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신-에어나이트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퓨전

완결

松川
작품등록일 :
2017.07.03 09:23
최근연재일 :
2018.10.16 17:34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626,164
추천수 :
7,897
글자수 :
931,749

작성
18.03.22 12:43
조회
2,337
추천
39
글자
20쪽

26-3. Last Christmas

DUMMY

분명 주력 선수들간의 전력은 우리가 우위였다.

루 윌리엄스는 클락슨을 밀어낸게 운이 아니라는 듯 슈팅 가드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었고, 이타적 플레이에 눈을 뜨기 시작한 랜들도 빅맨으로서의 위력이 한층 강해져 있었다. 모즈고브도 작년 히버트와 달리 제 몫을 잘 이행하며 랜들과 함께 골밑에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물론 레딕이나 디 조던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지지만 내가 있으면 클리퍼스의 능력치를 훌쩍 넘어간다. 팀원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건 물론 멤버간 화협에 의한 팀 자체의 전력 시너지 효과가 있어서다.

물론, 여전히 수비에서 약한건 문제지만 공격력으로 이를 커버하면 되기 때문에(클리퍼스에게만 그러는게 아니고 모든 팀에게 적용된다.) 무난하게 이겨나갈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년에 이어 오늘도 엄청난 박빙의 난타전이 펼쳐졌다.

물론 작년처럼 동점과 역전에 재역전이 끊임없이 벌어지진 않고 있을뿐, 평균 2~3점 정도의 한골 차이에 동점도 종종 나오는데다 최대로 벌어진게 5점차일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라커로 돌아와 팀원들끼리 간단한 대화를 나누며 우리의 플레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삼분쯤 지난 시점에 윌튼 감독이 들어왔다.

“좋아. 쉬면서 들어. 들어오기 전에 코치들과 얘기를 했지만, 딱히 지금보다 나은 전술을 내놓기가 어렵다. 그만큼 전술이행은 물론 경기력도 훌륭했단 말이다. 그럼에도 경기가 이렇게 박빙인건 상대인 클리퍼스의 경기력이 상상 그 이상이란 거다. 이건 마치 킴이 빠진 우리가 오늘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는거랑 똑같은거지. 이건 기적이야. 안그래?”

“하하하···”

윌튼 감독의 작은 농담에 팀원들이 피식거린다.

“그래도 여기서 뭔가를 내놓아야 감독이지. 그렇지?”

하아, 작년에 그렇게 듣고 싶었던 말이고 정신이다.

“수비롤을 조금 바꾼다. 맨투맨을 베이스로 무한 스위치를 실행한다. 그냥 무조건 스위치를 해. 골밑에서 점수가 나와도 상관없다. 무조건, 무조건 스위치를 하는거야. 그렇게 해서 앞선을 완전히 찍어 눌러 숨도 못쉬기 하는거다. 이해하나?”

“진짜 놔뒀다간 디 조던 그 녀석한테 골밑을 완전히 내줘버릴수도 있는데요?”

“그래봤자, 2점이야. 우리 공격에서 돌려주면 되는거지. 말이 나온김에 공격롤도 조금 손을 본다. 레딕에게 모든 수비부담을 전가시킨다. 그래서 공격에 여력이 떨어지게 하는거지.”

팀원들이 잠시 각자 생각을 하느라 조용해졌다. 윌튼 감독의 설명한 내용은 간단했지만 이상하게 부족함이 느껴져서일거다. 그래, 완전히 이해한 내가 나서주마.

“레딕을 완전히 주저앉히면 되는거죠?”

“빙고. 수비에선 전체라고 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킴이 붙고, 공격에선 무조건 킴의 일대일로 간다. 체력을 빼는데 핵심이니까 포스트업 위주로 해줬으면 해. 할 수 있겠나?”

“물론이죠. 이제 슬슬 보여줄때가 된 것 같았거든요. 너무 안써먹었더니 잊어먹게 생겼더라구요.”

“좋아. 자, 마무리 한다. 박빙의 경기가 진행됐다. 보는 팬들 입장에서야 신나겠지만, 플레이오프를 생각하면 다른 팀에게 약하게 보여서 좋을건 없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팬들에게 한 서비스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하고 3쿼터 5분안에 오늘 경기를 마무리 한다. 다들 강한 에너지와 집중력을 보여줘.”


삐이익!

3쿼터 시작을 알리는 예비 부저가 들려왔다. 몸을 풀던 우리는 벤치로 돌아와 손을 모았다.

