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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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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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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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0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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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1)

DUMMY

확실히 원재라면 연속해서 러쉬를 올만한 사람이었다. 3연속 참호러쉬를 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원재라면 3세트 사냥꾼 맵에서 소총병 + 일꾼 러쉬가 실패했다고 할지라도 바로 6일꾼 사냥개 러쉬를 올지도 몰랐다. 설마 또 오겠어? 하는 그런 마음을 노리는 심리전이 원재의 주특기니까 말이다.


승아가 관객들의 함성을 듣고 원재의 러쉬를 예측한 것은 맞았다. 단지 다른점이 있었다면 6일꾼 러쉬가 아니라 처음에 일꾼을 전혀 뽑지 않고 그 일꾼 중 하나로 연못을 만드는 4일꾼 러쉬였다는 것.


원재는 승아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승아의 예측을 벗어난 타이밍을 자신이 잡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세계대회에서 원재라면 6일꾼 러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 승아지만, 4일꾼 러쉬를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승아가 입구에 러쉬를 막기 위해 일꾼을 비비기 훨씬 이전 타이밍에, 원재의 본진에서는 6 사냥개가 생산되었고, 일꾼 1마리도 같이 러쉬를 갔다.


승아는 자신의 입구로 물밀듯이 들이닥치는 사냥개들을 보고 경악에 잠겼다. 이 타이밍에 오면 안되는 거였다. 어떻게 이 타이밍에?


“설마.. 4일꾼?”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4일꾼이었다. 승아는 이 타이밍에 일꾼이 오자마자 당연히 바로 일꾼들을 우르르 데리고 나갔다. 현재 소총병은 1기. 그리고 곧 승아의 소총병 2기째가 나올 때, 그 타이밍에 원재의 사냥개가 승아의 기지에 들이닥쳤다.


그리고 승아가 멀티 언덕 입구 앞에 막사를 지은 것이 그 타이밍에 문제가 되었다.


이 막사가 본진에 있었다면 차라리 싸우기 좋았겠지만, 사냥개와 일꾼+소총병이 싸우는 라인의 형성은 막사 부근이 아닌 약간 아래쪽의 본진에서 앞마당 올라가는 언덕쪽에 형성되었다. 거리상 정말 아주 약간의 거리밖에 차이가 안나지만 그 차이는 컸다. 2번째로 막사에서 나오는 소총병이 원재의 사냥개에 잡아먹혔으니 말이다.


원래대로라면 일꾼이 앞에서 블로킹을 하고 뒤에서 2소총병이 있다면 충분히 입구를 막고 더이상 못 들어오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총병이 더 추가되면 일부 일꾼을 다시 자원을 캐는 일로 돌려서 확고하게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입구의 막사에서 바로 생산된 소총병이 잡히면서 무언가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그리고 다른 소총병도 사냥개를 반으로 나누어서 반은 승아의 본진으로 들어가고, 반은 입구에서 소총병을 돌아가서 잡을듯 멈칫멈칫 하며 이목을 끌면서 뒤에서 추가되어 오는 사냥개 몇마리를 더 기다려서 합류했다. 승아가 나름 입구에서 농성을 잘 한다고 하고 있었지만, 원재의 사냥개가 이미 안쪽에 들어간 상태에서 소수의 소총병만으로는 대처가 어려웠다. 승아의 컨트롤로 어떻게든 일꾼과 소총병으로 사냥개를 잡아내려고 시도해서 잡기는 했지만, 집요하게 소총병만을 노리는 원재의 공격에 승아의 소총병이 죽어나가면서 결국 남는건 원재의 사냥개 뿐이었다.


“와. 세계대회에서 4일꾼 러쉬야.”

“독한데? 4일꾼이라니.”

“사냥꾼 맵도 아니고 4인용 맵에서 무슨.. 와.. 쩐다.”

“게다가 지면 1:3으로 경기 끝이었어. 설마 이런 상황에서 4일꾼 사냥개 러쉬 할줄은 승아도 생각 못했을걸?”


게이머들의 말대로 승아는 빠른 타이밍에 러쉬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초극단적인 올인을 원재가 쓰자 아무리 컨트롤이 좋다고 해도 막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일꾼이 나가서 2분여의 처절한 일꾼 비비기로 방어에 힘써 보았지만, 승아의 소총병이 다 잡히고 난 뒤로는 그저 사냥개의 개밥이 될 뿐이었다. 그리고는 승아의 GG.


스코어가 2:2가 되자 남은 한경기가 중요해졌다. 승아는 마지막 경기까지 사실 오고싶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의 맵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경기의 맵은 ‘신들의 황혼’. 역시 예전에 국내리그에서 사용된 맵으로 승아가 유명해지는데 기여를 한 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아가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상대가 원재이기 때문이었다.


