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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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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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27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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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팬클럽 (2)

DUMMY

최근 승태는 군대에 가있기에 팬클럽에 더이상의 고급 정보를 넘길 수 없었다.


하지만 사회에서도 여동생의 덕을 본 승태는 100일휴가를 마치고 배정받은 본 부대인 자대에서도 여동생인 승아의 덕을 보면서 생활하고 있었다.


승태의 계급은 작대기 1개인 ‘이병’. 훈련병보다는 좋지만 이제 고생 시작이라는 이병이지만, 생각보다 고참들로부터 갈굼을 당하지 않고 있었다. 처음 자대에 갔을 때, 내무실에서 짐을 가득담은 큰 배낭인 더블백을 메고 각잡고 앉아있는 승태에게 병장들이 와서 호구조사를 한 뒤부터, 승태의 군생활은 좀 편해졌다.


“어이. 신병.”

“예! 이벼엉!~~ 윤! 승! 태!”

“누나 있냐?”

“없습니다!”

“그래? 여동생은?”

“있습니다!”

“오~ 그래? 이쁘냐?”

“이쁩니다!!!!”


승태의 여동생이 예쁘다는 말에, 김병장은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었다.


“오~~~ 야야. 명진아. 들었냐? 이쁘댄다. 그래, 신병. 네 동생 올해 몇살인데?”

“네! 15살입니다!”

“..........”

“...................”


순간 잠시 숫자에 대한 연산을 하던 김병장은 웃던 얼굴이 다시 찌뿌려지며, 입가에서는 쌍소리와 함께 고함이 터져나왔다.


“야이! 색갸! 애잖아! 신병! 머리 박어!”

“예! 이병! 윤! 승! 태!!”


- 쾅!


승태는 고참이 머리를 박으라고 하자 ‘쾅’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승태는 잠시간 머리를 그저 그렇게 땅바닥에 박고 열중쉬어 자세로 기합을 받고 있어야 했다. 그렇게 계속 해야 하는가 생각하면서 땀이 솔솔 나기 시작하던 승태를 구원하는 손길이 다른 고참에게서 내려왔다.


“야, 김병장. 일단 사진부터 보자고 해봐. 이쁘대잖아. 5년만 기다리면 되잖아. 애가 뭘 잘못했냐? 좀 성질 죽여.”

“아. 그렇지. 야! 신병! 일어나!”

“예! 이병! 윤! 승! 태!!”

“아, 이 색기 목소리 크네. 이름 알았으니까 관등성명 계속 대지 말고. 알겠어?”

“예! 알겠습니다!”

“사진 줘봐. 여동생.”

“예!”


승태는 더블백 안을 부시럭대면서 뒤져서, 더블백 안에 고이 모셔둔 지갑에서 동생인 승아와 함께 찍은 사진을 꺼냈다. 승태는 이미 아는 형에게 들은대로 승아와 같이 찍은 사진을 준비했다. 이런 경우가 있을 것임을 미리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XK 마르스 팀복을 입은 승아와 원재, 그리고 자신이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을 받아든 고참은 잠시 사진을 보더니 바로 눈을 크게 떴다. 그냥 얼굴만 있다면 잘 알아보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팀복을 입고 있는 서원재와 윤승아를 못 알아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같은 나이대에 인기있는 게임인 우주전쟁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병장급들도 최근에는 휴가를 나가면 친구들을 만나는데, 친구들에게 당구를 치자고 했다가 친구들이 ‘요즘 누가 당구치냐, 피씨방이나 가서 우주전쟁이나 하자.’는 이야기에 우주전쟁을 접하고 즐기면서 새 문화에 물들었고, 또 승아와 원재등의 경기를 화면으로나마 관람하고 했기에 유명한 프로게이머인 두 사람, 승아와 원재의 얼굴을 모를 수가 없었다.


“이.. 이거.. 김병장님! 윤승아랑 서원잽니다. 신병이랑 같이 찍은 사진입니다.”

“뭐.. 뭐야? 나도 좀 보자.”

“진짜냐? 봐봐!”

“뭐.. 뭐야. 이 색기 이거 합성아냐?”

“아닙니다! 제 여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니 여동생이 윤승아라고? 진짜냐?”

“예!! 그렇습니다!”

“야, 행정반 어딨어. 김태호!”


목소리가 신병을 깔보던 목소리에서 조금 침착하려 애쓰지만 흥분한 목소리로 바뀐 부대의 실세 고참인 김병장은 행정반 계원을 찾았다. 승태의 신상명세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예! 사앙~병 김태호!”

“이자식, 아니 이 신병 신상기록부 가져와봐. 동생 윤승아 맞나 보고.”

“윤승아요? 설마 프로게이머 윤승아 말씀이십니까?”

“그래. 얘가 걔 오빠랜다.”

“정말입니까?”


행정반 계원인 김태호 상병은 바로 행정반으로 가서 확인하고 와서는 승태가 승아의 오빠임을 확인해 주었다.


“헉.. 헉... 김병장님. 맞습니다. 옆에 동생 직업란에 프로게이머 적혀있습니다.”

“동생이 15살인데 프로게이머고 이름이 같으면 걔밖에 없잖아? 야야. 신병.”

“예! 이병....”

