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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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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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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ort Liarta - Prologue

DUMMY

La~port Liarta - Prologue



서장



거대하고 어두침침한 성안의 가장 안쪽 끝이었다.

"크륵… 어떻게 이럴 수가…."

'괴물'은 주춤주춤 물러섰다. 넓은 홀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괴물'의 커다란 날개가 요동질쳤다.

-왈칵!

'괴물'의 가슴에 난 커다란 구멍과 이글거리는 입에서 검붉은 피가 한 움큼이나 쏟아져 나왔다. 새하얀 이빨들이 칙칙한 피에 얼룩진다.

"어떻게… 어떻게, 인간 따위에게 이 내가…."

'괴물'의 활화산같이 타오르는 두 눈이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검은로브의 인간을 내려다본다. 선이 가는 작은 체구의 인간. 풍성한 고급로브로 몸 전체를 가리고 있어 말랐는지 뚱뚱한지는 알 수 없다. 내밀어진 가느다란 팔은 검은슈트가 빈틈없이 감싸고 있다.

그리고, 그 인간의 손에는 자신의 것으로 보이는 빛나는 자홍색의 심장이 아직도 불끈불끈 거리며 기름 같은 검붉은 피를 내뿜고 있었다.

"너를 파멸로 이끈 것은 내가 아니다. 바로 너의 알량한 자존심이 빚어낸 어처구니없는 방심 때문이지."

인간의 나직한 목소리는 '괴물'의 상처를 후벼 팠다.

"크하하하하하… 그랬던 것인가? 큭큭크… 그렇구나…. 날 이 지경으로 만든 건 바로, 가진 힘을 너무 자만하고, 네 녀석을 이만큼이나 키워버린 나의 실수 때문이구나."

'괴물'은 흉측하고 커다란 머리를 주억거렸다. 피가 쉴 새 없이 흘러내린다. 죽어가는 자신의 육신이 느껴졌다.

"허나, 곱게 이대로 죽어줄 수는 없지. 네가 얻은 그 힘은 어차피 나로부터 인한 것. 너는 몸도 마음도 나에게서 자유롭지 못하도다."

-크아아

'괴물'은 나직이 포효했다. 그 소리가 마치 죽음을 쫓아내려는 듯이 음산하게 울린다. '괴물'이 자신의 심장을 든 인간을 보며 말을 이었다.

"어리석은 인간의 마도사여….이것은 그대의 승리다. 남은 것은 그대를 위한 보상과 대가.

먹어라, '내 심장을!' 나의 축복이다.

마셔라, '내 피를!' 나의 저주니라.

오오, 불쌍한 인간이여….

나의 심장은 나의 모든 힘을 상징하는 것일지니.

이제 너의 모든 힘은 곧 나의 심장이요,

그로 인해 뿜어져 나오는 나의 피는

내가 너에게 마지막으로 뿌리는 저주를 증거할지어다!"

'괴물'의 노래하는 듯 한 말에서 의미심장함을 느낀 인간은 표정이 굳는다.

"무슨 뜻이지?"

"크흐흐흐흐…. 너는 곧 내 심장으로 인해 절대악의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네가 원하든 원치 않던!! 그리고 그 막강한 힘이 너의 정신을 갉아먹을 것이며, 네가 그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때 너는 이미 인간들을 구한 위대한 마도사가 아닌, 한없이 나약하고 여린 한 명의 인간일 뿐…. 그 때, 나의 저주는 실현되리라. 너의 위대한 정신을 갉아먹고 나를 부활시킬 그 저주가!!"

그 말이 끝나자마자, 인간의 손에 들려있던 '괴물'의 심장이 거세게 박동하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두근….

"큭큭큭…. 이미 시작되어 버렸군."

점점 빨라지며 뭔가 고열 되고 있는 심장. 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 마도사는 심장을 던져버리려 했다. 그러나 심장은 손에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으윽…."

-휘오오오오…

마도사는 침음성을 내 흘리며, 정신을 집중하고 심장을 떼어내려 노력했다. 그러나 되지 않는다.

심장의 박동이 몸 전체를 떨리게 했다. 이미 미칠 듯이 고조된 심장박동은 아예 진동으로 바뀌어 버렸다. 괴물의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마력이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친다. 마도사는 심장의 갑작스런 폭주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해 마력을 컨트롤했다.

그러자, 갑자기 마도사의 마력에 반응한 듯, 손끝의 심장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와 손을 잠식해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파박!

"크헉!"

