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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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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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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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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숙청(2)

DUMMY

뒤늦게 율리아가 무슨 짓을 하려는건지 알아차렸는지 뒤가 더러운 이들··· 그러니까 높으신 분들이 구석으로 도망치며 땀을 뻘뻘 흘리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


율리아는 귀족들 사이에 숨어있는 노인에게 달려들었다.


"이런!!!"


놀랍게도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노인이 이에 반응하며 목을 노리는 검격을 피하며 곧바로 마법을 날렸다.


동시에 율리아가 앞으로 손을 내밀자 노인이 날린 수십개의 마법 난사가 파훼되며 허공에서 사라지고 레이피어에 검은 화염이 절반으로 갈랐다.


그 화염에 수 많은 왕궁 사람들이 휘말릴뻔 했지만 대륙 최고 수준의 마법사 집단인 제국 왕실 마법근위대 마법사들이 보호막을 만들어 보호했고.


"당장 저자를 죽여라!"


율리아가 소리를 질렀으며.


"명을 받듭니다!"


근위대장과 소드마스터가 이를 따랐다.


[신법(身法):강철맹진]


근위대장은 발악하는 노인의 마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뚫어버리고 소드마스터는 모든 마법을 검으로 베어버리는 기행을 저지르면서 동시에 다가가서는 그대로 노인의 목과 허리를 절단버렸다.


놀랍게도 근위대장의 빰에서 피가 흐를 뿐 치명상을 입지 않았지만 수 많은 이들은 기겁하면서 뒤로 주저않거나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후··· 앞에 대(大, Arch) 자가 붙을 수준의 흑마법사이니라. 다른 흑마법사와 달리 제자를 들이지 않고 단독으로 행동을 하며 자식의 몸에 영혼을 욺겨 230년간 살아온 노괴이지."


그녀는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말을 이어갔다.


"지금 같이 마도구도 없고 힘도 다 빼둔 상황이라 겨우 죽였지만 혼자서 대군단을 만들고 있었기에 원래라면 성기사단 하나와 싸워도 이기는 괴물이였다. 고유마법까지 있었으면 설령 이곳에서도 죽이기는 힘들었겠지."


그 말이 틀린게 아닌게 실제로 레벨로 치면 400을 넘는 거물이였다.


소드마스터, 리처드 크롬웰이 380레벨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로 끝난건 기적에 가까웠다.


흑마법사가 여러모로 만능이지만 마력과 미리 그려둔 마법진만 있으면 되는 마법사와는 달리 흑마법사는 시체나 영혼등 훨씬 많은 준비물이 필요한데 정체를 숨기겠다고 전부 두고 왔으니 기습에 제대로 반항도 못한 것이다.


'근데 저 노괴가 대마녀보다 약하다니··· 진짜 정체가 뭐지?'


나는 대마녀, 코델리아 라이히도 수준 높은 흑마법사이자 ‘소피아’라는 가명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경계심을 높이는 와중에도 율리아는 숙청을 멈추지 않았다.


"저 흑마법사에 대한 증거는 주택 지하에 썩어 넘치니 후에 조사하도록."


율리아는 가만히 있던 사제의 심장을 손으로 뽑아서 바닥에 던지니 검은 심장이 시간이 지나서도 수십초간 뛰었다.


"수 백명이 넘는 고아와 거지들을 악마에게 바친 쓰레기니라. 정의로운 재판에 세울 가치도 없으니 본녀의 재량으로 바로 죽였노라."


그녀는 인상을 쓰면서 마법으로 손에 묻은 피를 씻어 버리고 다시 레이피어를 휘둘렀다.


고속으로 움직이며 6명의 사람들을 순식간에 베어내었고 더 이상 율리아에게서 도망칠 수 없었던 이들은 옆에 있던 사람이 잘려나가자 벽에 들러붙으며 비명을 지르거나 졸도했다.


"괴, 괴물이다!"


누군가의 말과 함께 시체들에서 사람들이 미친 듯이 도망가버렸다.


몸이 베이며 쓰러진 이들의 몸에서 불길한 검은 연기가 나오거나 몸이 기형적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이교도인가···"


소드마스터, 리처드 크롬웰이 중얼거렸다.


"가지고 있던 혼돈력이나 흑마력을 강제로 폭주시킨 상태에서 치명상을 입으면 저렇게 되지. 들키기 싫어서인지 마력을 제외한 모든 힘을 다 빼고 다니길레 조금 고생했지만."


불결한 힘이라도 남김없이 쓰고 오면 감지하기도 힘들테니 몸에 담아두지 않은건가···


왠지 시스템 창을 보는 것조차 감지해버리는 괴물이 있는 왕궁에 흑마법사나 다크 프리스트가 많더라.


