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혼환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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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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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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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1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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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DUMMY

허름한 방으로 안내되자마자 곧바로 몇 가지 음식이 들어왔다.

탁자위에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올려지게 되자 위현룡의 위장이 고통스럽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일단 이것으로 요기를 하고 마련한 의복을 입고 대기하십시오.”

여각 하인이 준비해온 옷가지를 툭 던져놓고는 밖으로 사라졌다.

일단 기력을 찾아야겠기에 위현룡은 허겁지겁 정신없이 집어먹었다.

실로 오랜만에 대하는 음식다운 음식인지라 더욱 꿀맛같이 느껴졌다.

[그 녀석 정체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위현룡이 어느 정도 허기를 면하고 있을 때 홍후인이 묻고 있었다.

[내 생각엔...이 마을 유지의 아들이거나...아니면 이 여각의 본주인으로 예상된다만...]

부지런히 입을 오물거리던 위현룡은 씹던 음식을 목구멍으로 꿀꺽 넘기면서 말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의 수하들의 움직임은 조금 독특했습니다.”


[그렇더냐? 난 그 공자만 살피느라 못 봤는데...어떻게 독특하더냐?]


“보법이 일정하면서 규칙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무공을 익힌 사람들 같았습니다. 일반 무사가 아닌 문파의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모든 사람들의 움직임이 각각 달랐습니다. 마치 여러 문파의 인원을 섞어 모아놓은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내가 구파일방을 비롯해 무가(武家)들의 복장까지 다 안다만...저 놈들은 어떤 쪽에도 속하지 않았다.]


“아...그렇다면 도대체 뭐하는 자들일까요...”


그때 문이 덜컥 열리면서 그들의 대화를 중지시켰다.

몇 사람이 성큼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명을 내렸다.

“다 먹었으면 따라와라. 아니 옷을 아직 안 입었구나. 기다릴 테니 다 입으면 말하거라.”

방문이 다시 닫히고 그들이 밖에서 문지기처럼 지키고 있는 기척소리가 들려왔다.


[널 완전히 수하로 거둬들였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현룡아 기회를 봐서 다른 곳으로 벗어 나자꾸나. 왠지 기분이 안 좋은 놈들이니 말이다.]


“그러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들과 동행하는 게 안전한 듯싶습니다. 이런 무리 속에 섞여 있으면 쉽게 발각되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위현룡은 자신의 행색을 잠시 쳐다보다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런 후 곧바로 공자에게 인도되었다.

공자가 그의 위아래를 번갈아 가면서 쭉 훑더니 만족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게 차려입으니 의외로 인물이 훤하구나! 아무튼 내 수하가 되었으니 행동거지에 조심하고 내 말에 복종하도록 하거라!“

“알겠습니다.”

위현룡은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정중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이름이 무엇인가?”

“위가라고 합니다.”

“위가라...이름을 밝히기 싫은 모양이구나. 그럼 더 이상 신상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무의미하겠군. 이왕 내 수하가 된 마당에 아무래도 상관없다!”


공자의 성격은 한마디로 딱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꼼꼼한 것 같으면서도 화통하고,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는 것도 같은데 기민한 면도 엿보였다. 마치 느글느글한 너구리나 구렁이가 연상될 정도로 말이다.

또한 이십대 초반의 이 공자를 백면서생으로 치부하기엔 그가 거느리고 있는 수하의 숫자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더군다나 처음 시장통에서 봤을 때와는 달리 수하는 어느새 사십 여명으로 불어나 있기까지 했다. 그사이 여각에 머무르던 떠돌이 검객들을 수하로 받아들인 것일까.

아무튼 위현룡은 딱히 할 말이 없었으므로 그저 입을 다물고만 있었다.

말이란 많이 해봐야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무공을 잘 한다고 했었지?”

“그렇습니다.”

“어디 시험 좀 해보자. 네 실력을 알아야 서열을 정할 것이 아니냐.”


[뭐! 서열!! 지들이 뭐라고 서열을 운운하는 거냐...]

