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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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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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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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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1)

DUMMY

율리아는 창가로 들어오는 햇볕에 잠에서 깨어났다.


"흐으으음...!"


기지개를 켜면서 피곤함에 해방된 기쁨에 낮게 신음을 흘렸다.


"이렇게 잠을 잘 잔 건 오랜만이군..."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침실에 있던 수백 개의 보안마법과 결계가 전부 해제되고 사용인들에게 신호가 날아갔다. 복도에 사용인들의 발걸음이 율리아의 예민한 감각에 먼저 감지되고 문이 열리자 빼어난 미모의 시녀들이 걸어왔다.


사용인이라고 해도 왕궁에서 일하는 이들은 상당수 귀족이었다. 하물며 왕족의 시중을 드는 이들은 단연히 귀족이어야 했으며 외모와 능력까지 전부 평가되기에 대다수 미인이였다.


"최근에 왕궁 내부가 너무 흉흉하구나. 흑마법사의 흔적까지 발견됬는데 어쩌면 배신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어."


율리아는 지나가듯이 말하며 용안으로 이들을 전부 흘겨봐서 내통을 한다거나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이 있는지 전부 확인했다.


사실 율리아는 왕궁의 배신자들이나 반역도들을 전부 알고 있다. 다만 이를 입에 담은 건 이 말을 듣고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반응을 보기 위해서.


이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그녀는 시녀들에게 몸을 맡겼다. 미리 받아온 적당히 시원한 물로 세수하고 양팔을 팔리자 시녀들이 알아서 옷을 갈아입혀 줬다.


"전하께서는 항상 걱정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요. 왕궁 안의 아무도 믿지 않으시는 것 같다니까요?"


자신들을 믿어달라는 일종의 항의와도 같은 말에 율리아는 쓴웃음을 지었다.


"원래 왕위계승자의 운명이 그러한 것을 본녀가 어찌하겠느냐?"


"에잉... 스트레스 받으면 미모에 좋지 않아요!!! 전하의 머릿결이 거칠어지는 날이 온다면 국민들이 반란을 일으킬거라고요!"


놀랍게도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 그녀와 아주 지당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시녀들의 모습에 율리아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어떻게 보면 황녀에 대한 예의가 없는 모습이지만 율리아는 그런 시녀들이 좋았다. 항상 배신을 의심하는 자신이지만 그런 그녀를 세상에서 서스름없이 대해주는 몇 없는 이들이니까.


"그래... 오늘은 훈련도 좀 쉬어야겠어. 나는 항상 달려왔으니까..."


"그럼 오늘은 왕궁 밖으로 나가보는건 어때요? 플라워즈 가문의 화장품과 향수가 그렇게 좋다는데 그걸 전하께서 쓰신다면... 헉!"


이때다 싶어서 율리아에게 사심이 가득 담긴 요청을 하던 시녀의 숨이 멎었다.


"율리아님, 명령하신 일에 대해서 보고하겠습니다."


어느샌가 걸어들어온 카인이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카인은 기사 작위를 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평민 출신이라 무시당할 법도 한데 무뚝둑한 꽃미남이라는 이유로 시녀들에게 말도 안되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이미 율리아의 시녀들 중 3명이 그에게 반했었고 카인이 율리아의 유일한 기사라는 사실에 수 많은 낭설들이 시녀들의 마음속에서 양산되고 있었다.


그 왜 있지 않은가. 평민 기사와 공주님이 눈이 맞아서 사랑에 빠진다는 영애들이나 평민 소녀들이 좋아할 법한 이야기들...


물론 율리아는 질색이였다.


"카인, 미리 말하건데 네가 어느 시녀와 눈이 맞는다면 왕궁 내에서 반란이 일어날거야."


"그게 무슨 뜻인지..."


자신의 인기가 어느 수준인지 모르는 카인은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머리가 빗어지고 있던 율리아와 시녀들은 이 목석 같은 기사를 보며 모두 한숨을 쉬었다.


"보고하도록."