“어허.. 괜찮다니까. 야! 대식이! 뭐하냐. 윤승아 오빠라는데. BX(육군의 PX와 같은 매점. Point개념이 아니라 Base개념이라고 BX라고 한다고 한다.)가서 떡갈비랑 만두랑 환타랑 가져와!”

“네!!”

“의무병! 나준교! 이색기 어딨어! 구급함 들고와!! 우리 신병 머리 아프시댄다! 와서 빨간약 머리에 발라주고! 밴드도 발라! 새걸로!!”

“네!! 아끼정끼 빨리 가져오겠습니다!”


그렇게 잠시의 소란이 있은후 승태를 보는 선임들의 눈은 부드러워졌다. 프로게이머 윤승아의 오빠라니.. 유명인의 오빠가 내 후임이라는 생각에 다들 승태를 보는 기준이 조금 완화되기 시작했다. 까까머리에 빨간약을 바르고 밴드까지 바른 모습에 조금 촌스러워진 승태와 기존의 사병들은 냉동식품과 음료를 먹으며 친목을 다지기 시작했다.


승태는 먹으면서 이후로도 휴가 때마다 승아와 함께 찍은 사진을 가져온다거나 하는 약속을 승아의 팬이라는 김병장에게 하기도 했다.


‘뭐.. 어차피 팬클럽에도 올렸던 사진이니까.. 그중에 몇개 뽑아가면 되겠지. 뭐.. 상병 될 때까지만 버티자.’


승태는 입안에 냉동만두의 포만감을 가득 느끼며, 군대도 한번 해볼만 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승태는 승아의 사진으로 군생활에 꽃길을 깔고 시작했다.


***


반면 승태가 군대에 간 뒤로, 승아의 팬클럽의 활동은 위축되었다.


제 43회 승아 팬클럽 프린세스 번개 모임.


“회장!”

“응?”


회장인 김효준을 부른 것은 운영진중 한명인 노프, 최민기였다. 최민기는 자신과 같은 나이대라 말을 편하게 할 수 있어 많은 대화를 나누는 운영진 중 한명이었다.


“아니, 지금 그 형, 부회장 형 있잖아. 승아님 오빠 승태형.”

“어. 왜?”

“지금 그 형이 없으니까 우리 승아님 사진이 너무 최근게 올라오질 않는데? 다른 운영진 형들이 좀 불만이 많어. 베게 프린팅도 해야 하고, 현수막도 만들어 걸고, 굿즈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옛날 것밖에 없다고.”

“야, 그럼 어떻게 하냐? 왜, 그 형보고 군대 탈영이라도 하라고 해?”

“그럼 안되지, 승아님 이야기가 같이 뉴스에 날건데..‘프로게이머 윤승아 오빠 탈영, 탈영 목적은 밝혀지지 않아. 군 부조리인가?’ 따위의 헤드라인이 뉴스에 나게 할 수는 없다고.”

“그럼 뭐 어쩌라고?”

“회장. 그래서 말인데 다름이 아니라, 우리 승아님을 직접 모셔보는 팬미팅을 하면 안될까? 오시면 사진도 같이 찍고..”

“뭐야?! 승아님을 직접 모셔?!!”


노프의 말을 들은 팬클럽 회장인 김효준은 생각에 잠겼다.

생각해보니 윤승아 팬클럽인데 정작 팬질의 대상이 되는 승아를 가까이서 보거나 말을 섞거나 한 적이 거의 없었다. 명색이 팬클럽 회장인데...


“야. 너 아이큐 150이냐? 천잰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냐?”

“그치? 내가 반에서 25등이나 한다고.”


둘이 말하는 것을 보던 다른 운영진인 김의성은 웃기지도 않는 둘의 행태에 와서 둘의 머리를 헝클으며 말했다.


“잘들 논다. 반에서 25등이 아이큐 150이면, 반에서 1등은 아인슈타인이냐? 빌게이츠야? 어휴...”

“하하.. 형. 들었어요?”

“그래. 들었다. 이 천재 운영진 님들아. 그러지 않아도 내가 물어보려고 했다. 효준아. 우리 방금 민기 말대로 승아님 모시고 한번 팬미팅 주최를 해야하지 않겠냐? 그래도 명색이 공식 팬클럽인데.”

“형. 하긴 해야 하는데요.. 그게..”

“왜?”


효준이 멈칫거리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자 김의성은 얼른 말해보라는 듯 효준을 독촉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어떻게 해야 하죠?”

“뭐야? 에휴...”


승아에 대한 팬심은 크지만 아직 고등학생인 효준은 팬미팅에 대한 마음만 있지 어떻게 하는지를 알지 못했다. 의성은 효준에게 일단 간단한 절차부터 밟을 것을 요구했다.


“너, XK 마르스 팀 사무실 전화번호 알지?”

“네.”

“네가 전화해서 윤승아 팬클럽 <프린세스> 회장인 것을 밝히고, 팬미팅을 하고 싶은데 일정과 주의 사항을 문서로 좀 받고 싶다고 이야기 해. 전체적인 시간만 맞춰주면, 세부 시간 진행은 우리가 한다고 하고.”

“아! 그러면 되겠네요!”

“얼른 전화해봐. 가능하면 리그 없는날로 잡고.”

“넵!”


작가의말

사람o님, 펠카샤님, 솔현님, 수학II님, 모다깃비님, 대광자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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