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팔아 부동산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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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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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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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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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돈이 되는 순간

DUMMY

지금 당신이 가난한 이유.


그건 당신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쓰레기는 주인을 만나면 반드시 돈이 된다.


돈 없다고 지랄 말고 버린 쓰레기부터 살펴보자.


쓰레기는 반드시 당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



마약.

음식 이름 앞에 마약을 집어넣는 순간.

반토막의 푸드 트럭 매출은 두 배로 늘어났다.


마약 시나몬 애플파이 맛 츄러스.

마약 치즈 맛 회오리 감자.

마약 영덕 꽃게 어묵꼬치.


반토막은 그렇게 마약(?)을 팔아서 건물을 되찾고 싶었다.

아니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허무하게 빼앗긴 건물을 되찾고 싶었다.


“김치환 이 쓰벌 놈. 우리 아내를 죽게만들고 우리 딸의 다리를 다치게 한 이 쓰벌 쉐키!”


반토막이 시퍼런 주방 칼을 꺼내들었다.

허공을 가르던 독기 품은 칼이 빈 도마에 푸칵 내리꽂혔다.


“김치환 네 뒤에 버티고 있는 놈들까지 싹 다 갈아 엎어주마. 두 번 다시 너같은 놈들에게 당하지 않는다.”


반토막은 마약 영덕 꽃게 어묵꼬치가 들어있는 어묵 탕에 대파를 썰어넣으며 이를 갈았다.

반토막의 눈에 대파 뿌리 쪽 하얀 부분이 김치환의 얼굴로 보였다.


“이 쓰벌 놈! 내가 너를 반드시!”


반토막이 이를 악물고 김치환의 목을 내리쳤다.

벌벌 떨던 김치환의 목이 툭 떨어져 나가야 하는데···.


“아저씨! 뭐 하세요? 마약 시나몬 애플파이 맛 츄러스 두 개 주세요!”


여학생이 의아한 표정으로 반토막을 바라보았다.


장사를 끝내고 반토막은 하루 매출을 정리했다.

재료값을 빼고 나면 67,500원이 남았다.


“에휴우. 이래서는 우리 딸 생활비도 보내지 못하겠네.”


반토막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김치환에게 빼앗긴 건물을 찾고, 가족을 해친 놈들에게 복수를 하고자 하는 욕망은 컸으나 현실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야간 택배 상하차를 다시 나가 돈을 더 벌어야 하나?”


그때 푸드 트럭 옆쪽에서 건장한 남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렇지. 그렇지. 바로 그거야. 빌린 돈 갚겠다는 그 자세 아주 좋아.”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엔젤 파이낸스 관리부장이었다.

관리부장은 꽃게 국물 속에서 어묵 하나를 꺼내서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으흠. 이거 진짜 맛있네. 꽃게 국물은 언제 먹어도 진짜 끝내준다니까.”


반토막은 본능적으로 몸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뒤에 서 있었는지 엔젤 파이낸스 수금사원이 씨익 웃으며 반토막의 목을 잡았다.


“왜? 오늘도 도망가시게?”


관리부장은 우걱우걱 씹던 어묵을 반토막의 얼굴에 뱉었다.


“남의 피같은 돈을 썼으면 갚아야지.”


관리부장이 다시 어묵을 꺼내 돼지처럼 먹어대기 시작했다.

수금사원이 반토막의 팔을 뒤로 꺾었다.


“흐아아! 하이고 잘못했습니다. 제발 으아아아!”


반토막은 그대로 적재함 바닥에 주저 앉았다.

수금사원이 작은 바구니에 담겨있던 동전까지 탈탈 털어갔다.


“저기 그거 내일 재료 사야 하는데···.”


반토막이 애절한 표정으로 수금사원을 바라보았다.

관리부장의 눈꼬리가 험악해졌다.


“남의 돈을 빌려갔으면 갚아야지.”


“지난달에 모두 갚았잖아요.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십니까?”


“어허씨이! 그건 원금이고··· 우리도 이자를 받아야 먹고살 거 아냐!”


관리부장은 푸드 트럭 위로 올라와, 펄펄 끓고 있는 어묵통을 뒤집어 엎어버렸다.

대파를 감싸고 있던 붉은 꽃게가 둥둥 떠내려갔다.

반토막이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꽃게를 집어들었다.


“허이고오! 우리 꽃게! 흐어어엉··· 우리 꽃게···.”


반토막은 끝내 꽃게를 부여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푸드 트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우리 사장님이 오늘 네 면상 좀 보자고 하신다.”


