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연재를 위한 불쏘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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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라
작품등록일 :
2024.09.16 01:06
최근연재일 :
2024.09.2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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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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Θάνατος(죽음)

DUMMY

웹소설 첫작품은 작가연재를 위한 불쏘시개라고 들었다.


처음 시작하면 실력이 너무나도 형편없어 무조건 망한다나. 첫 작품이 성공하면 그건 천재라고.


"마음에 들지 않아. 내 모든 것을 걸어서 투베 뚫는다!"


그렇게 내 모든 것을 불태운 첫 작품은 망했다.

조회수 17명.


"아니 흡혈귀 메이드가 망한다고???"


참 불쌍한 대중이다.

어찌하여 메이드의 아름다움을 깨닫지 못한다 말인가?


나는 여주 모습을 표현하는데 2500자를 쓰는 미친놈은 처음본다는 댓글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유기해버렸다.


두 번째 작품은 용사물.


큰 의미는 없었다. 걍 노벨피아 용사 탈퇴물 보다가 삘이 와버렸다.

그렇게 망했다. 조회수는 2배인데 어째 댓글도 없었다.


세 번째 작품은 회귀물.


네 번째 작품은 크툴루 찬양물...



***



9번째 작품은 아카데미 천재물.

조회수 87명.


"에라이."


수 많은 유기를 했다는 설움이 담겨서 그런가 어째서인지 피폐물이 되었다.


댓글에 무슨 스너프 비디오를 묘사하냐는 욕을 먹고 내 작품(쓰래기)들 중 가장 많은 댓글을 받는 기념비적인 일까지 격어 내가 주인공보다 피폐해지는것 같았다.

분명히 이게 무슨 먼치킨이냐는 타박을 먹고 제대로 된 문무 만능캐를 들고왔는데···


조회수 40명이여도 뭔가 수상하고 위험해보이는 출판사 계약이 온다고 유튜브에서 봤는데 그런 것도 없다.


그리하여 지금 쓰는 작품은 소설 빙의물이였다.


자기가 보는 소설속에 들어가는데 상태창만 믿고 살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처음이어질 히로인 하나는 미래에 폭군이 되는 왕녀인데 이번에도 큰 의미가 없었다.


폭군 여주가 나오는 노벨피아 개그물이 너무 웃겼고 AI 일러가 너무 좋아서 전에 구상한 캐릭터를 겉만 봐꾸고 그대로 넣었다.

그렇다고 개그물은 아니였다. 또 피폐물에 후반에 나오는 만악의 근원이 크툴루 신화의 유명한 ‘기어다니는 우주문어’랑 온갖 웹소설에서 우려먹은 암흑교단이다.


"걍 존나 잡탕인데. 이번에도 유기인가··· 그래도 왕녀랑 만나는데 까지는 그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지?"


연재 66화.

무료 투데이베스트 3위.

조회수 8130명.


"와 씨발 이게 되네."


아무리봐도 이건 망작인데 댓글 상태는 더 이상하다.



-겉만 겜판 내용은 현실적인 중세?


-혹시 빛길엔딩내고 이름 봐꾸고 온거 아니냐.


-초대장을 보냈다. 추후 전개는 가능한 평화롭게 구상하는게 좋을거다.


-걍 작가연제로 올라가라.



1년 반 가까이 하루 2만자씩 쓰다가 처음으로 건필이란 댓글을 수십개나 받았다.


"아니, 이거 그냥 이것 저것 다 때려박은 클리셰 범벅 양판인데?"


광란의 첫 작품 빼고는 겉만 클리셰 한 스푼 넣었지 하나하나 공들여서 차별점을 줬는데 내가 피폐해져서 대충 쓰니까 대박 났다.

이메일에 뭔가 수상한 출판사들이 연락을 줬다.


“이런 미친, 기회 비용이 없는데 작품을 그만두면 위자료를 왜 줘? 순 사기꾼들이 아니야?”


그러다 이메일 중에 이상한 것이 있었다.



■■■■■ [신규] 초대장과 3개의 특전 - 이 글을 읽은 순간 이미 너는 빙의했을 것이다. 본체 또한 죽었다. 게임화 특전을 기본으로 하나는 랜덤으로 지급, 하나는 선택권을....



누르기전 미리 보이는 내용을 봤어야 했는데, 씨발.


보낸 사람의 이름이 디지털답지 않게 먹물처럼 번져져 있고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복잡한 문양으로 편하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이 외계어를 읽을 수 있었다.


"니알라?"


외계 문어를 굉장히 좋아하던 나는 궁금해서 무지성으로 눌렀고······



***



[특전 지급 완료.


기본 특전: 기본특전&아공간 게이트

랜덤 특전: 고대의 권속-오르지 못한 별


특전 선택권 x 1


상태창 및 시스템 창을 불러주세요.]



그리고 눈 앞에 떠 있는 푸른 창을 보고 5초 만에 내린 결론.


"아무래도 좆됐다."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인지라 다시 심사 숙고하고 고민해보아 또 결론을 내어보았다.


‘나는 아주 좆됐다.'



[특전 선택창:


1.지급 완료.

2.용사

3.회귀

4.사제

5.마왕

6.사도

7.흑마법사

8.흑막

9.천재

10.지급 완료.]



눈앞에 떠 있는 비현실적인 푸른 창과 시대착오적인 건축양식. 그리고···


"여기 침입자 발견!"


"왕의 기사들은 모여라!"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반짝이는 갑옷을 입은 서양인들이 나타나서 창을 들고 소리쳤다.


