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알바로 초월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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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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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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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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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알바가 미래다

DUMMY

알바만 해서 평생 먹고 살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 고개를 저을 거다.

사회 초년생 시절 거쳐 가는 과정일 뿐.

평생직장은 아니지.

하지만 나, 자유인은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알바가 미래다.



[절대자들의 알바지옥에 접속했습니다.]

[검귀 – 손님맞이 알바. 보상: 검귀검감(S급)]

[천마 - 마당 쓸기 알바. 보상: 천마군림보(S급)]

[마룡 – 대행 알바 구해요. 보상: 헬파이어(SS급)]

[드워프 족장 – 퀵서비스 구합니다. 보상: 드워프제 무기(최소 S급)]

······.



진짜 알바가 미래다.




**




어느날 탑이 솟아올랐다.

서울 한복판에 솟아오른 탑에 모두가 고개를 들었다.

하늘 높이 솟아 구름마저 뚫어버리는 높이.

서울 어디에서나 보였고 누구에게나 보였다.

심지어 전국 어디에서나 탑이 보였다.



[$%*&%^]#@#$%]

[#%^ 457, #120909!@%^&.]

[분석 완료. 해당 세계의 정신과 언어를 적용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행성 #120909에 사는 생명들이여. 욕망의 탑이 당신들의 세계에 뿌리내렸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은 자신을 욕망의 탑이라 소개했다.

눈앞에 떠오른 글자에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

일순간 대한민국 전체가 침묵에 빠졌다.

길을 걷던 사람도 차를 몰던 사람도 일을 하던 사람도 모두가 눈앞의 글자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부터 당신들은 탑을 올라야 합니다. 기존 모든 가치는 부질없어질 것이며 욕망의 탑 아래 새로운 질서가 세워질 겁니다.]

[선택받은 자여 누리십시오, 선택받지 못한 자여 욕망하십시오.]



알 수 없는 메시지를 끝으로 글자가 사라졌다.

모두가 눈앞을 비비며 눈을 끔뻑였다.

지금 대체 뭐가 보인 거지? 꿈이라도 꾼 건가?

여전히 시선 한쪽에 자리 잡은 높다란 탑, 욕망의 탑이 이게 현실임을 일깨워주었다.



“긴급 속보입니다. 현재 정체불명의 거대한 탑이···.”



각종 뉴스 채널에서 속보가 흘러나왔다.

그때.



[당신은 선택되었습니다.]

[능력을 부여합니다. 탑을 오르고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서 권력과 부를 누리세요.]



몇몇 소수의 눈앞에 떠오른 글자와 더불어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세계 어디에서나 보이는 같은 모양새의 탑이라니.

대체 이게 무슨 현상이란 말인가, 더군다나 능력은 또 뭐고.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모두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탑에 입장한 이들이 사라지는 일이 연이었다.

국가가 통제하지 못하는 신비 현상에 사람들은 종말을 외쳐댔다.



“세상은 망했어!”

“이제 지구는 멸망할 거야!”



지구 멸망의 날이 찾아왔다, 세상은 종말을 맞이하고 신이 강림하리라 등등 온갖 사이비가 판을 쳤을 정도.

하지만 이러한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안에 땅이 엄청 많아요.”

“처음 보는 동식물들이 있어요.”

“여기 보세요. 황금, 황금을 잔뜩 얻어왔어요!”



탑에 들어갔다 돌아온 능력자들을 통해 접한 놀라운 소식.

처음엔 의심 가득했던 시선, 그러나 탑에 들어갔다 돌아오는 이들의 증언이 이어질수록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탑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잠들어있다!

꿈에만 그리던 초능력을 주고 각종 보석과 황금, 처음 보는 동식물이 가득한 세상.

능력이 있다면 세상을 얻으리라!

사람들은 탑에게 선택받은 능력자들을 트래져 헌터에서 유래한 헌터라 불렀고, 헌터들은 탑을 등반하며 수많은 가능성을 사냥해 왔다.

욕망의 탑에는 정말 세상 모든 것이 다 있었다.

아니 인류의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가득했다.

황금, 보석은 물론 마법과 무공이라는 새로운 지식, 기술의 새 지평을 열어줄 희귀금속들과 에너지 자원, 놀라운 효능을 지닌 동식물까지.



“인류의 역사는 욕망의 탑 등장 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제는 당연해져 버린 신세기의 시작이었다.

이후로 30년이 지났다.

세상은 급변했고 욕망의 탑은 황금의 탑이라 불리며 세계를 밝히는 시대.

허나 태양이 밝을수록 어둠 또한 짙은 법.



“아, 오른쪽 다리가 완전히 작살났어요. 박살이 났다 이 말입니다.”



자유인은 찬란한 세상 아래, 진득한 어둠에서 살아가는 인간이었다.

고아, 무직, 쪽방촌 거주, 각종 알바 전전.

단어의 나열만으로도 인생 난이도가 느껴지지 않는가.

쉽지 않았던 인생살이 어찌어찌 버텨왔건만.



“다리를 평생 못 쓰는 건가요?”

