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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라
작품등록일 :
2024.09.16 01:06
최근연재일 :
2024.09.2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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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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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3)

DUMMY

"차원이동이 확실하더냐? 아니지... 애초에 그런게 가능하더냐?"


약간 흥분한 듯한 율리아의 모습이지만 나는 정보를 일부만 보여줘야했다.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무한한 에너지가 존재하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서있는 땅과 태양, 그리고 눈에 보이는 별과 그 너머의 우주의 모든 것을 소멸시킬 정도의 힘을 한 곳에 모아서 자유자제로 운용한다면요."


이 몸이 내 것이 아니라는 불 필요한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몸의 주인은 죽을 예정이였는데 니알라토텝이 영혼만 폐기 처리하고 빙의시킨다는 설정이였으니.


이 또한 그대로라면 웹소설에서 빙의된 몸의 주인이 나오는 발암 전개로 이어질 문제도 없다.


"그건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냐? 결국에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더냐?"


율리아가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생각보다 내 말을 잘 믿어주는 것 같다.


아님 그 이상으로 자신의 눈을 신뢰하고 있던가.


"신 위에 존재하는 신이라면 가능하겠죠. 아우터 갓조차 뛰어넘는··· 그런걸 신이라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신이라... 그대가 말했던 그 괴상한 이름을 가진 것들을 말한 것이냐?"

"예. 다시 경고드리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것 입니다. 이를 글로 쓰거나 함부로 입에 담으시면 결코 안되십니다. 심지어 이를 생각하는것 조차 위험을 가져야하지요. 이는 종교에서 신의 상징물과 이름을 이용해 신앙심이라는 매개로 공간을 뛰어넘어 신성력을 전달하는 것과 같이—"


"됐다. 충분히 알아 들었느리라. 그대가 더 잘 알고 있는것 같으니 조사도 하지 않으마."


그녀는 내 말에 진저리 난다는 듯이 손을 휘둘렀다.


"다행이군요···"


진심이었다.


크툴루 신화는 작품에서 아주 약간 뉘앙스만 풍겼을 뿐 제대로 나온적이 없었고 노란 옷의 왕과 니알라 그 새끼를 빼고는 설정도 제대로 짜놓지 않았다.


해봐야 유명한 그레이트 올드 원을 섬기는 이교도 몇 개 넣어서 중세 판타지에서 세기말 아포칼립스 전쟁물로 장르 드리프트하고 귀여운 폭군 군주님을 극한까지 피폐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


겸사겸사 주인공도 고통 주고.


그 중에서도 우주의 가장 큰 비밀인 외우주의 최고신과 그의 아들을 조사하다가 율리아에게 어떤 참사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그대는 어째서 차원이동을 당한 것이냐? 들어보면 그 신이라는 것이 원인인듯 한데. 거기에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이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애초에 다른 차원에서 온 것이더냐?"


"그 신에게 편지로 초대장이라는 걸 받았는데 뭔지도 모르고 그걸 열어보니 왕가에 처소에서 눈을 떳습니다. 또한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애초에 모르는 것도 많고요. 하오나 저는 제국에 해를 끼칠 생각이 없으며 그 이상으로 전하와 인류의 안위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점은 알아주십시오."


"흠···"


이 또한 사실이였다.


이제서야 천재[EX+]의 말도 안되는 수준의 기억력으로 생각해 낸건데 이메일의 미리보기에서는 내 본체는 죽었다고 말했다.


이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거짓말 같지도 않았다.


어차피 이곳에 살아가야 한다면 세상이 안 망하기를 빌어야지 않겠는가?


돌아갈거라는 기대도 안한다.


율리아는 눈을 감고 곰곰히 생각하더니 다시 안광을 반짝였다.


"그대는 아마 죽을걸세. 지옥같은 고문을 받으면서 말이야."


나는 그녀를 지긋이 바라봤다.


이 몸뚱이가 평민의 것이라서 그런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키가 같아서 시선이 딱 맞았다.