“팬에게나 클리퍼스에게 서비스는 충분히 했다. 이제 오늘 경기를 끝내러 간다. 준비됐나?”

“예압!”

“좋았어, 형제들! 가자! 우리는!”

“강하다!!”

3쿼터 시작 멤버는 공격보다 수비를 우선시 해야 하고 빠른 스위치로 앞선을 상대해야해서 랜들, 래리, 윌리엄스, 잉그램 그리고 내가 먼저 나섰다.

현재 62대 65로 3점 리드 상태에서 우리의 공격으로 3쿼터가 시작됐다.

클리퍼스도 일단 스타팅 멤버로 나섰다. 승부가 워낙 박빙이기 때문에 지금 흐름을 놓치면 안될 것이란 생각 때문인 듯 싶다. 코트로 넘어가서 포지셔닝이 끝나자 곧바로 윌리어스가 다가와 스크린을 섰다.

곧바로 스위치를 유도해 수비가 레딕으로 바뀌자 윌리엄스는 탑으로 이동하고 나는 45도보다 조금 더 내려간 지점으로 갔다. 사이드에 있던 잉그램도 스리슬쩍 베이스라인을 타고 반대편 사이드로 가버리면서 아이솔레이션 상태를 만들어줬다.

공간이 확보된걸 확인한 나는 슬쩍 몸을 돌려 레딕에게 다가갔다.

“!”

갑작스런 포스트업 자세에 레딕이 움찔했지만 반사적으로 양발을 벌리고 한손을 대며 버티기 시작했다. 뭐, 그래봤자 기본 몸무게는 물론 파워에서도 현격하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툭툭 밀고 들어가는데는 아무런 제약도 없었다.

엘보 근처까지 단 두번의 드리블로 밀고 들어가자 레딕이 더욱 거칠게 버티며 볼을 위협하려 했다. 한번 더 밀고 들어가면 슛찬스가 나오지만 슛 성공뿐만 아니라 레딕의 체력도 많이 떨어뜨려줘야 해서 베이스라인쪽으로 스핀무브를 하며 손을 바꿔 원드리블로 한번 더 밀고 들어간 후 볼을 잡으며 다시한번 반대로 스핀무브를 했다.

파워에서도 밀려 정신 못차리던 레딕은 내가 방향을 한 번 바꾸자 온 힘을 다해 따라왔는데 금새 또 선회를 하자 비틀거리며 떨어져 나갔다. 마크가 떨어졌지만 가볍게 펌프페이크, 디 조던이 협력 수비로 붙었기 때문이다.

“!!”

펌프페이크에 제대로 낚인 디 조던이 떠올랐고 여유있게 베이스 라인쪽에 혼자 있는 래리에게 패스.

“나이스 패스!”

볼을 받은 래리가 작게 중얼거리고는 힘차게 솟구쳐 머리뒤로 휙 넘겼다 투핸드 파워 슬램을 작렬시켰다.

쾅!!!

림에 매달려 크게 배치기를 하고는 내려선 래리가 크게 포효했고, 팀원들은 그에 화답하듯 판타스틱 같은 말을 외쳤다.

백코트해서는 레딕에게 붙었다. 펠튼이 잘하기는 하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날카로운 한방이 없고, 내 수비를 떨쳐내기 위해 전반에 많은 움직임을 보이느라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펠튼이 무뎌진 이상 이제 외곽에서 한방을 해주는 레딕만 잡아내면 클리퍼스의 이 기대이상의 경기력은 우리가 예상한 그 상태가 될 것이다. 윌튼 감독도 이걸 노린 것이고 그 승부를 3쿼터 초반에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승부는 끝까지 안개속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뭐야. 왜 킴이.”

“에이스 스타퍼니까요.”

내가 붙자 전반 클리퍼스의 주요 루트인 레딕, 디 조던의 패턴을 쓰지 않고 펠튼과 디 조던 패턴을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효과는 레딕에 비해 확실히 떨어지는 듯 2대2를 할 때 제대로 볼 투입도 안되고 그렇다고 펠튼의 슛찬스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레딕은 나를 떨궈놓기 위해 핸즈 오프 스크린을 연속으로 타며 움직였지만 어지간해선 제대로 된 타이밍이 나오질 않았다.

“시간! 시간!”

의미없는 돌파와 패스가 진행될 때, 클리퍼스의 벤치에서 급한 소리가 터져나왔다. 펠튼은 어쩔 수 없이 디 조던에게 투입했고 그는 힘으로 한번 부딪친 후 그대로 훅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림에서 최대한 밀어놓고 있었기 때문에 슛은,

텅!