부랑아들 몇 십 명 모아놓고 서열을 정하겠다고 하는데서 홍후인의 심사는 뒤틀어졌다.

위현룡도 속으로 왠지 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여각 뒤뜰에는 연무대로 사용해도 될 만한 넓은 장소가 있었다.

그 곳에는 십여 명의 전혀 새로운 인물들이 공자의 출현에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특히 그들 중 지위가 높아 보이는 한 사람이 몇 발자국 앞으로 나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는 대략 사십대 정도에 키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았으며, 허리에는 약간 짧은 도(刀)를 차고 있었다. 또한 눈매는 가늘고 이마에는 붉은 일자건을 두르고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매우 예리한 인상을 풍기고 있는 사내였다.

이 사내는 매우 높은 서열에 있는 사람으로 추측되었다. 왜냐하면 그가 움직일 때마다 주위에 포진하고 있던 이들이 황송한 몸짓을 감추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보나마나 저 녀석이 공자 바로 다음의 두 번째 서열이겠군.]

심드렁하게 홍후인이 추측하고 나섰다.

“저 분이 누구십니까?”

곁에 있던 사람에게 위현룡이 나직한 음성으로 물어보았다.

“저분은 백도빈(伯燾彬)대협이시다. 공자님의 참모로서 세 번째 서열에 계신 분이시지. 무공뿐 아니라 지모도 출중하신 분이시니 너는 저분을 대할 때마다 예의를 다해야 한다!“

그는 한없이 존경스런 눈빛을 하면서 위현룡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공자와 백도빈이라는 사내는 주군의 관계를 보이면서 친밀한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백도빈이라...쳇! 들어본 적도 없는 놈이다! 그리고...참모? 건방지게 마교의 서열을 모방하는 꼴이라니...]

잠시 황당해하던 홍후인은 단칼에 평가절하를 해버렸다.

백도빈과 담소가 끝난 공자는 위현룡을 슬쩍 보면서 소리쳤다.

“대련을 할 것이니 준비하라!”

다짜고짜 대련을 시키고 있었다. 아마 위현룡이 쓸 만한 무사축에 속하는 지 판별하겠다는 심산인 것 같았다.

사람들이 마당 가장자리로 물러나고 그 가운데로 위현룡과 삼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건장한 사내가 대련용 목검을 쥐고 대치했다.

이 사내의 이름은 채겸(菜謙)이라 불리고 있었는데, 첫인상이 험악하여 썩 좋지는 않았지만 대할수록 호감이 간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덥수룩한 구레나룻과 얼굴 곳곳에 새겨있는 검상 등으로 봤을 때는 영락없는 산도적이겠지만, 대련 전에 히쭉히쭉 웃는 모습에서 어떤 순박함이 느껴져 왔던 것이다.


[현룡아 대충 살살 다뤄라. 명색이 청성파 제자가 이런 부랑아를 상대로 검술을 보이게 되다니...]


쓴 입맛을 다시던 홍후인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말했다.

“시작하라!!”

공자의 시작명령이 떨어지자 두 사람은 거리를 유지하면서 탐색전을 펼쳤다.

“먼저 공격하게.”

뜻밖에도 채겸이 선수(先手)를 양보하고 있었다.

[나 원...쥐가 고양이를 생각해주는 꼴이구만.]

홍후인이 기가 차서 한소리하고 있었다.

“먼저 하십시오. 저는 괜찮습니다.”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위현룡이 조심스럽게 사양을 했다.

“허허허, 그럼 먼저 들어갈 것이니 조심해야 한다.”

현재 채겸은 열세 번째 서열에 위치해 있는 자였다. 이런 자를 내세웠다는 것은 공자가 위현룡의 무공을 매우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만약 그가 위현룡이 청성파 일대제자 출신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감히 열세 번째 서열을 자랑스럽게 선보일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열 번째 서열은커녕 이들 중에 최고수가 나와 덤벼도 승산이 없을 테니 말이다.

