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네크로맨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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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s
작품등록일 :
2024.09.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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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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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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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상황

DUMMY

생긴 건 분명 늑대가 맞았지만 그 크기가 거대하다. 호랑이에 비견될 정도였으니까.

게다가 발톱과 이빨이 일반 늑대와는 비교도 안 되게 길고 날카롭다.

눈은 붉은색으로 색을 칠해놓은 것처럼 새빨갛기 그지없고.


“옵니다, 다들 준비!”


리더인 남자가 소리를 내지르자마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타이거울프를 처치하세요.]


타닥!

타다다닥!

타이거울프가 매서운 속도로 사막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서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황야를 내달리는 말처럼 타이거울프의 뒤로 모래먼지가 피어올랐다.


주변을 둘러보자 잔뜩 굳어있는 표정의 각성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순간 그들에게서 막대한 양의 마나가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각성을 하게 되면 클래스에 따라 많게는 셋, 적게는 하나까지 스킬이 생성되는데.

지금 이곳에 있는 이들이 그런 스킬들을 사용한 거다.


다만 내가 막대한 양의 마나라고 표현한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투자대비 과한 마나가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지. 처음이니까.’


지금 앞에 이들의 앞에 나타난 타이거울프는 고작 다섯 마리다. 그에 반해 지금 이곳에 있는 이들은 20명이고.

다섯 마리의 몬스터를 처치하기엔 과한 양의 마나가 사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이에요!”


화아악!

리더인 남자가 소리치자마자 각양각색의 스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농구공 크기의 새빨간 불구덩이와 잘깍여진 얼음창. 날이 잔뜩 선 비수와 같은 모양의 바람칼날.

거기에 각종 화살들이 타이거울프에게로 쏟아졌다.


그리고 그 결과.


콰과과광!!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달려오던 타이거울프에게 스킬들이 직격한 것이다.

직후 자욱한 모래먼지가 타이거울프를 덮쳤다.

타이거울프의 모습을 확인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양은 어마어마했다.


휘이이잉······

자욱하던 모래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 후.


“어, 저기!”


누군가가 소리치며 타이거울프가 있던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엔 타이거울프의 다리가 있었다.


“저기도 있어요!”

“저기도요!”


이후 사람들이 차례대로 타이거울프의 사체를 찾아냈다.

타이거울프는 말 그대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사체가 완전히 분리되어 여기저기에 흩뿌려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뭐야? 별 거 아니잖아?”

“그러게요. 너무 쉬운데?”

“이거······ 할 만한 거 같은데요?”


잔뜩 굳어있던 그들의 표정이 순간 편안해졌다.

두렵게 느껴지던 몬스터를 손쉽게 처치해버렸으니, 긴장감이 풀어진 거다.

이번에도 그런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건 리더인 남자였다.


“그래도 방심은 하지 맙시다.”


하지만 남자의 그런 노력에도 어수선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경수씨도 참. 이럴 때는 같이 좀 어울리고도 그래줘야 되는 거야. 그래야 팀의 사기도 올라가고 그러는 거야. 안 그래요 여러분?”

“암, 그럼요! 저 괴물들을 처치한 건데 기뻐할 건 기뻐해야지. 칭찬할 건 칭찬도 해주고.”


사람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그런 대화 속에서 리더인 남자가 박경수라는 이름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박경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모두에게 말했다.


“아직 끝난 거 아니에요.”


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놓고 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박경수가 분위기를 망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라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게이트 안에서 리더에게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말이다.


게이트 안에서의 리더, 혹은, 파티장의 말은 법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에겐 그 정도의 힘과 권력이 존재했다.

게이트는 목숨을 담보로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진 데에는, 아직 초창기라 ‘체계’가 잡히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다만 박경수는 그런 반응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다들 이쪽으로 모여보세요.”


그가 재차 말을 이었다.


“앞으로는 스킬을 사용할 숫자를 점차적으로 줄여갑시다. 다들 보셔서 아시겠지만, 지금 몬스터 한 마리당 사용되는 스킬의 숫자가 너무 많아요. 앞으로 얼마나 더 몬스터를 처치해야할지 확실히 모르는 상황이니, 마나는 최대한 아껴야죠.”


