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리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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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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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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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ort Liarta - 27장 구울버스트!(Ghoul Burst!) #01

DUMMY

제 27장 구울버스트!(Ghoul Burst!) #01



'안개, 괴물…!!'

루치야는 어제 그 아저씨가 죽으며 말한 단어 중, 그렇게 기억나는 것을 읊조렸다. 그는 분명 안개와 괴물을 동일선상에 놓고 말했었다. 뭔가 알고있는 듯한 말투로….

그럼 이 안개 속에 괴물들이 뛰어다니고 있다는 말인가? 루치야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람인지 괴물인지 알 방법이, 지금의 루치야에게는 없었다. 일단 아란을 깨우기로 했다.

루치야는 배낭을 끌러놓고 활과 은화살을 챙긴다음 조용히 내려가, 아란을 흔들어 깨웠다.

'아란, 아란…, 뭔가가 다가오고있어….'

귓속말을 하면서 아란을 깨우자, 아란은 루치야의 말에, 조심스럽게 눈을 뜨면서 허리춤의 크리사오르로 손을 가져갔다. 자면서도 적잖이 긴장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박 사박

소리는 점점 커져오고 있었다. 루치야는 천천히 소리의 뒷쪽으로 물러나며, 은화살을 활에다 재었다. 잠이 깼는지 아란도 배낭을 천천히 벗으면서, 검을 빼들었다. -스릉 하는 소리와 함께 크리사오르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어제 한차례 피를 잔뜩 머금었던 터라, 날카로운 검날이 시퍼런 예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사박 사박….

"……."

"……."

-사박…!!

그런데 그때, 갑자기 다가오던 소리가 멈췄다.

"……."

"……."

-꿀꺽

갑자기 조용해진 주변상황에 아란과 루치야는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당겼다. -지르륵 거리던 풀벌레들의 소리도 멈춰있었다. 고요한 적막감이 주변의 공간을 싸늘하게 식혔다. 아란과 루치야는

서로 자신의 무기를 들고선 풀숲에 있는 무언가를 경계했다.

지금 다가오던 소리가 멈췄다는 소리는 그 무언가가, 지금 이쪽을 탐색하고 있다는 뜻도 되었다. 희뿌연안개 때문에 수풀속에 도대체 뭐가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아란과 루치야는 더욱 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은 채, 풀숲쪽을 경계했다.

-사삭!

"…크르르."

그런데 그때, 수풀이 조금 흔들거리면서, 익숙한 흉성이 들려왔다. 아란과 루치야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 소리는 분명…, '망령'의 울음소리였다. 틀림없었다.

"……!!"

-파바밧! 불쑥!

그리고 바로 그 다음 순간, 수풀속에서 커다란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우왁----!!"

아란은 너무놀라 반사적으로 옆으로 피했다. 루치야도 아란과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슈웅 콰과광!! 스스스스스~!

아란과 루치야가 있던 자리가, 그 거대한 그림자의 공격에 움푹 패였다. 흙먼지가 치솟아 시야를 잠시 가린다. 산길이라, 조금 가파른 곳 이었기에 아란과 루치야는 몸을 바로하는데부터 집중해야했다.

둘이 간신히 중심을 잡고 자신들이 서 있던 곳을 돌아보자, 먼지가 가라앉으며 풀숲에서 튀어나온 그 무언가의 모습이 똑똑히 드러났다.

"크르르…."

"마, 망령…."

그랬다. 몰래 둘에게로 다가와 습격한 그것은, 아란과 루치야가 전에도 본적이 있던 존재, 바로 망령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망령이 어제 한번 해치워 보았던, 그것이 아니라는데 있었다. 아란과 루치야의 가운데에 서있는 이 괴물은, 어제 사람들을 잔인하게 도륙하던 바로 그 '회색망령' 이었던 것이다.

"회, 회색…!!"

"크르르…."

