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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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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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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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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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험(6)

DUMMY

“흠, 지금쯤이라면 적군의 성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라...”


적군의 지휘관, 로스는 협곡을 지나서 합류하라고 명했던 병사들에게서 연락이 오질 않자 왠지 모르게 불안해졌다.


설마... 바로 합류하지 말고 적군의 성에서 보자고 한 말 때문에 자신들끼리 공성을 시작한 것인가?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강하게 떠올랐다.


적군의 성을 함락시키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지휘에 의해 이뤄져야만 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꽉 차기 시작했다.


적군에 의해 몰살당했으리라곤 감히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병사들의 행군속도를 두 배 이상 올려라!”


전공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그의 느긋했던 마음을 급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는 병력들을 독촉 하며 행군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였고, 자연스럽게 충성심이 그리 높지 않았던 병사들에게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하, 고작 5천밖에 안 되는 병사들을 잡겠다고 뭐 저리 유난인 것인지 모르겠다니까.”

“쯧, 어린놈이 출세에 눈이 멀어가지고 저러는 거지. 전쟁경험도 이번이 처음인 애송이 주제.”

“느긋느긋하게 가도 걔들이 우리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이래서 애송이 자식이란... 쯧!”

“애송이가 뭘 알겠어? 저 녀석도 결국 귀족 나리시잖아?


그들은 행군을 독촉하는 자신들의 지휘관이 출세를 위해 유난을 떠는 것이라며 욕했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었고,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휘관과 병사들 사이에 불신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비가 유도를 한 것이었다.


“지휘관님, 작전이 먹혀들었습니다.”

-그래? 역시 예상대로군, 수고했다.


아까까지 신랄하게 로스를 까던 병사 중 한명이 조용히 대열에서 이탈하여 주위를 살피고는 중얼거렸다.


그의 말에 대답하는 이의 목소리, 비의 것이었다.


그렇다 이미 적군의 내부에는 그가 심어둔 스파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잠입하면서 녀석들한테 안 들킨 거지?

“예,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았어. 그럼, 바로 다음 작전으로 넘어가도록.

“존명하겠습니다.”

-그럼 수고해.


길게 얘기할 수는 없었기에 그들은 짧게 대화를 마치고 통신을 끊었다.


통신이 끊기고, 대열에서 이탈했던 스파이는 다시 자연스럽게 적군의 틈에 스며들어 같은 스파이들에게 조용히 비의 명을 전했다.


“병사들을 선동하여 지휘관이 병사들을 숙청시키게 해라.”

“...!”


그들은 알겠다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여러 무리로 흩어졌다.


비에게 직접 명령을 전해들은 스파이는 그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는 아까 대화를 하던 무리에 섞여 들어갔다.


그렇게 인원점검을 위하여 잠시 휴식이 떨어졌고, 스파이는 임무를 시작하였다.


“자네들 그 소문 들었는가?”

“읭? 갑자기 무슨 소문?”

“설마 연개소문은 아니겠지? 만약 맞는다면, 그냥 입 다물게.”


역시 어떤 사람을 같이 욕하는 것만큼 빨리 친해지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스파이의 무리에 있는 병사들은 스파이의 말에 집중하면서도 시답지 않은 장난을 치며 낄낄 웃어댔다.


그들의 눈빛에는 단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내가 그딴 장난을 하려고 말을 꺼낸 것이라 생각하는 가? 조용히 들어보게나.”

“흠, 자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일단 들어나 보지. 그래서 무슨 소문을 말하는 건가? 창녀? 보물? 뭐든지 일단 말이나 해 보게.”

“그래그래, 일단 말이나 해보게. 그렇게 뜸들이지 말고!”

“아니 그게 글쎄... 우리 지휘관이 적군이랑 내통중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네.”


스파이의 말에 장난기 가득하던 병사들의 표정이 싹 굳어졌다.


“예끼!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것 아니네!”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 후 건장한 병사 하나가 스파이의 등을 탁 치며 그를 꾸짖었다.


그리고 이것으로 인해 주위의 이목이 온통 스파이에게로 쏟아졌고, 스파이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그때, 가장 앞서서 지휘관을 욕하던 병사 하나가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자네... 그 말이 진심인가?”

“생각해보게 협곡으로 보낸 2만의 병사 중에 단 한명도 우리와 합류하질 않았네. 이상하다 생각이 들지 않나?”


스파이는 이목이 쏠린 지금, 그는 그럴싸한 말로 그들을 선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은 겨우 5천밖에 안되고, 우린 무려 10만이네. 왜 굳이 병력을 둘로 나누겠는가?”

“으음, 듣고 보니 그렇군.”

