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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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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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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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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ort Liarta - 26장 기사대 기사 #01

DUMMY

제 26장 기사대 기사 #01



"다시한번 말한다. 너희들을 1급범죄, 살인 및 시신훼손의 혐의로 긴급 체포한다!"

아란과 루치야는 지금 남자가 말한 그 말도 안되는 소리에 너무 놀라 당황하고 있었다.

'1급범죄, 1급범죄자.'

그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1급범죄라하면, 제국민에 대한 엽기연쇄살인, 엽기연쇄강간 등….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지독한 범죄행위였다. 범죄자들중에서도 최악질들에게만 붙이는 그야말로 '죽음의 딱지'였던 것이다.

일반 살인이 2급범죄인 것에 비하면, 이건 제국을 한동안 들끓게하는 흉악범죄 수준이었다. 제국의 형사법 사상 최고의 등급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용의를 지금 자신과 루치야가 받고있다고?

뭔가가 잘못되었다. 아란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들이 언제 그런 흉악범죄를 저질렀나? 아니 한게 있다면 자신들은 좀비들이 공격하는 것을 방어한 정당방위를 했을 뿐이다.

설마 얘네들이 일반 선량한 제국민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담 아니, 선량한 제국민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손톱을 날카롭게 세우고, 뒤집힌 눈으로 단숨에 여행자들의 목을 따려고 덤벼들었었나. 뭔가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아란이 어이가 없어 입을 열었다.

"이, 이봐요! 저희들은 단지 정당방위를 한 것 뿐이라고요!! 1급 살인이라니 말도 안돼요! 저들이, 아, 아니 저 좀비들이! 저희들을 먼저 공격했다구요!! 아, 안보여요? 저, 저것들!"

그말에 그 사내는 흘깃 주변을 살펴보고는 인상을 찌뿌린다.

"참, 잔인하게도 죽여놨군."

"에?"

아란은 남자의 말에 황당해져서 주변의 좀비의 잔해들을 둘러봤다. 말투가 왠지 사람의 시신을 보고 메스꺼워하는 어조다? 아니 대체 저 괴물들이 어디가 사람처럼 보인단 말인가?

그런데, 그 좀비의 잔해들을 둘러보는 루치야와 아란의 표정이 조금 이상해졌다.

"아앗!!"

"어? 뭐, 뭐야!?"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들은 좀비의 사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깨끗한 정도로, 보통 사람의 시체로 돌아와 있었다. 이게 무슨조화란 말인가? 둘은 방금 자신들이 죽인 존재가 좀비들이 맞는지 의심스러워 졌다. 실제로는 안좋은 환상에라도 씌여있었던 건가?

좀비들의 기다란 손톱은 다 타 없어져 있었고, 삐죽삐죽한 송곳니들은 원래의 이빨로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하얗게 뒤집혀있던 눈들도 어느새 정상적인 눈동자로 돌아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루치야의 은화살에 맞아 시커멓게 탄 자국들만은 그대로였는데, 덕분에 그것들이 둘의 싸움이 환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래도, 저 남자의 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아란과 루치야의 소행으로 비치는 모양이었다.

"저, 저희는 결백해요. 이, 이것들은…. 저, 정말 좀비…!!!"

"문답무용!!, 변명은 가까운 기사단의 기사관에 가서 하도록!! 순순히, 무장을 해제해라!"

"크윽…."

검푸른 머리의 남자는 거세게 둘을 압박한다. 틀렸다. 이 남자는 자신들의 말을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일단 체포해놓고 볼 셈이다. 위험했다. 좀비에게 당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이런 누명까지 덮어쓰다니….

그렇지만, 순순히 체포당하면 그날로 끝장이다. 1급범죄자는 볼 것도 없이 사형이다.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죽는건 마찬가지라지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얌전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만은 사양이었다.

'루치야. 도망가자.'

'응?'

아란은 눈앞의 남자에게 들리지 않을 만한, 목소리로 루치야에게 말했다. 기사에게서, 그것도 제국 최강이라는 로젠크로이츠 기사단의 기사에게서 도망친다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시도해보지도 않고 얌전히 잡히는 것보단 낫다고 여겨졌다. 예상대로 루치야의 생각도 자신과 동일한 모양이었다.

아란의 작전을 듣고는, 긴장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흥! 뭘 쑥덕이는 거지? 어서 무기를 내려놓지 않으면, 실력행사를 할 수 밖에…."

기사는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장검을 치켜든다. 서슬퍼런 남자의 으름장에, 아란은 긴장한듯 소리친다.

"아, 알았다구요!! 내려놓으면 되잖아요!!"