미스가 났고 랜들이 어렵지 않게 볼을 따 내는 순간 크게 외쳤다.

“패스!!!”

랜들이 달리고 있는 날 보자 지체없이 힘껏 던졌다. 클리퍼스의 레딕과 펠튼, 그리고 피어스까지 달리고 있었지만 패스를 받은 나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림으로 대쉬했다. 세명의 선수가 날 포위하며 압박해왔다.

맨 앞에 펠튼, 왼쪽에 몸을 부딪쳐 오는 피어스, 그리고 약간 뒤에서 달려와 볼을 노리는 레딕까지 분명 좋은 타이밍이 아니다. 더 몰고 가면 갈 수 있지만 확률이 낮다.

볼을 낮게 드리블해 레딕의 스틸을 피하고는 속도를 줄인 후 오른쪽 45도 방향으로 빠져나갔다. 누가봐도 원맨 속공이 멈춘 상태로 일단 바깥쪽으로 나가자 레딕이 나를 따라오며 외쳤다.

“내가 마크! 공간 잡아!”

피어스는 혹시 모를 두번째 돌파를 견제하기 위해 베이스라인쪽으로 쳐져 림 근처로 펠튼은 힐끔거리며 달려오는 선수들에 패스가 가지 못하도록 탑쪽으로 퍼져나갔다. 속공을 저지한 후 정석적인 수비 포메이션이다. 하지만,

“!!!”

3점라인밖으로 빠져나와 달려오는 팀원을 힐끔 본 후 그대로 스텝을 밟고 퀵모션으로 3점을 던져버렸다.

레딕이 깜짝 놀라 손을 뻗었지만 애초에 풀로 뛰어도 날 막을정도의 신장이나 운동능력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

촤악!!!

손끝을 떠난 슛은 정확하게 림을 갈랐고, 관중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일부는 환호를 일부는 좌절을 했다.

속공상황이 무산되고 선수들이 들어오는 상황에다 수비도 달고 있는 그야말로 너무 좋지 않은 타이밍의 무모해보이는 슛으로 보였을 테니 당연하다.

하지만 방금 슛은 사전에 계획했고(플랜 B였다. 플랜 A는 당연히 림을 직접 공략하는 거였다. 그런데 수비가 너무 좋더라고) 주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계산해 쏜 슛이다.

일단, 레딕은 내가 슛을 쏠거란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돌파에만 신경을 쓰느라 거리를 주고 있었다. 대비를 해도 막기 힘들 레딕이 나를 반노막 상태로 놓고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3점라인으로 나올 때 팀원들이 오는걸 본건 아이페이크가 아니라 혹시라도 노골이 나서 림을 맞고 떠어져 내릴때 랜들과 래리 모두 리바운드 경합이 가능한지를 보기 위해서였고 딱 맞다는 계산이 떨어졌다.

공간도 나왔고, 리바운드도 준비가 됐는데 안쏘면 그건 슛에 자신감이 없는 선수지. 안그래?

그걸 증명하듯 윌튼 감독은 백코트하는 나를 향해 박수를 친 후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고, 클리퍼스의 닥 리버스 감독은 레딕 등을 향해 조금전 수비에 대해 잘못됐던 점을 열정적으로(?)으로 크게 말해주고 있다. 팀원들은 몰라볼 수 있지만 코치진이 이걸 못알아보면 곤란하지.

더군다나 난 에이스잖아. 에이스에겐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독단적 플레이 권한이 주어진다. 유사한 의미로 팀 플레이가 먹통 상황일 때나, 일명 클러치 타임에도 에이스가 나서게 된다. 물론 이럴 땐 권한이라기 보다는 의무겠지.

여하튼 지금은 내 권한이 발동된 것도 있다. 이번게 설령 실패했다해도 내게 필요 이상의 문제제기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3쿼터 시작 후 2분이 되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5점을 벌려놨다.

아주 큰 점수는 아니지만, 이런 박빙의 경기에서 5점은 굉장히 크게 다가온다. 더군다나 1, 2쿼터 내내 최대로 벌어진게 5점인데 8점까지 벌어졌으니 나중은 몰라도 지금 당장은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우리도 주의를 해야할거다. 상대는 압박을 받았지만 우린 흥분감이 고양될었을테니까. 여기서 아차하면 무리한 플레이로 실책이나 파울이 나올 수 있다. 한번은 체크해줘야 한다.