“으얍!”

채겸은 목검을 휘두르면서 빠른 속도로 돌진해왔다.

[어라! 제법일세!]

대수롭지 않은 부랑아치고는 몸놀림과 검초가 훌륭했기에 나온 탄성이었다.

위현룡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몸을 수그리다가 곧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채겸의 일초를 검으로 틀어막는 동시에 청성파 기초검법인 송풍검법으로 속공을 시작했다.

송풍검법은 기초적이고 가장 순한 검초들로 이뤄져 있는 특징이 있었다.

[그 녀석이 마음에 드는 것이냐?]

홍후인이 위현룡의 속마음을 꿰뚫어보면서 물어왔다.

위현룡의 고수다운 반격에 매우 놀란 채겸이 몸을 피하면서 일초를 내질렀다.

처음보다 채겸의 무위가 상승되었다는 것은 위현룡이 강호초출이 아님을 알아챘다는 뜻이었고, 얕볼 수 없는 상대라고 인식했다는 반증이었다.

채겸의 공세는 더욱 빨라지고 강맹해졌다.

위현룡은 송풍검법으로 겨우 막아내다가 신학검법의 초식으로 바꾸었다.

아무래도 송풍검법으로 대적하기에는 채겸의 무위가 높았던 것이다.

[일개 부랑아가 아니었나...]

홍후인은 무림선배로서 보였던 안목이 빗나가게 되자 약간 부끄러운 소리로 중얼거렸다.

위현룡은 청성파 신학검법의 검류를 아낌없이 쏟아내면서 기선을 잡았다.

채겸이 일방적으로 뒤로 밀려나가다가 돌연 아래쪽으로 검을 찔러 넣으면서 순식간에 수초를 톱니바퀴처럼 연속적으로 휘둘렀다.

공자와 마찬가지로 이 채겸이라는 사내 역시 대적할수록 알 수 없는 구석이 있었다.

비록 그가 이번에 강맹한 공격으로 우세를 잡았다고는 하나 그의 검세에 살기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관대한 검초였던 것이다.

무림에서도 이런 성품의 검법을 지닌 자는 구대문파 출신을 제외하면 찾기 힘든 법이었다.

(도대체 출신이 어디일까...)

검법에서 상대의 인품을 느끼게 된 위현룡의 머릿속에는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그의 검법 역시 중원의 것과는 많이 달라 보였기에 더욱 궁금해졌다.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싶었던 위현룡은 뒤로 밀려가다가 슬쩍 몸의 균형을 흐트러뜨려 보았다.

대적에 있어서 이런 치명적인 실수는 상대에게 생명을 고스란히 바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채겸은 그 약점 앞에서 약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더니 못 본척하고 다음 공격을 이끌어낼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홍후인이 그의 모습을 보고는 크게 웃었다.

[너와 완전히 판박이로구나! 저 녀석도 크게 되긴 틀린 놈이 아니겠느냐!]

그러나 위현룡은 홍후인의 말을 들으면서 이상하게 정다운 지기(知己)라도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환한 표정을 지은 위현룡은 신학검초 중에 상승검법을 이끌어내면서 거세게 밀고 들어갔다.

물론 살벌한 초식은 모조리 배제한 검초들로 말이다.

상상외로 위현룡의 무공이 강한 것을 알게 된 채겸은 매우 당황한 모양이었다.

하긴 청성파 일대제자에 올라가 있는 위현룡이 일개 무사에게 당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었다.

일초를 시작으로 봇물 터지듯 끝없이 밀려가는 신학검초를 급급하게 막아내던 채겸이 숨을 헐떡이면서 뒤로 삼장이상 물러나갔다.

초식이 더해질수록 위력을 더해가는 신학검법의 압박에 숨이 막혀왔던 것이었다.

“그만!!”

공자가 그만하면 충분하다는 듯이 두 사람의 대련을 중지시켰다.