그 갑작스런 심장의 공격에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피부 속을 뚫고 들어가 살갗을 헤집는 느낌, 그 느낌이 팔 전체를 타고 몸 안으로 들어온다. 마도사는 기습적인 그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벌레가 피부 밑을 타고 돌아다니는 듯 한 불쾌감이 온 전신으로 퍼졌다.

"크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

'괴물'의 죽어가는 육신에서 튀어나온 것이라곤 믿기 힘든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드드드드드드드….

'괴물'의 심장은 더욱더 미칠 듯이 진동한다.

-드드드드….

"……!!!!"

그러다 정점에 달했다고 여겨지는 순간, 심장은 폭발할 듯 한 섬광을 내뿜었다.

-화아악!

심장이라는 한 점에서 시작된 빛은 홀 안을 하얗게 채워 나갔다. 마도사는 반사적으로 반대쪽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크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 저주는 시작되었다!!"

불길할 정도로 밝은 빛이 어둡고 칙칙한 성안을 해일처럼 한 번에 휩쓸고 지나갔다. 그 섬광 속에서 마도사의 눈이 '괴물'의 눈과 마주쳤다.

지옥의 불꽃 같이 이글거리는 '괴물'의 눈은 웃고 있었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즐겨둬,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나야.'라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그 눈빛을 본 마도사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데도, 왠지 불길해졌다. '괴물'이 뭔가를 말하려는 듯이 입을 웅얼거린다. 그러나 그 순간, 자신의 몸 안쪽에서 무언가가 '퍽!' 하고 터졌다. 몸이 크게 휘청거린다.

그리고, '괴물'의 마지막 중얼거림을 듣지 못했다.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깔리자 마도사는 '괴물' 쪽을 바라보았다. '괴물'은 이미 생기를 잃어버리고 죽어있었다. 그곳에는 살아생전 절대악의 힘을 휘두르며 공포로 강림하던 '괴물'대신 파충류를 닮은 검은 거죽을 가진 빈껍데기 육신이 놓여있었다.

마도사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심장은 없어졌다. 몸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 같았다. 달라진 점은 단 하나,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맹해진 마력. 끓어오르는 힘. 그러자 본능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괴물의 심장이 자신에게 흡수되었다!

마도사는 한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로브의 후드를 매만졌다.

"후후후후후……."

마도사의 입에서 메마른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저주라…, 재미있겠구나."

마도사는 이미 죽어버린 괴물을 향해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에 오기까지 모든 인간다움을 버린 나다. 인간을 향한 감정도 미련도 열망도 없다. 게다가 이제 죽은 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네 녀석의 저주를 왜 내가 두려워해야 하지?"

그러나 되돌아오는 것은 침묵뿐....

마도사는 그에 아랑곳 않고 말을 이었다.

"뭐, 좋다…, 어디 저주란 걸 감상 해보도록 하지. 네놈이 준 이 막돼먹은 힘으로 박살내버려 가면서 말이야!"

나직하게 말하는 마도사의 두 팔에서 강대한 어둠의 마력이 스파크처럼 '파직'하고 용솟음쳤다가 사라졌다.

-끼이익! 쾅!

-철컥 철컥 철컥….

그 때, 닫혔던 홀의 문이 활짝 열리며, 안으로 검은 갑옷의 기사들이 갑옷이 철그렁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들어왔다. 마치 암흑으로 빚어진 것 같은 새까만 흑갑옷과 검은 망토로 무장한 기사들이었다.

전원이 칠흑같이 검은 투구를 눌러 쓰고 있어 얼굴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는 기사들은 총 17명이었는데, 대장으로 보이는 기사한 명을 중심으로 뒤로 2명씩 늘어서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동작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 모습은 조그만 군더더기도 찾아볼 수 없고, 깔끔하기까지 했다.

-철컥 철컥 철컥…, 척!

곧, 마도사의 앞에 당도한 기사들은 묵빛이 잔잔하게 빛나는 검을 허리에서 뽑아 바닥에 꽂으며 부복했다.

-스르릉~ 팍!

"마이로드! 로드의 종 스칼럿, 맡기신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왔습니다."

기사들 중 가장 앞에 있는, 스칼럿이라고 이름을 밝힌 기사대장이 입을 열었다. 쇳소리를 거칠게 긁는 듯 한 목소리가 투구 안에서 흘러나온다.

"수고했다. 캡틴 스칼럿, 일어나라."

마도사가 나직이 말했다. 목소리는 작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담겨있다. 기사대장은 검을 허리에 찬 검집에 넣으며 일어났고, 서서 경례를 붙였다.