“모두 집중해! 이번 수비는 아주 중요하다고!”

박수를 치며 크게 외치자 팀원들이 살짝 움찔거린다.

펠튼이 볼을 몰고 넘어와 포지셔닝 후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레딕은 빠르게 핸즈 오프 스크린을 타고 달렸고, 디 조던은 하이포스트에서 2대2 플레이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레딕은 내가 맡는다!”

무한 스위치를 요구했지만 그것도 상황이 맞아야된다. 잘못하면 스위치 중에 수비에 구멍이 뻥 뚫려버릴 수도 있거든.

레딕을 위한 스크린이 연속으로 나왔지만, 유유히 피해서 쫓아갔다.(핸즈 오프 스크린을 따라가는게 2대2 플레이때보다 훨씬 쉽다. 핸즈 오프에선 볼을 받아야 하고 2대2는 볼을 들고 있기 때문에 그 짧은 시간차가 피해서 따라가도 되는 시간적 여유를 줘서다. 물론, 나니까 그런거다. 농구에서 전투와 가장 비슷한게 바로 요부분이라서 되게 익숙하거든.)

아주 잠시 벌어진 틈에 볼을 받은 레딕이 그대로 스텝을 밟고 슛모션을 취했다 자세를 낮췄다. 좋은 타이밍에서 나온 펌프 페이크였고 모션도 좋았지만 상대는 나다. 높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뛰지 않고 체크만 해도 충분히 방해를 줄 수 있다.

살짝 손을 들며 상체를 높였지만 그렇다고 뛰지 않았던 덕분에 레딕의 펌프페이크 후 원드리블 점퍼를 제어할 수 있었다.

“제기랄!”

레딕이 볼을 잡는걸 본 후 곧바로 밀착했다. 베이스라인에 가까웠기 때문에 어디로 도망도 못치고 패스를 줄 수 있는 공간도 한정적이다.

“헤이! 패스!”

피벗을 하며 어깨와 엉덩이로 날 밀어내려 했지만 파울이 나지 않을 수준에서 계속 비벼줬다.

“움직여! 움직이라고!”

레딕이 거칠게 비비며 패스를 하고자 했지만 팀원들이 잘 막아주는지 짜증섞인 목소리로 자신의 팀원들을 다그쳤다. 하지만 끝까지 집중한 덕에 수비는 잘 됐고 오히려 선수들이 이쪽으로 뭉치며 공간만 더 협소해진 듯 싶었다.

“아이씨!”

시간에 쫓긴 레딕은 결국 라인 바깥쪽으로 뛰어나가며 몸을 비틀어 내 다리를 향해 볼을 힘껏 던졌다. 사이드 아웃을 노린 플레이고 역시나 베테랑다운 임기응변이다. 그런데 말이야, 다른 선수들이면 제대로 못피해서 당하겠지만 날 향해 날아드는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내던 나한테 이건 패스나 마찬가지라는 점.

턱!

왼발을 뒤로 슬쩍 빼고 손을 아래로 내리자 볼이 정확하게 손에 걸려들었다.

“달려!”

레딕의 플레이에 사이드 아웃을 생각했던 탓에 다들(적아를 구분하지 않고) 그대로 서 있다 내 외침이 터져나오자 그제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아닌 녀석도 있다.

가장 가깝게 있던 펠튼이 내가 붙으며 패스를 못하도록 했지만 키 어쩔거냐고.

패스는 아무런 저항감 없이 길게 날아갔고, 내가 외치기도 전에 달려나갔던 잉그램의 손에 정확하게 안착했다.

주변에 클리퍼스 선수가 있었지만 짧은 드리블 후 꽤 먼거리임에도 스텝을 밟고 안정적으로 뛰어올라 그대로 림에 볼을 내리꽂았다.

쾅!

두 말이 필요없는 완벽하고 깔끔한 속공이었다.

하지만 이 속공이 그냥 간단했냐 하면 그건 아니다. 의외로 상당한 난이도가 있는 속공이었다.

패스가 잘 연결되었고 잉그램이 아주 쉽게 득점해 버려서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수비가 바짝 붙어 몸싸움을 물론 볼을 위협해서 어지간한 선수였으면 마무리를 하지 못하거나 해도 꽤 어렵게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한마디로 되게 어렵게 했어야할 걸 너무 쉽게 해버렸다는거고 그만큼 잉그램이 좋은 선수라는 의미란거다. 하긴 얘도 2순위를 받았으니 기본은 확실한 녀석이다.