그때 참모라는 백도빈이 얼굴에 의혹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위현룡에게 한 마디 하기 위해 나서려 했다가 공자의 제지를 받고 물러났다.

채겸은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특유의 거친 음성으로 말했다.

“형제의 무공이 대단한걸...나야 워낙 아둔해서 말야...”

그는 성품이 온화한데다가 겸손까지 갖추고 있었다.

“아닙니다! 형님께서 저를 봐주신 덕분이지요.”

위현룡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는 호칭을 붙여주었다.

순간 채겸은 그 험상궂은 얼굴에 기쁜 빛을 띄우더니 수줍게 웃고 있었다.

“동생의 무공이 나보다 훨씬 위인걸! 허허허”

그의 모습을 보는 위현룡은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무공을 보아하니 떠돌이 낭인과는 격이 틀린 것 같구나. 어디 문파 출신이냐?”

공자가 날카로운 눈으로 위현룡을 투시하면서 신문하는 어조로 물어왔다.

꼭 그의 물음이 아니더라도 마당에 모여 있는 자들 모두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다.


[괜히 신학검법을 썼나보다...]

“저는...예전에 화산파에 잠시 들어가서 어깨너머로 배운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쫓겨나서 오갈 데 없는 몸입니다.“

위현룡의 입에서 그럴듯한 거짓말이 술술 흘러나오자 홍후인이 오히려 반색을 했다.

[너에게도 그런 음흉한 면이 있다니 정말 기쁘구나!]


“음...화산파라...”

이 순간 그는 부잣집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철없는 공자가 아니었다.

그의 작은 머릿속에 도대체 무슨 계산이 빠르게 오가는지 알 수는 없었으나, 분명한 것은 이 공자가 절대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어차피 상관은 없겠지! 나야 괜찮은 수하가 하나 늘어서 좋은 것이고...으하하하”

갑자기 멍청한 웃음을 지어 위현룡과 홍후인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던 공자는 마치 공포라도 하듯이 소리쳤다.


“이제부터 이 자를 팔대장로 중 한명으로 임명하겠다!”


[뭐? 저런 미친...팔대장로...허허허!]

너무 어이가 없던 홍후인의 입에서는 실소가 쉬지 않고 새어나왔다.


[저 자식이 너를 팔대장로에 임명한단다. 무가나 문파 등에서 장로급이란 중책 중에 중책인데, 네 무공따위로 팔대장로에 들 정도면 이 녀석들의 무공은 안 봐도 훤하구나! 저 공자놈이 돈지랄을 해서 조잡한 문파라도 창안해 보겠다는 개꿈을 꾸는 것 같은데, 도대체 무림을 얼마나 얕잡아 봤기에 저렇게까지 날뛴단 말인가!]

어이없음에서 격분까지, 홍후인의 감정변화는 실로 괴상망측했다.


똑같이 황당해 하던 위현룡이 억지로 감사의 읍을 하고 나자 어느 틈에 채겸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축하하네. 동생! 동생은 그런 중책을 맡고도 남는 인재이지!”

“아닙니다. 형님도 계신데 제가 너무 앞서가는 것은 아닌지...”

“무슨 소리! 당연한 결과인 것을!!”

제 삼자가 두 사람을 봤다면 오랜 시일을 동고동락한 의형제로 오인할 판이었다.

위현룡은 막막하고 외롭던 처지에 든든한 후원군을 하나 얻은 기분이 들었기에, 자리를 마련하여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졌다.

그러나 공자가 그들 사이를 시샘이라도 했는지 갑자기 이런 명을 내렸다.

“채겸은 일단의 수하를 이끌고 먼저 소림사로 향하여 나의 방문을 알리라! 나는 내일 오전에 소림사로 출발할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공자와 백도빈이 내실 쪽으로 사라져버리자 위현룡은 매우 아쉬워했다.


“동생! 나는 지금 당장 떠나야 하니 쌓인 얘기는 나중에 하자고! 소림사까지는 열흘이면 당도하니 그때는 술이라도 마시면서 회포를 풀도록 하지.“

바보처럼 웃고 있는 채겸에게 그야말로 천하태평이라는 별호라도 붙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 험악한 얼굴에 항상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으니 말이다.

