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팔아 부동산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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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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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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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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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장관이 눈먼돈을 밝힘

DUMMY

관리부장의 말을 듣고 있던 여직원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저 까치와 고양이가 설립자고 대주주라구요? 에헤이··· 그게 말이 돼요?”


“말이 안 될 게 뭐 있어? 우리 회사 로고에도 들어가 있잖아.”


“진짜요? 가만있자··· 그러고 보니 우리 회사 로고가 좀 특이하네요.”


여직원이 회사 로고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관리부장이 코를 벌름거리며 로고 문양을 가리켰다.


“그래. 여기 잘 보라구. '갑하 에코그린'을 잘 보면, '갑'자에서 ‘ㄱ’자가 저 까치 님을 형상화 해서 이렇게 새날개 모양로 한 거야.”


“예에? 아니 그럼 여기 '갑하'의 ‘하’자에서 'ㅎ’은, 저 고양이 얼굴에서 따온 건가요?”


“그래 그렇지. 저분들이 우리 회사 실세라고 할 수 있지.”


여직원은 멍한 표정으로 관리부장을 바라보았다.



*****



환경부장관 일행이 검은색 관용차를 타고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자원재생국장이 장관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장관님! 오늘 어떻게 보셨습니까?”


“뭘?”


“지금 저기 반토막 사장··· 어떻게 보셨는지요?”


“소문에 듣던 대로, 기존의 우리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사람이 맞네. 도저히 견적이 안 나와.”


장관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리고···, 내가 이번 취임식에 참여한다는 거 사전 조율이 안 됐었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갑하 쪽에서 장관님 참석을 큰 영광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광? 나한테는 형식적으로 목인사만 까딱하던데, 그게 영광스런 사람의 표정이야”


장관의 표정이 굳어지자 국장은 바짝 긴장한 눈빛을 보였다.

장관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다는 듯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허어 참. 그 인간 확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정말 신선하네.”


“예? 신선하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장관이 되고나서 이런 대우는 처음 받아봐. 나는 신경도 안 쓰고 고양이와 까치에게 계속해서 뭘 먹이고 있던데···. 하아! 살인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신선함이 있었어.”


장관의 입에서 나오는 ‘살인의 욕구’라는 말에 국장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장관은 손가락 마디를 우두둑 꺾으며 날카롭게 눈을 치켜떴다.


“생각할수록 괘씸한 놈이네. 더 크기 전에 싹을 잘라야지 안 되겠어.”


장관은 자동차 창문을 내리고 갑하 에코 그린빌딩을 노려보았다.

국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장관님께서 다음 국회의원에 출마하시려면 지역구 관리가 필요하시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무엇보다 자금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서··· 반토막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장관이 창문의 유리를 올리며 국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반토막 회사 자금 흐름은 확인해 봤어?”


“예. 넘겨주신 자료 세세하게 조사했습니다. 신생 중소기업으로서는 꽤 실속있습니다. 월매출이 60억대라고 합니다.”


“그래? 내가 넘겨준 첩보가 사실이었나 보네. 눈먼돈이라 쉽게 먹을 줄 알았는데, 조금 부담스럽네.”


“그건 표면적인 거고 실제로는 더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장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갑하 빌딩을 다시 울려다 보았다.

국장이 서류를 뒤적거리며 장관 옆으로 바짝 붙어 앉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매출 성장 속도인데···. 이 성장추세라면 올해 1,000억 대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 너무 그렇게 갑자기 성장해버리면 우리 통제권을 벗어나는 거 아닌가?”


“인허가취소 권한과 사업연장등록 권한을 우리가 모두 갖고 있어서, 적당한 때 특별감사로 통제 가능합니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국장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앞자리의 운전기사 눈치를 살폈다.

눈치를 챈 운전기사가 음악소리를 높였다.

국장이 장관 옆으로 바짝 붙어서 낮게 속삭였다.


“천사 그룹에서··· 반토막의 사업권 일체를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건 다른 정무 라인을 통해서 나도 첩보를 받은 게 있어.”


장관의 말에 국장이 뭔가 불만이 가득한 눈빛을 보였다.

경쟁에서 밀려날 수 없다는 욕망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천사 그룹 그 사람들···. 불과 얼마 전에 대국민 사과를 해놓고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것 같습니다.”