"아무래도 그 반응을 보면 어떤 고문을 당할지는 구태어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신것 같군요."


"뭐라?"


그 무례한 말투에 그녀가 불퀘함을 드러내려할때.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죠?"


"······!!!"


참 난데없는 질문.


그러나 천재인 그녀는 곧바로 알아듣고 얼음장 같았던 표정이 완전히 깨졌다.


“그, 그게 무슨···”


그리고 이 또한 내 노림수였다.


“그래요, 저는 고문당할겁니다. 율리아님의 용안으로 저의 내면을 볼 수 없었던 걸 감안하면 자백마법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대충 들어봤을때 자백마법이란건 크게 발달하지도 않은 것 같고 내면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내면에 간섭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니까요."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가?


"그렇다면 자백을 받게 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사용하겠죠. 가짜든 진짜든 정보를 내뱉게 하려고 손톱과 발톱이 뽑히고 손가락과 발가락을 차례로 자르고 그 다음 양손과 발목이 잘리고 눈이 척출당하고 치아를 뽑고 피부가 벗기고 불로 지지고 물고문으로 폐에 물을 채우고 마법으로 신체가 터지고도 그 모든 것이 다시 회복하고 몇 번 반복한 다음 결국 백치가 되어버리면 마탑에 보내서 뇌와 배를 열어서 살펴보겠지요.”


나의 말이 말을 이어갈때마다 그녀의 예쁜 얼굴이 조금씩 구겨지며 나중에는 아에 뒷거름질 쳤다.


무슨 기분일까?


그 정도 피를 볼 각오는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걸 당사자에게 한줌의 꾸밈없이 세세하게 들으니 무서워졌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그녀는 아직 어렸다.


현재 시점은 왕위쟁탈전과 전쟁으로 완전히 닳기 전으로 현재 그녀의 위엄있는 모습 또한 상당수는 스스로 꾸며낸 것이다.


내면은 아직 인류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폭군이 아닌 평화를 위해 가면을 쓰는 한명의 소녀였다.


그녀는 내 내면을 완전히 볼 수 없지만 나는 그녀가 어떤 감정을 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떤 사고방식으로 움직일지 모두 알 수 있었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왕실에서... 그렇게까지... 하겠느냐?”


그녀는 그렇게 속마음을 내비쳤다.


말투가 달라지거나 속마음을 내 보인다면 그건 당황했거나 불안해한다는 증거였다.


“아뇨. 훨씬 끔찍할 것 입니다. 노예각인에 각성제와 자백제, 감각강화 약물을 쓰고 온갓 기상천외한 마법과 방법으로 제 영혼을 농락할 것 입니다.”


그리고 다른 차원의 정보를 읽기 위해 나는 죽지도 못한 채 목숨이 강제로 연명 될 것이다.


확실하게 그렇게 될 것이다.


내가 아무 것도 안한다면 말이다.


‘정말 그때쯤 되면 스텔라에게 날 먹어달라고 해야겠다. 그러면 그녀라도 어떻게든 살아남겠지. 제 1권속이니까 흡혈귀의 왕이라도 되려나?’


내가 지금과는 전혀 상관 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동정심을 유발하려는걸 아는지 이를 악물고는 날 노려봤다.


“너가 그런다고 내가 널 살려줄 수 없다...”


실제로 내가 이렇게 진실을 고한다고 할지라도 그녀는 나를 돕지 않을 것이다.


당장 그녀에게 가치가 없으니.


“예, 알고있습니다. 전하께서는 왕이 되셔야하니까요.”


제국의 멸망이 그녀의 눈에는 보이니까.


“어째서 그렇게 태연하게 있을 수 있는거지? 너가 말했다시피 그런 끔찍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난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저도 제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큰 행운을 만나 드디어 이제 인생 피겠구나 싶어서 집에서 축배라도 들려고 했는데 지금 이런 곳에 와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죽고싶지 않아요.”


“나는 너를 도울 수 없다···”


그녀가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며 괴롭다는 듯이 말했다.


