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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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트왈라
작품등록일 :
2008.11.30 21:34
최근연재일 :
2008.11.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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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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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1

DUMMY

도대체 얼마만큼 옛날 이야기가 되면 모든 사람들이 아는 이야기가 될까? 어릴적부터 용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오죽하면 최근에는 용의 몸속에 캔디가 가득 들어있다는 발상까지 나오게 되었을까? 그저 커다란 게 날개짓을 하면 하늘을 날고 그 위에 누군가가 올라탄다는 아름다움에 매료되어버린 게 아닐까? 사나운 한편 지성을 가지고 있고, 서로간에 이익이 충돌하지 않는다면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드래곤이라면…





=2007 년 7 월 2 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 타운=


오랜만에 중국식으로 할까 하고 코이에 와서 적당한 새우 만두를 주문했다. 중국 음식은 마음에 내키는 대로 먹기에는 양이 적고, 그렇다고 해서 많이 시키자니 값이 많이 들어서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결정적으로 거부하지 못하는 점이 하나 있다.


“중국식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역시 나와 같은 이유로 중국음식을 싫어하는 데이브는 유난히 햇살이 강한 차이나 타운에는 들어오기 싫어한다. 피부가 유난히 하얀 그는 마치 화장을 하고 다니는 나와 같이 서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정도이지만 머리칼은 유독히 짙은 검은 색이어서 마치 염색이라도 한 것같은 느낌이었다. 피부에는 멜라닌이 없는데 머리카락에는 멜라닌이 가득 들어있는 건 역시 미스테리다. 어디까지나 그가 지하에 처박혀서 자료를 뒤져대는 연구직이기 때문이겠지만 선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나혼자만이지만


“하지만 맛은 끝내준단 말이죠. 더워도 좀 참아요.”


이 근방의 날씨와는 달리 차이나 타운은 약간 더운 편이다. 바다가 가까워 오전에는 안개가 끼지만, 일단 그 것만 걷히고 나면 샌프란시스코 전역의 태양빛이 차이나 타운으로 몰리는 것같다. 무엇보다도 중국음식집마다 뜨거운 불과 기름으로 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더우면 입맛도 떨어진다고요. 게다가 딤섬이라면 배달을 시킬 수도 있잖아요.”


데이브가 뭐라고 불평을 하다가 서빙 웨이터가 다가오자 다시 등받이에 등을 대고 앉은 채로 웨이터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눈썹을 살짝 올려 세우더니 나를 살짝 보았고, 웨이터가 내려 놓는 새우 만두를 다시 바라보았다.


“귀엽죠?”


데이브에게 시익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자 그는 손에 깍지를 끼고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고는 내게 한마디 하였다


“목적은 딴데 있었군요.”

“훌륭한 수사관이었다면 아까 자기가 한말에 힌트가 있었다는 걸 알았어야죠. 굳이 배달을 안시키고 여기까지 와서 먹는 이유같은 거 말이죠.”

“그런 게 잘 됐으면 미결과로 오지 않았겠죠.”


상처받은 것같은데. 미결과는 그야 말로 쓰레기더미밖에 되지 않는다.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쌓아두는 곳에 무슨 수사가 있고, 무슨 조사가 있을까? 미결사건들을 모아다 놓고 색인화 시켜 쌓아두다가 자료 요청 때 자료만 대어주는 곳이다. 처음 수사국에 들어왔을 때의 포부와는 많이 동떨어져 있는 곳이다.


“너무 그러지 마세요. 당신은 상담의의 허가만 있으면 바로 현장 복귀할 수 있잖아요.”

“요원일을 하면서도 총도 없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새우만두 하나를 들어다 입에 넣었다. 현재에 불만족인 사람이다. 그러니 선탠도 안하고 버팅기는 걸지도 모른다.

너무 엉터리같은 비약인가?


나도 하나 먹으려고 젓가락을 들고 새우만두를 집는 순간 어디선가 끼야~ 하는 비명소리에 놀라 만두를 떨어 뜨렸다. 만두는 바닥에 떨어져 처참하게 내용물을 쏟아 내었고 조금은 짜증이 나서 무슨 일인가 하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2 층에 위치한 코이의 장점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아래에 웬 여자가 끼약 끼약 비명을 지르고 있고 주위로 사람이 모여들고 있었다. 모여든 사람들의 틈새로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결정적인 것도 보였다


바닥에 주욱하고 길게 흩뿌려져 있는 붉은 흙… 혈흔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시커멓지만 둥그런…


“밥도 못 먹겠네. 현장 보존하러 갈테니 천천히 내려오세요.”


