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하는 하남자는 아포칼립스의 국가권력급 환생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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뮨피아조아
작품등록일 :
2024.09.16 19:20
최근연재일 :
2024.09.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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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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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뱀 사냥(1)

DUMMY

“조타수. 아니 루블랙.”

“넷, 대장님!”

“스킬라는 큰 덩치에 비해 날렵한 놈이다. 선체가 파괴되지 않도록 이리저리 잘 피할 자신 있나.”

“이래봬도 쇤네가 섬마을 출신이라 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몹니다.”

“믿겠다. 이번 작전은 누구보다 자네의 역할이 중요해.”

“믿고 맡겨주시라요!”


루블랙. 마법사치고는 육중한 몸집을 지닌 그는 원래 선원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마법에 눈을 뜨게 되었다나. 아무튼 뱃사람으로 제법 잔뼈가 굵었는지 루블랙은 능숙한 조타 실력으로 고속선을 몰았다.


육지와 다르게 바다에서는 배가 아니면 피할 곳이 없다. 다시 말해, 스킬라에게 선체가 박살나면 물고기밥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뜻이었다.


이런 점에서 루블랙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 힐데온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대장님! 마키아 호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뭐라고 왔지?”

“좌초 지점은 카리브디스 해협 인근으로 완전히 침몰하는데 2시간 정도 소요될 것 같다고 합니다.”

“알겠다.”


카리브디스 해협은 스킬라의 둥지 북쪽 20km 부근 해상에 위치해 있다. 고속선의 속도로 약 2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


스킬라를 포기하고 마키아 호를 구출하러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이게 최선이야.’


자레딘은 마키아 호가 스킬라의 분신과 백병전을 치렀다고 말했다. 즉, 마키아 호가 좌초되어 침몰하는 와중에도 분신에 의해 원정대가 유린당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스킬라는 하나이나, 분신은 다수. 허접하기 짝이 없는 불 속성 마법사 십인대가 구원을 하러 간다고 한들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아직은 잠잠한 모습이었지만 분신의 신호가 닿는 순간, 스킬라는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마키아 호가 좌초된 지점으로 움직일 것이다. 더하여, 본체가 사망하면 분신 역시 사라지는 게 일반적.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면 어떻게든 스킬라를 쓰러트려야 한다.’


이것이 마키아 호의 구조에 앞서 스킬라와의 전투를 선택한 까닭이었다. 해협에 매복한 부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관계로 토벌 난이도는 올라갔으나, 불가능의 영역까진 아니었다.


“대장님, 곧 스킬라의 둥지입니다.”

“전원, 마력을 개방해라. 조타수는 좌현으로 선회하여 스킬라의 둥지를 살짝 걸쳤다가 빠져나온다. 그다음, 전속력으로 북상한다.”

“예, 알겠심더!”


조타수, 루블랙의 우렁찬 대답 소리와 함께 십인대원들이 저마다 단전에서 불의 마력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피부 표면에서 아지랑이처럼 마력이 피어났다.


잠시 후면 스킬라는 콧구멍 주변에 위치한 마력 감지 기관을 통해 십인대의 마력을 인지할 것이다. 그 즉시, 도망친다.


자레딘에게 제공받은 스킬라에 대한 정보에 따르면, 십인대가 승선한 고속선은 스킬라보다 근소하게 빨랐다. 조금이라도 망설이면 금방 녀석에게 목덜미를 잡히리라.


“캬아아아악!”

“마력을 계속 흘려보내! 스킬라가 우릴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부우우웅–!


스킬라의 둥지에 진입하기 무섭게, 놈은 십인대의 마력을 감지하고 득달같이 수면 위를 미끄러지며 쫓아왔다. 스킬라가 움직이는 방향 반대로 세찬 물살이 튀었다.


조타수는 힐데온의 지시에 맞춰 뱃머리를 돌린 후 북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배를 몰았다. 힐데온이 고개를 돌려 선미 방향으로 바라보자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는 스킬라가 눈에 들어왔다.


‘아슬아슬하군.’


달빛 하나 비치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지만, 힐데온은 마력을 이용하여 스킬라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온몸이 푸른색 비늘로 뒤덮인 스킬라는 머리가 여섯 개라는 점만 빼면 바다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스킬라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퍼런 살기는 보통의 바다뱀과는 분명히 달랐다.


“정신 똑바로 차려! 해협까진 아직 한참 남았다!”


본격적인 전투에 돌입하기 전이었지만, 스킬라가 사방으로 뻗치는 흉흉한 살기로 인해 십인대원들이 잔뜩 몸을 움츠렸다. 공포에 사로잡힌 얼굴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미지의 존재, 그것도 인간의 스케일을 아득히 초월하는 거대한 크기의 생명체, 스킬라. 힐데온을 제외한 모든 이가 압도되었다. 가히 재앙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존재에게.


“펠미나! 마력 호흡을 멈추지 마라!”

“하, 하고 있어요! 나리!”

“아이론!”