5세트의 맵인 신들의 황혼은 4인용 맵이지만 4인용 맵 치고는 거리가 너무나도 가까웠다. 어느 정도냐 하면 본진 입구에서 소총병이 뽕을 맞고 의무병과 달리면 그 효과가 끝나기 전에 상대의 앞마당에 도달할 정도의 거리. 승아는 이 특징을 살려 소총병 + 일꾼 러쉬로 초반에 상대를 압박하여 승리하는 것으로 많은 승리를 거뒀었다. 신들의 황혼 맵은 그만큼 타 종족보다 인간 종족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괴물이 유리한 비너스 맵과 함께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맵. 그런데 이 맵이 결승의 맵에는 들어가 있었다.


국내리그에서 많이 초반 러쉬로 승리를 거뒀던 승아지만 이 맵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초반 러쉬를 한다고 해서 원재를 이길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100% 초반 러쉬를 성공시키는 사람은 아니지만, 100% 초반 러쉬에 대한 방어가 가능한 사람이 원재이다 보니 이 맵의 장점을 살릴 수 없었다. 반면 자신은 원재의 초반 러쉬를 염두에 두고 방어형으로 나가야 했다.


하지만 원재라고 마지막 5세트를 꼭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이전의 경기들이 아무리 짧은 시간에 경기를 끝났다지만, 조금씩 손목의 반응이 느려지는 것이 느껴졌기에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렇다고 인간 종족의 초반 러쉬가 보편화된 이 맵에서 그러지 않아도 초반 러쉬가 예상되는 자신이 러쉬를 간다면 예상하고 있다면 바로 막힐 수 있었다. 그저 언덕 위에서 참호만 짓고 막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참호가 없더라도 언덕의 우월한 시야를 이용해서 입구를 몇기의 일꾼으로 막고, 소총병으로 막으면 4세트와 달리 승아는 충분히 수비가 가능했다.


그렇다고 4세트처럼 괴물 종족을 고르자니 상대가 승아인데 같은 것을 2번 하면 통할리가 없다. 승아가 정창환도 아니고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 남은건 힘싸움. 힘싸움이라고 해서 기계종족을 고르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주종족은 인간. 기계종족을 고를 수 없는 것이 기계종족을 고르는 순간 승아가 막사와 보급고로 입구가 완벽히 막히는 이 맵의 특성을 이용하여 막고는 탱크 1대로 본진과 아랫마당 수비가 모두 가능한 특징을 이용하여 방어하면서 장기전을 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즉 이 맵에서 기계 종족을 고른다는 것은 실력에서나 종족 상성, 맵 상성에서 모두 안 좋은 선택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원재는 인간 종족을 골랐고, 승아도 마지막, 자신이 제일 잘하면서 맵에 좋은 인간 종족을 골랐다.


좁은 맵과는 다르게 경기는 장기전으로 흘렀다. 시작지점이 승아가 1시, 원재가 7시에 걸리면서 아주 조금이지만 러쉬거리가 멀어져서 원재가 극초반 러쉬를 포기한 탓도 있지만, 승아가 원재의 초반 러쉬를 의식해서 아예 입구에 참호를 하나 짓고 방어형 운영을 시작한 것이 큰 이유였다.


앞마당이 본진 미네랄 바로 뒤쪽의 아래 언덕에 있어서 탱크, 방공포대가 각 1개만 있어도 어느정도의 수비가 가능한 특징을 살려 승아는 탄탄하게 천천히 방어해 나갔다. 원재가 중간에 잠시 오토바이로 견제를 노려보고, 오토바이 드랍을 시도해 보았지만 승아의 병력에 쫒겨 도망가고 말았다. 병력을 잃은 것은 아니었고, 멀티도 조금씩 원재가 빨리 가져가고는 있지만 당장에 같은 종족의 경우에서 테크가 아주 조금 빠르다고 해서 뚫을 수는 없었다.

승아도 원재를 공격갈 수는 없었지만, 원재도 승아를 뚫을 수는 없는 상태.


이 상태에서 승아는 12시 섬멀티와 5시 스타팅 지점과 그 아래 앞마당을 가져갔고, 원재는 6시 섬멀티와 11시 스타팅을 가져가면서 점점 게임은 장기화되었다. 섬 멀티에 탱크를 배치해서 서로가 새로 먹은 멀티에서 나오는 길목을 봉쇄하면서 병력은 원래의 본진에서 나오고, 새로 먹은 멀티들은 소수의 병력 이외에는 자원 수급만 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4세트의 경기가 금방 끝난 것과는 달리 신들의 황혼에서는 조금 더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맵은 좁고, 게임에는 결과가 나오게 되어있는 법. 승부는 맵 가운데의 자원 두군데만 남은 시점에서 났다.