그러면서 아란은 들고있던 크리사오르를 허리를 굽혀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루치야도 상체를 낮추며 들고있던 활을 내려놓으려 했다. 그러나, 루치야는 남자 몰래, 자신의 발밑에 있던 화살들을 집어 들었다. 아까 전, 좀비들을 견제하느라 쏴댔던 화살들이다.

좀비들이 막 뽑아 버릴때는 안타까워 미칠 것 같더니, 지금 이 상황에 이 자리에 떨어져 있는걸 보니 엄청 반갑다.

아란은 검을 내려놓으면서 허리를 숙인채 입을 열었다.

"그런데, 기사라고 이래도 되요!?"

"응? 무슨 말이지?"

그 하이네라는 남자는 냉막한 인상을 찡그리며 반문한다.

"사정 청취도 안해보고, 아무나 막 체포해도 되는 거냐구욧!!"

-팟!

그말과 동시에, 아란은 발밑에 있던 흙을 남자의 얼굴을 향해 -화악 하고 뿌렸다. 마침, 시체들의 피로 젖어있던 흙덩이라, 남자와 거리가 꽤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까지 날아간다.

"윽!!"

남자는 예상치못한 공격에 잠시 주춤한다.

"루치야!!"

"응!"

아란의 외침에 루치야는 줏어들은 화살로 남자를 겨냥하여 4발을 동시에 걸고 시위를 퉁겼다.

-퉁!

-피비빗!!

그야말로 조준도하지 않고 쏘는 난사. 하지만, 거리가 가까워 무시못할 견제사격이 되었다.

"됐어. 뛰어!!"

아란은 루치야에게 그렇게 외치고는 그냥 뒤로 돌아 달렸다. 걸음아 날 살려라 식으로 마구 달린다. 배낭이고 뭐고 챙길 시간도 여력도 없었다. 그냥 뒤로 돌아 뛴다. 남자가 루치야의 공격에 주춤하는 사이, 숲 속으로 숨어버릴 셈이다.

"크읏, 이놈들이!!"

자신들이 녀석들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흙을 피해 고개를 돌린 직후 둘을 추격하기위해 달렸다. 그런데, 흙이 지나가자, 남자의 눈앞을 가로막은 것은 네 대의 화살이었다.

아란은 그 공격이 조금이나마, 저 하이네라는 기사의 발을 묶어 둘줄 알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아란의 철저한 오산이었다.

-촤좌좡---!!!

기사의 장검이, 공중을 한번 현란하게 휘둘러 베어내자, 그에 루치야가 쏜 네 발의 화살이 모두 한방에 튕겨져 날아갔다.

'저, 저럴수가!!'

눈앞에까지 떨어진 화살을 한방에 막는 묘기를 선보인 그 남자는 아무런 감흥도 없이 아란을 향해 추격해 들어왔다.

자신의 뒤에 그 괴물같은 기사가 따라붙었음을 본 아란은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정말 따라잡히면 끝장이었다. 그를 한번 골탕먹였던 아란이었기에, 잡히면 진짜 죽.는.다.

그러나, 아란의 필사적인 도주에도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아란이 아무리 그를 따돌리려 노력해도, 공터는 넓고도 넓었다. 수풀 속으로 숨기에는 아직 거리가 많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서라…, 더이상 도망가면…."

그 남자는 아란의 바로 뒤까지 쫓아와서 딱딱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죽는다."

-부우웅~!

그말과 함께 날아오는 바람소리를 느낀 아란, 기겁을 하고는 크리사오르를 들어 공격이 날아오는 쪽을 막는다.

-촤장!!

"우와악--!!"

막기는 막았다. 아란은 검푸른 기사의 공격을 한번 막아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몸이 공중으로 -부웅 떠올랐다. 아, 역시 도주는 무리였던 것일까.

-쿠당탕!!

그리고는 중심을 잃고 옆으로 날아, 땅바닥에 처박혀 달려오던 속도 그대로 구른다.

-데굴데굴 콰당!

"크악!!"

그러다, 간신히 멈췄다. 온몸에서 느껴져오는 감각이 고통을 호소한다. 재수없으면 몇 군데는 부러졌을 것 같다.

"잘도, 수사관을 공격했겠다? 1급 살인에 '공무집행방해죄' 추가다. 가중처벌이 불가피하게 되겠군."

'그래봤자 사형이잖아!!'

아란은 속으로 그렇게 -빽 하고 외친다. 그러나, 온몸의 뼈들이 아프다고 아우성치고 있어서인지, 실제로 말을 내뱉지는 못했다.

고통에 몸을 떨며 어떻게든 일어서 도망가려는 아란의 목으로 남자의 장검이 드리워진다.

-처억!

"움직이지마라…. 조금이라도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목을 베겠다."

남자의 그말에 아란의 움직임이 딱하고 멈춘다. 그의 서슬퍼런 장검이 사신의 낫처럼 무시무시하게 느껴졌다.