“하하하, 형님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럼 난 어서 준비를 해야하니까...”

십 여명의 수하를 모은 채겸은 또 한번 히쭉 웃어 보이더니 짐을 꾸려 소림사로 떠났다.


숙소로 돌아온 위현룡에게 홍후인이 어이없다는 어투로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다...그 공자놈의 정신은 온전치 않다 이거다. 팔대장로는 그렇다고 치고, 소림사로는 왜 간다는 거야? 그리고 채겸인가 하는 사람을 미리 보내서 방문을 알린다고? 완전히 돌은 놈이 아닌가 말이다. 소림사가 무슨 동네 절간인줄 아는 것인가!!]


“저도 그게 참 이상합니다. 제가 채형님과 깊은 대화를 해보려는 이유도 저 공자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왠지 물어봐도 시원스런 대답을 해줄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위현룡도 홍후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면서 속내를 내비쳤다.


[일단은 대놓고 물어보지 말아라. 너는 지금 피신중이고, 이런 녀석들과 괜히 엮일 필요가 없다. 그저 너는 적당히 동행하다가 좋은 은신처를 찾아서 몰래 떠나면 그만이니...]

그의 말이 일리가 있기에 위현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선배님...소림사까지는 동행하겠습니다. 최소한 하남(河南)까지 이동을 해야 염청석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하자. 일단 소림사까지는 동행해주고 그 다음 행동을 생각해 보자꾸나.]

앞으로 위현룡의 행보에는 변수가 가득했기에 성급하게 행동방침을 정할 이유는 없었다.

홍후인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도망자의 길은 사방에 뚫려 있으며 자신도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선배님!”

[왜 그러느냐?]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귀혼환령검법을 가르쳐주십시오. 제가 무공에 대한 자질은 부족하지만 대신 피나는 노력으로 보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뜻밖에 위현룡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자 홍후인은 기분이 들떠 올랐고, 동시에 위현룡에게 무공을 가르치기 위해 경험했던 수많은 역경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 홍후인은 거만한 어조로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네가 그렇게 사정을 하니 지도해 줘야겠지....역시 무림장악을 위해서는 나와 귀혼환령검법이 꼭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

“청성파를 위해서입니다.”

위현룡은 꿋꿋하게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약간 자존심이 상한 홍후인은 금세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유쾌하게 말했다.


[하하하, 또 그 소리구나. 그래 그렇다고 치고! 오늘부터 귀혼검법을 전수해주겠다!]


홍후인은 자신도 완벽하게는 모르는 상황에서 전수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고 있었다.

[알다시피 귀혼환령검법은 무림 최고의 검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가 무림을 장악하는데는 안성맞춤일 것이다.]

위현룡은 자꾸 홍후인이 무림장악을 운운하자 듣기가 매우 거북스러웠다.

그러고 보니 위현룡은 청성파와 원연홍을, 홍후인은 무림장악을 늘상 외치고 있지 않은가.

두 사람은 모두 외골수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기에, 앞으로도 의견일치에 도달하기 위해서 수많은 언쟁과 이견이 엇갈릴 것이라는 예견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귀혼심법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겠지?]

홍후인이 마치 사부라도 된 것처럼 근엄하게 묻고 있었다.

“네. 그러나 아직도 귀혼심법은 삼성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쯧쯧쯧, 그렇게 아둔해서야 언제 10성을 완성한단 말인가...]

약간 못마땅한 소리를 내뱉던 홍후인은 다시 입을 열었다.

[네 품속에 지니고 있는 비급을 꺼내 보거라!]

위현룡은 한손을 품속에 집어넣어 고이 간직하던 책자를 꺼내들었다.

