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네크로맨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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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s
작품등록일 :
2024.09.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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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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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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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는 거라고?

DUMMY

[지구#5462에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홀로그램창이 눈앞으로 떠오르자마자 삽시간에 주변이 고요해진다.

주변을 돌아보니, 정면을 바라보며 두 눈을 끔뻑거리거나 눈을 비비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홀로그램창이라는 비현실적인 상황.

지금 그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보는 일이기에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뭐, 뭐야, 씨벌.”

“새로운 시스템?”

“아저씨도 이거 보여요?”

“학생도?”


온통 홀로그램창에 대한 이야기로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른 건 바로 그때였다.


[지구#5462에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 완료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임시 인벤토리를 개방할 수 있습니다.]

[3분 뒤 ‘튜토리얼’이 시작됩니다.]

[남은시간 : 00:02:59]


“대체 이게 뭔 일이래? 새로운 시스템?”

“튜토리얼이라니?”

“무슨 게임이라도 하는 건가?”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의 등장에 주변이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정작 그 혼란스러움을 더 악화시키는 말은 따로 있었다.

인벤토리라는 말을 입에 담은 이들이 바로 그것이었다.


“임시 인벤토리는 뭐······ 엇? 이, 이게 대체 뭐야?!”


그것을 시작으로 인벤토리라는 말들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인벤토리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입에 담은 이들의 손에는, 머지않아 ‘무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이들.

나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엔 그랬었지.’


나 역시도 회귀 전에는 지금 저들과 똑같은 반응이었다. 새삼 회귀를 했다는 게 실감이 났다. 이렇게 지금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은 걸 보니.

피식 웃은 나는 마음속으로 인벤토리를 떠올렸다.

그러자 눈앞으로 사각형 모양의 인벤토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10×10크기의 작은 사각형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그 안은 다양한 무기로 채워져 있었다.

한손검부터 시작해서 도끼, 해머, 채찍, 화살 등등, 총 100가지의 무기가.


‘어디보자······.’


직후 그것들을 빠르게 훑어나갔다.


‘여기 있네.’


머지않아 원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툭.

손으로 그것을 건들자마자.


스륵.

양 손에 무엇인가가 들려진다.

조금 전 내가 고른 무기가 현실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애초에 인벤토리가 이런 방식이었다.

물론 지금은 임시 인벤토리에 불과하지만.


지금 내 양 손에 들린 무기는 나이프였다. 정확하게는 ‘카람빗’이라는 무기다.

손잡이 뒷부분이 원형으로 뚫려 있어 그곳에 새끼손가락이나 검지를 걸어서 역수로 사용하는 무기.

영화 아저씨에서 상대 악역이 사용했던 무기가 바로 이것이다.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 아이템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고철 카람빗.]

설명 : 뉴비들이 사용하기 적당한 무기 중 하나.

단, 시간제한이 걸려있는 아이템입니다.(남은 시간 : 00:01:59)


별다른 설명도 없을 정도로 그 가치가 너무나도 낮은 무기.

애초에 그럴 수밖에 없는 무기였다.


‘튜토리얼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니까.’


설명에 적힌 시간제한은, 저 시간이 끝나면 아이템이 저절로 사라진다는 거다.


휘릭.

검지에 카람빗을 껴서 고정한 뒤 나는 그것을 역수로 쥐었다.

그러자 마음이 차분해진다.

전용 무기를 착용하자 마음이 놓이는 것이다.

암살자 클래스였기에 나는 이런 종류의 무기를 선호했다.


“후우.”


그러면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아, 아저씨 조심 좀 해요! 그러다 찌르겠어요! 뭔 그렇게 큰 검을 뽑아가지고는.”

“어이. 이쪽으로 무기 돌리지 마! 돌리지 말라고 씨발!”


주변은 조금 전보다 훨씬 더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손에 무기를 쥐고 있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를 노려보며 긴장하고 있다.

쯧쯧. 나는 그런 그들을 보며 혀를 찼다.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차분히 시간이 가길 기다렸다.


‘이제 시작이네.’


[남은 시간 : 00:00:10]


어느새 튜토리얼이 시작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10초.

혼란스러웠던 주변도 급격히 조용해졌다.

그들도 예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현상이, 그저 단순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5, 4, 3······


그렇게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남은 시간이 0에 도달한 순간.