회색빛 피부에 넝마같은 옷차림, 하얗게 뒤집힌 눈, 굽은 등, 기괴하게 발달한 길쭉한 팔, 그리고, 거기서 튀어나온 무시무시한 길이의 손톱까지…. 맹수같이 재빠른 스피드에 영악한 머리까지 가진, 둘이 꿈에 나타날까 무서워했던 바로 그 회색 괴물이었다.

회색망령은 이를 드러내 놓고 흉성을 내질렀다. 거기서 침이 -뚝뚝 하고 흐른다. 반쯤 썩은 얼굴피부 사이로 드러난 송곳니가 날카롭게 빛났다.

이 녀석에게 당하게 되면, 분명 어제의 그 사람들처럼 벌떡 일어나 기괴한 손톱을 휘두르며 용병이나 헌터에게 죽을 때까지 방황하게 되리라.

그건 죽는것 보다 더 싫었다.

-주춤 주춤

아란은 조심스레 괴물에게서 거리를 벌린다. 그러면서, 아란은 크리사오르를 괴물을 향해 겨누었다. 침착하게 걸음을 옮기며, 괴물의 공격을 대비했다. 지금 상황은 괴물이 가운데, 루치야와 아란이, 위 아래로 포진하고 있는 형태였다. 아란이 루치야를 미처 보호해 줄 수 없는 상황.

그래서, 아란이 괴물의 주의를 끌 필요가 있었다.

-딱 딱!

"크릉…."

일부러 발을 굴러 소리를 낸다. 괴물은 그 소리에 아란을 돌아보며 견제한다. 다행히도, 괴물은 아란쪽을 돌아보았다. 회색망령은 아란의 손에 들린 무기가 자신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우선 아란을 견제하면서 약점을 탐색하는 듯 한다.

아란은 천천히 눈앞의 회색망령의 헛점을 찾는다. -스르릉 거리며, 괴물의 손톱이 움찔거린다. 저 손톱에도 분명 맹독이 묻어있겠지. 옷가지나 사람 살갗정도는 우습게 녹이는….

아란은 다시한번 긴장하며, 회색망령과의 간격을 잰다. 저 녀석, 손톱도 팔도 길어서 사정거리가 엄청날 것 같았다.

그렇게, 어느정도 팽팽한 긴장감이 지속되었다. 회색망령은 함부로 치고 들어오려 하지 않았다. 그 정도로 영악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계속되면 불리한건 이쪽이다. 루치야도 아란도 집중력이 무한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은 이미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런 대치상태의 끝, 의외로 선공은 루치야가 했다.

-피잉~!

루치야는 오르막의 위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궁수로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재고있던 은화살을 소리소문 없이 놓았다.

"크릉!"

-파박!

그러나, 그 순간 머리를 노렸던 은화살은 괴물의 팔에 막혔다.

"헉!"

아란쪽을 바라보며 견제하던 회색괴물이었기에, 주저없이 뒤통수를 노렸던 루치야였는데, 괴물의 말도안되는 반사신경은 그 은화살을 -홱 하고 루치야쪽을 돌아보며 팔을 들어 막아버렸다. 그 놀라운 움직임에, 루치야는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치이이….

"끼아악!!"

물론 은화살이었기에, 망령의 팔이 타들어 가긴했지만, 회색망령은 팔에 박힌 은화살을 뽑아 내던진후, 지체없이 몸을 날려 루치야에게로 돌격해 들어갔다.

-파박!

"루치야!!"

아란은 루치야가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 괴물을 따라 뛰어 올라간다.

망령은 루치야를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진하여, 흉성을 내지르며 그 커다란 손톱을 풀 스윙으로 휘둘렀다.

"캬아악!!"

-후우웅~!!

괴물의 길다란 팔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 들어가 루치야에게로 날아들었다. 그에 망령의 손톱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귀청을 찢을 것처럼 크게 들렸다.

"헉!!"

