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리아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327,249
추천수 :
1,104
글자수 :
1,317,392

작성
08.02.20 09:56
조회
3,203
추천
5
글자
9쪽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3

DUMMY

제 4장 마녀의 집 #03



"푸하하하하하…!"

푸른 검사는 늙은 노파의 테이블위에 두 다리를 올려놓은 채 배를 쥐고 웃어댔다. 그걸 보고 있던 늙은 노파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다. 그 반응을 보자 더더욱 재미있는지 푸른 검사는 손사래까지 치며 웃어대기 시작했다.

"아하하하… 아, 웃겨…. 그렇단 말이지? 너 의외로 주위사람들에게 평판이 좋지 않구나. '마, 마녀다….' 라니 하하하하…."

"뭐가 그렇게 우습지?"

"큭큭큭…. 아니 뭐, 당연한가? 올리오르, 너 마녀 맞잖아. 그런데, 흐훗…. 그런데, 하하핫…. 애들이 어떻게 얼굴만 보고도 도망칠 정도니 말 다한 거 아니냐. 크크크크…."

"그만하지…? 파란얼간이?"

늙은 노파의 표정이 참혹할 정도로 구겨졌다. 이 기분 나쁜 불청객은 들어오던 순간부터 이 모양이다.

허파에 바람이 처박혔는지 노파의 얼굴만 쳐다봐도 기분 나쁜 눈을 하곤 웃어대기 시작한다.

어랍쇼? 그러더니 눈물까지 찔끔찔끔 쥐어짠다. 이건 명백한 도발이다.

노파의 미간이 험악하게 찌푸려졌다. 그러자 안 그래도 흉흉한 노파의 인상이 이젠 살벌하게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하핫…. 큭큭…. 알았어. 알았다고. 풉…. 안 웃으면 되잖아. 크크큭…. 안 웃을 테니.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푸른 검사는 노파의 심기가 상당히 불편해진 것을 깨닫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래도 키득거림은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그나저나 왜 왔어? 얼간이 네 녀석이 쭈그렁 할망구만 사는 이 누추한 초막에 무슨 영광을 보려고 온 것도 아닐 테고…?"

"흐음, 당연히 내가 원하는 쭉빵이 미녀들이 이런 허접한 곳에 있을 리가 없지. 뭐 그런 건 당연한 거고."

테이블 위에 두 다리를 올려놓은 채 까닥거리는 푸른 검사. 장난스런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그러나 늙은 노파의 무서운 눈초리가 부담스러웠던지 머리에 쓰고 있던 큰 둥근 챙 모자를 손으로 슥하고 내려서 얼굴을 덮어버린다.

"뭐냐? 그 요상한 모자는…."

"아. 이거? 예전에 쓰고 다니던 건데…. 삿갓이라고…. 여러모로 편리한 놈이지. 사악한 늙은이의 부담스런 시선을 가려주기도 하는…. 킥킥."

목소리가 삿갓 때문에 -웅웅 울린다. 푸른 검사는 그렇게 키득대며 파란삿갓을 목뒤로 넘겨버렸다.

파란삿갓이 목에 멘 끈에 걸려 등 뒤에 대롱대롱 매달린다.

목에 걸린 삿갓의 끈이, 청년의 긴 옆 머리카락을 압박하자, 거추장스러웠던지 푸른 검사는 자신의 갈색의 긴 머리카락을 끈 밖으로 넘겼다.

청년의 여자처럼 긴 갈색 머리카락이 출렁였다. 그리고는 씨익하고 장난스런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시원시원하다는 인상을 주는 미남이었다. 그러나 늙은 노파는 눈앞의 청년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이맛살을 찌푸리며 청년을 노려본다.

노파의 주름으로 가득한 얼굴이 흉물스럽게 씰룩였다.

"헛소리는 집어치우고, 왜 또 찾아온 거냐?"

"일단은 늙은이 치매 안 걸렸나 확인 차 온 거려나?"

다시 한 번, 마녀의 이마에 힘줄이 불거진다.

"시리우스!!"

"아아…. 알았어…. 알았다고. 농담은 여기까지 해두지. 실제로도 중요한 일이 있어…."

노파가 일갈하자 푸른 검사는 테이블위의 두 다리를 내리며 바로 고쳐 앉았다. 그러나 빙글빙글한 웃음은 가시지 않는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말해봐."

"일단은 팡테온측의 입장과 니블하임측의 입장이 서로 부딪히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왔어."

"팡테온과 니블하임이?"

노파는 청년이 가져온 정보에 의아해한다.