“네에에에-”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하란 말이다! 고향에서 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동생들 생각을 해!”

“네, 넷!!”

“브라우스, 바톤, 키엘!! 제대로 서 있을 자신 없으면 밧줄로 몸을 단단히 고정해라!”

“알겠습니다아!!”


마지막으로 힐데온이 루블랙을 힐끗 쳐다봤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십인대원들 중에서는 가장 상태가 좋은 편이었다.


선원이었으니 폭풍우나 해일 등 바다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온갖 종류의 재해를 적지 않게 겪었을 것이다.


물론, 스킬라에 비하면 이젠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그 경험은 지금의 루블랙이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루블랙, 잘하고 있다. 너도 마력 호흡을 계속해라. 조타를 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게 해줄 거다.”

“예,옛 알겠슴다!”


힐데온이 담담하게 말했다. 뜻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마법 실력과는 별개로 뛰어난 조타수인 루블랙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키리리리릭! 키릭! 캬아아악!”

“대장님! 저 멀리 마키아 호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우현으로 꺾어라! 스킬라가 마키아 호를 인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십인대가 탄 고속선은 연방에서 가장 빠른 배답게, 스킬라를 따돌리고 있었다. 전투가 시작된 지 어언 15분, 배는 카리브디스 해협에 근접했다.


한편, 북서쪽에서 침몰 중인 마키아 호도 보였다. 원정대의 분투 덕분인지, 현재까진 선체가 수면 위에서 버티는 중이었다.


“펠미나, 황색 신호탄을 쏴라.”

“예!”


힐데온이 눈을 가늘게 좁혔다. 마키아 호에 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무고한 이들이 차디찬 바다에서 생죽음을 당하게끔 내버려둘 정도로 힐데온은 냉혈한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건 한 번이면 족했다.


“청색 신호탄입니다!”

“마키아 호는 아직 괜찮다! 본대가 버티는 동안, 우리는 단숨에 스킬라의 숨통을 끊는다!”


적색 신호탄이 솟아오르지 않은 것으로 보아, 마키아 호에겐 아직 시간이 좀 더 있는 모양이었다. 이제 모든 건 불 속성 마법사 십인대가 어떻게 결착을 내느냐에 달려있었다.


우우우웅–!


별안간 뱃고동 같은 소리가 정면에서 울려 퍼졌다. 힐데온과 십인대는 이 음울한 괴성의 정체가 마물 로드, 카리브디스의 것임을 단박에 알았다.


녀석은 마치 곧 있으면 음식물이 자신의 식도를 타고 들어온다는 생각에 기뻐하는 듯했다.


머지않아, 해수의 흐름이 급격히 빨라지는 지점이 보였다. 카리브디스의 소용돌이가 시작되는 곳이었다.


“전원, 마력 개방을 유지한 상태로 기관실에 대기한다!”

“네!”


카리브디스 해협에 진입하는 순간,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충격이 선체를 덮칠 것이다.


카리브디스는 해협의 중앙에서 주변의 모든 걸 빨아들일 기세로 강한 압력을 동반해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냈다.


조금의 실수도 허락되지 않았다. 까딱하면 소용돌이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출 테니까.


힐데온이 크게 심호흡했다. 오랜만의 실전,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만큼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이그니 테룬.”


힐데온의 주문 영창과 함께 그의 어깨 위로 수십 개의 불화살이 생성되었다. 목표는 스킬라, 그것도 여섯 개의 머리 중 가장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먹잇감을 향해 이빨을 드러낸 놈이었다.


“크아아악–!”


번개 같은 속도로 밤하늘을 가른 화살들이 여지없이 힐데온이 목표한 지점에 명중했다. 스킬라는 어떻게든 공격을 피하고자 몸부림쳤지만, 수십 개에 달하는 불화살을 전부 흘려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스킬라가 내지르는 고통스런 비명에 힐데온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방금 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가 노리는 건 녀석의 코, 마력 감지 기관이 있는 곳이었다.


‘어차피 이 정도 위력 갖고는 놈을 죽이지 못한다. 팔다리부터 잘라야 해.’


스킬라의 머리는 여섯 개, 당연히 마력 기관도 여섯 개였다. 따라서, 하나가 파괴되더라도 정확성이 조금 떨어질 뿐, 마력 감지엔 큰 문제가 없을 터였다.


“이그니 테룬.”


다시 한번 힐데온의 나직한 목소리가 공기 중에서 진동했다. 첫 번째 공격으로 스킬라가 경계 태세를 갖춘 만큼, 놈의 마력 감지 기관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면 더 많은 불화살이 필요했다.


힐데온의 영창이 끝나자, 이번에는 수백 개의 마력 화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르는 이가 보면, 불꽃 축제라도 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영롱한 불빛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키에에엑! 끼르르륵!”

“대장님! 곧 해협입니다!”

“루블랙! 속도를 계속 유지해라! 소용돌이의 가장자리를 따라 원운동을 한 뒤 반대편에서 제한 속력을 초과하여 탈출한다!”