그 맹렬한 기세의 공격에 루치야는 뒤로 백스텝을 몇 번 밟으며 물러났지만, 괴물의 손톱의 사정거리는 생각보다 길었다.

"꺄악---!!"

-촤악!

-치이이…!

"루치야~! 괜찮아!?"

루치야의 커다란 가슴을 가려주던 가죽용병수트에, 망령의 손톱이 훑고 지나갔다. 가죽이 맹독에 타들어 가는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래도 안쪽에 덧대어 놓은 철판이, 맹독을 막아주어 행동불능에 빠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건 다행이었다. 그러나, 루치야는 지금 그런것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회색 망령이 은화살에 다친 반대쪽 손톱을 휘둘러 루치야에게 제 이격을 날려왔기 때문이다.

'이런…!'

거리가 너무 가까워 백스텝을 밟아 뒤로 빠지다간, 저 무시무시한 손톱에 두동강이 날 것만 같았다. 물론, 은화살에 새카맣게 타들어간 팔이라 그 위력이 반감되기는 했으나, 망령의 무시무시한 힘은 그 반만 하더라도 루치야의 가녀린 허리정도는 단숨에 절단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루치야는 지금 망령의 뒤를 열심이 쫓아올라오고 있는 아란을 믿어보기로 했다. 루치야는 결심을 굳힌 후 회색망령의 다섯개의 손톱을 피하기위해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면서 외친다.

"아란!! 잡아줘!!"

"에?"

열심히 괴물의 뒷꽁무니를 쫓아 올라가던 아란은 갑자기 외치는 루치야의 말에 깜짝놀라, 윗쪽을 바라본다. 그러면서 엄청놀랐다.

"으억!?"

회색망령의 손톱이 루치야가 있던 자리를 -콰앙 하고 찔러내는 것과 동시에, 루치야가 망령의 공격을 뛰어올라, 망령의 머리 위에서 공중제비를 돌며 피해냈던 것이다. 갑자기 벌어진 루치야의 묘기에 가까운 몸놀림에 아란은 당황하여 허둥댔다. 바닥이 경사가 있어서, 루치야가 무사히 착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아란은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루치야는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란은 급한대로, 뽑아들었던 크리사오르를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는 루치야를 받아들 준비를 했다.

-타닥! 주르르륵~!

하지만, 아란의 예상과는 반대로 루치야는 소년이 자리를 잡고있던 곳보다 앞쪽에 착지를 하여, 미끌어져 내려왔다. 묘하게 중심을 낮추어 잡으며 안정감있는 착지를 보여준다. 아슬아슬하게 다칠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루치야는 고양이 같은 자세로 아란의 바로 앞쪽에 멈춰섰다.

그리고는, 엉뚱한 방향으로 팔을 벌리고 서있는 아란을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아란 고마워."

"으, 응…."

아란은 멍한 표정으로 다시 크리사오르를 뽑아들며 답례한다. 솔직히 조금 쪽팔렸다.

"크르르…."

그러나, 그러는 동안에 회색망령은 뒤를 돌아보며 다시 목표물을 정하고는 돌격해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란은 크리사오르를 치켜들고 괴물의 돌격에 대비했다. 저쪽이 언덕이라, 저런 공격은 저쪽이 더 유리했다. 용병술의 상식중에 언덕위의 적들이 아랫쪽의 적들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 있었다. 그걸 떠올렸다.

'이대로는 불리한데….'

아란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난전이 벌어졌을 때, 루치야와의 호흡이 맞기를 바라는 수 밖에….

루치야는 이미 아란의 뒤에서 은화살을 재어놓고 괴물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찰나의 순간에 쏘아냈다.

-피잉!

안개속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이었으나, 회색망령은 앞으로 몸을 날리는 것으로 화살을 피하며 둘을 향해 돌격해 들어왔다.

"캬아악---!!"

-부우웅~!

-챙강!!