율리아가 눈빛을 봐꾸며 허락하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핵심만 전달했다.


"침입자 율리우스는... 현재까지 약 8시간 동안 고문을 당하고 있습니다."


"뭐라?!"


그녀는 용안으로 카인의 기억을 바라보고는 아름다운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또 다시 한탄 섞인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스트래스를 받아야 하는 날인 것 같다.


***


"너··· 지금 뭘 보고 있는거지?"


"······!!"


전신이 떨려오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내가 시스템 창을 보고 있음을 들킨 것이다.


'제기랄! 감각 스탯의 영향인가? 원작에 있지도 않던 스텟이 발목을!'


내가 쓴 원작은 양산형 빙의물 겜판답게 스텟도 무난하게 근력, 민첩, 체력, 마력, 매력에 특수 스텟만 조금 넣기로 설정했지만 현실이 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민첩 스텟이 사라지고 감각 스텟이 생긴게 그것이다.


'그게 뭔가 했는데 이건 감각이 조금 좋은 수준이 아니잖아!'


나는 시스템 창을 전부 없애버리고 표정을 애써 숨기며 말했다.


"그게... 무슨 의미죠?"


너무 태연하게 대답하는 건 도리어 의심을 살 수도 있었다.


나는 감정마저 감추려고 다른 생각을 했다.


'아무리 강해도 마법사니까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권속소환 직후 곧바로 죽일 수 있는데... 아니다... 그 후에는 왕궁 내 전원과 싸우고 보안마법과 결계를 뚫어야한다. 그 후에는 추적을 도시도 탈출해야 하지. 애초에 권속으로 여기서 나가는 건 불가능 했던가...'


여기서 나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완전히 없어지니 마음 속 깊이 절망이 새겨질 때.


"뭐, 별건 아니겠지. 그래서, 넌 어째서 이곳에 들어왔지?"


다행히도 대마녀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정말 죄송하지만 저도 왜 이곳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 있었는데 갑자기 정신을 잃었더니 잔디 위에 있었단 말 입니다...!"


내가 진심 만을 담아 이를 설명해봤지만···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원하는 건 긍정이나 대답뿐이란다."


대마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면서 손짓 했다.


[재생폭주]


팔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고 검붉게 변했다.


"크아아아악!"


마치 팔을 절반으로 가르고 안쪽을 불에 태우는 듯한 격통에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뭐야, 기절 안 하네? 정신력이 꽤 좋은가 봐?"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 대마녀가 참 얄미웠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지금 저 놈을 건드려서 뭘 하겠다는 거지? 딱 봐도 고문한다고 입을 여는 부류가 아닌데 의미가 없지 않나?"


뒤에서 이를 모두 지켜보던 근위대장이 말을 걸었지만 대마녀의 대답이 가관이다.


"이 새끼가 기분 나쁘게 바라보잖아."


나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며 다시 나의 유일한 희망에 기대보기로 했다.


"율리아···"


"뭐?"


내 말에 그 둘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율리아 황녀를 데려와주십시오! 그분이 제 신분과 무고를 밝혀줄—"


[생명력 폭주]


콰직!


내 오른팔이 터져나갔고 지하실 전체에 비명이 울려퍼졌다.


[생명 회복]


팔이 억지로 재생되며 뒤틀렸다.


[생명력 폭주]


[생명 회복]


[생명력 폭주]


[생명 회복]


악몽 같은 시간이 지나고.


뚝— 뚝—


아작나버린 양 팔에서 피가 흐르며 바닥에 붉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뚫린 입이라고 어디서 큰 소리야?!"


"이건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내가 생각해도 이건 심했다. 고문의 관점으로도 좋은 방식은 아니였다.


"그럴리가 있겠어? 본인이 말했다시피 딱 봐도 평민인데? 그리고 왕이 빨리 심문하라고 했잖아. 나는 명령을 따랐을 뿐이야."


그렇게 말하고는 흥미를 잃었다는 듯이 대마녀는 나가버리고 근위대장 또한 가버렸다.