다만 워낙 마른 편인데다 팔, 다리가 유난히 길어서 뛸 때 나무젓가락 인간이 뛰는것마냥 껑충거리는 느낌이 들고 표정도 어벙해서 영 어설퍼 보이지만 의외로 뛰어난 운동능력과 스피드, 드리블이나 슛 스킬도 좋은 편이다.

얘는 나를 보좌할 팀의 미래로 인정받고 있는만큼 평균 25분가량의 시간을 보장받고 있고 평균 12.3점에 5.1리바운드라는 굉장히 준수한 스텟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건 작년 주축멤버들이 잘해주고 있는데다 루 윌리엄스가 각성한 것마냥 커리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면서(독선적 플레이가 확 줄면서도 평득이 팀내 2위다. 작년까지만 해도 클락슨이 세컨유닛 리더였는데 올해는 루 윌리엄스다.) 팬들의 관심이 잉그램에게 돌아가지 않아서다.

뭐, 내가 2년차임에도 리그 슈퍼스타들만큼 무지막지한 위력을 보이는것도 상당하고.

삐익!!

“클리퍼스, 타임아웃!”

결국 3쿼터가 시작한지 고작 2분여만에 타임아웃이 불려졌다. 그 잠깐 사이에 팽팽하던 경기흐름이 우리쪽으로 확 쏠린데다 점수가 7점이나 벌어졌기 때문이다.

“좋은 패스였어요.”

“그보단 네가 잘한거야.”

돌아온 잉그램이 순박한 미소를 지으며(얘 진짜 반눈에 쳐진 눈꼬리 탓에 되게 순박해보인다) 지나갈 때 잘했다는 의미로 손을 부딪친 후 엉덩이도 한 때 툭 때려줬다.

“오오, 군디파파(궁디팡팡. 내가 팀에 유행시켰다. 하하··· 이것도 국위선양 아니겠어?). 잉그램 축하한다. 나이트한테 그런것도 다 받고.”

팀원들이 잉그램에게 한마디씩 해준다. 사실 내가 칭찬에 인색한 편은 아니지만 진짜 제대로 해주는건 드문 편이다. 오히려 꽤 지독한 부분이 있는데, 이 궁디팡팡은 내가 진짜 칭찬할 때 하는거라고 해서 팀원들 사이에선(몇 빼고) 나한테 이걸 받으면 무슨 상이라도 받은 것처럼 좋아라 한다.

“아까 나도 멋진거 했는데 왜 안해주는건데?”

랜들이 툴툴거리자 내가 피식 웃었다.

“루키인 잉그램하고 같은 수준이라고 인정하는거야? 그럼 해주지.”

“췟.”

3쿼터 초반 분위기를 확 끌어오면서 움직임도 좋아졌고 집중력도 최대치로 올라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 별다른 작전이 나올 건 없다.

“저쪽에서 할 수 있는건 레딕과 디 조던 뿐에게 기회를 만드는거다. 당연히 그들에 대한 수비를 더욱 집중해줘야 해. 스크린 조심하고 절대 마크를 잃지 말아. 랜들과 래리는 계속 디 조던을 림에서 밀어내고 받기 어렵게 만들어. 그리고 킴은··· 지금처럼 하면 되겠지. 나머진 만에 하나라도 킴이 떨어지게 되면 망설이지 말고 붙어. 알겠나?”

“예!”

“좋아. 지금 다 잘하고 있어. 이 경기는 앞으로 5분, 딱 5분안에 승부가 결정난다고 봐야하고 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계획했던대로 그 상황이 만들어졌어. 그러니까 그때까지만 힘들더라도 한발씩 더 뛰어. 할 수 있나?”

“예!”

“그래. 부탁한다!”

작전시간이 끝나는 부저가 울렸다.

“자, 모여.”

팀원들이 거친 숨을 내쉬며 손을 모았다.

지금 때려 잡으면 오늘도 우린 승리한다. 승리한 기념으로 노래에 담긴 숨은 의미조차 제대로 파악 못하는 CP3에게 참교육도 덤으로 시켜주고 말이야.

아, 무슨 말이냐고? 경기 시작전에 래리가 말했다. 저쪽 CP3께서 자신의 SNS에 램의 라스트 크리스마스 노래 가사를 빗대서 우릴 이겨버릴거라고. 노래를 요약하면 작년에 날 찼지만 올핸 그런 상처 주지 못할거다. 난 새로운 사랑을 할 테니까. 뭐, 작년에 졌지만 올핸 안질거다. 그런 의미다.

