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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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
-캉!
리듬을 타듯 쇠붙이를 두드리는 소리가 신명났지만 작업장 안은 그런 신명나는 리듬과는 다르게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입고 있던 민소매 티 가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호흡곤란을 일으킬 만큼 그런 뜨거운 열기.
-캉
-캉!
그래도 망치질은 멈추지 않는다. 붉게 달아오른 쇠를 두드려 담금질을 하고 보다 단단하고 질 좋은 연장을 만든다. 그런 일념으로 이 대장간을 운영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바람과는 다르게.
‘어, 어라...?’
시선이 흐릿해져갔다. 눈앞에 쇠붙이가 붉게 달아오른 부분. 그 부분만 흐릿한 시선 속 또렷하게 보여 왔지만 그마저도 점차 흐릿해져간다. 다리에 힘이 풀렸고 이내 망치를 바닥으로 떨궜다.
바닥에 주저앉으면서도 그는 본능적으로 망치를 다시 집었다.
일생. 연장을 만들었다. 날붙이도 만들어 봤다. 수 백 만 번? 아니, 수 천 만 번? 그래. 그 정도. 망치를 두드려왔다. 죽음의 순간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죽음의 끝에 다다른 순간 든 생각은 가업을 물려주었던 아버지의 모습도, 갑작스럽게 질병을 떠앉고 가신 어머니의 모습도. 먼저 떠난 친구들도 아니었다.
‘아직, 끝내지 못한 주문.’
씁쓸함이 퍼져나갔다. 다시 일어 설 수도. 다시 망치를 집을 수도 없다. 고로 받았던 주문을 완료 할 수도 없다. 김씨 얼굴을 어떻게 볼까.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그마저도 할 수 없었다. 시선이 완전히 암전되었고 생각마저 –뚝 하고 끊겼다.
일생. 망치를 두드리고 쇠붙이를 만졌던 한 대장장이. 마지막 까지 쇠붙이를 붙들고 한국의 어느 대장간에서 생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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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말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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