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대장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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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나
작품등록일 :
2016.10.25 20:23
최근연재일 :
2017.04.29 06:32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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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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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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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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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28
추천
602
글자
7쪽

다시, 첫 걸음 (1)

추천과 선작 코멘트 항상 감사드립니다.




DUMMY

“.....일어나.”


속삭이듯 귀를 간질이는 여성의 목소리. 아직 죽지 않은 건가. 그런가, 요즘 휴식이 부족해서 잠시 기절을 했던 것인가. 남자는 안도하며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이내 남자는 두 시야에 들어온 풍경에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뭐하고 있는 거야. 레드너! 빨리 일어나.”


옆에서 쫑알쫑알 대는 여성의 목소리는 들어오지도 않는다. 낯선 풍경을 우선 뒤로 하고 천천히 남자는 손을 들어 살폈다. 주름살이 없다. 굳은살도 없는 깨끗한 남성의 손. 그 자리에서 기절 할 뻔 했지만 아쉽게도 기절하지 않았다.


“아야야...!”


“레드너! 빨리...!, 어휴..! 이런 모습을 본다면 아버지가 어떻게 생각 할까..!!"


자신의 볼을 꼬집어볼까 말까 고민하던 사이 여자가 먼저 선수를 쳐 그의 볼을 꼬집었다. 꿈은 아니었다. 언덕 위에 자라난 풀. 그리고 선선한 바람. 언덕 밑으로 보이는 시골 마을. 솔직히 꿈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알았어.”


짤막하게 답을 하고 일어서자 위화감에 남자는 흠칫 몸을 떨었다. 너무나 가볍다. 허리 통증? 어깨 결림? 마치 50KG 가방을 메고 있던 것 같은 어깨는 공기를 앉고 있는 것 같이 가벼웠다.


“참나, 그렇게 뒹굴어대니 평판이 나쁘지. 적어도 이 마을에서 벗어나 성곽 쪽 마을에 가야 하지 않겠어?”


여자는 싱그러운 미소와 함께 남자의 팔목을 낚아채고는 신나게 언덕 밑을 내려갔다.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그것에 해답을 내기도 전에 남자는 어느새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오늘은 빵 냄새 좋네요.”


“어야, 세라구나. 대장간으로 가니?”


“예, 이 놈 또 땡땡이 치고 있어서 데리고 가는 중 이예요.”


세라가 붙잡고 있는 레드너의 팔목을 흔들며 혀를 내둘렀다. 천천히 혼란스럽던 머릿속이 잠잠해 진다. 기억이 한데 섞여 마치 하나의 혼합물이 되듯. 자신의 이름이 떠올랐고 동시에 죽은 자신의 생전의 일 또한 떠올랐다. 한국에서 가업을 물려받아 대장장이를 하고 있었고 이곳 룩크 마을에서 견습 대장장이를 하고 있었다. 자신은 죽었고 자신은 파릇파릇한 대장장이다.


‘뭔 소리람.’


아무래도 혼란은 여전한 듯싶었다. 다만, 레드너는 한 가지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어제까지의 자신은 망치는 쳐다보기도 싫고 쇠 냄새는 토악질이 올라올 정도로 거부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라, 나 망치질이 하고 싶어.”


격하게 망치가 두드리고 싶다.



- - -



세피르 대장간은 룩크 마을의 유일한 대장간 이었다. 세라의 아버지인 세피르가 세상을 떠나고 대장간은 세라에게 물려졌고 세피르의 제자였던 레드너가 대장장이 일을 도맡아서 했지만. 이곳을 지나가던 용병과 모험가가 말하길 레드너는 최악의 대장장이라고.


레드너는 대장장이가 되고 싶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망치를 잡았을 뿐이고 어쩔 수 없이 쇠붙이를 만질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 이어진 그의 솜씨는 당연히 대장장이로써 최악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마, 망치?!”


레드너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세라는 격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 자식이 지금 밥 얻어먹고 싶어서 구라를 치는 건가? 아니면 내가 잘못 들었거나? 혼란이 찾아왔지만 세라는 내색하지 않았다. 구라를 치는 건지 아니면 진심인건지 대장간에서 볼 수 있으리라.