그래서 래리한테 말해줬다. 대충 그런 의미지만 자세히 보면 아직 작년에 차인 아픔에서 벗어나지도 못했고, 여전히 마음이 있다. 그냥 올핸 상처 입지 않을거란 희망을 말한 것이라고.

물론 래리는 이해 못하더라. 이런 은유적 표현에 약한건가.

그래서 다시 풀어서 얘기해줬다. 작년에 졌고, 올해도 질 것 같은데 이겨보고 싶다란 뜻이라고. 왜 그렇게 해석이 되냐고 또 물었지만 그 이상은 설명 안해줬다. 이 정도도 이해 못하면 다시 설명해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래서 그냥 그런 뜻이니까 받아들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래리도 덤으로 배우는거구나.

“저쪽이 쫓아와도 당황하지 마. 내가 반드시 내리 눌러놓을 테니까. 가자. 가서 숨통을 끊어놓자! 우리는!”

“강하다!”

짧지만 임펙트 있는 말로 우리는 행성을 파괴하는 데스스타가 된 듯 전의를 활활 불태우며 코트로 들어설 때였다. 잉그램이 뭔가 생각하다 결연한 눈빛을 한 채 다가와 작게 말했다.

“크리스마스에 너무 살벌한거 아니에요?”

이런 엑스윙 같은 새끼. 메이 더 포스 위드 유다 이 새끼야!




누가봐도 알만한 선수들 이름을 각색해서 사용했으나 실제 인물은 절대 아니며, 따라서 선수들의 프로 데뷔연도는 다르다는걸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말

요즘 많이 바빴습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꽤 많이 바쁠 것 같구요.

결산을 연속으로 해야되거든요.

그래도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농구의 신-에어나이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1 27-2. 나이트 룰(Knight Rule) +10 18.04.05 2,234 45 17쪽
90 27-1. 나이트 룰(Knight Rule) +20 18.03.28 2,330 43 23쪽
» 26-3. Last Christmas +8 18.03.22 2,338 39 20쪽
88 26-2. Last Christmas +6 18.02.28 2,570 43 34쪽
87 26-1. Last Christmas +6 18.02.26 2,732 39 16쪽
86 25-3. 스캔들 +18 18.02.23 2,934 37 30쪽
85 25-2. 스캔들(19금 근접) +6 18.02.21 2,868 30 10쪽
84 25-1. 스캔들(15금과 19금 사이) +8 18.02.20 2,881 40 17쪽
83 24-3. 승승장구 +10 18.02.14 2,729 57 12쪽
82 24-2. 승승장구 +5 18.02.13 2,770 49 23쪽
81 24-1. 승승장구 +5 18.02.09 2,893 51 13쪽
80 23-3. 시즌 개막 +14 18.02.06 2,823 77 20쪽
79 23-2. 시즌 개막 +2 18.02.05 2,990 45 19쪽
78 23-1. 시즌 개막 +16 18.01.26 3,298 49 15쪽
77 22-4. 언터처블 +6 18.01.24 3,166 45 18쪽
76 22-3. 언터처블 +17 18.01.22 3,124 57 20쪽
75 22-2. 언터처블 +8 18.01.18 3,337 45 15쪽
74 22-1. 언터처블 +16 18.01.15 3,351 51 18쪽
73 21-4.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 거야? +2 18.01.12 3,364 50 12쪽
72 21-3.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 거야? +12 18.01.11 3,354 47 16쪽
71 21-2.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 거야? +12 18.01.09 3,454 50 17쪽
70 21-1.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거야? +6 18.01.05 3,546 57 16쪽
69 20-3. What can I say? Mamba out! +26 18.01.01 3,334 51 23쪽
68 20-2. What can I say? Mamba out! +8 17.12.30 3,280 54 11쪽
67 20-1. What can I say? Mamba out! +11 17.12.28 3,435 57 18쪽
66 19-4. 왕좌의 게임 +13 17.12.24 3,494 41 13쪽
65 19-3. 왕좌의 게임 +8 17.12.23 3,312 51 10쪽
64 19-2. 왕좌의 게임 +8 17.12.18 3,416 56 12쪽
63 19-1. 왕좌의 게임 +20 17.12.16 3,723 49 14쪽
62 18-3. 순수(Pure)의 시대 +8 17.12.08 3,681 48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