“평생 못 쓰는 건 아닙니다만 영구적인 장애를 안고 살아갈 겁니다. 목발은 당연하고 재활에 힘을 쓰더라도 평생 절름발이로 살아갈 겁니다.”

“아···.”



자유인의 입이 쩌억 벌어지며 고개가 아래로 툭 떨어졌다.

다리를 못 쓴다니.

그의 충격을 이해한 의사가 젊은 청년의 등을 두들겨주었다.

하루아침에 장애를 얻었으니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이제 몸 쓰는 일은 못 하는 건가요?”

“아무래도 힘들죠.”



그러나 자유인의 걱정은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



“돈 벌어야 하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삶, 당장 벌이가 떨어지면 쫄쫄 굶게 될 거다.

뿐만인가, 별다른 기술도 등 비빌 언덕도 없는 그에게 남은 거라곤 아직 젊은 몸뚱이뿐.

고된 일을 해야 그나마 여유가 생기는데 유일한 자산인 몸마저 망가져 버리면 대체 무슨 일을 해야 한단 말인가.

가만히 자유인을 내려다보던 의사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힐러에게 치유를 부탁하면 장애 없이 말끔하게 복구가 가능할 겁니다. 또는 상처 치료 물약을 구하던지요.”



자유인이 푹 꺾었던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래, 지금은 신세기.

현대 의학으로도 불가능한 기적을 이룰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어, 얼마인가요?”

“으음, 이 정도라면 얼추 3천? 좀 싼 분을 찾으면 2천까지는 가능할 텐데 후유증이 있을 수 있죠.”

“3천이요?”

“그나마 물약은 좀 싼데 이 정도면 하급 물약 한 네 개? 다섯은 먹어야 할 테고, 각각 2백에서 5백 사이니까. 2천 안으로 끊으려면 끊죠.”



자유인이 입을 떡 벌렸다.

3천이 뉘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자유인의 눈에 얽힌 감정을 읽었는지 의사가 어깨를 으쓱였다.



“영구 장애를 복구하는데 3천이면 싼 겁니다.”



따지고 보면 너무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었다.

평생 가지고 갈 장애를 고쳐주는데 고작 3천? 누구라도 내놓으리라.

하지만 자유인에겐 너무나도 커다란 돈이었다.

모아놓은 돈이라고는 다음 달 생활비와 쪽방 월세 정도가 전부였다.



“보험 없어요?”

“네, 들어놓은 보험이 없어서요. 먹고살 돈도 부족한 처지라.”



자유인의 대답에 의사가 혀를 끌끌 찼다.

하루아침에 몸이 망가져 버린 처지가 딱해 절로 나온 반응이었다.



“일하다가 다친 거면 산재 처리라도 해달라고 부탁해 봐요. 쉽지는 않겠지만.”

“조언 감사합니다···.”



의사의 자유인을 향한 동정은 딱 거기까지였다.

치료는 이미 다 했고 이후에는 환자가 알아서 해야지.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살기 쉬워졌다는 뜻은 아니다.

결국은 각자도생, 자기가 살 방법은 자지가 찾아야 하는 법.

그나마 괜찮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면 산재보험으로 어떻게든 장애라도 치료할 수 있겠지만.



‘쉽지 않지.’



현실을 아는 의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잠시 자신의 망가져 버린 다리를 멍하니 보던 자유인이 손을 쥐었다 폈다 하길 몇 번, 스마트 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저, 팀장님?”

“어, 자유인 너 다리 어떻게 됐대?”



그나마 평소 그를 불쌍하다며 챙겨주었던 팀장님.



“자르진 않았는데, 장애래요.”

“···못 고친데?”

“네···.”

“어휴 씨, 어쩌다 그딴 사고가 터져서.”



팀장의 안타까워하는 목소리에 자유인이 입술을 꾸욱 물었다.

사고는 던전 부산물 처리 현장에서 일어났다.

험하고 어려운 일이기에 사람들이 꺼리는 직업, 열악한 환경, 대충 끼워 맞춘 안전 수칙, 시간에 쫓기는 현장까지 사고 나기에 최적의 환경이었다.

가장 힘들고 위험한 일은 젊고 경험 적은 이들이 맡았기에 자유인의 몫이었고 결국 사고가 터졌다.

보통은 한번 사고가 터지면 크게 터지기에 목숨이라도 건진 게 다행이라고 해야겠지만 솔직히.



‘차라리 죽기라도 했으면.’



슬퍼해 줄 가족도 없는 자유인에게 죽음이 안식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저 팀장님.”

“어, 수술비는 걱정 마라 내가 어떻게든 반장한테 지랄을 해서라도-.”

“산재로 물약이나 치료 스킬 받는 거 안 될까요?”

“어?”



힘겹게 꺼낸 말에 어색한 침묵이 감돌길 잠깐.



“말은 해볼게.”

“네, 부탁드릴게요. 저 이대로는 못 살아요···.”



떨떠름한 답을 끝으로 통화가 끝났다.

답신은 금방 왔다.



“자유인 너 이 미친 새끼! 제정신이야? 뭐? 치료 스킬? 물약? 이 정신 빠진 새끼가-.”