아란은 공중에서 내지르는 괴물의 손톱을 힘겹게 크리사오르로 받아냈다. 그러나 받아내긴 했어도 이대로라면, 망령의 커다란 몸에 깔릴 판이었다. 그렇게 되면 뒤에있는 루치야까지 위험하다.

"이대로 당할까보냐!!"

순간, 아란은 크게 외치며, 검의 궤적을 빙글 돌렸다. '방어검술'의 첫번째 기술, 상대의 공격을 옆으로 흘리는 기술이 펼쳐졌다.

-스르릉! 꽈당탕~!!!

괴물의 손톱이 크리사오르를 거칠게 긁고지나간다. 그리고 다음 순간, 육중한 괴물의 몸은 저 아래의 땅바닥에 처박히며 굉음을 내뿜었다. -푸학 하고 흙먼지가 휘날렸다.

"키에엑!"

-피잉~!

그러나, 잠시의 지체함도 없이, 그 보이지 않는 흙먼지 속으로 은화살 한발이 날아간다. 아란의 흘리기에 연동하여 루치야의 두발째의 은화살이 괴물을 향해 쏘아졌다.

-팍!

-치이이….

"캬아악!!"

어딘가에 박힌 모양이다. 그에 아란과 루치야는 위쪽으로 자리를 올라가며, 아랫쪽의 괴물을 견제했다. 흙먼지가 걷히기도 전에 루치야는 세발째의 은화살을 쏜다.

-피잉~!

이미 루치야는 연사모드로 돌입한 모양이었다.

-파박!

-치이이….

"햐아악~!!"

다시 명중한 모양이다. 괴물은 거친 비명소리를 내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은화살이 매섭긴 매서운 모양이다. 그러나 보통 망령이라면 한 두대에 즉사 했을 터인데, 회색망령은 뭐가 달라도 다른지 꿋꿋하게 버틴다.

서서히 흙먼지가 가라앉자, 은화살을 박고있는 망령의 모습이 보였다. 은화살은 등에 한 대, 오른팔에 한 대, 명중한 채로 괴물의 살을 새카맣게 태우고 있었다.

-핑~!

그러나, 루치야는 지체하지않고 네발째의 은화살을 쏘아낸다.

-팍!

"캬악!"

-치이이….

이번엔, 회색망령의 다리에 맞았다. 망령은 한쪽으로 중심을 잃고 꺾인다. 아란은 망령이 다리를 맞았으니 무력화 되었다고 여겼다. 그렇지만, 이걸로 끝난게 아니었다. 많은 피해를 입었음은 분명하지만 망령은 살아있었고, 3발의 은화살을 맞고도 다시 둘이 있는 쪽으로 도약해 왔다.

물론, 한쪽다리로만 도약해온거지만, 이정도의 거리는 우습다는 듯한 폭발적인 주력으로 아란앞을 파고든다.

-파바박~!!

"이런!! 아직까지!!"

-화악!

괴물의 손톱이 휘둘러졌다.

-카강!

거친 쇳소리가 나며, 크리사오르와 망령의 손톱이 맞부딪혔다. 간신히, 막아내는 아란. 망령의 힘에 다리가 윗쪽으로 죽죽 밀리지만, 중심을 잃지는 않았다.

아란은 대치상태에서, 검을 위아래로 흔든다.

-키릭키릭

괴물의 손톱이 크리사오르의 날카로운 날에 이가 나갔다. 하지만, 아란이 원하는 것은 그게아니었다. 망령의 손톱을 흔들어, 힘의 균형을 깨어버린다.

-파치직! 슈우우!!

그리고, 망령의 손톱이 아란의 크리사오르를 넘어 파고들게 되면, 검의 궤적을 바꾸어 끌어들인 후…,

-파박!!

'밀어친다!'

-까앙!