'이것들 왜 영어로 말해!!!'


나는 놀라서 허리 춤에 검이라도 있나 싶어 버둥거리며 몸을 뒤졌는데...


콰직!!!


창을 든 위병의 음속을 뛰어넘는 초고속의 일격이 어깨에 박히고 공기가 폭발하며 피가 곳곳으로 튀었다.


"크아아아악!!!"


스스로도 목이 아플 정도로 비명을 지르며 나는 쓰러졌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는 살벌하기 그지 없었다.


"이거··· 진짜로 각인이 없잖아? 어떻게 백금용님의 절대 결계를 뚫었지?"


"당장 고문해서 정보를 빼내야 해! 이건 왕실의 안위에 큰 위협이 될 거야!"


눈물이 나왔다.


***


제국 왕궁, 3황녀의 개인 사무실 겸 집무실.


문을 열고 바로 보이는 거대한 회의용 탁자와 고급스러운 의자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갑옷을 입은 기사가 가까이 다가가자 마석 조명이 스스로 켜지며 구석구석까지 밝혔다.


“무슨 일이지?”


창가 쪽 책상에 앉아 수 많은 서류들에 둘러싸인 소녀가 눈길도 주지 않고 물었다. 어쩌면 무례한 반응이지만 당사자인 율리아의 기사, 카인은 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녀야말로 브리타니아 제국의 왕위계승자이자 용의 피를 이은 자기 주인이였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는 짧고 굵게 일을 보고했다.


“왕궁의 침입자가 있었습니다.”


“뭐?! 침입자?”


율리아는 들여다보던 서류에게서 시선을 욺겼다.


“그렇습니다. 그것도 율리아님의 침실 근처였습니다. 이 집무실과도 가까운 위치이기도 합니다.”


“침입자라니, 이런··· 각인이 없어?! 거기에 그냥 일반인이라고?”


푸른색의 눈동자가 황금빛으로 변하더니 율리아는 혼잣말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용안을 가졌기에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었다.


그 능력 자체는 숨기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녀의 기사는 전부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에 서로 거리낌이 없었다.


좀처럼 표정 하나 봐꾸는 일이 없는 그녀가 놀라고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영혼에 일시적으로 새기는 왕가의 각인이 없다는 것.


그것이 없으면 절대로 왕궁에 들어올 수 없다.


절대로.


백금용의 결계 때문에 왕궁에서 일하거나 초대 받는 모든 이들은 각인이 있어야 왕궁에 들어올 수 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수많은 보안마법과 왕궁 마법부의 결계까지 침입자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국의 왕궁은 대륙 최고의 보안을 자랑하며 침입자가 있었던 전례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그게, 오늘 뚫렸다.


“왕실 마법 근위대에서 이상을 발견하고 곧바로 왕실 근위대의 기사들이 제압 후에 감옥에 넣었습니다. 지금쯤 심문을 하고 있을 텐데···”


카인은 말꼬리를 흐리다가 마음을 다잡으며 말했다.


“이건··· 율리아님의 암살을 노린 게 아닌지···”


“아니, 아닐 거다. 오늘 지나가면서 황태자 그 인간이랑 언니도 봤는데 그런 낌새는 전혀 없었다. 설령 날 노린 다른 이들이 있다고 한다면 왕궁이 아닌 곳에서 했어야지.”


그녀는 곧바로 단언하며 의자를 한껏 뒤로 젖히고는 눈을 감았다.


나이가 어려 후발주자로서 왕위 계승 경쟁에 뛰어들었기에 그녀는 언제나 달려야 했다.


칼도 휘두르고 마법도 배우고 활도 쏘고 수많은 곳에 불려가거나 찾아가서 인맥을 쌓고 뒤에서 정치까지 해야 했다.


집이라고 할 수 있는 왕궁에는 믿을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없었고 수많은 암살 위협이 도사렸다.


그런데 고작 일반인이 수천 개의 보안마법과 왕실 마법부의 결계, 백금용의 절대결계를 뚫고 왕실근위대의 눈을 피해 그녀의 주변까지 찾아왔다는 말도 안 되는 일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니...


절로 온몸이 피곤해지는 느낌이 율리아를 덥쳤다.


“일이 너무 많군···”


세상만사 다 귀찮다는 목소리로 그녀가 읊조렸다.


“훈련도 너무 과하게 하시니까요.”


걱정스럽다는 듯한 말을 무시하고 율리아는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결국에는 귀찮건 말건 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래서, 그 율리우스라는 소년이 본녀를 불렀다?”


카인의 기억을 꽤뚫어 본 율리아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예. 율리아님이 자기 무고와 신분을 밝혀줄거라고, 그것 말고는 계속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설마... 본녀의 용안을 믿은 건가..."


용안이 마음을 볼 수 있은 것은 대륙의 모두가 안다. 다만 율리아는 스스로 두 눈을 자해하고 그 능력을 잃었노라고 거짓말했다.


이 사실 또한 모르는 이가 없는데 이를 믿고 행동한다?


확실히 뭔가 있는 건 분명했다.


"일단 다른 이들의 움직임을 살펴보지. 지하실을 드나드는 자들을 전부 확인해서 보고하도록.”


“율리아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정말 죄가 없다면 별일은 없을 테지. 자백 마법을 쓸 줄 아는 마법사도 있으니 말이야. 이만 잠이나 자야겠구나."


율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집무실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그대는 밤 동안 수고하도록.”


***


그리고 그 시각.


'율리우스'는 고문당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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