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리아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327,258
추천수 :
1,104
글자수 :
1,317,392

작성
08.02.24 00:16
조회
2,990
추천
7
글자
11쪽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5

DUMMY

제 4장 마녀의 집 #05



리리스는 조각케잌을 든 채 친구들과 즐거운 듯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 실제로 들리는 건 날뛰는 칸나와 싸우는 듯 한 플로라의 목소리가 전부였지만 아란의 귀에 그녀들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항상, 분수대에 앉아서 조각케잌을 먹는 마을소녀들을, 분위기 잡는 병신 같다고 못마땅하게 여기던 아란이었지만, 리리스의 그런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다고 느껴졌다.

즐거운 듯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간간히 조각케잌을 한입씩 베어 먹는 리리스가 그렇게 예쁘게 보일수가 없었다.

인형같이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에 우윳빛 하얀 피부는 소녀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군계일학이라는 말이 아깝지가 않다.

물론 돌려서 말하면 다른 소녀들은 닭으로 보인다는 말이었지만…….

그렇게 멍하니 리리스를 훔쳐보던 아란은 곧,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저 무리들은 죄다 이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애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리리스도 이얀에게 호감을…!? 리리스도 이얀을 좋아한다는 말인가?

아란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듯 한 충격에 휩싸였다. 그런 건가?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

분하게도 잘생긴 이얀과 어여쁜 리리스는 열 받을 정도로 잘 어울렸다. 그에 비하면 자신은 그다지….

솔직히 말하자면 아란은 키도 리리스보다 작았다. 멀쩡한 소년의 심리로써는 상당한 굴욕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복잡다난한 눈을 하고 아란은 이얀을 쳐다본다. 또래치고 큰 키에 금발벽안의 이얀은 남자인 자신 이봐도 잘생겼다.

게다가 영주의 아들이라는 직위는 아무나 가지는 게 아니지 않은가.

내심 아란은 이얀과 자신이 같이 있지만 서도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자신은 출발도 하기전인데 반해 상대는 골인 지점 앞의 마지막코너를 돌고 있는 것을 보는 듯 한 기분이었다.

이얀은 지금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도 소녀들과 뭔가 즐거운 대화를 아주 자알~ 나누고 있었다. 거의 외치는 것에 가까운 대화였지만…….

괜히 눈꼴셔진 아란은 이얀의 옆구리를 쿡찌르며 가자고 말한다.

"가자. 이얀…."

"응? 아. 그래…."

그래도, 이얀은 시간을 오래 끈 것이 미안했는지 순순히 물러난다. 그리곤 소녀들을 향해 크게 인사했다.

"그럼 나 가볼게~. 담에 또 봐."

'엑? 이얀 가는 거야? 더 놀지.'

'이얀~ 안 돼 안 돼!'

또다시 시끄러워진 여자아이들을 뒤로하고 아란과 이얀은 마을광장을 지나 대로로 나왔다.


대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이얀과 아란은 사람들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대로를 걸었다. 그제야 아란은 여자애들에 대한 부담을 덜 수가 있었다. 그런데, 뭐가 그렇게 좋은지 이얀이 시시덕거리며 말을 꺼낸다.

"햐~ 아란. 리리스 봤냐? 리리스? 되게 예쁘지?"

"응?"

"리리스말야…."

리리스라는 말에 아란은 가슴이 철렁했다.

"아, 리리스? …으응…, 예쁘네."

그러나 작은 소년은 그런 기색을 내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곁눈질로 이얀을 보자 다시 침울해졌다. 그런 아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얀은 계속 떠벌인다.

"군계일학이라는 말이 확 와 닿지 않냐? 캬~"

"……."

"그렇게 생각하지? 아란, 역시 명불허전! 저 정도는 되어야 이 이얀 기가스님의 여자 친구가 될 수 있지. 다른 애들이야 뭐…."

그 말을 듣고 아란은 걸음을 멈춰 선다.

"그…, 그럼 여자애들이랑 어울린 게 다 리리스한테 접근하기 위한 거였다고?"

"응? 당연하지. 내가 뭣 하러 그런 못생긴 애들이랑 어울 리냐? 원래 다~ 미인을 얻기 위해선 그 정도 고난은 감수를 해야 한다고…. 큭큭! 아…, 그리고, 너, 리리스 눈독 들이지마라~ 내가 먼저 찜 했거든!?"

"안 해!!"

"오, 약속한 거야. 그럼, 네가 확실히 밀어 달라고 큭큭큭!!"