앞장에 웅장하게 휘갈겨있는 귀혼환령검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작가의말

---^^---

백도빈이란 이름을 작명해주신 천루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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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2> +42 06.05.02 35,054 88 11쪽
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01> +40 06.04.27 38,621 80 9쪽
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7> +46 06.04.21 34,728 80 11쪽
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6> +41 06.04.07 33,674 83 10쪽
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5> +40 06.04.02 34,138 86 11쪽
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4> +56 06.03.30 34,219 93 9쪽
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3> +48 06.03.21 35,083 84 14쪽
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2> +41 06.03.18 35,722 85 14쪽
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1> +48 06.03.14 36,666 82 12쪽
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10> +52 06.03.08 37,477 94 17쪽
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9> +51 06.03.01 37,022 92 15쪽
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8> +53 06.02.25 37,589 85 17쪽
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7> +59 06.02.23 38,239 93 16쪽
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6> +44 06.02.21 39,729 85 17쪽
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5> +55 06.02.19 39,821 104 17쪽
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4> +48 06.02.16 39,911 95 13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3> +57 06.02.13 41,477 88 18쪽
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2> +59 06.02.11 41,229 90 17쪽
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황금만능(黃金萬能) <01> +68 06.02.07 42,800 85 16쪽
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5> +68 06.02.03 41,297 84 18쪽
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4> +58 06.02.01 39,475 78 13쪽
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3> +67 06.01.30 40,234 84 17쪽
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2> +75 06.01.27 39,983 86 13쪽
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1> +53 06.01.24 39,863 96 18쪽
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10> +61 06.01.21 40,384 94 16쪽
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9> +52 06.01.19 40,307 91 15쪽
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8> +56 06.01.17 41,795 88 18쪽
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7> +79 06.01.15 44,823 89 26쪽
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6> +64 06.01.12 45,942 104 18쪽
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5> +69 06.01.10 46,733 92 23쪽
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4> +64 06.01.07 46,531 90 22쪽
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3> +77 06.01.05 47,861 98 13쪽
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2> +65 06.01.03 49,675 113 17쪽
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구밀복검(口蜜腹劍) <01> +56 05.12.31 50,038 107 14쪽
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7> +62 05.12.28 49,825 119 19쪽
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6> +59 05.12.24 48,409 106 20쪽
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5> +53 05.12.20 47,183 118 15쪽
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4> +55 05.12.17 50,636 118 16쪽
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3> +48 05.12.16 51,087 125 15쪽
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2> +51 05.12.15 49,627 122 12쪽
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뜻밖의 분쟁(紛爭) <01> +47 05.12.13 51,288 124 15쪽
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10> +56 05.12.11 51,746 113 10쪽
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9> +54 05.12.09 50,012 121 18쪽
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8> +44 05.12.07 51,116 124 16쪽
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7> +43 05.12.05 51,377 122 10쪽
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6> +42 05.12.03 51,818 118 17쪽
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5> +51 05.12.01 53,503 128 15쪽
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4> +54 05.11.27 54,072 136 16쪽
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3> +56 05.11.26 54,012 133 13쪽
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2> +52 05.11.24 58,870 127 13쪽
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기이(奇異)한 인연 <01> +48 05.11.21 58,818 126 15쪽
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6> +43 05.10.25 57,990 128 16쪽
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5> +42 05.10.24 53,854 126 7쪽
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4> +45 05.10.19 56,506 126 11쪽
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3> +40 05.10.09 31,113 120 16쪽
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2> +41 05.10.05 55,906 131 13쪽
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지하밀성(地下密城) <01> +61 05.09.19 62,123 129 20쪽
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8> +57 05.09.17 59,297 130 19쪽
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7> +52 05.09.16 59,348 127 22쪽
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6> +41 05.09.15 61,985 131 26쪽
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5> +63 05.09.14 63,929 151 17쪽
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4> +45 05.09.13 67,141 143 18쪽
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3> +59 05.09.12 64,439 148 20쪽
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2> +63 05.09.11 72,579 158 21쪽
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속가제자(俗家弟子) <01> +76 05.09.10 73,925 151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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