다들 박경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납득하는 분위기였다.


“예상했던 것보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스킬의 위력이 강한 모양인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스킬의 숫자를 너무 많이 줄이지는 말고······”


그렇게 말한 박경수는 사람들이 가진 스킬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차례를 정해나갔다.

나 역시도 이를 피할 순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 리더를 정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박경수는 리더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출발하죠.”


잠시 후 대화가 끝나고 다시 이동이 시작됐다.

그런 과정에서 타이거울프의 사체가 있는 곳을 지나치게 됐는데.


‘어디 그럼······’


나는 타이거울프의 다리가 있는 곳에서 멈췄다.

그런 뒤 스킬을 사용했다.

네크로맨서 스킬인 강령술이었다.

덜그럭! 덜그럭!

스킬을 사용하자마자 주변에 있던 뼈들이 튀어 올라 한 곳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차례차례 자리를 찾기 시작한다.

이내 내 앞에는 뼈로 된 타이거울프 한 마리가 서 있었다.


“오!”

“그쪽이 다루는 거예요?”


사람들은 그것이 몬스터라고 의심조차하지 않았다.

조금 전 박경수가 스킬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내가 강령술에 관해 얘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그들은 뼈로 된 타이거울프를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군이 늘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겠지.

다들 기대를 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그 기대는 얼마가지 않아 산산이 부서졌다.

단순한 늑대의 앞발질 한 방.

그 공격으로 인해 뼈들이 죄다 흩어져버렸기 때문이다.


강령술로 소환한 타이거울프는 그게 끝이었다.

애초에 강령술은 시체 한 마리를 소환할 수 있는 게 다인데다, 그마저도 다시 소환하는데 쿨타임이 필요했다.

심지어 강령술은 강령술로 한 번 부활시킨 시체는 다시 이용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재사용이 안 된다는 뜻이다.


네크로맨서가 초반부에 저평가를 받는 게 이런 이유에서다.

강령술로 부활한 몬스터는 원래의 몬스터보다 현저하게 약하다는 점.

숫자도 한 마리밖에 소환하지 못하고, 쿨타임까지 필요하다는 점.

그렇다고 해서 다른 강한 몬스터를 부활시킬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었다.

강령술로 부활시킬 수 있는 몬스터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쉽게 말해······

초반에 아무 쓸모가 없는 게 네크로맨서 클래스라는 거다.


“힘내세요.”

“나중에는 좋아지겠죠.”


사람들이 내 설명에 심심찮은 위로를 해왔다.

이에 나는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오늘 스킬 변경권을 얻으면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으니까.


이후 타이거울프를 처치하는 과정은 순조로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손발이 맞아가는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애초에 게이트 자체의 수준이 별로 높지 않은 탓이었다.

처음 게이트 등장으로 인해, 난이도가 대폭 하향되어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상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으니까.’


회귀 전 이 게이트에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게이트에 입장한 사람들이 너무 쉬워서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그렇게 얼마 후.

바닥에 깔려있는 모래의 색이 변하는 구간이 왔다.

황색이었던 모래의 색이 새카만 흙색 모래로 변한 것이다.

보스가 있는 일종의 ‘보스룸’에 진입해서 그런 거였다.


이제 끝이 보이는 상황.

이동은 한참이나 계속 됐다.


“아무리 생각해도 촬영이 안 된다는 게 너무 아쉽네요.”

“에휴, 그러게요. 촬영이 됐어야 사람들이 저희 노고를 알 텐데.”


누군가가 아쉬움을 토로했다.

게이트 안에서는 어떠한 휴대기기도 사용할 수 없다.

맨 처음 게이트 안에 들어왔을 때 이런 부분은 이미 확인을 끝낸 상태였다.

물론 이것도 지금에만 그런 것이다.

이후 마석을 이용해서 만든 기기로 촬영이 가능해지기에.

사람들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던 그때.