초월적인 감각으로 뭔가를 알아차려도 위화감과 불퀘감을 줄 뿐 무언가를 증명할 수는 없을 테지.


그런데 존재하지도 없는 힘을 폭주시켰다는건 강제로 힘을 만들게 했다는 소리인가?


솔찍히 뭔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걍 율리아가 최고다 하고 나는 넘어가기로 했다.


지금 상황에 내가 이 세계의 주인공이라고 할지라도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그저 여주인공인 율리아를 따라갈 뿐.


"여봐라. 이들을 전부 잡아서 치료하고 감옥에 쳐 박아두조록. 뇌나 심장 쪽에 있던 자살을 위한 마법은 본녀가 깨뜨렸으나 언제든 치료와 마법의 파훼가 가능한 마법사를 상시 붙여두도록 해라. 설령 마도구로 완전 제압을 했다고 해도."


왕실근위대의 수도 사람들을 잡아간다고 꽤 줄었지만 율리아는 멈추지 않고 어느 백작의 앙손을 잘라버렸다.


"끄아아아악! 나는 이교도가 아니오!"


"대신 평가부 소속으로서 본녀의 언니와 함께 해쳐먹은게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만? 그 정도면 작은 도시 하나를 살 수 있는 정도인데 혈세를 빨아 먹는 모기 새끼를 쳐잡는거야 말로 귀족의 의무가 아니겠습니까?"


시종에게 레이피어가 휘둘러지고 잘려나간 경동맥과 왼팔에 혈관이 튀어나오더니 촉수처럼 꿈틀거렸다.


"암흑교단 소속 간자이니라. 키메라 연구로 수명과 재생력을 대폭 늘렸지. 단 폭주시키면 저런 꼴이니라."


그녀는 대답도 듣지 않고 계속해서 사람을 베어넘겼고 귀족을 포함한 6명이 마법적인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했으며 그중 2명은 왕궁마법사에게 제지 당했고 전부 왕실근위대에게 지하감옥에 끌려갔다.


그렇게 소속 가리지 않고 스파이, 흑마법사, 악마계약자, 이교도 포함 죄인 63명 가량이 감옥에 끌려가거나 죽은 이후에야 율리아는 레이피어를 휘둘러서 피를 전부 털어내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검집에 넣었다.


마법이라도 썼는지 놀랍게도 그녀의 새하얀 갑옷에는 피가 하나도 튀지 않았다.


"불만이 있는 사람은 있습니까? 아직 율리우스에게 대한 저의 변호는 끝나지 않았는데 구태어 이를 막겠다면 죄가 없는 사람이 나오는게 좋겠습니다만···"


그녀는 입술을 비틀며 조소를 흘렸다.


"이 더러운 곳에서 그런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요."


그리고 그 시선은 황태자를 향하고 있었다.


황태자와 율리아가 서로를 말없이 노려보고 있을 때 나는 그녀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용안을 가진 율리아에게 인간만큼 추악한 것은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죽은 영혼들마저 그녀의 눈에 보이고 여러 시체들을 보면서 사후세계에 대한 진실마저 알아버렸을 것이다.


그 추악의 중심인 왕궁에서 자신을 숨겨온 그녀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다는 말인가.


거기까지 미친 생각에 내가 신음을 흘릴때.


율리아의 용안이 나를 향했다.


"아···"


그녀는 말 없이 묻고 있었다.


너는 이 참상을 보고도.


자신의 손을 피로 물들이고도.


세계를 구할 각오가 있느냐고.


너가 감히 이를 입에 담을 수 있느냐고.


그녀는 묻고 있었다.


왕궁 전체가 시체처럼 싸늘해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참상에 공포에 떨고 마음이 약한 이들은 눈물까지 흘리거나 기절해버리고 있을 때.


"여기 있소!"


어느 젊은 청년이 자신은 죄가 없노라고 말하며 앞으로 걸어나왔다.


사전에 주요인물들에 대한 문서를 통으로 외웠기에 상태창으로 알 수 없는 정보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왕실근위대 부단장이 된 조엘이라는 검사로 10년 이내에 소드마스터가 될지도 모르는 유망주라고 한다.


"참고로 여기에도 있습니다."


나는 웃으면서 뒤에서 손을 흔들었다.


그녀의 질문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대답이였다.


다만 그 긴장감 없는 소리에 율리아가 살벌한 눈길을 보냈다.


"그대는 닥치고 있도록."


"넵···"


나는 때가 될 때까지 닥치고 있기로 했다.


"어디 한번 까발려보십시요."