-척!

"상황은?"

마도사가 묻자 기사대장이 말했다.

"모든 제압이 끝났습니다. 반항하는 자는 로드의 명령대로 가차 없이 처형하고 있습니다. 남은 자들은 모두 집정관께서 관리하고 계십니다."

"마테우스가?"

"예. 익스큐터 마테우스는 이미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로드가 나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벌써 그 정도로 시간이 지났던 건가. 자신이 이끄는 선발대 이후 본대를 이끄는 집정관 마테우스가 도착했다는 것은 이곳에 온지 만 하루가 넘게 지났다는 말이었다.

결국, 자신의 군대와 '괴물'의 군대간의 전쟁은 자신들의 승리로 끝났다. 마도사는 그제야 밀려오는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다. 몸이 갑자기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그저 아무 곳으로나 가서 눕고 싶었다.

"그래? 그런 건가. 그렇다면, 이곳은 익스큐터 마테우스에게 맡기고 출발한다."

"네? 출발이라 하오시면…?"

마도사는 피곤한 목소리로 답했다.

"우리의 고향…, 카난으로 돌아간다."

"예스 마이로드!!"

캡틴 스칼럿은 다시 한 번 경례를 붙였고, 다른 기사들도 경례를 붙인 후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맞추어 마도사를 따라 홀을 나갔다.

-끼이익! 쿠구궁!

마도사의 일행이 나가고, 홀의 거대한 문이 닫혔다.

칠흑같이 어두워진 홀 안은 암흑으로 물들어 적막해졌다. 치열한 전투의 흔적을 보여주는 홀 안의 상흔, 흘러내린 '괴물'의 피로 바닥은 온통 검붉은 색 일색이다. 그 구석에 '괴물'의 죽은 육체는 혼자 남겨졌다.

그 때였다. 흐릿한 무언가가 비친 것은…, 그 흐린 물질은 마치 유령의 육신같이 투명했으며 자신들끼리 뭉치기도 흩어지기도 하며 홀 안을 떠다녔다. 무언가 간절히 찾고 있는 모양새였다.

연기처럼 떠돌던 그것은 -휘오오하며 홀 안을 구석구석 헤집고 다녔다. 구석구석 찬찬히 아주 느리게….

그렇게 한참을 떠돌던 그것은 곧 한쪽 구석에 있는 '괴물'의 죽은 육신에 부딪혔다. 그리고 그것은 극도로 경계하듯이 조심스럽게 그 주변을 맴돌았다. 그것은 '괴물'의 죽은 육신을 가여워하는 것처럼 쓰다듬듯이 흐르기도 맺히기도 하며, '괴물'의 시체 주변을 움직였다.

그러던 그것은 이윽고 한 점으로 서서히 뭉쳐져 '괴물'의 시체를 중심으로 맴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결국 떠돌던 그것은 결심했다는 듯이 그 죽은 육체 속으로 천천히 빨려 들어갔다. 조금도 남지 않고 마지막 한줌마저도 모조리 들어간다. -슈르륵 하고 완전히 '괴물'의 육체로 들어간 그것은 잠시 후 횅한 '괴물'의 동공에 맺혔다.

-번쩍!

빛 무리는 아주 잠깐 '괴물'의 눈 속에서 붉게 빛났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괴물의 죽은 육신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조용히, 아주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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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월하려은 입니다. 멋진 소설을 한번 써보자 하고 시작했던 게 연재하려는 마음까지 품게 되었네요.

아직은 필력도 경력도 미천하기 짝이 없는 초보글쟁이 입니다만…. 제가 써나가는 이야기들을 읽고 재미있어 해주시면 저는 기쁘기 한량없겠습니다.

많이 부족한 작품입니다. 비판이든 뭐든 사정없이 찔러주세요. 그런 리플들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감상도 좋습니다. 무플은 악플보다 글쓴이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답니다.

그럼 다음 연재 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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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La~port Liarta - 3장 도서관의 노인 #03 +5 08.02.16 3,653 8 10쪽
12 La~port Liarta - 3장 도서관의 노인 #02 +6 08.02.13 3,670 6 16쪽
11 La~port Liarta - 3장 도서관의 노인 #01 +5 08.02.09 3,870 7 9쪽
10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4 +12 08.02.06 3,808 5 15쪽
9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3 +4 08.02.02 3,925 7 16쪽
8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2 +9 08.01.30 4,083 7 15쪽
7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1 +6 08.01.26 4,58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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