“철검 5개. 오늘 중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그리고 수리 의뢰도 있어.”


“어, 알았어.”


단호한 답변. 별 감정이 담긴 것 같지 않은 답변이었지만 속으로는 어마어마한 흥분에 가득 찰 수밖에 없었다. 연장이나 날붙이 밖에 만든 적이 없었지 않은가. 철검이라니, 무엇보다 수리라니. 대장장이로써 흥분되는 주문. 레드너는 가늘게 몸을 떨었다.


그때.


-띠링


핸드폰의 문자 알람 같은 소리가 귓속에 울려 퍼져왔고 반투명한 시스템창이 레드너의 시야 앞에 나타났다. 이게 무엇인가. 그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정면에 나타난 시스템 창을 천천히 살폈다.


[견습 대장장이 – 레드너]


랭크:F랭크

제작한 명품 개수:0

인지도:-10


‘초보’ 대장장이의 칭호를 얻는 조건은 인지도 10이상, 제작한 명품 개수 1개 이상입니다.


“뭐야 이게?”


“응? 왜 그래 레드너?”


세라가 의아한 눈빛으로 멍하니 정면을 바라본 채 멈춰선 레드너를 응시했다. 당연히 그녀의 눈에는 이런 시스템 창이 보이지 않았다. 레드너는 자신에게 나타난 이런 변화를 설명하려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만 두었다.


‘이거, 나만 보이는 건가...’


세라를 따라 다시 걸음을 옮기며 레드너는 생각을 정리했다. 아직 무기를 쓰는 시대, 이런 시스템 창이 보이는 세계에 죽음 이후 눈을 떴고 다시 망치를 붙잡게 되었다. 과연 이게 우연일까. 아니면 의도된 것일까. 죽기 직전 망치를 쥐었던 자신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다 왔다.”


생각에 빠져있던 레드너를 다시 제정신으로 돌리듯 세라가 한 건물 앞에 멈춰 섰다. 낡은 목조 건물. 간판에 모루 모양과 함께 세피르의 대장간이라고 글귀가 적혀 있었다.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철 냄새, 그리고 가열된 화로의 냄새.


‘정말로 대장장이가 된 건가...’


확신이 들자 몸이 가늘게 떨려왔다. 망치를 쥐고 쇠붙이를 두드리는 그 리듬감이 떠올라 주체 할 수 가 없다. 한 시라도 빨리 망치를 두드리고 싶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 지 세라가 미닫이문을 열고 안에서 손짓했으며 레드너가 빠르게 대장간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오늘의 의뢰!]


- C품질 이상의 철검 5개를 제작하세요.

보상 : 인지도 +5, 300골드.


- 모험가 또는 용병의 ‘적절한’ 장비 수리 3회 이상 수행하세요.

보상 : 인지도 +5, 200골드.


문에 들어서자 다시 한 번 시스템 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세라가 말했던 철검의 제작 의뢰와 수리 의뢰. 밑에는 보상의 내역이 적혀있었고 레드너는 그것을 심도 있게 살폈다. 인지도. 골드. 두 개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자, 망치. 어디 한 번 그토록 하고 싶은 망치질 해봐”


공구 상자를 뒤적거리던 세라가 망치를 꺼내와 당당한 미소를 짓고는 레드너에게 내밀었다. 약간 투박했지만 세월의 흔적이 담긴 망치. 품질로는 좋지 못해 보여도 세월이 담긴 물품이라는 것은 꽤나 반갑고 신비롭게 느껴졌다.


레드너는 떨리는 손으로 그 망치를 붙잡았고 천천히 작업대로 향했다. 이미 철검을 만들다 만 쇠붙이가 준비되어 있었고 망치의 표면으로 쇠붙이를 간단하게 훑고는 천천히 망치를 치켜들었다.


‘떨린다.’


첫 감정. 그리고 주저 없이 망치를 내려찍었다.


-캉!


그 어느 때보다 청아한 소리가 대장간 안팎으로 울려퍼졌다.




재밌게 읽어 주셨다면 추천과 선작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망치를 두드립니다. 철검을 만듭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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