이얀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는 뭐가 그렇게 웃긴지 키득댄다. 아란은 이얀의 그런 행동에 황당해했지만, 이얀은 그다지 그런데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기가 차는 아란이었지만, 이얀이 리리스를 노리고 있다는데 대해서 더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자잘한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역시나, 이얀은 리리스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무척이나 심란해졌다. 한편으로는 괜히 이얀의 얼굴을 보기가 민망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란이 계속 멍한 표정을 짓고 있자 이얀이 찔리는 게 있는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야. 혹시 내가 너 몰래 여자애들이랑 놀고 있어서 기분상한거냐? 미안하다. 나도 그럴 작정은 아니었는데, 조만간 말하려고는 했다고. 그런데 그런 거 있지? 막 말하려고 하는데 타이밍이 안 나와서 못하는 거?"

"……."

"기분 상했으면 미안해~ 다음부턴 같이 놀러가자. 그러니깐 기분 풀어라. 응?"

뭔가를 크게 착각한 이얀이 두 손을 합장한 채 사과하며 좋은 말로 구슬리려했지만, 이얀과 리리스에 대해서 생각하던 아란으로써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나보다. 그러다, 얼떨결에 대답한다.

"응? 아…. 괜찮아…. 그런 거 아냐."

그러나 이얀은 오히려 아란이 단단히 화가 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어라고 더 말하려는데,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급하게 금발소년을 불렀다.

"이얀!"

높은 톤의 소녀 목소리였다. 이얀은 아란에게 말하려다 말고, 뒤를 돌아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까 전에 광장분수대에서 이얀에게 크게 인사하며 호들갑을 떨던 칸나라는 소녀였다.

칸나는 이때껏 달려왔는지 이얀 앞에 멈춰 서서 -헥헥 거린다. 그런 소녀를 의아하게 바라보며 이얀이 물었다.

"어라? 칸나. 무슨 일이야?"

"하아, 하아…. 이얀. 여기 있었구나. 막 찾아다녔잖아."

"그, 그랬어?"

"응. 나빴어! 제대로 대화도 못했는데 인사만 하다 그냥 가버리고…."

칸나는 이얀에게 꿀밤을 먹이는 시늉을 하곤 '-우웅' 하고 볼을 부풀리며 이얀에게 불만을 표시한다.

"아, 미안…."

소녀의 애교 띤 칭얼댐에 이얀은 부담스러워하며 사과한다. 그러자, 칸나는 이얀의 사과에 힘을 얻었는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

"이제, 같이 놀러가자~. 애들이랑~!"

"컥?!"

칸나가 이얀의 팔을 잡아끌며 그렇게 말했다. 당황한 이얀은 뒤로 몇 걸음 물러나며 칸나를 떨어내려했으나, 칸나는 악착같이 이얀의 팔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이얀은 난처한 듯 아란과 칸나를 번갈아보며 고민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엔 몰라도, 아란이그 이얀의 표정은 굉장히 귀찮아하는 표정이었다.

'보고 있지만 말고 나 좀 도와줘!' 그런 눈빛으로 이얀은 아란에게 계속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란은 지금 이얀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그다지 일지 않았다.

'네 마음대로 해라.' 아란은 그런 얼굴로 고개를 -샥 돌려버린다.

아란의 시큰둥한 반응에 어쩔 수 없게 된 이얀은 어정쩡한 미소를 지으면서 떠듬떠듬 힘들게 입을 열었다.

"아, 아무리 내가 간다고는 해도…. 하하…. 애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괘, 괜히 여자들 틈에 남자가 끼면 곤란하지 않아?"

그러나, 그런 것은 칸나에겐 사소한 문제였나 보다. 칸나는 마이페이스의 미소를 -반짝 하고 날리며 당돌하게 말한다.

"상관없어. 플로라는 이미 구워삶아뒀구, 코코랑 리리에게 허락은 받아 뒀으니까. 이얀 너는 그냥 날 따라오기만 하면 돼!"

"코코? 리리?"

"아. 코코아랑 리리스말야. 둘의 애칭인데 몰랐어?"

칸나는 큰 눈을 빛내며 답해준다. 그 말에 이얀은 '리리스의 애칭이 리리 였구나.' 하고 좋은걸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혼자 히죽거리고 있는 이얀과는 달리, 아란은 뻘줌하게 둘 사이에서 서 있는 게 굉장히 불편해 보인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떠들어대는 칸나. 확실히 칸나에게는 지금 이얀밖에 보이지 않나보다.

"리, 리리스도 괜찮다고 했다구?"

"응. 뭐 상관없다고 그러던데?"

"…그, 그럼 가볼까?"

이얀은 리리스를 만날 수 있다는 말에 가고 싶어 하는 쪽으로 돌아선 눈치였다. 아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얀은 혼자가기 미안했는지 아란을 보면서 말한다.