쇳조각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울리며, 괴물은 자신의 힘에 뒤로밀려났다. 아란의 '방어검술'중 세번째 기술, 상대의 힘을 돌려 되돌리는 반격의 기술이다.

'안녕이다!!' 아란은 속으로 그렇게 말하며 망령을 바라보았다. 망령은 밀려나, 저 아래쪽으로 굴러내리는듯, 중심이 밀렸다.

그런데, 회색망령은 보통녀석과는 달리 곱게 내려가주지 않았다. 미처, 굴러내려가기전, 중심을 잃은 어정쩡한 자세에도 불구하고 방금 한번 휘둘렀던 사기적으로 긴, 길다란 오른팔을 다시한번 바깥쪽으로 주욱 내뻗으며 아란의 머리통을 노렸던 것이다.

-쐐액!

"허억!!"

아란은 끝이라는 생각에 방심하고 있다가 날아온 일격에 너무 당황하여 비명을 질렀다. 은화살을 맞은 팔을 휘두르는 거였지만, 그 일격으로만해도 아란의 머리를 박살내는 데에는 충분한 힘이 담겨있었다.

그때, 뒤에서 루치야가 외쳤다.

"아란!! 머리숙여!!"

아란은 그말에 지체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 직후 괴물의 무시무시한 손톱이 -사사삭! 하고 아란의 머리위를 훑고 지나갔다. 소년의 갈색머리카락 몇가닥이 괴물의 손톱에 잘려, 허공에 흩날린다.

그리고 괴물의 팔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로 루치야가 쏜 은화살이 -핑! 하고 날아들었다.

-팍!!

"캬아악!!"

은화살은 회색망령의 드러난 가슴정중앙, 즉 심장의 위치를 정확하게 관통했다. 망령은 기성을 내지르며 저 산길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쿠당탕!! 쿠광!!

"햐아악!!"

-치이이익!

회색망령의 가슴에 박힌 은화살이 그 괴물의 심장을 태우고 있었다. 괴물은 죽음의 고통에 괴로운듯이 몸서리를 쳤다.

"후우, 살았다 루치야. 고마워…."

아란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들었다. -후우 하고 진짜 아슬아슬 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다.

"응, 아란…."

둘은 괴물이 또다시 벌떡일어나 공격해오지 않을까하고, 무기를 겨눈채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다. 그러나, 은화살에 심장을 관통한채 쓰러진, 회색망령은 몇번 꿈틀꿈틀 거리더니, 마지막으로 크게 기성을 질렀다.

"캬아아아아악------!!!"

그리고는, 추욱 늘어져서 두번 다시 움직이지 않았다. 죽은 것이다.

"하아, 하아…. 끄, 끝났어. 루치야."

아란은 드디어 망령이 죽은 것을 눈치채고는, 루치야를 돌아보며 진이 빠진 미소를 지었다. 루치야도 숨을 고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정말이지, 저 정도로 끔찍한 놈들이 돌아다닌다니…, 이거 무서워서 다음부턴 어떻게 해야 할 지가 걱정이다. 아무리 한번 해치워 봤다지만, 저런놈과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은 절대로 사양이다. 그렇게 둘의 생각은 일치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캬아아아아악------!!!'

멀리서, 또 다른 망령의 기성이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둘은 동시에 저 밑에 죽어있는 망령을 내려다보았다. 저녀석이 하나가 아닌데다, 방금 저녀석이 외친 기성이 멀리 떨어진 동료들을 부르는 소리였다면…!?

아란과 루치야는 회등잔만해진 눈을 하곤 천천히 서로를 쳐다보았다.

'캬아아아아악------!!!'

다시 한번, 멀리서 기성이 울려퍼졌다. '이런 젠장…!!' 그 즉시 아란과 루치야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자신들의 배낭을 챙겨서 달려 도망가기 시작했다. 언제 지쳐있었냐는 듯이 무시무시하도록 신속한 움직임이다.

아란과 루치야는 그렇게 안개너머로 사라졌다.