그제서야, 아란의 움직임이 멈추자, 그는 아란의 손에 들려있는 크리사오르를 내려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이제 천천히 무기를…!!"

그런데, 그때 마침 기사 쪽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 두발!!

"아란! 피해!!"

아란과는 다른방향으로 도망쳤던 루치야가 한번에 두발씩의 화살을 재고는 남자를 향해 쏘고 있었다.

-피융~!

-챙, 채앵~!

그 검푸른 머리의 기사는 몸을 돌려 장검을 휘두르며 루치야의 화살을 막아낸다. 그러나, 그 사이 아란이 다시 몸을 일으켜 도망가려고한다.

"어딜---!!"

아란이 다시 일어나 도망가려하자, 남자의 신형이 흐릿하게 보일정도로 빨라졌다. 그러자, 루치야의 화살도 주위로 빗나갔다.

그 기사의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몸놀림에 루치야의 시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검푸른 머리의 남자는 순식간에 아란의 앞으로 돌아가 검을 휘둘렀다.

-휘리릭! 채애앵~!

"크악!"

아란은 지금 이 자의 일격 하나 하나를 막기도 버거운 지경이었다. 크리사오르로 간신히 막아는 보지만, 한번 일검을 부딪힐때마다, 몸의 한쪽 부분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경고했었다…."

-채앵~!

"컥!"

아란은 남자의 일격에 중심을 잃고, 뒤로 날아가 처박혔다. 이 자에게는 '방어검술'이고 뭐고 통하지도 않는다. 힘을 아무리 흘리려 해봐도, 그전에 검이 번뜩인다 싶으면 엄청난 충격에 몸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이 사내의 검은 너무 빠르고 강렬해서 도무지 흘릴 수 있는 흐름을 만들 수 없었던 것이다.

남자는 화난 듯이 그렇게 말한다.

"도망가면, 죽.인.다.고…."

검푸른 장발을 휘날리며 그 남자는, 무표정하게 차가운 인상을 지으면서 아란을 향해 사형선고를 내렸다.

남자는 쓰러진 아란의 앞으로 다가가 천천히 장검을 치켜들었다. 그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길이의 장검을 두손으로 든채, 아란을 검째로 두동강 낼 셈이다. 지금 이 남자에게는 아무런 말도 먹힐 것 같지 않았다.

아란도, 전신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에, 말은 커녕 몸조차 제대로 가눌 수 없었다.

아란은 고개를 들어 남자의 차가운 눈빛을 쳐다본다.

'이런…'

이 남자, 분명 실제로 자신을 죽이지는 않아도 팔하나 정도는 잘라낼 생각이다. 계속 반항하는 아란을 한번에 제압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 안돼!!"

루치야도 아란의 위기에 손놓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마침, 화살이 떨어졌던 것이다. 그렇다고, 저쪽으로 돌아가 화살을 가져오기에는 너무 늦었다. 루치야는 아란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안타까움에 목청이 떨어져라 외쳤다.

"아, 아란!!"

-부우웅~!

늦었다. 그때에는 이미 남자의 검은 아란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아란의 눈이 질끈 감겨졌다.

그런데 그 순간,

-콰아앙!

하고, 뭔가 엄청난 소리가 났다. 한방에 반토막이나 죽는 줄 알았던 아란은, 눈을 떴다. 그런데, 자신의 앞에서 시야를 새카맣게 가로막는 커다란 무언가의 존재에 적잖이 놀랐다.

'뭐, 뭐지?'

호기심에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는 알아챘다.

-우우웅…, 펄럭~!

그것은, 새카만 칠흑의 망토였다. 누군가가 입고있는…. 거기에 그 누군가는 온몸을 검은 전신갑주로 둘러싼 풀 플레이트 메일의 기사였다. 덩치가 아주 큰 검은기사.

그런 그가, 저 앞에서 아란을 향해 장검을 휘두르던 그 흑청색 기사의 장검을 막고 있었다. 오른손에 든 자신의 새카만 대검으로 말이다.

그것은 검이라기 보다는 둔기에 가까운 투박한 형태의 대검이었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검날부터 손잡이까지 모조리 통짜로 새카맣게 되어있었다.

거진 2미터에 가까워보이는 덩치를 가진 검은갑옷의 기사였다. 갑옷의 재질은 뭘로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광이 하나도 나지않는 특이한 갑옷이었다. 그리고 일반 제국 기사갑과는 방식이 전혀다른 처음보는 전신갑주였다.

여기저기 가시같이 삐죽삐죽 튀어나온 갑옷장식과 군데군데 박혀진 해골장식들이 거대한 검은기사가 내뿜는 무시무시한 존재감에 일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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