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네크로맨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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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s
작품등록일 :
2024.09.12 18:47
최근연재일 :
2024.09.1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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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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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의 기회

DUMMY

“야. 시발, 저건 안 된다.”

“그래. 저건 못 이겨.”

“튀자.”

“······”


호다다닥!

말과 동시에 이미 네 사람은 몸을 날리고 있었다.

넷이 도착한 곳은 반파된 어느 빌딩 위였다.


“벌써 몇 번째 이 지랄이냐.”


뒷머리를 질끈 묶은 포니테일의 여자가 바닥에 침을 퉤-뱉었다.


“아니 근데 저건 진짜 죽이라고 만들어 놓은 거 맞아?”

“그나마 하나라서 이렇게 묶어두기라도 할 수 있는 거지. 몇 마리만 더 늘어나도······ 그땐 그냥 세계 멸망이겠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도 멸망이긴 해.”

“하긴. 곧 있으면 또 다른 스테이지도 열릴 텐데.”


그때 여자가 난간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콰앙!

교통사고가 난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난간이 스티로폼 부서지듯 박살이 났다.


“성좌라는 새끼들만 제 역할을 했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오진 않았어!”


그 말에 두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성좌가 힘을 잃는 바람에 그와 관련된 이들 역시도 모두가 똑같이 힘을 잃어버렸으니까.

성좌와 악신과의 힘의 균형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냐. 그게 다 우리가 부족해서 그런건데.”

“그래, 신주아. 열 올리지 말고 와서 앉아. 따지고 보면 우리가 그렇게 만든 거나 마찬가지잖아?”


직후 성좌들에 대한 원망을 멈추고 자신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두 사람.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신주아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정신이 나가셨나?”


동시에 신주아의 이마에 핏대가 붉어졌다.


“부우족? 채애액임?”


신주아의 얼굴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지랄들을 하고 있다, 진짜! 그게 우리 왜 탓인데? 처음부터 지들이 악신과의 관계를 솔직하게 우리한테 털어놨었어야지!”


두 사람은 그녀의 말을 곧바로 받아치려했다.

금제가 걸려있어서 성좌들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

하지만 두 사람은 그 말을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애초에 신주아 역시도 알고 있는 사실인데다, 그녀가 먼저 선수를 쳤기 때문이다.


“닥쳐.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으니까.”

“······”

“······”


두 남자를 벙어리로 만든 신주아의 시선이 그들에게서 이동했다.

반대쪽 벽에 기대어 있는 또 다른 남자에게로.


“유성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대답은 유성이라고 불린 남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조금 전 대화를 나누던 두 남자에게서였다.


“왜 항상 유성이형은 오빠고, 우리는 야라고 부르는 거지?”

“그러게. 우리가 네 친구냐? 엄연히 우리 둘 다 주아 너보다 나이가 많거든?”

“유성오빠는 나이가 있잖아.”

“많기는 무슨. 유성이 형이랑 나랑 겨우 2살 차이다. 민혁이랑도 3살 차이밖에 안 나고.”

“그래서 어쩌라고.”

“어, 그냥 그렇다고.”

“준모형. 형이 참아. 쟤한테 오빠소리 들으면 오히려 소름끼칠걸?”

“생각해보니 그럴 거 같긴 하다.”


우웩. 준모라 불린 남자가 배를 붙잡고 헛구역질하는 시늉을 했다.


“닥쳐. 닥치라고!”


그것을 시작으로 세 사람이 한데 모여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유성은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나올 정도로 한심하다. 철없는 애새끼들 보는 것만 같다.


‘사람들은 알려나? 저게 최상위 랭커의 실체라는걸.’


지금 그의 앞에 있는 이 세 명은 한국 랭킹 1, 2, 3등이다.

쉽게 말해 한국에서 가장 강한 사람 3명이라는 거다.

순서대로 신주아, 김민혁, 한준모.

말은 하지 않았지만 유성은 알고 있다. 어째서 신주아가 자신에게만 오빠라고 부르는 건지에 대해.


‘함께 지낸 세월 자체가 차이가 있는데 그럴 수밖에.’


저 세 사람은 수많은 전장을 함께 했던 사이다.