그는 자신 만만하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6살에 두 눈을 자해하고 백금용, 플레티아라님께서 몸소 찾아와 치료했음에도 완치하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역시 거짓이였군."


뭐야, 그거. 난 그런 스토리는 안 만들었는데.


내가 남몰래 당황할때 조엘 부단장은 겁도 없이 계속해서 입을 놀렸다.


"백금용님에게 물려받은 용안으로 모든 것을 꽤뚫어봐 책임지고 왕궁에 침입한 제국의 적과 죄인들을 한 순간에 모두 처리한 것은 누구도 이룰 수 없는 업적이요. 그러나 저 평민이 우리 왕실근위대의 눈을 속였다는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지. 최소한 저 자의 정체라도 밝혀야—"


"30년 전에 당신 가문은 부흥을 위해서 악마와 거래했습니다. 부단장께서 태어나기 전이죠."


"뭐라?"


역시나 율리아는 나에 대해 설명할 생각이 없었다.


지금 상황에서 내 정체에 대한 일은 그녀의 유일한 약점, 즉 역린이였다.


다만 율리아의 ‘정치’는 정상이 아니다. 역으로 상대를 죄인으로 만들어서 보내버리면 그만이였다.


"그 대가는 666명의 영혼으로 당신의 재능은 거기에서 비롯됬습니다. 전쟁통에 영혼은 널리디 널렸고 당시 가주는 영혼을 모으기 위한 흑마법을 배웠죠. 나중에 밀러 백작을 추궁해보시길."


"그게 무슨 얼토당토 않은 소리요! 천신교단의 독실한 신도인 우리 부모님이 뭐가 어쨌다고?!"


"아니면 10살에 자다가 침대에 오줌을 지렸다거나 결혼 이후에도 12살에 만난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몰래 자위한다거나 4년 전부터 ‘특정 취향’을 겨냥한 창관을 애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말해야하는데 그런건 너무 구질구질하지 않겠습니까?"


조엘의 얼굴이 당혹감에 차올랐다.


확실히 창관이 불법이라도 쓰는 사람이라면 다 이용하는 마당에 죄라고 부르기에는 뭣 하지만 명예고 뭐고 다 박살내버리는 내용이였으니까.


그리고 그가 죄가 없어도 가문 하나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이 나라의 국교인 천신교단은 흑마법이나 마족(악마)과 관련된 것에 환장하면서 칼부터 휘두르는 종교니까.


"버둥버둥 서있는거 보니까 상황 파악이 안되는것 같군요."


율리아는 차갑기 그지없는 황금빛 눈동자로 조엘을 쏘아봤다.


"닥치고 꺼져라. 그래야만 당신 가문이 1초라도 더 길게 연명할 수 있을테니."


그 또한 얼굴을 구기고 납득할 수 없다는 듯이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나는 조용히 그의 명복을 빌었다.


'특정 취향'이란게 무엇인지 심히 궁금하지만 아마 이곳 중심에 서있는 나와 구석에서 공포에 떨고있는 귀여운 엘리자베스 4황녀를 빼고는 그나마 착하신 분 같은데 괜히 개기다가 저렇게 된거니 어쩔 수 없다.


율리아가 말하면 닥치고 기어다녀야 한다.


왕이 지금 아무것도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는 지금 그게 새롭게 떠오른 제국의 법이였다.


그녀는 한번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서 말하죠. 율리우스가 침입에 성공하고 저는 각인과 마법을 회수 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당사자 입장에서 상세히 보고하라 명령했죠."


그 말이 진실이라는 듯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어깨가 뚫리는 일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고문을 당한다면 제 이름을 대라고 말해뒀으니 제 충신이 고통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소드마스터와 황태자를 제외한 모두가 움찔거렸다.


"저는 이 사건을 왕궁에서 법을 준수하여 정의롭게 사건을 수사하고 모두 화합하여 사태를 대처하여 결국 저에게 이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울분에 찬 목소리가 왕궁에 울려퍼졌다.


"그 과정에서 경비의 약점을 없애고 수사 구조의 개편을 이루어 왕실에 보탬이 되고자 했지요. 그러나 저의 충신 율리우스가 제 이름을 부르짖음에도 대마녀는 위치크래프트를 이용한 고문을 하며 이를 무시하고 궁내부, 왕실근위대, 왕실 마법근위대, 왕실마법부, 마탑이 갈라서서 싸우며 서로가 서로를 책임자로 내세우려고 했습니다!"


그 당사자들의 얼굴에 낭패감과 공포가 일렁이는게 보였다.


"어제부터 새벽까지 8시간 동안 24명이 번갈아가며 저의 충신에게 찾아와 돌아가면서 끔찍한 고문을 하면서 억지로 이 자가 맞다 그 자가 맞다 말하라 강요했습니다. 법을 모조리 무시하고!"


