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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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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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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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0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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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프리 시즌(4)

DUMMY

“지금 부를까요?”

“아.. 아뇨. 잠시만요. 경기 좀 시켜보고 다시 확인한 뒤에 불러서 이야기하는게 더 나을 것 같아요.”

“네. 원재씨.”


승아를 찾아 원재와 서연이 연습실로 들어갔을 때에도 팀원끼리의 연습은 계속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자 승아는 이제 막 제갈길과 연습을 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 승아옆에 다가가 원재는 이야기했다.


“승아야. 종원이랑 한 게임 해봐. 길이는 이따 하고.”

“네. 형.”

“어? 원재오빠, 또요? 아까 종원 오빠랑은 했는데요?”

“프로가 연습할때 사람 가리냐. 일단 해 봐. 그리고 이번엔 5분 동안 서로 공격하지 말고 큰 다음에 싸워봐.”

“아. 종원아. 맵은 인터프리터다. 3판 2승제.”

“네.”

“헤~~~에?”


원재의 말에 승아는 순간 당황했다.


“아니 무슨 초딩들 친구끼리 피씨방가서 ‘서로 5분간 공격하기 없음!! 퉤퉤!! 공중유닛 뽑기 없음! 퉤퉤! 하늘땅! 별땅!’ 하는것도 아니구 왜요?”

“윤승아! 일단 해봐!”

“네에~ 언니.”


승아가 툴툴거리면서도 준비하자 좀 떨어진 자리에서 종원이도 자리에 앉아 준비했다. 상대가 승아가 되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매번 승아에게 팀내에서 지고 있는 종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종원에게 원재가 다가가서 어깨를 툭 치고는 종원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작게 이야기했다.


“종원아. 너 운영 잘하잖아?”

“아.. 네.”

“초반러쉬만 안당하면 할만해. 5분동안 초반러쉬 안당하니 난 네가 이길거라고 본다.”

“네?”

“쫄거 없다. 해봐. 방어 탄탄히 하고.”

“네!”


종원의 긴장감을 어깨를 두드려 풀어준 원재는 둘의 경기를 쳐다보았다. 잊혀진 사원과 비슷한 맵의 인터프리터는 우주전쟁 넷 공개방에서도, 프로리그에서도 항상 들어가는 밸런스가 잘 맞는 맵이었다.


승아는 12시의 괴물종족으로 시작했고, 종원은 6시의 인간종족으로 시작했다. 갑자기 이루어진 감독이 참관하는 3판 2승제 경기에 팀원들도 승아와 종원의 경기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 5분동안 공격 못하는 룰 있으면 종원이도 할만하지 않나?

- 그래도 승아가 이기지 않겠어?

- 모르지, 초반에 5분 시간주면 인간 종족이 세지니까..

- 원재형이랑 감독님이 이런거 왜 하지?

- 그거 아니야? 인간이 방어 제대로 하고 있으면 괴물로 뚫는 거. 그거 승아가 하는 거 보여주려고?

- 야. 그전엔 승아가 못 뚫었냐?

- 아니.. 고급유닛까지 가기전에 우리가 다 졌잖아. 고급유닛으로 뚫는 건 못봤잖아.

- 어? 그런가?


팀원들이 화면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을때, 종원은 열심히 일꾼을 생산하며 발전을 해 나가고 있었다. 5분동안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자 일단 지휘소를 앞마당외에도 5시방향에 하나더 건설한 종원이었다. 이는 승아도 마찬가지였다. 유닛 하나하나가 싸고 공격력이 세지만 방어력과 체력이 약한 괴물 종족의 특성상 자원을 많이 먹어서 많이 뽑아야 하기에 앞마당을 먹고 11시와 다른 미네랄 멀티까지 먹어 네곳에서 자원을 캐기 시작했다.


- 와.. 둘다 일꾼 말고는 공격유닛은 하나도 안뽑고 멀티만 뜨는데?

- 아냐. 이제 4분 지났으니 곧 뽑겠지.


5분 공격안하기 같은걸 대체 왜 하는지 모르는 승아와 종원이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자원을 캐고 발전해 나갔다. 승아는 테크를 올리지 않고 이 맵에서도 라미아와 사냥개 2가지만을 생산했다. 언덕이 있는 인터프리터 맵의 특성상 빨리 끝내지 않으면 좋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초반에 공격받지 않아서인지 자원을 많이 캐서 공격유닛이 쏟아져 나오다시피 했다.


그런 승아의 모습을 본 종원의 선택은 앞마당을 건물과 참호로 막고 탱크를 고정포격모드로 바꾼 뒤에 공격력, 방어력 업그레이드. 통칭 공방업 이라는 빌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추가로 5시에 만든 멀티는 참호 2개로 방어하면서, 많은 병력이 밀려올 경우에는 앞마당 입구에 있는 병력으로 지원을 가는 체제였다.