“나도 이상하다 생각했어. 설마 저 애송이 자식들이 적들과 내통하여 우리를 전부 죽이려고?”


그럴싸한 스파이의 감언이설에 병사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를 포함한 여러 스파이들이 아까부터 병사들에게 불신의 씨앗을 심어놨기에 가능한 것이었지만 결론은 그의 선동이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휘관님의 말씀 그대로로군, 한 치의 의심 없이 내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리다니.’


병사는 자신의 선동에 혼란스러워하는 적군의 병사들을 속으로 비웃으면서도 겉으로는 진심으로 분노한 듯이 연기했다.


그 모습이 조금은 어색해보였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런 것을 알아채기는 무척이나 어려울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저 애송이 자식 갑자기 행군 속도를 높인 것도 이상했어.”

“맞아 맞아 지휘관이 직접 병력들이랑 같이 이동하는 것도 이상했다니까.”

“내가 뭐랬어? 있는 새끼들이 더 한다고 했잖아. 다른 전장에서 적군이 계속 승전을 이어가니 무서웠던 계지.”


악의적인 소문은 악의적인 소문과 만나며 계속하여 늘어난다.


그리고 그 악의적인 소문은 강력한 악의가 되어 민중을 분노캐한다.


그럼 이미 선동이 끝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적군의 상황을 보면 이미 선동이 끝난 상황이었다.


‘한 번에 여러 명을 선동시키고자 고생하지 마. 어차피 한명이 선동당하면 주위사람들까지 함께 선동당할 테니까.’


그는 비가 말했던 내용을 떠올리며 그의 말이 곧 현실이 되었음에 감탄했다.


그리고는 다시 병사들 사이로 숨어들어 은밀하게 선동의 장을 빠져나왔다.


곧 이곳에 반란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것이었다.


괜히 그 반란에 휩쓸리면 곤란만 해지기에 몸을 빼는 것이 상책이었다.


“우리가 죽기 전에 먼저 놈을 칩시다!”

“맞아, 우리가 가만히 않아서 죽어줄 수는 없지 갑시다!”


그리고 때 마침 분노한 병사들이 반란을 시작했다.


그것을 본 스파이는 미소를 지으며 비에게 보고를 넣었다.


“반란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럼, ‘그것’들을 심기 시작하겠습니다.”

-오케이.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도망치도록.

“네, 알겠습니다.”

-그럼, 한 시간 뒤에 당당한 승리자가 되어 만나자고.


병력차이 따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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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두 번째 시험(終) +2 18.02.06 680 5 7쪽
» 두 번째 시험(6) +2 18.02.04 657 5 7쪽
115 두 번째 시험(5) +2 18.02.02 623 5 7쪽
114 두 번째 시험(4) +2 18.02.02 664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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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두 번째 시험(2) +2 18.01.31 624 5 8쪽
111 두 번째 시험(1) +3 18.01.28 675 4 7쪽
110 녹스의 과거(5) +2 18.01.27 647 4 9쪽
109 녹스의 과거(4) +2 18.01.26 629 4 7쪽
108 녹스의 과거(3) +2 18.01.25 635 4 9쪽
107 녹스의 과거(2) +2 18.01.23 734 4 8쪽
106 각성의 시험(2) + 녹스의 과거 +2 18.01.21 760 5 9쪽
105 각성의 시험 +2 18.01.19 701 5 8쪽
104 영웅강림(3) +2 18.01.18 699 4 7쪽
103 영웅강림(2) +2 18.01.17 700 4 8쪽
102 더러운 뒷공작(3) + 영웅강림 +2 18.01.12 720 5 9쪽
101 더러운 뒷공작(2) +2 18.01.11 784 4 8쪽
100 더러운 뒷공작 +2 18.01.10 762 5 9쪽
99 광군주(2) +2 18.01.07 861 5 8쪽
98 광군주 +2 18.01.06 849 5 8쪽
97 던전, 피의 전당(3) +2 18.01.05 738 6 8쪽
96 던전, 피의 전당(2) +2 18.01.03 723 6 10쪽
95 던전, 피의 전당 +2 17.12.31 889 7 11쪽
94 이 땅에 강림한 영령들(2) +2 17.12.30 749 8 7쪽
93 이 땅에 강림한 영령들 +2 17.12.29 812 7 8쪽
92 인류연합(2) +2 17.12.28 900 9 7쪽
91 인류연합 +2 17.12.27 958 7 8쪽
90 흙 속의 진주(2) +2 17.12.24 835 7 8쪽
89 흙 속의 진주 +2 17.12.23 805 8 7쪽
88 돌아갈 시간(2) +2 17.12.22 829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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