그에 반해 자신은?

이들과 함께한지 이제 2년차다.

당연하게 그들과 유성 사이에는 거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 쫌! 놔봐! 놓으라니까?”


신주아가 헝클어진 머리칼을 대충 정리하며 유성에게 다가왔다.


“오빠, 자.”


그리고는 유성에게 손을 뻗었다.

신주아의 손엔 작은 모래시계가 들려있었다.

뭐지 이게?


“뭐해? 빨리 받아.”


신주아는 유성의 손바닥을 펼쳐 직접 그것을 손에 쥐어주었다.

동시에 그의 눈앞으로 아이템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회중시계]

등급 : EX

설명 : 소유자가 죽을시 각성의 날로 돌아갑니다.


“이건······.”


신주아에게 회귀를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보는 건 유성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근데 이걸 왜?


“이건 오빠가 가지고 있는 게 맞아.”

“······내가?”


그렇게 말한 유성은 김민혁과 한준모를 차례로 바라봤다.

둘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씩- 미소를 지을 뿐이다.

누가 봐도 이미 알고 있는 모양새였다.

아니나 다를까.


“맞아, 형.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우리 셋보다는 후발각성자인 형이 돌아가는 게 맞지.”


김민혁이 신주아의 말에 동의를 표했고.


“형에 비하면······ 우리는 한계가 명확하잖아?”


한준모가 설명을 덧붙였다.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세 사람 사이에서 이미 합의가 된 사항이라는 것을.


“유성 오빠는 우리와는 달라. 뭐랄까······ 재능이라는 그릇 자체가 다르달까?”


그렇게 말한 신주아가 유성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오빠가 선발 각성자가 된다면 많은 게 변하게 될 거야.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살게 될 테고,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질 거야. 어쩌면······ 지금 이 상황도 나중에는 아무 것도 아니게 될 지도 모를 일이지. 아니, 분명 그럴 거야.”


눈동자와 목소리가 확신에 차있다.

정작 유성은 이 상황이 얼떨떨하기만 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

과연 그 기회가 생긴다면 누군가에게 양보를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그것도, 한 번 살았던 인생보다 무조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는데?

그런 기회를 지금 이 세 사람은 유성에게 양보하겠다고 하고 있는 거다.


“대신에 형. 과거로 돌아가게 되면 우리 잊으면 안 된다? 입 싹 닦아버리면 안 되는 거라고. 그럼 진짜 죽어서도 원망할 거야.”

“유성이형이 민혁이 너랑 같은 줄 아냐? 유성이형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야. 게다가 무려 회귀의 기회를 양보하는 건데, 설마 유성이형이 그러겠어?”

“설마설마 하는 거 보니까, 준모형도 지금 쪼끔 불안한 거 같은데?”

“응, 아니거든.”

“응, 맞거든.”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고 있자 웃음이 새어나왔다.

내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유성은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


“둘다 진짜 애다, 애. 그만 좀 해라. 쪽팔리지도 않나?”

“쪽팔린 건 주아 네가 최고지.”

“암. 우리랑 비교가 되나?”

“뭐야?”


순식간에 다시 얽히는 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건 얼마 가지 않았다.


[‘대한민국’에 새로운 스테이지가 개방됩니다.]


새로운 스테이지가 개방되었고.


“오빠라면······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우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유성이형······ 우리 진짜 잊으면 안 된다? 알잖아, 우리 과거. 우리가 어떻게 모이게 됐는지. 잘 좀······ 부탁해.”

“야이 김민혁. 너는 마지막까지······ 형한테 부담주지 말라고. 알아서 잘하겠지.”


사지가 멀쩡한 녀석은 없었다. 어딘가가 찢어지고, 부서지고, 뭉개진 채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세 사람은 유성에게 마지막 말 남기고 눈을 감았다.

일종의 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


그런 세 사람을 바라보며 유성 역시도 서서히 눈을 감았다.

그 역시 죽음에 임박했으니까.


***

[회중시계 소유자의 생명반응이 사라졌습니다.]

[회중시계가 작동합니다.]

[회중시계가 소유자의 능력을 스캔 중입니다.]

······

[능력을 분석 합니다.]

