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네크로맨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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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s
작품등록일 :
2024.09.12 18:47
최근연재일 :
2024.09.1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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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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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의 제안

DUMMY

[파괴의 악신이 유성님에게 제안합니다.]


마침내 성좌와 악신 중 하나가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럼 그렇지.’


사실 이는 이미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성좌와 악신이 흥미를 보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자마자 누군가가 먼저 제안을 걸어오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 제안을 건 이는 아마 파괴의 악신이지 않을까라는 것 역시도 예상하고 있었다.


‘성격이 제일 급한 게 그 녀석이니까.’


성좌와 악신들이 지금 흥미를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튜토리얼에서 그랬던 것처럼 인간을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지금 벌어진 상황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입장에선 흥미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일종의 이벤트성 상황이기 때문이다.

매일 치킨만 먹다, 이번에는 피자가 나온 격이랄까?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란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 이유뿐만이 아니다.

그들이 흥미를 보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지금 내게 닥친 위기의 상황.

그 위기의 상황 속에서 자신에게 기회가 있을 거라 여기고 있는 탓이다.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주는 이는 평생 잊지 못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준 뒤, 나와 ‘계약’을 맺으려는 게 그들의 진짜 목적인 셈.


파괴의 악신이 가장 먼저 나선 게 그런 이유에서다.

이것만 봐도 녀석이 얼마나 급한 성격을 가졌는지를 알 수가 있다.

실제로 블랙울프와의 싸움은 아직 시작도 안 한 상황이었으니까.


‘물론 그 덕에 나는 편해지겠지만.’


곧장 나는 내 의지를 파괴의 악신에게 전달했다.


‘해봐.’


[파괴의 악신님이 유성님에게 ‘암흑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는 파편석을 제안합니다.]


‘어?’


깜짝 놀랐다.

설마 여기서 곧바로 파편석을 제안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건 다른 성좌와 악신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불의 성좌가 파괴의 악신을 비난합니다.]

[지혜의 성좌가 파괴의 악신을 질책합니다.]

[탐욕의 악신이 파괴의 악신을 멸시합니다.]

······


성좌와 악신들이 파괴의 악신에게 과하다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파괴의 악신이 내건 조건이 파격적이라는 거다.

물론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


‘받아들이지.’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스스로 내 어깨를 찌르며 상처를 냈다.

마비를 푸는데 이만한 방법은 없다.

아찔한 통증이 전해졌지만 걸음을 옮겼다.

동시에 웃음이 지어졌다.

직후 들려온 시스템 메시지 탓이었다.


[파괴의 악신님이 유성님에게 암흑의 파편석을 건넵니다.]

[파괴의 파편석이 유성님의 몸에 자리 잡습니다.]

[암흑의 기운이 유성님에게 깃듭니다.]


***

피를 철철 흘리며 미소를 짓고 앞으로 걸어가는 남자.

그 모습은 말 그대로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남자를 볼 수 있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곳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오로지 저 남자 한 사람뿐이었으니까.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는 사실이 있었다.

조금 전 들려왔던 상태이상 ‘마비’라는 시스템 메시지가 지금 자신들이 움직일 수 없는 이유였고.

그 마비 효과를 풀 수 있는 것이 저렇게 자신에게 상처를 내는 것임을 말이다.


하나둘 사람들은 남자가 그랬던 것처럼 안간힘을 쓰며 무기를 든 손을 어깨에 가져갔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남자를 따라하지 못했다.

그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아주 살짝 살갗만을 조금 건드리는 정도가 전부였다.

당연하게도 그 정도 충격으로는 마비효과가 전혀 나아지질 않았다.


그런 사람들 틈에는 리더인 박경수도 있었는데,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깊게 상처를 낸 상태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마비 효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제야 박경수는 알아차렸다.

조금 전 남자가 보였던 행동.

그것을 해내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것인지를.

어중간한 마음가짐으론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임을 말이다.


‘목숨이 달렸다면······ 그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박경수는 그렇게 생각하며 남자를 바라봤다.

아마 지금 여기에 있는 모두가 자신과 같은 생각일 것이다.

현재 마비 효과에서 벗어난 남자가 블랙울프를 향해서 움직이고 있다.

그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다.

저 남자가 블랙울프를 처치해주기를.


그렇게만 된다면 저런 장애가 날만한 상처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그들은 지금 혹시나 하는 그런 희망을 품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움직이지 않고 있는 거였다.

만약 저 남자가 블랙울프를 처치하지 못한다면, 그때 상처를 내도 늦지 않은 일이니까.

이기적인 마음이기는 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애초에······ 저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이게 정상이잖아. 저게 말이 안 되는 거고.’


박경수는 억지로 자기합리화를 했다. 다만 속으로는 인정했다. 저 남자야 말로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박경수를 제외한 이들의 이런 판단은 아주 찰나에 불과했다.

남자가 상처를 내고 블랙울프에게 향하는 것이 고작 1분도 채 지나지 않았으니까.


크르르륵!

블랙울프가 낮게 으르렁댔다.

다만 블랙울프는 마치 지금 상황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여유로웠다.

주변을 살피듯 바라보며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울프가 움직인 건 바로 그때였다.

발을 앞으로 한 발 내딛은 것이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타닥!

고작 한 발을 내딛는 것으로 블랙울프는 도움닫기를 마쳤다.

남자를 향해 도약을 한 것이다.

거대한 몸을 지녔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민첩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블랙울프의 그러한 날렵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쒜에엑!

콰앙!

블랙울프의 앞발은 애꿎은 바닥을 강타했을 뿐이다.

이미 그 자리에 남자는 없었으니까.