국장의 말을 듣고 있던 장관이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아 참. 그러니 자네는 아직 멀었다는 거야.”


장관이 국장을 바라보았다.

국장은 큰 눈을 껌벅거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장관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기지개를 켰다.


“이 사람아! 기업이나 정치권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다는 건···, 다음 계획이 이미 세워졌다는 신호탄이야.”


“다음 계획이요?”


“그래. 천사 그룹에서는 엔젤 파이낸스 기업 이미지가 안 좋아서 고심하고 있었지. 그러던 차에 도끼 만행 사건이 터지니까, 판을 새로 짜기 위해 미래전략실이 움직인 거고···.”


“장관님께서는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천사 그룹이 에코 그린 벽돌 사업진출과 관련해서···, 경제 부총리님은 물론이고, 비서실 비서진에게까지 손을 쓰기 시작한 모양이야.”


국장은 비서실 이야기가 나오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



병실 유리창에 빗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김치환은 은행나무에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아득한 표정을 지었다.


“하아 참···. 내 인생이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으하아 참 나.”


김치환은 나름대로 참 착실한 인생을 살았다.

10대에는 학교 일진으로 살면서 몸이 약한 아이들의 돈을 평화롭게 나눠 쓰며 살았다.

20대에는 돈만 주면 뭐라도 하는 양아치 '개작두'로 성실하게 살았다.

그리고 30대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채업자로 건실하게 살았다.


사회적 약자들의 돈을 악착같이 뜯어내며,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의 장기도 밀매하면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깨끗한 삶이었노라 자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반토막과 얽히기 시작하면서, 그 어느 것도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으흐으으! 쓰벌 진짜! 반토막 이 개애 쉐키! 으허어 으으!”


그때 김치환의 바로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김치환이 깜짝 놀라 뒤돌아섰다.

어느새 들어왔는지 천사 그룹 미래전략 총괄 사장이 문 앞에 조용히 서 있었다.


“그 한숨 소리에 병원 무너지겠네. 왜 그렇게 독기가 올라 있어?”


“아니··· 사장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조금 전에 사장단 회의가 끝났어. 전화를 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직접 만나야겠다 싶어서 왔지.”


“그래도 이 새벽에 여기까지···.”


김치환은 어찌할 바를 몰라서 허둥거리면서 침상에서 내려왔다.

총괄 사장이 침상 옆의 간이 의자에 앉았다.


“지금 누가 듣고 있는 사람은 없겠지?”


총괄 사장은 천사 그룹 긴급 회의에서 결정된 일을 조심스럽게 들려주었다.

병실 창문에는 거센 빗방울이 몰아쳤고, 김치환의 낯짝에는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 일부 사장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이건 부회장님의 강력한 의지로 관철된 거야.”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김치환이 병실 바닥에 무릎을 끓고 엎드려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총괄 사장이 흐뭇한 표정으로 김치환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지금은 비록 시의원 자리이기는 하지만, 자네 하기에 따라서 다음 선거에 국회의원 공천받지 말라는 법이 있겠나?”


“감사합니다. 뼈가 가루가 되도록 골분새신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골분새신? 분골쇄신 아닌가? 아무리 행동대장을 하기 위해 태종시 의회로 들어가는 거라지만···. 그래도 자네 공부 좀 많이 해야겠어.”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김치환은 병실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큰소리로 대답했다.

총괄 사장이 깜짝 놀라 일어나서 주변 동향을 살폈다.


“허어 참. 조심하라니까···. 이건 우리 그룹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진행하는 거야. 절대 보안유지를 해야 하네.”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김치환은 감격에 겨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울먹이며 대답했다.


총괄 사장이 병실로 직접 찾아온 것은 철저한 보안유지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날 당직 근무자가 회복실 간호사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야간 병실을 돌아보던 간호사가, 병실 앞에서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



같은 시간.

국장은 장관 관사 별실에서 술을 마시며 씩씩거렸다.


“장관님! 저에게는 한마디 말씀도 없이, 에코 그린 벽돌을 천사 그룹에 넘길 팀을 구성한다는 것이 진짜입니까?”