······

[회중시계가 시간을 되돌립니다.]

[각성의 날로 돌아갑니다.]


***

끔찍하던 고통이 점차 사라져가고 정신이 몽롱해진다.

시야가 흐릿하게 변해가더니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온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스팟-!


어둠이 순식간에 걷히며 주변 광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나는 주머니를 뒤졌다.

아, 여기 있네.

다행히 잡히는 게 있었다. 스마트폰이다.

2044년 4월 3일.

스마트폰 화면엔 그렇게 표시되어있었다.


“10년 전.”


그제야 확신할 수 있었다.

회중시계가 작동했고, 내가 과거로 돌아온 것임을.


“정말로······ 돌아온 거구나.”

감상은 거기까지였다.

나는 곧장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없어.’


오늘 자정.

그러니까, 2044년 4월 4일.

이 날은 훗날 ‘격변의 날’로 불리게 된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세상이 변하는 날이니까.’


마치 게임처럼 시스템창이 나타나고, 몬스터가 등장하며, 탑이 생성된다.

이는 모든 나라에서 똑같이 발생한다.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이 날은 격변의 날로 불리기도 하지만, ‘각성자의 날’로도 불리기도 한다.

각성자들이 대거 ‘생성’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각성이란 것은 우연찮게, 혹은 어떠한 특별한 계기로, 또는 성좌나 악신의 선택을 받아 각성을 할 수 있고.

이런 이들을 각성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격변의 날만은 달랐다. 특별했다.

신주아, 김민혁, 한준모.

이 세 사람이 회귀의 기회를 내게 양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발 각성자.

후발 각성자인 내가 오늘 그 대열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광화문으로 가주세요.”


택시를 잡아탄 뒤 광화문으로 향했다.

그런 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상태창을 확인했다.

하지만 상태창은 확인할 수 없었다.

아직 각성 전이라서 그런 거겠지.

하지만.


“······!”


상태창과는 다르게 스킬창은 확인이 가능했다.

원래는 이것 역시도 불가능해야 맞다. 말했듯 각성을 하기 전이니까.

시스템창은 오로지 각성을 한 이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기에.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확인 작업을 거쳤던 데에는 사실 이유가 있었다.

그럴 줄 알았으니까.

내겐 너무나도 익숙한 감각이 느껴지고 있었다.


[보유 스킬]

-감각개방Lv.1, 그림자 발걸음Lv,1,

-해금되지 않은 스킬들이 존재합니다.


‘그럼 그렇지.’


각성을 한 뒤 클래스가 결정되면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스킬. 즉, 기본 스킬.

나는 그것을 가지고 있었다.

회중시계에 숨겨져 있는 효과인 걸까?

그런 의문이 들었으나 빠르게 털어냈다.

이유야 어찌됐든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중요한 건 각성 전인데도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해금되지 않은 스킬이 있다는 걸 보니, 회귀 전 가지고 있던 스킬은 레벨이 부족해서 아직 열리지 않은 모양.

그때.


‘가만.’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저 기본 스킬은 회귀 전 내가 가지고 있던 암살자 클래스 기본 스킬이다. 그렇다면, 혹시?’


각성을 하게 되면 다른 클래스 스킬도 가질 수 있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어쩌면 회귀 전 클래스가 그대로 결정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괜한 기대는 큰 실망감만 가져다주는 법.


그러는 사이 나는 광화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광화문은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야 말로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오늘 열린 집회 탓이었다.

그것도 100만이 넘은 인원이 모인 대규모 집회가 말이다.


공교롭게도 오늘 여기선 엄청난 참극이 벌어진다.

인원이 몰리게 되면서 대량 학살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내가 광화문으로 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여기가 딱 적당해.’


생각을 거기까지 정리했을 때.

마치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와 함께.


[지구#5462에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눈앞에 홀로그램창 하나가 떠올랐다.

이제 시작되는 것이다.

세상이 격변하게 되는 그 서막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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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초의 게이트 +1 24.09.16 300 9 12쪽
3 듀얼 클래스의 시작 +2 24.09.14 340 13 12쪽
2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는 거라고? +1 24.09.13 317 12 13쪽
» 회귀의 기회 24.09.12 364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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