앞발이 남자에게 닿기 전 자리를 피한 것이다.

심지어 단순하게 자리를 피한 것만도 아니다.

블랙울프의 검은 피부에 붉은빛이 감돌고 있다.

회피와 동시에 블랙울프가 공격을 한 앞발을 베고 자리를 이동한 것이다.

눈 한 번 깜빡거릴 그 찰나의 순간에 말이다.


타닥!

블랙울프가 재차 땅을 박찼다.

놈이 향한 곳은 역시나 남자가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는 블랙울프의 공격을 피해냈고, 또 한 번 블랙울프의 다리에 붉은 실선이 그어졌다.

그러한 공방은 몇 번이나 계속 됐다.

블랙울프가 자리를 박차고 남자를 쫓는다.

그리고 남자는 다시 훌쩍 물러나며 블랙울프의 공격을 피해내며, 그것을 다시 블랙울프가 뒤쫓는다.

다만 언제나 피해를 입는 쪽은 블랙울프였다.


투두둑.

어느새 블랙울프의 앞 두 발은 붉은색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만큼 많은 피를 흘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움직임이 처음과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물론 남자 역시 온 몸이 땀으로 젖어있었다. 하지만 블랙울프에 비하면 멀쩡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길 수······ 있다!”


마비에 걸린 사람들은 남자가 전투하는 모습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

블랙울프와 남자의 움직임. 그 세세한 움직임이 그들의 망막에 아로새겨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새로운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블랙울프를 압살하고 있는 남자.

남자의 움직임이 그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움직임이 보인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그들도 그렇게 움직이는 게 가능하다는 말과도 같다. 같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도 남자와 똑같은 각성자라는 거다.

물론 그들도 남자처럼 해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굉장······ 하다.”


실로 감탄스러운 광경이었다.

그때였다.


“그 남자야! 광화문에서 랫맨을 학살했단 영웅!”


박경수가 소리쳤다.

랫맨 수십 마리를 혼자서 학살했다던 튜토리얼의 영웅.

거기에 대한 근거는 없었다. 그저 목격자의 진술 뿐이었으니까.


그래서 박경수는 그 소문에 어느 정도 과장이 섞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그건 조금의 과장도 보태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실제로 보니 한껏 축소된 감이 있다고 여겨질 정도였다.

박경수가 남자의 정체에 대해 그렇게 추리하고 있을 찰나.


고오오오······!

순간 남자의 무기에 불길한 검은색 기운이 마구 몰려들기 시작했다.


***

시스템엔 수많은 ‘기운’들이 있다.

악신과 성좌, 그들이 가진 개인적인 능력이 바로 그것인데.

악신은 파편석을, 그리고 성좌는 가호의 개념이다.

그중에서 파괴의 악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암흑의 기운.

무기에 절삭력을 부여하는 능력이다.


고오오오······!

암흑의 기운이 무기에 몰려들기 시작한다.

원래라면 블랙울프의 피를 한참이나 더 깎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블랙울프의 움직임으로 보아, 급소를 노리기에 충분한 시점이었다.

원래라면 급소를 노리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급소라고 생각되는 곳은 다른 부분과는 다르게 방어력이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게 보스라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암흑의 기운이 있기에 문제될 게 전혀 없었다.


크아아앙!

블랙울프가 땅을 박차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발을 내밀었다.

다만, 이전과는 다르게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놈의 품으로 파고들며 도약했다.


쒜에엑!

블랙울프의 앞발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뺨을 스쳐지나간다.

점차 녀석의 목이 가까워져간다.

이윽고 손을 뻗을 거리만큼 가까워진 상태.

암흑의 기운이 깃든 카람빗을 가로로 그었다.

그러자.


스걱-

그것은 두부를 자르듯 블랙울프의 피부를 너무나 쉽게 파고들었다.

땅에 무사히 착지하자마자 들려오는 쿵, 소리.

블랙울프가 쓰러지면서 나는 소리였다.


[블랙울프가 사망하였습니다.]


곧장 뒤를 돌아 블랙울프를 확인했다.

바닥에 쓰러진 놈의 위로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듯 하늘과 땅이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몇 가지의 아이템이 허공에 둥실둥실 떠올라 있다.

그것이 바로 이번 게이트의 보상인 것이다.

다만.


‘어?’


나는 눈을 끔뻑였다.


“2개잖아?


그도 그럴 게, 떠오른 아이템 중에 같은 게 2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것도, 같은 2개의 아이템은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는 아이템이었다.

바로 스킬 변경권이었기 때문이다.


“설마······”


원인을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상태이상이 적용되면서 난이도가 확-올라갔기에 그런 거겠지.

그것이 아니라면 여기서 스킬 변경권이 2개가 나올 리가 없다.

회귀 전 이곳에서 나온 스킬 변경권은 분명 1개였으니까.


[상태이상 마비효과가 해제됩니다.]

[게이트를 클리어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게이트는 일정시간 유지된 뒤 닫히게 됩니다.]

[남은 시간 : 02:59:59]


그런 시스템 메시지가 들려옴과 동시에.


쩌저저적-

블랙울프의 뒤편으로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입구가 생성됐다.

게이트를 나갈 수 있는 출구가 생성된 것이었다.

환호소리가 들려온 것도 바로 그때였다.


“해, 해냈어!”

“우리가 해냈다고!”

“와아아아아!”

“우리가 해냈어! 우리가 해냈다고!!”


블랙울프가 죽음으로써 꼼짝없이 죽은 줄로만 생각했던 위기의 상황.

그 상황에서 벗어났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들의 말에 곧장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아주 거슬리는 단어가 그들의 말에 포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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