둘이 자리를 떠나고나자, 이곳에는 죽은 망령의 시신만이 남아있었다. 잿빛망령의 시신은 반쯤 썩은 얼굴을 하고있었다. 원통해 보이는 표정이다. 그러는 망령의 시신이 꿈틀거렸다.

-꿈틀!

맨처음은 한번의 움직임이었으나, 그 움직임은 다시 반복되었다.

-꿈틀!

한번 더 꿈틀거린다.

-꿈틀 꿈틀!

-푸학!

그와 동시에 뭔가가 파열되는 소리가 들리며, 망령의 입이 쩌억하고 벌어졌다. 그리고, 그속에서 뭔가, 어린아이의 주먹만한 것이 기어나왔다.

"키르륵~!"

그것은 놀랍게도 벌레였다. 투구벌레와 비슷하게 생긴…, 그러나 투구벌레와는 다른 것이 날개가 없었다. 게다가, 그 벌레는 녹색으로 번쩍이는 특이한 벌레였다.

"키르륵~!"

그 녹색벌레는 연신 -키르륵 거리는 소리를 내며, 머리에 달린 집게를 움찔거린다. 그러면서, 이쪽저쪽을 세세하게 살피면서 주변을 맴돈다. 여섯개의 다리가 재빠르게 움직였다. 바퀴벌레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다.

"키르륵!!"

탐색이 끝난 듯. 곧, 그 벌레는 -키르륵 거리며 수풀속으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바닥에 쓰러져있던 회색망령의 시체에 변화가 생겼다. 아란과 루치야가 어제 겪었던 일처럼, -화아악 하고 그도 보통의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물론, 반쯤 썩은 시체로 말이다.

하지만, 남자의 시체는 곧, 짙어진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곧, 그 주변엔 조용한 적막만이 감돌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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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La~port Liarta - 23장 달과 바람이 머무르는 #01 +9 08.08.08 1,501 5 18쪽
78 La~port Liarta - 22장 여행자의 밤 #05 +5 08.08.01 1,580 6 13쪽
77 La~port Liarta - 22장 여행자의 밤 #04 +2 08.07.28 1,587 5 23쪽
76 La~port Liarta - 22장 여행자의 밤 #03 +4 08.07.24 1,564 5 13쪽
75 La~port Liarta - 22장 여행자의 밤 #02 +8 08.07.20 1,625 6 15쪽
74 La~port Liarta - 22장 여행자의 밤 #01 +5 08.07.13 1,782 4 22쪽
73 La~port Liarta - 21장 제도로.... #03 - 1부 끝... +19 08.07.12 1,795 7 11쪽
72 La~port Liarta - 21장 제도로.... #02 +10 08.07.11 1,757 5 20쪽
71 La~port Liarta - 21장 제도로.... #01 +12 08.07.08 1,855 5 12쪽
70 La~port Liarta - 20장 습격 #04 +13 08.06.27 1,808 5 12쪽
69 La~port Liarta - 20장 습격 #03 +12 08.06.26 1,747 5 19쪽
68 La~port Liarta - 20장 습격 #02 +14 08.06.25 1,753 5 19쪽
67 La~port Liarta - 20장 습격 #01 +5 08.06.23 1,814 5 11쪽
66 La~port Liarta - 19장 하얀…. #01 +20 08.06.16 1,937 4 21쪽
65 La~port Liarta - 18장 폭풍우 #04 +10 08.06.11 1,827 4 20쪽
64 La~port Liarta - 18장 폭풍우 #03 +9 08.06.10 1,846 4 18쪽
63 La~port Liarta - 18장 폭풍우 #02 +5 08.06.03 1,870 5 15쪽
62 La~port Liarta - 18장 폭풍우 #01 +24 08.05.31 2,003 5 14쪽
61 La~port Liarta - 17장 깨어진 우정 #02 +12 08.05.28 2,003 5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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