"그래. 곤란하게 됐지. 판데모니엄과의 전쟁에 전력을 쏟아 부어도 시원찮을 판에 아군끼리 투닥꺼리라니 어이가 없어서 원…."

"그래서, 이 변방까지 미칠 파급효과는?"

"글쎄, 확실치 않아. 덕분에 전쟁은 전체적으로 정체된 상태, 판데모니엄의 녀석들은 살판난 셈이지. 이리저리 들쑤시고 다니고 있어."

"녀석들이 들쑤시고 다닌다면 확실히 위협적이군."

"그렇지. 하아…. 그 덕분에 확실히 난 피곤하게 됐지만 말이야…."

푸른 검사는 두 손을 내저으며 정말로 귀찮게 됐다는 듯이 말했다.

"흐음…. 얼간이, 그럼 네 녀석은 지금 파견을 받아 정식으로 나온 건가?"

"파견? 훗, 아니~ 가만히 있자니 좀이 쑤셔서 말이지. 맨날 가만히 앉아서 새소리 벌레소리 들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청년이 거만하게 턱을 쓰다듬으며 그런 말을 하자 노파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네, 네놈…. 설마…."

그러나 청년은 정색하면서 노파의 걱정은 단지 기우라는 듯이 말했다.

"뭐야. 걱정 마. 늙은이가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 나도 그 정도 개념은 갖고 있다고. 그보다 이쪽이 더 문제야. 내가 늙은이를 찾은 진짜 이유가 말이야."

이때까지, 여유 만만하던 청년도 본론을 꺼내자 진지한 눈빛을 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노파는 청년의 이어진 말에 안심했다가 또, 푸른 검사의 진지해진 태도에 긴장하고 귀를 기울인다.

"니블하임 쪽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니블하임에 잡혀있던 판데모니엄의 포로 몇이 이쪽으로 도망친 것 같거든. 그런데 진짜 문제는…."

"문제는?"

"이게 꽤나 거물들이라…. 한 놈 한 놈이 웬만한 작은 왕국 따위는 우습게 지워버릴 녀석들이야."

"그 정도란 말야?"

"야단났지? 야단났지? 야단났지?"

푸른 검사는 말을 마치고는 놀라는 노파를 놀리듯이 촐랑댄다. 그 모습은 마치 할머니에게 놀아달라고 졸라대는 꼬마 같았다. 그러나 노파는 진중한 표정을 하고 생각에 잠겨있어서 청년의 장난에 맞장구 쳐줄 여유는 없어보였다.

이윽고 노파가 말을 꺼냈다.

"그렇군. 네 녀석의 말이 사실이라면 보통일이 아닌데?"

"사실이야. 이쪽으로 오는 도중에 녀석들의 꼭두각시를 발견했어. 물론 효용가치가 없어진 폐기품이었겠지만…. 그것만 해도 보통일이 아니지."

"그래. 녀석들이 날뛴다면 확실히 보통일은 아니지. 대륙전체에 피바람이 불 꺼다. 하지만 왜 하필 이곳이지? 이곳 카난이 아니라 차라리 판데모니엄으로 도망쳤다면 훨씬 더 안전했을 텐데…."

"그거야 나도 모르지. 나도 녀석들 머릿속에는 들어가 보지 않았으니 말야."

"녀석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군. 지금 이곳은 화약고나 마찬가지야. 녀석들이 이곳에서 물의를 일으켜 봤자 녀석들에게 이득이 되는 건 하나도 없다고. 너도 알다시피 '오르카의 파수꾼'은 물론이고 '테라의 황제'까지 버티고 있으니 말 다한 거지."

"뭣? 테라의 그 괴물이 여기 있다고?"

'테라의 황제'라는 말에 푸른 검사는 깜짝 놀란 모양이었다. '오르카의 파수꾼'이야 자신도 알고 있기는 했지만, '테라의 황제'까지 와있다고? 확실히 그건 보통일이 아니었다.

테라에 있던 그 괴물이 왜 하필 머나먼 이곳까지 행차하신거지? 푸른 검사는 곤란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하지만 그가 정면으로 나서는 일은 없을 꺼다. 이곳이 아무리 위험해진데도 그에게는 다른 동네 이야기일 뿐, 관심 밖의 일일 테니까."

"흐음 뭐 건드리지만 않으면 이곳을 피바다로 만들건 박살을 내건 상관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하아. 녀석들에게 너무나도 좋은 조건인데 그거. 녀석들이 멍청하지만 않다면 말이지…."

낙담하는 푸른 검사의 말에 노파는 씨익 웃는다.