이후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 알 수 없는 추궁을 하면서 여러 고문을 당했다.


"마탑이랑 내통을 했나?"

"엘레나 마법사가 널 왕궁으로 들여보낸거지!"


그러나 나는 이에 대답하면 죽는다는 확신이 있어 어떻게든 버텼다.


나는 내가 쓴 작품 속의 소설로 들어왔다.


주인공이 빙의하게 되는 율리우스에게 빙의를 당한 꼴인데 어찌하여 나의 시작점은 4년 전 브리타니아 제국, 왕가의 처소 내부.


제국과 왕실을 가호하는 백금용의 결계를 역사상 최초로 뚫어버린게 된 것이다.


왕실 내부의 모습은 작품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를 다루기 위해 나는 꽤 많은 설정을 짜뒀고 이 세계의 세부적인것 하나하나가 나의 영향을 받고 있기에, 나는 내가 처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나를 고문하는 자들이 원하는 건 결계가 뚫린 책임을 피하고 떠넘기는 것. 제국의 근간인 백금용의 위엄은 절대적이여야 하기에 누군가 책임지고 희생해야만 한다.


그러나 결계를 관리하는 마탑이나 왕실근위대의 능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발표했다간 위신이 크게 떨어지거나 분쟁이 발생할 터. 그러니 누가 내부의 배신자가 있다고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적국의 스파이가 사실 시녀였다! 같은 이야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도 여기 있는 인간들은 다른 부서에 덤터기 씌울려고 작정한 것 같다. 어차피 자백마법 하나면 끝날 일을 가지고 이러고 있는걸 보면 아마 뒤에서 수작질 부리는 이가 있는 것 같은데···


'고문받고 있는 것 치고는 머리가 너무 뚜렸하군...'


특전 선택권에서 고른 것은 9번 ‘천재’.


내가 유기한 9번째 소설인 ‘아카데미의 천재 배틀메이지’의 주인공이 가진 재능이였다.



[천재[EX+]: 우주의 운명조차 결정 지을 역천의 재능.

초월자들조차 탐낼 절대성.


SSS++ 이하의 특성을 지속적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강화되도록 유도한다.

때에 따라서 최대 1000이나 5배의 감각 스탯 보정이 들어간다. (이는 더 높은 쪽으로 적용된다.)


모든 재능을 소유한다.]



니알라토텝이 랭크조차 아닌 규격외(extra)라는 약어에 불과한 EX에 굳이 +까지 붙여놓은 괴물 같은 특성.

이 특성이 있다고 당장 강해지는 건 아니지만 다른 건 당장 쓸모없거나 인생이 불우해지거나 곧바로 토벌당하는 선택지 뿐 이였기에 다른 선택권은 없었다.


무엇보다 내게 필요한 건 이 상황을 이겨낼 강인한 정신력과 천재적인 두뇌였으니까.


'내 기억력이 이 정도로 좋을 리가 없지. 1년 전 쓴 작품의 오타까지 생각날 정도니까. 그런데 의식이···'


"푸화! 헉··· 헉··· 헉···"


쉰소리가 섞인 거친 숨소리가 지하실을 가득 채웠다. 핏물이 섞여 붉은 색이 된 물웅덩이에는 죽을 것 같이 고통스러워하는 검은 머리의 소년이 비쳐보였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이 물고문을 어떻게든 이를 버텨내고 있었다.


"8시간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말 안 하다니··· 고문 훈련이라도 받은게냐? 나이는 많아야 16살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데... 어디 적국의 그 유명한 비밀정보부가 아니냐?"


이제는 할 말도 없는지 별의 별소리를 다하고 있다. 다만 저 머리까진 배불뚝이 귀족이 말한 것처럼 8시간 동안 고생하고 있지만 어디 자르지 않은게 다행이다.


종종 줘 패거나 온갖 마법을 내 몸에 쓰는 걸 제외하면.

너무 추워서 슬슬 의식이 희미해지는 것만 빼면.