"그러게나 말 입니다, 율리아 전하. 솔직히 이번에는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전하를 데려오라는데도 전혀 듣지를 않더라고요?"


나는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뉘앙스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연설에 끼어들었다.


내가 현장에서 대사제나 죄인들을 치료하고 있던 대마녀를 쓱 쳐다보니 놀랐는지 어깨를 들썩였다.


나도 어깨를 으쓱이고는 여유롭게 로브와 윗옷을 벗었다.


"허억!"


누군가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이미 율리아에 의해 못 볼걸 다 봐버린 귀족들도 8시간이나 되는 고문의 참상에 누군가는 인상을 쓰고 누군가는 기겁했으며 누군가는 눈을 감거나 시선을 돌렸다.


지금 마법 덕분에 고통도 상당히 줄었음에도 타이어에 갈려나간 듯이 양팔이 아팠다.


솔찍히 영구적인 후유증도 각오하고 있다.


"저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모조리 갈라서서 서로를 헐뜯는게 제국의 명예입니까?! 죄 없는 자를 고문하고 자기 보신을 위해 거짓 증언을 뱉게 하면서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는게 우리들 귀족이였습니까?!"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렀다.


궁정 내부는 숙연해졌고 날 고문한 자들은 종이장처럼 안색이 파래졌으며 다른 후계자들은 차마 할말이 없어 그저 그녀를 노려볼 뿐이였다.


왕 또한 마찬가지다.


능력은 더럽게 없는데 자기 보신을 최고로 치는 소인배 같은 자라서라서 백금용의 결계가 뚫렸다는 소식에 가장 노발대발하였고 덕분에 온갖 절차를 무시하고 곧바로 나는 고문으로 직행 당했다.


법이라는 것도 제국의 왕 앞에서 자잘한건 겉치례에 불과한지라 본례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이 때문에 무려 율리아가 충신이라 말한 자가 죄없이 고문을 당했기에 이를 그녀가 추궁하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자백마법이라는 전무후무한 사기 마법에 진실이 밝혀질 것을 서로 견제하겠답시고 뒤에서 수작부린 황태자와 2황녀는 말할 것도 없고.


율리아는 끝까지 나를 보호 할 것이며 정 안된다면 그녀가 벌어준 시간을 이용해 내가 도망가버리면 된다.


‘끝났군···’


나는 그 사실에 홀가분해짐을 느끼며 벗었던 피에 물든 옷을 힘겹게 입고는 로브를 다시 여유롭게 몸에 둘렀다.


그와는 반대로 율리아는 아직까지 울분을 쏟아내고 있었다.


저 감정은 거짓이 아니다.


단 진실에서 감정을 가져오고 거짓에서 실리를 챙기고 있을 뿐.


“언제 제국이 이렇게까지 떨어졌다는 말 입니까! 흑마법사, 이교도, 악마계약자가 제국 중심에서 자리 잡고 나라를 다스린다니!”


율리아의 일갈에 숙청에 살아남은 이들은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브리타니아 제국의 국왕이자 저의 아버지시여! 백금용의 후예로서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용의 눈동자에서 불길이 번지는 듯 했다.


저 불길은 혁명의 불길인가 희망의 등불인가 타들어가는 소녀의 마음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지금 당장 반역도들의 죽음과 왕궁의 화합을 명령하십시요. 제 손으로 제국의 명예를 되찾겠습니다!"


이렇게 율리아는 나를 살리고 궁내부, 재무부, 추밀원, 평가부, 왕실근위대, 왕실 마법근위대, 왕실마법부, 중앙귀족, 중앙법원, 대륙의 다른 아홉 국가, 마탑, 천신교단, 만신전 올림푸스, 암흑교단, 흑마법사, 악마계약자, 마족, 외신의 이교도들, 아버지, 형제들 모두를 엿먹였다.


나는 이 모든 일의 주동자로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황금빛 눈동자가 나와 마주치고 수 백명이 넘는 왕궁의 모두가 날 바라봤다.


"위대한 백금용의 피를 이은 대제국의 지존이시여."


나는 저 왕좌에 앉은 벌거벗은 왕에게 고개를 숙였다.


"소인은 저를 고문한 이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대답을 듣지 않고 허리를 피며 율리아에게 돌아섰다.


그리고 죽어가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죄송합니다."


'나 때문에 벌써 손을 더럽혀서.'


이런 말을 할지는 몰랐는지 눈물을 흘리던 그녀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 표정이 마음에 들어서 나는 그만 웃어버렸다.


"대신 계약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정신을 놓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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