국장은 순간적으로 자기 직분도 생각하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관이 '이게 돌았나?'라는 눈빛을 사정없이 날렸다


“이봐. 자네 벌써 취했어?”


“장관님. 저는 장관님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잔소리 말고! 내 말 똑바로 들어!”


장관은 술잔을 바닥에 내팽개치며 국장을 매섭게 노려 보았다.


“신규 인허가와 관련된 사업규모가 천억 대가 넘어가면, 민간이건 공공이건 가릴 것 없이···. 그건 정권 차원의 문제로 넘어가는 거야. 특히 신기술이 결합된 첨단 사업이라면 더욱 더···.”


‘정권 차원의 문제’라는 말에, 국장이 깜짝 놀라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자신의 실수가 무엇인지 비로소 눈치를 채고 있었다.

장관이 빙긋이 웃으며 국장의 어깨를 툭쳤다.


“신규사업이라 경쟁자도 없고, 돈은 쏟아져 들어오고, 관련 법규는 아직 미비해. 이 시기가 회색 정치자금을 만들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할 수 있지.”


“회색 정치자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합법은 아냐. 그렇다고 불법도 아냐. 관련 법규가 없으니 처벌도 못해. 이렇게 눈먼돈은 먼저 먹는 놈이 임자 아니겠나?”


“눈먼돈이라고 하셨습니까? 하지만··· 지금 갑하산업이 특허권까지 갖고 있으니, 그건 어디까지나 반토막 사장이···.”


“이런 답답한 친구를 보았나? 신기술 특허사업은, 특히 환경분야 신사업은 환경오염물질 검사 명목으로, 인허가 후에도 언제든지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걸 몰라서 그러나?”


“예? 아아 예에. 그렇기는 합니다만···.”


“모든 생산 라인을 일시에 멈출 수 있는··· 긴급 업무정지 권한이 우리에게 있어. 자네 말 대로 인허가취소와 사업연장등록 권한도 우리가 갖고 있지. 생산을 하지 못하고 사업연장도 하지 못하면···, 에코 그린 벽돌이 그래도 반토막 것이라 할 수 있나?


장관의 말에 국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관이 잠시 뜸을 들였다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근본도 없는 쓰레기 신생기업 하나 죽이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던가?”


장관이 다리를 쫘악 벌리며 기지개를 켰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놈이 인사를 할 줄도 모르더라구. 어허? 그런데 이게 웬 떡이야? 정권의 말이라면 변호사비도 대납해주던 대기업이··· 그 사업에 노골적으로 욕심을 부리네. 그럼 자네라면 어떻게 하겠어?”


장관이 왼쪽 눈을 찡끗했다.


“근본없는 들개보다는, 말 잘듣는 똥개에게 먹이를 던져줘야 하지 않겠나?”


국장은 넋이 나간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여유있게 미소를 짓고있던 장관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반토막 그 인간을 직접 만나보고 나니···, 그냥 두면 절대 안 되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어.”


장관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창가로 다가섰다.

새벽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졌다.


“세상 물정 모르는 쉐키! 마침··· 천사 그룹이 움직여주고 있으니, 절대 권력과 막대한 자본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곧 뼈저리게 느끼게 될 거야.”


거센 빗줄기가 사정없이 창문을 후려치고 있었다.



*****



차가운 빗줄기가 창문을 타고 흘러내렸다.

반토막은 서늘한 기운에 눈을 떴다.

까치가 창가를 서성거리다가 반토막을 바라보았다.


-너 지금 이 상황에서 잠이 오냐?


“뭐라구? 아니 지금 몇신데 새벽부터 지랄이야? ”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는 거센 빗줄기를 바라보며, 까치가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


-배고프다! 랍스터 좀 까봐라!


“이런 새 쉐키가 진짜!”


반토막이 까치를 향해 베개를 집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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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갑하산 골짜기 벽돌공장 개싸움 1 24.09.15 24 0 12쪽
4 낙타가시풀과 회오리 감자의 비밀 24.09.14 27 1 12쪽
3 사기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24.09.13 30 0 12쪽
2 까치가 쓰레기 재벌을 만났을 때 24.09.12 37 0 12쪽
1 쓰레기가 돈이 되는 순간 24.09.11 7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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