“흐어어엉! 제발 부탁입니다. 이제 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람 목숨 살린다 생각하시고···.”


반토막은 땅바닥으로 내려와 부장 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

사람들이 흘깃거리며 바라보고 지나갔다.


“어허씨이 진짜. 누가 보면 우릴 양아치로 알겠네. 어이 반씨! 여기서 이러지 말고 빨리 일어나!”


“부장님. 제발 살려주십쇼. 저는 진짜 아무것도 없습니다.”


“야! 남들 본다. 일어나라고!”


부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반토막은 부장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울부짖었다.


“전 진짜 아무것도 없어요.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쇼. 제발.”


반토막은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울부짖었다.

관리부장이 바지춤을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다.


“야! 이 쓰벌아! 이거 바지 내려가잖아. 이것 쫌 놓고 말해.”


하지만 반토막은 죽기 살기로 부장에게 매달리며 바짓가랑이를 더 세게 잡아당겼다.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 법이었다.

관리부장의 뚱뚱한 허리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던 벨트가 툭 풀려버렸다.

아! 그 누구도 보고 싶지 않은.

관리부장의 하체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관리부장의 붉은 팬티는.

참으로 민망하게.

퇴근길 시민들의 시야로 파고 들어가.

모두의 저녁 시간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었다.

반토막은 떡이 되도록 맞은 후에 사채업자들의 검은 승용차로 끌려갔다.



*****



엔젤 파이낸스 금융자료분석실.

엔젤 파이낸스 사장 김치환은 시퍼런 칼끝으로 손톱을 손질하고 있었다.


“반사장! 우리가 더 뭘 해야 하나? 당신에게··· 땅 사주고 공장 터 마련해 주고 회사까지 차려줬으면···. 아무리 미련한 쉐키라도 은혜를 갚아야 할 거 아냐?”


“난 본 적도 없는 땅을 언제 사줬다고 그러십니까?”


“어허 명백한 자기 땅을 두고도 저러네. 오늘 여기 도장 찍지 않으면··· 한국대 자원재생학과 2학년 반지영. 네가 목숨보다 더 아끼는 딸. 쥐도 새도 모르게 팔아넘긴다.”


딸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반토막이 울음을 멈추고 김치환을 노려보았다.

반토막의 갑작스런 표정변화에 김치환이 살짝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어렵쇼? 반사장 뭐 잘 못 먹었어?”


반토막이 피가 섞인 침을 뱉으며 김치환을 죽일 듯이 쏘아 보았다.


“쓰벌! 마음대로 해. 우리 딸은 벌써 그리스로 건너간 지 오래다.”


“그리스? 너 진짜로···, 딸 유학 보냈어?”


“그래 쓰벌 놈들아! 그러니 맘대로 해! 배 째라고 쓰벌 놈들아!”


반토막은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낄낄거리며 웃었다.

관리부장이 반토막의 등짝을 찍어눌렀다.

반토막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버둥거리다가 아주 싱겁게 기절을 해버렸다.

관리부장이 멍한 표정으로 김치환을 바라보았다.


“형님! 이 쉐키 완전히 뻗었는데요.”


김치환은 잠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차라리 잘 됐다. 서류 가져와서 지장 찍어. 인감서류는 다 준비해놨지?”


“예. 서류는 뭐 철저하게 준비해놨습니다.”


“태종 광역수사대와 남강유역환경청에서 동시에 냄새를 맡은 모양이야. 빨리 튀지 않으면 큰일나게 생겼다.”


김치환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반토막을 내려다보았다.



*****



반토막은 으스스한 한기에 눈을 떴다.

목구멍이 찢어지는 듯한 갈증이 밀려왔다.

깨진 유리창 사이로 희미한 빛이 흘러들었다.


“허거으 씨이···. 여 여긴 흐어어 씨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반토막은 이를 악물고 유리창 아래로 기어갔다.

차디찬 빗물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반토막은.

개처럼.

바닥의 물을 핥았다.


“흐아··· 흐으아아···.”



번개가 치고 곧이어 요란하게 천둥소리가 울려퍼졌다.

반토막이 간신히 창고의 출입문을 밀었다.

문이 벌컥 열렸다.

창고 앞마당에 왕릉같은 검은 무덤이 거대하게 늘어서 있었다.


“허으으 쓰벌··· 이··· 이건 또 뭐야?”


반토막은 시커먼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거대한 산을 바라보며 털썩 주저앉았다.