[튜토리얼이 시작됩니다.]

[‘렛맨’이 등장합니다.]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모두의 눈앞에 떠오름과 동시에.


우웅우우웅······!


곳곳에 새하얀 빛무리가 나타나 뭉쳐지기 시작했다.

반딧불처럼 작은 빛무리가 급격히 몸집을 불려나간다.

성인 크기로 변한 건 그야 말로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변한 빛무리는 이내 어떠한 형태를 만들어냈고.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2m정도 크기에 쥐머리를 하고 있는 인간형 몬스터.

마침내 렛맨이 등장한 것이다.


그르륵!


“이 씨, 씨벌 저게 뭐여······!”

“으아······ 으아아!!”

“도망쳐!”


렛맨의 등장으로 상황은 그야 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가장 먼저 반응을 한 건 일대에 있는 경찰들이었다.


타앙!

공포탄이 쏘아지는 것과 동시에 실탄이 렛맨에게 쏘아졌다.

하지만 그건 의미 없는 일이다.


‘안 통하니까.’


몬스터에게는 인간이 가진 어떤 무력도 통하지 않는다. 총은 물론이고 대포나 화약으로도 어떤 피해도 줄 수 없다.

몬스터에게는 오로지 시스템으로 얻은 아이템만이 통할 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툭, 툭, 툭.

렛맨에게 쏘아진 총알은 몸에 생채기조차 내지 못한 채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직후.

툭, 데구르르.

렛맨 근처에 있던 남성 하나의 머리가 땅을 굴렀다.


촤아악!

그와 동시에 피분수가 주변으로 뿜어졌다.


“으아악!!”


혼비백산하며 사람들이 흩어졌다.

그제야 위기의 상황임을 깨달은 것이다.

죽음이 임박해왔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런 놈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현재 유성이 가진 스킬은 ‘감각개방’과 ‘그림자발걸음’이다.

애초에 유성은 회귀를 했을 때 스킬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걸 상정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스킬없이 렛맨을 상대하려고 했다는 거다.

스킬이 없어도 렛맨을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스킬이 있다?

그것은 유성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이 두 가지 스킬은 마나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다.

상시 적용이 가능한 패시브 스킬이기 때문이다.

감각개방으로 인해 유성은 보다 넓은 시야를 보는 게 가능했다.

또한 그림자발걸음으로 자신의 기척을 숨기는 게 가능해졌다.


탁-

땅을 박차며 순식간에 유성이 렛맨과의 거리를 좁혔다.

그런 유성을 보며 렛맨이 손을 뻗었다.

유성은 순간적으로 몸을 낮추며 렛맨의 공격을 피해내는 것과 동시에 하체를 파고들었다.

그런 뒤.


촤악!

렛맨의 양쪽 아킬레스건을 끊었다.

쿵-소리를 내며 렛맨이 바닥에 쓰러졌다.

유성은 그런 렛맨을 뒤로 한 채 미련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스가악, 촤악!

유성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렛맨에게서 피가 튀었다.

그리고 렛맨은 어김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와······ 저거 뭐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유성의 모습을 보고 감탄을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게, 유성이 너무나 쉽게 렛맨을 처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상황이 급변했다.


“뭐야? 의외로 할 만 한가 본데?”

“우리도 나가서 싸우자고!”


삼삼오오 모여 렛맨과 싸우기 시작하는 이들이 생겨난 거다.

렛맨은 사방에서 그들을 옭아매고 있었다.

그 숫자가 엄청나게 많았고, 그들은 현재 렛맨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유성이 싸우는 것을 보고 싸움에 나선 것이다.


물론 그러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중앙에 모여 아무 것도 안하고 벌벌 떨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시선은 모두 유성에게 가 있었다.

그들 중 하나가 의문을 표했다.


“근데 왜······ 깔끔하게 처리를 하지 않는 거지?”

“그러게. 확실하게 안 죽이고 대체 왜······.”


유성의 전투방식에 대한 의문이었다.

유성은 그저 렛맨을 ‘베고’ 지나갈 뿐이었다.

렛맨은 바닥에 쓰러져 상처가 난 부분을 움켜잡고 버둥대고 있었다.

아직 죽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의문을 갖는 거였다.