반장에게서 걸려 온 전화, 단번에 걸쭉한 욕이 귓가로 뜨겁게 쏟아졌다.



“정식 병원에 데려가 주고 수술비 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지 이게 아주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할 놈이네 이거? 야! 너 제정신이야? 수술받았으면 됐지! 뭘 더 바라!”

“다리를 못 쓴대요. 그러니까 산재로 고치면 다시 일도 할 수 있고-.”

“네 몸 병신 된걸 네가 처리해야지 그걸 우리가 왜 감당하는데? 이거 미친놈 아냐!”



반장의 말에 순간 자유인의 말문이 막혔다.

누가 보면 자신이 부당한 요구라도 한 줄 알겠다.

안전 수칙 개판에 작업 급하게 하다가 난 인재이자 산재, 당연히 회사 책임이고 노동자로서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아닌가.

울컥, 순간 화가 솟아올랐지만 자유인이 나오려는 말을 침과 함께 꿀꺽 삼켰다.

항상 을로서 참아왔던 그의 버릇이었다.



“야, 너 말고 일할 새끼 많아! 병신 된 김에 내일부터 나오지 마. 그리고 보험? 그거 안 되어있으니까 바라지도 말고! 고작 일용직 알바 새끼가 바라는 건 많아가지고. 끊는다.”



뚜, 뚜, 뚜-.

냉정한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

자유인이 열기 오르는 눈가를 매만지며 입술을 꾹 물었다.

그놈의 알바, 이런 식으로 보호 못 받은 게 어디 한두 번이던가.

돈을 못 받은 적도 왕왕 있었고 노동부에 찔러보기도 했다.

간혹 정당한 값을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쉽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지.

어차피 하청에 하청에 하청, 제대로 된 업체가 아니니 문제 되면 꼬리 자르기하고 끝낼 거다.

하도 당해서 이젠 결말마저도 예상되었다.



“씨···발···.”



평생 억눌려 살아온 그의 인생처럼 입술 사이로 짓눌린 욕이 신음처럼 새어 나왔다.

터지기 직전의 압력밥솥처럼 꼭지가 팽글팽글 돌고 머리가 부풀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때.



[당신은 선택되었습니다.]

[욕망의 탑이 당신에게 능력을 부여합니다. 탑을 오르고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서 권력과 부를 누리세요.]



눈앞에 떠오른 글자.

흠칫 놀라길 잠깐.

능력이라는 단어에 심장이 터질 듯 뛰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 비루한 인생을 뒤바꾸어 줄 엄청난 능력을 각성하는 건 아닐까?

터지려는 심장을 억지로 부여잡을 때.

눈앞에 어지러운 글자가 가득 떠오르더니.



[능력 알바생(등급불명)을 각성했습니다!]



황당한 한 줄을 남기고 사그라들었다.

알바생? 지금껏 알바만 하고 살았다고 능력까지 알바생이냐?

막 욕을 뱉으려 할 때.



[차원 모든 알바가 모여있다, 절대자들의 알바지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절대자들의 알바지옥에 접속했습니다.]

[검귀 – 손님 맞이 알바. 보상: 검귀검감(S급)]

[천마 - 마당 쓸기 알바. 보상: 천마군림보(S급)]

[마룡 – 대행 알바 구해요. 보상: 헬파이어(SS급)]

[드워프 족장 – 퀵서비스 구합니다. 보상: 드워프제 무기(최소 S급)]

······.

[첫 접속 혜택으로 초보 알바생에게 알바 신청서 2개 및 추천 알고리즘 이용권 1개를 지급합니다.]

[현재 보유한 알바 신청서: 2개.]

[추천 알고리즘 이용권: 1개]



눈앞에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졌다.

정말 끝도 없이 이어진 알바 목록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도 한참이나 남을 정도.

스크롤을 내려보아도 끝나질 않았다.



‘이게 다 뭐야? 대체 뭘 해야 하지?’



알바가 너무나도 많아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자유인의 마음을 읽었는지.



[알바 추천 알고리즘 이용권을 사용합니다.]

[사용자의 수준에 맞는 알바 목록을 정리합니다.]

[현재 레벨 1, 신체 능력과 상황을 고려한 목록 정리 중.]

[정리 완료.]



상태창 메시지에 이어 계속해서 솟아나던 목록이 확 줄었다.

남은 건 단 하나.



[괴의 - 신약 생동성 시험 알바. 알바비: 1회 무료 치료권.]



두근, 자유인의 심장이 다시 한번 크게 뛰었다.

어쩌면 3천만 원 없이도 몸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해보자.’



이미 더 물러날 곳도 없는 인생, 못 먹어도 고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심정으로 알바를 선택.



[알바 신청서 1회를 사용하여 신약 생동성 시험 알바를 시작합니다.]



문구를 끝으로 눈앞 풍경이 일순간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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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험치 천배 +3 24.09.09 981 36 14쪽
2 생동성 시험 알바 +3 24.09.09 992 36 13쪽
» 알바가 미래다 +4 24.09.09 1,138 3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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