐 갔다.


“소리치면 바로 네 배에 칼 꽂히는 거야, 알았어?”


낯선 남자의 말과 함께 날카로운 느낌이 배에 전달됐다.


‘굳이 확인시켜 주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난 애초부터 시끄럽게 굴 생각이 없었다. 여기서는 내 행동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나는 이 깡패들을 따라 어디론가 끌려갔다. 차 안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침묵. 보이지 않는 풍경과 함께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이동했다.


차가 멈추자, 내 팔을 잡고 있던 손들이 거칠게 나를 끌어당겼다. 차에서 내린 순간, 발밑에서 올라오는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쌌다.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창고나 공장 같은 오래된 건물 같았다. 금속이 삐걱대는 소리와 기계 오일 냄새가 희미하게 풍겼다.


‘인적이 드문 곳이 바로 내가 원한 곳이기도 하지.’


누군가 내 팔을 잡아끌며 계단을 내려갔다. 한참을 내려가자, 습기와 냉기가 피부에 닿았다. 발밑은 콘크리트 바닥이었고, 차가운 공기가 몸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툭.


두건이 벗겨졌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어둡고 좁은 공간, 지하 창고였다. 벽에는 녹슨 철제 선반이 가득했다. 곳곳에 먼지가 쌓여 있고, 바닥에는 정체 모를 물웅덩이가 있었다.


“좋은 말로 할 때, 물건이 어디 있는지 말해야 할 거야. 안 그러면 아주 고통스러워질 거거든.”


처음 보는 남자가 내게 말했다. 험상궂은 얼굴에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그는 정육점에서나 보던 커다란 방수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것들이 눈앞에 있네요.”

“뭐?”


남자는 나를 빤히 보더니 갑자기 들고 있던 망치를 놓고, 펜치를 집어 들었다.


그에게 심경의 변화가 찾아온 모양이었다.


“여유롭네?”


‘그건 내가 할 말인데.’


“일단 손톱부터 하나씩 뽑아줄게.”

“가능하겠어요?”


이미 내 손은 자유로워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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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혁


작가의말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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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5. 불행 24.09.14 14 1 12쪽
4 004. 살인자의 길 24.09.12 20 2 14쪽
3 003. 운명의 굴레 24.09.10 17 1 10쪽
2 002. 불공정한 계약 24.09.09 19 2 14쪽
1 001. 죽음의 문턱에서 24.09.08 3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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