그러나 그런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 죽었네?”


그제야 그들은 볼 수 있었다.

땅바닥에 버둥대고 있던 렛맨들의 끝이 결국 죽음이었다는 것을.

쓰러진 렛맨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전부 움직임을 멈췄다.

모두가 죽은 것이다.


유성은 애초에 효율적인 전투를 추구하고 있었다.

최소한의 힘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수의 렛맨을 처치하기 위해서 말이다.

렛맨은 사람과 가장 유사한 몬스터다. 아니, 사람과 똑같다고 봐도 됐다.

그래서 유성은 렛맨의 급소만 베고 지나간 것이다.

과다출혈로 죽음을 맞이하게끔 말이다.


“와······ 근데 진짜 미쳤긴 하다. 어떻게 저렇게 공격을 전부 피할 수 있는 거지?”


유성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유성이 들고 있는 무기는 나이프.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렛맨에게 파고들어야했다.

쉽게 말해 초근접 전투를 해야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성은 렛맨의 공격을 너무나도 손쉽게 피해냈다.

마치 렛맨의 공격이 유성을 피해가는 거라고 여겨질 정도로 말이다.

유성이 렛맨을 상대하는 건 말 그대로 학살이었다.

그러던 중.

유성이 급히 뒤로 물러나며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이쪽, 이쪽으로 오세요!”

“다들 자리 좀 내주세요.”


사람들이 유성을 피해 자리를 내어줬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현재 유성은 그들에겐 목숨줄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러더니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런 유성의 호흡은 무척이나 거칠었다. 온 몸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확실히 무리가 가긴하네.’


현재 유성은 각성 상태가 아닌 일반인이다.

일반인의 체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대한 체력을 아껴가면서 싸운 건데도······ 여기까지네.’


유성은 쉬면서 체력을 회복했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렛맨을 상대로 사람들이 어느 정도 버텨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 물 좀 드세요.”

“괜찮으세요?”


유성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유성은 물을 받아들고는 벌컥벌컥 들이켰다.


“굉장하세요.”

“대체 어떻게 한 거에요?”


주변 사람들은 유성을 띄워주기 바빴다.

하지만 유성의 반응은 무척이나 냉소적이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여기 모여 있는 이들은 아무 것도 안하고 그저 구경만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으니까.

그때 유성에게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죽고 싶지 않으면 니들도 나가서 싸워.”

“네?”

“그게 무슨······”

“잘 봐.”


그렇게 말한 유성이 손가락으로 전방을 가리켰다.


“이곳에서 살아나가려면 니들도 싸워야 된다는 거다. 왜? 내가 죽인 몬스터만큼, 몬스터가 다시 생성되고 있거든.”


사람들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흰색 빛무리들이 곳곳에서 생성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니들도 나가서 싸워라. 싸우지 않으면 모두가 죽으니까.”


사람들의 표정이 절로 심각해졌다.

사실 굳이 이곳에 있는 이들에게 싸우라고 강요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죽을 이들은 죽고 살 사람은 살 테니까.

하지만 그가 그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유성이 선발각성자가 되지 못했던 이유.

그리고 오늘 튜토리얼이 각성자의 날인 이유.

오늘 렛맨을 한 마리라도 죽인 이들은 각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이후로 각성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운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늘만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유성은 그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각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말이다.

유성이 주변을 보며 으르렁거렸다.


“여기 있지 말고 뒤지기 싫으면······ 니들도 나가서 싸우라고.”


***

유성은 싸우고 쉬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유성의 앞으로 새로운 홀로그램창이 등장했다.


[튜토리얼이 종료됩니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있던 렛맨들과 렛맨의 시체가 빛이 되어 사라졌다.

마치 조금 전 있었던 일이 모두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영광스러운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유성은 눈앞에 떠오른 홀로그램창을 보곤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게.


[유성님에게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까닭에서였다.

이는 회귀 전에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경우였다.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는 거였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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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달라진 상황 +1 24.09.17 285 7 12쪽
4 최초의 게이트 +1 24.09.16 300 9 12쪽
3 듀얼 클래스의 시작 +2 24.09.14 340 13 12쪽
»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는 거라고? +1 24.09.13 317 12 13쪽
1 회귀의 기회 24.09.12 363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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