“흠.. 저건 승아가 이겼네.”

“원재형, 지금 아직 싸우지도 않았는데요. 승아는 유닛을 맵중간에 모아놨을 뿐인데..”

“잘 봐. 길아. 저기 비올란테 7시쪽에 모아둔거 보여?”

“어엇?”

“드랍이야.”


그랬다. 승아는 상대가 탱크를 뽑을 것을 예상하고 유닛을 모아서 천천히 멀티를 먹다가 어느순간 폭탄처럼 종원의 본진에 드랍하려는 거였다. 괴물 종족의 비올란테는 인간종족의 보급고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공중에 느린 속도지만 날아다닐 수 있고, 또한 수송 업그레이드를 하면 유닛을 태워서 옮길수도 있었다. 처음 5분간 시간을 주자 멀티를 많이 뜬 종원의 틈을 노려 폭탄드랍을 하려한 거였다.


- 아. 역시 드랍이네.

- 근데 왜 종원이 승아가 테크 안타는데도 본진 방어가 잘 안되어 있지?

- 5분 시간 준다고 하니까 자원 많이 캐려고 두번째 멀티를 너무 빨리 먹었어. 거기도 지키려고 하니까 본진에 병력이 없지.

- 라미아랑 사냥개 태운다! 와.. 많아.

- 이건 끝났네. 멀티는 탱크로 방어 되겠지만 본진 밀리면 생산이 안되니..


승아는 모아두었던 유닛들을 종원의 본진에 드랍했다. 종원은 정면 입구만을 신경쓰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본진 드랍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자원을 많이 캐서 중반전으로 갔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오자 종원은 자신감을 잃었다.


“으으..”


[GG]


종원이 GG를 칠때 원재는 손목시계의 버튼을 눌렀다. ‘삑’ 13분 21초.

원재는 승아가 경기하는 시간을 재고 있었다.


‘흐음.. 5분을 빼면 8분 21초밖에 안돼. 여전히 짧아.’


경기를 보던 서연도 원재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음.. 여전히 빠른 운영을 선호하네요.”

“네. 이번에는 종원이한테 하나 전략을 주문할 생각입니다.”

“어떤 거죠?”

“네. 제가 이름지었습니다. ‘우주방어’ 라고.”

“자자. 한번더. 볼게 좀 있다. 맵은 잊혀진 사원으로!”

“네!”


말을 마친 원재는 종원에게 가서 전략을 주문하고 다시 관전하러 서연의 옆으로 왔다. 2번째 경기의 맵은 잊혀진 사원. 이번에는 종원은 2시, 승아는 여전히 12시였다. 이번에도 5분동안 공격 없는 룰을 적용하자 승아는 멀티를 뜨러 앞마당으로 내려갔다. 또 이 맵은 본진 주변에 많은 자원이 없기에 8~9시쪽의 시작지점에서도 자원을 캐기 위해 승아의 일꾼 하나는 8시로 가서 멀티를 뜨기 시작했다.


종원은 이번에는 앞마당만을 멀티 뜬 채로, 탱크와 참호 뿐 아니라 방공포대까지 본진 주변에 지어가며 방어에 힘을 쏟고 있었다. 원재가 종원에게 말해준 것은 방어에 또 방어. 경기를 지더라도 멀티를 더 뜨지않고 막을 곳을 한정시킨 다음 최대한 시간을 끌라는 거였다. 종원은 원재의 제자답게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참호와 탱크, 그리고 방공포대로 열심히 방어하고 있었다.


- 야. 저렇게 하면 자원먹으러 못나가는거 아냐? 너무 수비적인데?

- 글쎄.. 그래도 인간은 초반에 멀티 더 없어도 충분히 유닛들 나오니까..


다른 팀원들이 승아와 종원의 경기 화면을 보고 있을 때, 원재는 승아를 관찰하고 있었다.

승아는 이번에도 손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역시 빠른 손놀림이 있기에 팀내 랭킹전에서 선두를 달릴수 있었으리라 생각했다. 별다른건 없었지만 원재는 계속해서 승아를 관찰했다. 그런데 그것이 학도에게는 이상하게 비추어졌다. 게임화면을 보지않고 원재형이 왜 승아만 보지?


- 야. 원재형이 승아만 보는데?

- 어? 승아 잘하니까.

- 아니, 게임화면 말고 승아를 본다고.

- 어? 승아를 왜?

- 설마? 형이 승아쨩을?


이상한 낌새를 느낀 학도는 원재에게 다가가 이것만은 막아야 된다는 말투로 말을 꺼냈다.


“형.”

“응?”

“범죄에요 그건.”

“응? 뭐가?”

“승아만 뚫어지게 보시던데 형.. 승아가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애에요 형. 여친도 있잖아요...”


학도의 말은 원재의 무표정마저 무너지게 했다. 이녀석이 뭘 생각하고 있는 건지..