“맡겨주십쇼!!”

“펠미나, 아이론, 브라우스, 바톤, 키엘! 전음을 보내는 즉시, 마력 엔진에 마력을 쏟아부어라! 이때를 위해 마력 개방을 열심히 훈련한 거다!”


힐데온의 마력 화살은 사정없이 스킬라의 마력 감지 기관을 집요하게 타격했다.


스킬라의 피부는 신의 금속이라 불리는 오리하르콘 재질의 비늘로 덮여있어 웬만한 물리, 마법 공격이 통하지 않았지만, 코만은 예외였다.


‘마력 저항이 강한 오리하르콘이 막고 있으면 마력 감지를 제대로 할 수 없겠지.’


덕분에 스킬라의 코를 집중 공격하여 유효한 피해를 주긴 했으나, 그게 다였다. 마력 감지 기관이 박살 난 수준으로는 스킬라를 죽일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카리브디스는 십인대를 대신하여 스킬라를 빈사 상태에 놓이게 하는 역할로 적격이었다.


놈의 소화기관에서부터 시작되는 강한 흡입력은 아무리 오리하르콘이라한들, 잘근잘근 조각 단위로 박살 내리라.


“카리브디스! 코딱지만 한 인간보다는 살집이 두둑하게 오른 스킬라가 훨씬 맛날 거다!”

“우우우웅–!”


연거푸 이어진 공격으로 한껏 독이 오른 스킬라를 뒤로 한 채, 힐데온이 전방의 카리브디스를 향해 소리쳤다.


인간의 말을 알아들을 리 만무했지만, 이어진 카리브디스의 괴성은 마치 힐데온의 외침에 화답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콰콰쾅–!!


“소용돌이에 진입했습니다!”

“속력을 줄이지 마라! 속력을 줄이는 순간 빨려 들어간다!”

“옛!!”

“키르르륵! 키르르륵!”


곧이어, 고속선 뒤를 바짝 따라붙은 스킬라도 끝내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썩어도 준치라고, 마물 로드의 격을 지닌 존재다. 녀석도 마냥 카리브디스에게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역으로 카리브디스가 당할지도 모르지.’


힐데온이 알기로, 카리브디스의 주요 특징은 해협 전체를 뒤덮을 정도의 거대한 몸집과 무시무시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흡입력이었다.


다른 말로는 카리브디스가 이 두 가지 말곤 별 볼 일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만일, 스킬라가 소용돌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먼저 삼켜지는 것은 스킬라가 아닌 카리브디스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힐데온에겐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이이제이. 마물 로드 둘이 서로를 잡아먹기 위해 한창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 힐데온은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스킬라의 숨통을 찌를 것이다.


“펠미나, 아이론, 브라우스, 바톤, 키엘 지금이다!!”


부우웅–!


“루블랙!”

“네, 대장님! 임계점을 넘었습니다! 꽉 잡으십쇼!!”


소용돌이의 가장자리에서 원운동을 시작한 지 수 분. 지금이 카리브디스로부터 벗어나기에 최적의 시기였다.


힐데온의 전음과 함께 고속선에 내장된 마력 엔진이 5명의 십인대원이 불어넣은 불 속성 마력에 힘입어 제한 속력을 돌파했다.


고속선을 놓치지 않으려는 카리브디스의 흡입력과 배의 추진력이 만나 선박에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자칫 잘못하면 선체가 찌그러져 침수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


“이그니 풀제트라!”


힐데온의 선택은 전격 마법이었다. 오른손에 형성된 거대한 번개는 무수히 많은 스파크를 튀기며 소용돌이의 중심을 향해 날아갔다.


카아악–!!


번개가 명중한 순간, 소용돌이의 중심에서 기다란 빛기둥이 하늘을 찢을 기세로 뻗어 나왔다. 동시에, 카리브디스의 괴로운 울음소리가 해안 절벽에 부딪히며 해협을 가득 메웠다.


“지금이야!”


갑작스레 전해진 충격과 고통으로 카리브디스가 흡입력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사이, 힐데온의 십인대가 탄 배는 간신히 소용돌이를 벗어났다.


“루블랙, 고생했다. 펠미나, 아이론, 브라우스, 바톤, 키엘 너희 모두 아주 잘해줬어.”


힐데온은 가장 먼저 엄청난 조타 실력을 선보인 루블랙의 어깨를 두드렸다. 힐데온의 눈에 들어온 루블랙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목숨을 건 항해에서 긴장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헤헤, 감사합니다요.”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루블랙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답례했다.


부하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것도 잠시, 힐데온은 시선을 선미로 돌렸다.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며 버둥거리는 스킬라와 애먼 대상에게 화풀이하려는 카리브디스가 눈에 들어왔다.


“작전 경과 30분. 앞으로 30분 안에 스킬라를 죽여 분신을 무력화하고 마키아 호를 구출한다.”

“넵!! 분부 받들겠습니다!”


한밤의 사투를 매듭지을 때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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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각성 24.09.16 2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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