솔직히 내가 더 미안했다.


이렇게 상대의 내면을 바라보고 감정과 생각을 유도하여 하나의 인격체이자 내가 뭣도 모르고 만들어버린 피조물을 간접적이나마 지배하는게 너무나 죄스럽다.


내가 역겨워질려고 했다.


다만 이해하달라. 나는 죽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죽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당신이 희망이라는 별에 닿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체를 쌓아올리고 그 무게를 감당할 지 나는 안다.


그렇기에 나의 희망인 그대와 나는 이대로 헤어져서는 안된다.


그건 지옥이다. 우린 헤어지면 서로가 같이 피의 하수구 속에 처박혀서 고통과 죄책감에 미쳐버리는 결말의 초석이 될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없어진 세상은 멸망하겠지.


“저를 돕는게 이익이 된다면요?”


“뭐라?”


“제가 말했죠. 전하가 아니였으면 훨씬 심각한 일을 당했을 거라고.”


그녀는 거대한 모략의 냄새를 맏았는지 처음으로 나를 의심스럽다는 듯이 바라봤다.


걱정마라. 내가 본 책과 웹소설이 몇백개인데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는가?


흠···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내가 더 걱정스러워졌다. 되는것 맞나?


어차피 물릴 길은 없다.


주사위는 던져젔다.


“저를 고문하러 온 사람들이 대략 24명쯤 됩니다. 소속이 있는 분들을 나누자면 5곳 정도 되겠네요. 마법도 못 쓰고 무력도 없는 저에게 제압되자마자, 너무나 빠른 시기에, 그것도 새벽에 과도하게 많은 관심을 주더군요.”


참으로 공교롭기 그지없다.


“그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날이 밝으면 마탑에서 온 마법사가 마법 같은걸 걸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도 말이죠. 아마 국왕 말고도 뒤에서 압박하는 사람이 있었겠죠.”


율리아의 한쪽 손이 살짝 움찔거렸다.


“아마 황태자와 제 2황녀일겁니다. 다른 후계자··· 4황녀와 4황자는 백금용의 결계 때문에 관심만 있거나 해봐야 전속 집사나 충성 맹세한 기사를 보내보는 정도고요.

잘하면 서로의 지지층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을것이고 내부자 개인의 배신으로 몰고가서 분쟁과 책임을 회피하고자 할 것 입니다. 정치에서 진실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울리아는 처음 기세등등한 모습과는 달리 기어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몸을 움츠리거나 표정이 일그러지는 등 정치 만랩 치고는 포커페이스가 너무 깨진것 같았다.


하긴, 어차피 죽을 사람이 혼자 발악하는데 속마음을 숨길 필요가 없으니 지금까지의 울분이 올라온 걸지도.


“······”


그녀는 말 없이 어둠 속에서 황금빛 눈동자를 반짝였다.


긴 침묵이 지나가고.


“저랑 계약 하나 합시다.”


나는 그녀에게 제안했다.


“뭐?!”


참고로 이 제안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지금 율리아의 목숨은 내 것이라는 점이다.


그녀의 레벨은 210레벨.


용안으로 얻은 높은 경지의 기술과 특성까지 고려하면 어지간한 베테랑 기사들을 압도하지만 나이가 어려 마스터나 대마법사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내 권속을 소환하면 그녀는 즉시 제압되고 나의 인질이 된다.


“당신이 날 구하더라도 나는 당신의 밑에 들어가지 않을거야. 충성도 맹세하지 않을거고.”


그렇기에 나는 진실만을 입에 담을 수 있었다.


나는 죽을 수 없다.


죽어서는 안된다.


그 어떤 고통과 고난을 받더라도 살아가야만 한다.


“그 대신에 내가 세계를 구해주마.”


***


그리고 날이 완전히 밝았을 때.


브리타니아 제국 제3황녀, 율리아 드라고니아는 자신이 본인에게 암살자를 보냈노라고 자수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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