옆구리가 번개에 타들어가서 내장 상태가 영 좋지 않은 걸 제외하면···

그 때문에 심장 상태가 나쁜게 느껴지는걸 제외하면···

폐에 물이 차서 염소 같은 소리가 나는걸 제외하면···


걍 최악이네 씨발.


"컥··· 컥억···"


입과 코에 들어간 물이 토해지듯 몸에서 흘러나왔다. 쇠사슬에 연결된 수갑 때문에 손목과 발목이 다 까지고 양팔이 끔찍하게 뒤틀려 가만히 있는 것 조차 힘들었다.


"7일 전 조엘 부단장과 만나지 않았나?"


그게 뭔데 씹덕아. 나 그딴 캐릭터 안 만들었어! 그렇게 소리치고 싶지만 말할 기운도 없었다.


"3황녀를 데려오십시오···"


"쯧··· 할 말이 그것 밖에 없나?

강도를 올리도록 허락을 받아야겠는데···"


오... 씨발.


안된다.


여기서 더 강해진다고?


죽거나 최소 불구가 되버린다.


아니, 그 전에 내가 망가진다..


‘무한 회귀로 갔어야하나··· 아니, 그건 100배는 더 끔찍해. 탈출해도 뒷감당이 안된다.

권속을 소환해야하나? 아니, 그 가정은 이미 끝났어. 아무리 스텔라가 내 예상 이상으로 강해도 얼마안가서 토벌되고 내 죽음도 확정된다.

그럼 노란 옷의 왕 찬양곡이라도 불러서 하스터를 현신시키고 날 탈출시켜주키고 살려주는 기적을 빌러어야 하나?

못 할것 없을 것 같은데 이것도 무한회귀처럼 죽는 것 만도 못한 최후를 당할 것 같은데?'


어떻게든 살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을때 내 정신을 깨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내 머릿속의 수많은 가정이 한번에 깨져버렀다.


"3황녀님이 면회를 오시겠답니다. 10분 이내에 오실 것 같습니다."


"뭣이!"


대머리 귀족이 놀라면서 이를 알아보려고 날 바닥에 던져두고 가버렸다.


그리고 나는 피식 웃으면서 줄얼거렸다.


"너무 늦잠 잔거 아닙니까··· 율리아..."


시간이 지나고.


또각. 또각.


청아한 구두 소리가 축축하고 음습한 지하실에서 울려퍼졌다.


철창 사이로 드러나는 은빛을 품은 연한 금발을 찰랑이는 그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하얀 드레스와 그 위의 금으로 된 상징적인 문장들, 붉은색 원단의 어깨를 감싸는 고급스러운 로브에 여러 반짝이는 금장식들이 이런 진창 속에서도 그녀의 미모를 돋보이게 했다.


허리춤의 은빛 레이피어가 아니였으면 필시 제국의 꽃이라 칭송받았을 터.


그녀의 경건한 자세와 위엄있는 모습이 16살 특유의 엣됨마저 가리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저 시선.


고양이처럼 세로로 된 동공을 가진 황금색의 눈이 어둠속에서 은은한 빛을 뽐내며 나를 주시했다.


용안.


모든 것을 꽤뚫어보는 이 세계관 최고의 눈.


그리고 600년 만에 나타난 ‘눈’의 소유자.


율리아 드라고니아.


그녀는 지금 나의 마음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나의 마음은 어떤 색깔일까?


아마 이곳처럼 더러운 시궁창같은 색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당신만이 나의 희망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물어보겠지.


그리고 내가 반사적으로 생각해버린 것을 멋대로 꽤뚫어버릴 것이다.


“너··· 도대체 정체가 뭐지?”


어째 기대했던 대답이 아니다.


“이름 잃은 비천한 평민입니다. 전하...”


비명에 목이 쉬고 폐에 물이 차서 듣기 거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래도 내 목소리도 아니였고 한국어가 아니라 제국어, 즉 영어로 말해야 해서 안 그래도 이질적이였지만 이젠 인간의 목소리로 안 들릴 지경이다.


“거짓말··· 어떻게···”


그녀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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