“뭐?”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학도를 나무라려던 원재의 눈에 승아가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왼손으로 오른손목을 감싸며 살짝 주무르는 것이 눈에 띄었다. 잠깐이었지만 계속 승아를 쳐다보던 원재는 알아챌 수 있었다.


‘손목! 역시 손목이었어!’


원재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은 승아의 성향이 초반을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였다. 성향이 초반을 좋아한다면 상담을 통해 후반도 도모하는 식으로 운영하게끔 케어 해주면 된다. 그러나 손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프로게이머는 손이 빨리 움직일수록 상대보다 유닛을 빨리 컨트롤하거나 더 많은 자원을 모을 수 있기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그래서 손이 빠른 사람이 프로게이머하기에 유리하지만 문제는 내구도. 자신도 아픈 손목 때문에 많은 전략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야구에서도 유소년기에 무리하다가 그대로 망가져서 은퇴하거나 토미존 수술로 인대를 바꾸어 붙이는 일이 빈번하게 있을 정도로 팔을 쓰는 스포츠에 있어서는 몸 관리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원재는 좀더 생각했다.


‘윤승아. 아직 어린 여중생 프로게이머. 어린만큼 원래부터 손목이 안 좋을리는 없다. 그럼 왜지? 사고? 아냐. 상처가 없었어. 선천적? 아니다. 선천적이면 아까의 그 손놀림이 나오지 않아.’


원재가 생각하는 와중에도 승아는 빠르게 손을 움직이다가 손을 털고, 다시 게임하다가 팔목을 주무르기를 반복했다. 게임은 승아가 점점 이겨가고 있었다. 아무리 손목이 아프다지만 승아가 미리 확보한 자원으로 폭풍처럼 몰아치자 방어에 방어를 거듭하던 종원은 결국 2번째 경기도 지고 말았다.


원재는 손목시계에 달린 시간을 다시 보았다. ‘21분 40초.’ 이번 경기는 종원이 방어에 주력하느라 초반 방어를 갖춘 인간의 방어라인을 승아가 뚫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흠.. 승아.. 손목이 아프다.. 승아...’


생각에 잠긴 원재를 다시 현실로 끌어낸 것은 최서연 감독이었다.


“원재씨, 됐나요? 경기 끝났어요.”

“네. 됐습니다. 아.. 여기서는 말씀드리기 좀 그렇고..”

“감독실로 가요.”

“네. 아, 승아는 한 5분뒤에 그럼 감독실로 오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요.”

“승아, 그거 정리하고 감독님 방으로 와.”

“저요? 네~”


승아는 왜인지 몰랐지만 가겠다고 말하며 방긋 웃으며 눈을 깜박였다. 그것을 보던 학도는 혼자 ‘안돼- 아카리쨔응!’을 외치며 자리에 주저앉고 있었다.


***


감독실에 들어온 원재는 서연에게 침착하게 이야기했다.


“승아가 초반에 집중하는 원인을 알아낸 것 같습니다.”

“뭐죠?”

“손목, 손목을 아파하는 것 같습니다.”

“네?!! 왜...”


“어려서 우주전쟁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걸로 추측되긴 합니다.”

“그전까진 왜 몰랐죠?”

“학기 중에는 계속 저희와 연습하는게 아니었고, 방과 후에만 와서 연습하다보니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방학 때 계속 같이 연습하면서 손목에 무리가 더 간 걸로 추측됩니다. 생각해보면 래더에서 Remigirl을 봤을 때부터 장기전은 없었습니다. 그전부터 손목이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측되기도 합니다만...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그보다는 너무 어린 나이에 게임을 많이 해서 무리가 간 것으로 추측됩니다. 승아 손이 워낙 빠르기도 하니 그게 더 부담을 주었을 수도 있구요.”

“그래도 병원가서 검사를 받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네. 그렇기는 합니다.”


[똑똑]


원재가 말할때 문이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승아일 것이었다. 일단 원재는 말을 멈추고는 문을 주시했다.


“들어가도 되요오?”

“들어와.”

“부르셨어요?”


감독실에 들어온 것은 승아였다.

서연은 승아에게 어떻게 말을 꺼낼까 고민했지만, 이번에도 말을 먼저 꺼낸 것은 원재였다.


작가의말

초반 설정과 궤를 같이하는 중요한 부분이라 양이 나누어져서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아직 프로리그 나가지도 못했는데 다음화에 승아 손목이 갑자기 다치거나 해 버리지는 않을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ㅅ-

 

프릴프리님, One한님 댓글 감사합니다.

그림은 jpg인데 글 올리기후 그림삽화 버튼을 눌르면 아예 뜨지가 않네요.

피씨방 가거나 해서 다른 컴퓨터에서 해보려고 합니다;ㅁ;

 

꾸준하고 편안한 글로 보답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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