[잠시 후 보스가 등장합니다.]


홀로그램창이 떠올랐다.


“보스라고?”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들도 대충 예상이 되는 것이다.

보스라는 존재는 이전에 처치했던 타이거울프와는 비교도 안 되게 강할 거라는 것을.


‘슬슬 준비해볼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의문의 시스템 메시지가 등장했다.


[필드가 특수 지형으로 변경됩니다.]

[잠시 후 상태이상 ‘마비’가 적용됩니다.]


직후 나는 두 눈을 부릅떴다.

그도 그럴게, 회귀 전의 상황과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회귀 전 스킬 변경권은 시간이 흘러 굉장한 이슈로 떠오르게 된다.

그만큼 스킬 변경권 자체가 귀하다는 게 알려지면서부터였다.

그렇기에 이번 게이트에 관해서 세세하게 다뤄진다.

나 역시도 그래서 이 스킬 변경권에 대해 알고 있는 거였다. 게이트에 대한 정보 역시 마찬가지.


그런데.

회귀 전에는 분명 이런 상황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지금 상황에 상태이상이 적용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였다.

상태이상은 일종의 디버프로 지금부터 1년 후에나 게이트 적용되는 현상이니까.


[상태이상 마비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상태이상이 적용됐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으······ 이, 이게 뭐야······!”

“모, 몸이 말을 듣질 않아······”


사람들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다.

갑작스런 마비 효과로 인해 패닉이 온 것이다.


그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온 몸이 덜덜 떨려온다.

그제야 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 쉽게 갈 리가 없지.’


지금 이 현상이 내 회귀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을 말이다.

직후 들려오는 수많은 시스템 메시지.


[파괴의 악신이 지금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봅니다.]

[그림자의 악신이 지금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봅니다.]

[지혜의 성좌가 지금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봅니다.]

······


그리고 그런 성좌와 악신 중.

마침내 하나가 반응을 보여 왔다.


[파괴의 악신이 유성님에게 제안합니다.]


***

상태이후 마침내 보스가 등장했다.


[블랙울프가 등장합니다.]


우우우웅······!

흰색 빛무리가 뭉치기 시작하더니 이전에 봤던 타이거울프보다 두 배는 커다란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암흑에서 올라온 것처럼 온통 검은 늑대 한 마리가.

박경수가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다.


‘죽는다.’


비단 박경수뿐만이 아니었다.

이곳에 있는 이들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온 몸이 덜덜 떨리는 것과 동시에 죽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몸이 통제를 벗어난 것만 같았다. 말을 듣질 않았다.

박경수는 눈동자만 움직여 주변을 살폈다.

모두가 겁에 질린 채 덜덜 떨고만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어?’


박경수의 눈에 한 청년이 눈에 들어왔다. 양손에 나이프 같은걸 들고 있는 남자가.

저게 뭐였더라? 카람빗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박경수는 그 남자가 누군지를 알아봤다.


‘네크로맨서······’


아까 강령술이란 스킬을 사용했던 네크로맨서 클래스를 가진 남자다.

그런 그가 한쪽 손을 자신의 어깻죽지로 가져가고 있다.

이후 박경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도 그럴게.


푹!

어깨부근을 자신이 들고 있는 무기로 찔렀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이이익······!

어깨부근을 찌른 그 상태로 계속해서 밑으로 내리고 있다.

후두두둑!

그로 인해 피가 바닥으로 사정없이 떨어진다.


그리고 이내.

푸확!

남자가 자신을 찔렀던 무기를 뽑아냈다.

그 손은 바닥을 향해 쭉 늘어져있었다.

저만한 상처를 입었으니 움직여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후 박경수는 똑똑히 봤다.

남자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남자가 반대쪽 손을 돌리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블랙울프를 향해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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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초의 게이트 +1 24.09.16 300 9 12쪽
3 듀얼 클래스의 시작 +2 24.09.14 340 13 12쪽
2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는 거라고? +1 24.09.13 316 12 13쪽
1 회귀의 기회 24.09.12 363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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