"같이 갈래? 아란?"

"응?"

이얀이 같이 가자고 말한 건 좀 의외였지만, 아란은 그다지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가뜩이나 심란한 상태인데 리리스와 이얀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괜히 분위기만 어색하게 만들 것 같았다. 그래서 아란은 그냥 발걸음을 돌리기로 했다.

"아냐. 이얀 난 괜찮으니까. 너 혼자가."

"정말?"

"응. 괜히 따라가서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 게다가 난 할 일이 있어서 가봐야 되잖아."

"아…."

이얀은 아란이 따라가지 않겠다고 하자 아쉬운지 말끝을 흐린다.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 이얀에게 칸나가 옆에서 독촉하기 시작했다.

"이얀~ 빨리 가자~ 애들 기다리겠어. 아란은 안 간다고 그러잖아. 그러니까 그냥가자."

"아, 응……."

"그럼. 이얀, 오늘은 여기까지인가보다. 들어가~"

"응. 아란, 너도 담에 보자~."

할 수 없이 아란은 여기서 작별인사를 했다. 이얀도 칸나에게 거의 질질 끌려가듯이 하면서도 뒤돌아보면서 인사했다.

그러다, 칸나가 방방거리며 달리기 시작하자 '으악 칸나! 갑자기 뛰면 어떻게 해! 넘어질 뻔했잖아!'하며 요란하게 멀어져갔다.

대로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둘을 쳐다본다.

아란은 멀어져가는 둘의 모습을 멍하니 응시한다. 둘의 모습이 대로를 다니던 사람들에게 가려 완전히 사라지자 아란은 한숨을 -후우 하고 내쉬며 발길을 돌렸다.

혼자서 터덜터덜 대로를 걸어가던 아란은 문득 이얀과 칸나가 사라진 광장 쪽을 다시 뒤돌아본다.

여자애들과 함께 앉아 담소를 나누는 이얀이 보이는 것 같았다. 소년은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계속>

하루 늦게 올렸네요;; 대신 2연참 들어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포르리아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La~port Liarta - 7장 두 가지 수업 #02 +5 08.03.26 2,432 7 11쪽
29 La~port Liarta - 7장 두 가지 수업 #01 +7 08.03.20 2,514 5 14쪽
28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6 +9 08.03.18 2,490 7 18쪽
27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5 +12 08.03.13 2,486 5 12쪽
26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4 +7 08.03.13 2,516 6 11쪽
25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3 +9 08.03.08 2,509 6 13쪽
24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2 +5 08.03.06 2,560 7 11쪽
23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1 +9 08.03.04 2,636 6 13쪽
22 La~port Liarta - 5장 여신의 제국 #04 +8 08.03.01 2,607 5 12쪽
21 La~port Liarta - 5장 여신의 제국 #03 +5 08.02.28 2,604 7 20쪽
20 La~port Liarta - 5장 여신의 제국 #02 +13 08.02.26 2,784 7 15쪽
19 La~port Liarta - 5장 여신의 제국 #01 +10 08.02.25 2,980 6 12쪽
»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5 +10 08.02.24 2,991 7 11쪽
17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4 +5 08.02.24 3,116 6 12쪽
16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3 +7 08.02.20 3,204 5 9쪽
15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2 +5 08.02.16 3,327 7 14쪽
14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1 +6 08.02.16 3,587 7 13쪽
13 La~port Liarta - 3장 도서관의 노인 #03 +5 08.02.16 3,652 8 10쪽
12 La~port Liarta - 3장 도서관의 노인 #02 +6 08.02.13 3,670 6 16쪽
11 La~port Liarta - 3장 도서관의 노인 #01 +5 08.02.09 3,870 7 9쪽
10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4 +12 08.02.06 3,808 5 15쪽
9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3 +4 08.02.02 3,925 7 16쪽
8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2 +9 08.01.30 4,083 7 15쪽
7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1 +6 08.01.26 4,581 7 12쪽
6 La~port Liarta - 1장 하얀 호수마을 #04 +10 08.01.24 4,801 6 11쪽
5 La~port Liarta - 1장 하얀 호수마을 #03 +8 08.01.24 5,507 7 13쪽
4 La~port Liarta - 1장 하얀 호수마을 #02 +18 08.01.24 6,923 9 14쪽
3 La~port Liarta - 1장 하얀 호수마을 #01 +10 08.01.23 10,062 11 10쪽
2 La~port Liarta - Prologue +13 08.01.23 11,864 13 12쪽
1 La~port Liarta - La~port Liarta +57 08.01.23 17,998 15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