승아는 원재의 능력을 알고 있기에 가운데 멀티를 먹거나 견제를 하기보다는, 수비를 하면서 차분히 밀고 나가는 것을 택했다. 메카닉 테크를 타서 탱크와 맥, 오토바이, 그리고 시야확보를 위해 3기 정도의 스텔스기를 보유한 승아는 공2/방1업 시점에 맵 중앙으로 전 병력을 끌고 나왔다.


- 천천히. 힘으로 밀겠어!


1시에서 7시로 내려오는 묵직한 병력의 움직임에 원재가 대응한 것은 막으면서 옆으로 후려치는 방법이었다. 탱크와 일부의 맥은 7시 앞마당에서 센터에 이르는 부근에 자리를 잡고 방어하면서 9시 중앙의 남은 멀티를 확보할 자리를 가져감과 동시에 승아의 전진을 막고, 수송선 2개씩 2부대, 즉 수송선 4개 분량은 화면 위와 아래로 나누어서 승아의 새 멀티와 본진 부근을 타격하는 것이었다. 승아의 본진과 멀티에는 방공포대가 건설되어 있었고, 탱크도 약간씩 있었지만 맵 전부를 커버하지 못하는 이상 틈은 있었고, 원재는 그 틈을 볼 수 있는 선수였다. 게다가 승아 본진의 탱크는 지금 전부가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내려오고 있었다.


“오.. 승아 내려간다.”

“정면 싸움인가? 원재형이 막을수 있나?”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고정모드 되어있잖아. 게다가 아래위로 드랍하면 승아가 지지 않겠어?”

“그래도 멀티에는 아직 탱크도 있고 맥도 있는데 저건 부수기 힘들지 않나?”


다른 게이머들의 예측대로 원재가 아래쪽 5시쪽 승아의 새 멀티에 드랍한 병력은 방공포대 2개정도를 부수고 탱크를 잡아냈지만 전 병력이 잡히고 말았다. 맥이 남았고 일꾼에 피해를 못주었으니 드랍은 실패였다. 하지만 1시 승아의 본진에 컨트롤을 신경 쓴 원재는 오토바이 드랍으로 승아의 공장 입구에 투척지뢰를 박으면서 승아의 추가 병력을 막고, 생각보다 큰 피해를 주었다. 그리고 탱크가 버티고 있으니 중앙 라인이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원재는 병력을 추가로 화면 위 라인으로 수송선에 실어서 병력을 더 보냈다.


그런데 여기서 원재의 판단미스가 있었다. 원재가 이미 고정모드로 탱크를 박아두고 수비하고 있고, 중간중간 맥이 있어서 승아가 정면으로 뚫거나 드랍으로 뚫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텔스기로 시야를 밝히고 미세하게 더 보기 좋은 시야를 이용해서 승아의 탱크가 들어온다고 해도 시간상 승아에게 드랍으로 피해를 준 다음이라고 원재는 생각했지만, 승아는 첫 앞마당에 있던 일꾼을 앞에 희생양으로 삼아 던져주면서 그 사이에 탱크의 사정거리를 좁혀서 전진했다. 그리고는 원재의 탱크가 승아의 일꾼을 공격하는 사이, 승아는 원재의 탱크를 찍어잡아서 공격해 들어갔다. 그렇게 원재가 승아의 본진에 병력을 더 드랍해 넣어서 승아의 본진을 장악하기 시작했지만, 승아는 정면 승부에서 한방에 원재의 탱크들을 찍어잡으면서 병력의 우위를 가져간 상태로 전투에서 이기고는 계속해서 전진을 시작했다.


“오.. 승아가 병력 싸움에서 이겼는데? 이거 승아가 이긴건가?”

“아냐. 원재형이 병력을 돌려서 그렇지 이미 승아 본진을 장악했는데? 병력이 좀 적기는 하지만 승아는 이제 병력이 안나와!”

“그렇다고 원재가 병력 뽑는다고 지금 저기 들어오는 승아 병력이랑 상대가 되겠어?”


결국 서로 병력을 교환하고 서로의 본진을 장악하게 되는 승아와 원재였다. 하지만 이러한 결전은 승아에게 좋았다. 서로의 본진이 장악당하면, 결국 남는 것은 서로의 병력인데, 승아가 중앙에 있던 원재의 탱크를 거의 다 잡아내면서 원재의 병력구성 비율이 좋지 않았고, 양에서도 밀렸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2시간 만에 연참같은 안 연참 갑니닷! 가버려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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