"어쨌거나 얼간이, 한건했군. 네 녀석이 서둘러 나를 찾은 덕분에 지금 네가 카난의 인간중 몇 십만 명은 살린 셈이다."

"뭐. 그런걸 원한 건 아니었지만, 다행이네 그거. 그 몇 십만 명 중에 쭉빵이미녀들도 몇 명은 있겠지? 그럼 나는 만족!"

그렇게 말하며 푸른 검사는 의자에서 일어나 옆에 끌러놨던 자신의 대검을 주워들고는 테이블 옆에 있던 노파의 침대위에 털썩 누워버렸다.

노파의 침대는 청년이 눕기에는 좁았으나, 청년은 두 다리를 꼬아서 침대 끝의 나무테두리에 걸쳤다.

그의 두 다리가 침대 밖으로 삐쭉하고 튀어나왔지만, 의외로 편해보였다. 그 자세로 푸른 검사는 대검을 끌어안은 채 팔짱을 끼고선 마녀에게 능글능글한 미소를 보낸다.

"난 어쨌거나 이만~, 먼 거릴 달려왔더니 피곤해서 한숨 자겠어. 뒷일을 부탁해~."

그리곤 황당해 하는 노파를 향해, 눈을 찡끗하고는 삿갓으로 얼굴을 덮어버린다. 숙면을 취할 태세다 이건….

"네놈이란 녀석은…."

노파, 마녀도 한숨만 내쉬고 의자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간다. 슬슬 그 아이가 올 시간이다. 식사준비라도 제대로 해두지 않으면 한참동안 잔소리를 해대겠지?

그리고 마녀는 주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침대위에서 보란 듯이 두 다리를 쭉 펴고 누워있는 뻔뻔한 불청객을 지팡이로 한대 후려갈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응징이었다. 물론 그 녀석은 아프다고 엄살을 부려댔지만….

그래도, 주방으로 들어가는 마녀의 표정은 은근히 밝아 보였다.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포르리아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La~port Liarta - 7장 두 가지 수업 #02 +5 08.03.26 2,432 7 11쪽
29 La~port Liarta - 7장 두 가지 수업 #01 +7 08.03.20 2,514 5 14쪽
28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6 +9 08.03.18 2,490 7 18쪽
27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5 +12 08.03.13 2,486 5 12쪽
26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4 +7 08.03.13 2,516 6 11쪽
25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3 +9 08.03.08 2,509 6 13쪽
24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2 +5 08.03.06 2,560 7 11쪽
23 La~port Liarta - 6장 기사의 꿈 #01 +9 08.03.04 2,636 6 13쪽
22 La~port Liarta - 5장 여신의 제국 #04 +8 08.03.01 2,607 5 12쪽
21 La~port Liarta - 5장 여신의 제국 #03 +5 08.02.28 2,604 7 20쪽
20 La~port Liarta - 5장 여신의 제국 #02 +13 08.02.26 2,784 7 15쪽
19 La~port Liarta - 5장 여신의 제국 #01 +10 08.02.25 2,980 6 12쪽
18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5 +10 08.02.24 2,990 7 11쪽
17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4 +5 08.02.24 3,116 6 12쪽
»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3 +7 08.02.20 3,204 5 9쪽
15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2 +5 08.02.16 3,327 7 14쪽
14 La~port Liarta - 4장 마녀의 집 #01 +6 08.02.16 3,587 7 13쪽
13 La~port Liarta - 3장 도서관의 노인 #03 +5 08.02.16 3,652 8 10쪽
12 La~port Liarta - 3장 도서관의 노인 #02 +6 08.02.13 3,670 6 16쪽
11 La~port Liarta - 3장 도서관의 노인 #01 +5 08.02.09 3,870 7 9쪽
10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4 +12 08.02.06 3,808 5 15쪽
9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3 +4 08.02.02 3,925 7 16쪽
8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2 +9 08.01.30 4,083 7 15쪽
7 La~port Liarta - 2장 지하통로 #01 +6 08.01.26 4,581 7 12쪽
6 La~port Liarta - 1장 하얀 호수마을 #04 +10 08.01.24 4,801 6 11쪽
5 La~port Liarta - 1장 하얀 호수마을 #03 +8 08.01.24 5,507 7 13쪽
4 La~port Liarta - 1장 하얀 호수마을 #02 +18 08.01.24 6,923 9 14쪽
3 La~port Liarta - 1장 하얀 호수마을 #01 +10 08.01.23 10,062 11 10쪽
2 La~port Liarta - Prologue +13 08.01.23 11,864 13 12쪽
1 La~port Liarta - La~port Liarta +57 08.01.23 17,998 15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