*****



‘갑하산 산업쓰레기 불법투기사건’은 언론보도가 터져 나오자마자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태종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기자들 앞에서 사건 개요를 설명했다.


....................


<갑하산 갑하로314 폐공장 산업쓰레기 불법투기사건>


- 사건개요: 주식회사 천사 환경(대표 반토막)은 20**년 11월~ 20**년 4월까지 산업폐기물 184만톤 불법 야적


- 삼정석유화학과 현매석유화학 정유과정에서 발생한 슬러지는 아스팔트 재료로도 사용할 수 없는 독성 발암물질 가능성


- 천사환경은 정유회사와 5년 장기계약을 맺고 특수산업폐기물로 분류된 위 물질을 아무런 예방조치도 없이 3년간 무단 방치


- 해외 폭력조직과 연계된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으로 300만 시민의 상수원을 오염시킨 대국민 범죄

....................



광역수사대의 대대적인 조사가 시작되었다.

김치환은 변호사까지 대동하여 자신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큰소리쳤다.


“우리 회사에서 갑하산 야적장에 지입 차량을 보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합법적인 운송비를 받고 옮겨준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수사관은 직감적으로 ‘이 쉐키가 범인이다’라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물적 증거는 모두 반토막이 범인이라 지목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김치환 씨는 거기에 야적된 물건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모든 건 저기 반토막 씨가 저지른 일이다?”


“예. 맞습니다. 이건 저 반토막 사장이 우리 회사로 입금한 운송비 내역입니다. 그리고 이 폐공장 주변 토지대장을 보시면···. 잡종지, 공장지, 임야까지 전부 다 소유주가 반토막으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김치환은 변호사가 준비한 서류를 내보이며 모든 범죄를 반토막에게 덮어씌우고 있었다.

김치환의 말을 듣고 있던 수사관이,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반토막을 바라보았다.

반토막은 갑하산 폐공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후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삶의 의욕을 잃은 모습이었다.


수사관은 물증과 심증 사이에서 한동안 고민을 했으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반토막은 수사관이 묻는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반토막 자신만 모르는 듯했다.

수사관이 마지막 조서를 완료하기 전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반토막 씨. 이게 정말 마지막입니다. 나중에 진술을 번복하면 불리해집니다. 제발 여기 조서 내용을 제대로 읽고 지장 찍으세요.”


그러자 멍한 표정으로 조사실 천장을 바라보던 반토막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배째이··· 쓰벌···.”


반토막은 관리부장에게 집중적인 구타를 당할 때 머리를 다친 것이 분명했다.



*****



재판이 진행되었다.

갑하로314 폐공장과 그 주변 일대의 모든 땅은 반토막의 소유임이 밝혀졌다.

반토막이 정유회사와 맺은 계약서도 모두 사실이었다.

1심 재판장은 두괄식으로 아주 간단하게 판결했다.


- 모든 증거와 증인들의 진술로 보아, 피고 반토막이 ‘갑하로314 폐공장 산업쓰레기 불법투기사건’의 주범이 확실하다.-


그렇게 반토막의 유죄가 확정되었다.

방청석에서 이 판결을 지켜보던 김치환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반토막의 재산으로 밝혀진 모든 부동산을 압류한다는 판결까지 내려졌으나 김치환은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그동안 정유회사에서 받은 돈은 12억이 넘었다.

모든 자금은 반토막을 통해 깨끗이 세탁되어 있었다.


“갑하산 골짜기에 박힌 그런 오염된 땅··· 그냥 줘도 안 갖는다. 큭큭큭! 반토막 저 병신 쉐키··· 큭큭큭!”


김치환은 자신의 완벽한 장기 프로젝트 리얼 사기극에 만족해서 신나게 웃어댔다.



*****



그로부터 정확히 78일 후.

김치환은 심장발작 증세로 구급차에 실려갔다.

김치환은 응급실에 들어가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그게 산업폐기물이 아니라··· 고순도 에코그린 리얼 정화물질이라니··· . 아냐. 그럴 리가··· 절대 그럴 리가 없어.”


김치환이 심장에 특수금속을 심는 시간.

반토막은 특수폐기물을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으허어어! 쓰벌 신이시여! 정말 고마워요! 흐어어 쓰벌··· 신이시여!”


작가의말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당신에게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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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팔아 부동산 재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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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갑하산 골짜기 벽돌공장 개싸움 1 24.09.15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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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까치가 쓰레기 재벌을 만났을 때 24.09.12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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