데이브는 갑자기 일어서서 벽에 걸어둔 코트를 들고 나갔다. 그리고 난 창문으로 뛰어 내려 그보다 먼저 현장을 향했다. 그리고 담벼락을 타고 살인현장까지 바로 내리 달려 도착했다


벌건 대낮 길거리 한가운데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사건 발생 10 초도 안된 순간에 현장에 도착하였다. 아직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는 상황이고, 첫 목격자는 아직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상한 녀석이 시체 앞에 서있었다.


“거기 꼼짝마.”


수상하게 보일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도복이라도 되는 듯한 시커먼 옷에 훤칠한 키, 무엇보다도 입에 피를 물고 있었다. 하지만 그 것이 상태라고 한다면 변태도 있었다. 그 녀석의 얼굴이… 인간의 얼굴이 아니었다. 눈이 황달끼가 있나 싶었는데 눈동자가 샛노랗다. 그리고 마치 파충류의 눈처럼 눈동자가 세로로 길게 늘어서 있는 타원형이었다. 그러고보니 얼굴도 약간 울퉁불퉁한 것이 비늘의 흔적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것보다 일단은 검거가 우선이다. 바로 코 앞에 머리가 잘려나간 사람의 시체가 있고, 내 뒤로는 그 잘려나간 머리와 그 걸 보고 꺅꺅 거리는 목격자가 있다. 섣불리 다가갔다가는…


하지만 난 정의의 사도. 앞뒤재지 않고 일단 달려들어서 주먹부터 뻗어보았다. 그러자 그 놈은 내 주먹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거기서!”


내지른 주먹이 무안해지면서 달리는 녀석을 뒤 따라 달리기 시작하였고, 뒤늦게 도착한 데이브는 범인의 모습은커녕 내 뒷모습도 보지 못했는지 뒤에서 한가하게 ‘모두들 뒤로 물러서 주세요 FBI입니다. 현장 보존해야하니까 물러서 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멀리 달리다보니 정말 영화에서나 보던 추격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차이나 타운의 뒷골목의 냄새나는 꼬락서니는 다 보이는 것같다. 쓰레기통을 뒤엎으며 도망가질 않나, 미끄러운 생선 내장 위를 점프 하다가 발을 헛디디질 않나, 가로 막힌 철망을 벽을 딛는 점프로 뛰어 오르질 않나…=사실 이부분에서 포기하고 싶긴 했지만= 그래봐야 끈질긴 추격을 벌인 끝에 결국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넣는데 성공했다. 연립 주택 두 동이 마주 보고 있는 곳에 한 쪽 벽마저 다른 동으로 막혀있는 기괴한 건축물 덕분에 이 녀석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되자 살인마 녀석은 뒤를 돌아서서 나를 바라보았고, 출구를 봉쇄하고 있는 나는 허리춤에서 총을 뽑아 그를 겨누고 있었다.


“어리석은 짓 하지마. 넌 도주한 살인 용의자고, 경고후 발포할 수 있어.”


천천히 그녀석에게 다가가자 그는 기분이 나빴는지 입에 묻은 피를 입술로 훔치더니 침을 탁하고 뱉었다. 그리고 천천히 두손을 드는 듯 하더니 갑자기 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꼼짝마!”


하지만 내 말은 전혀 듣지 않았고, 결국 발포할 수밖에 없었다. 살인범을 놓아줄 순 없다.


‘탕’


탄환이 날아가고, ‘팅’하는 소리와 함께 적중한다. ‘팅’이라고? 마치 탄환이 금속에 부딪힌 것같은 소리와 함께 녀석의 옷자락이 살짝 찢어졌다. 분명히 총에 옆구리를 맞았는데, 쓰러지기는커녕 피도 흘리지 않고, 벽을 향해 계속 달리던 그는 벽 위로 두 세발짝 뛰어 걸어올라가더니 옆으로 점프하였다. 5 미터가 넘어가는 듯한 점프력은 마치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였고, 이벽 저벽을 딛고 점프하더니 어느새 옥상까지 올라가서 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도대체… 저게 뭐야?”


사람이 아니다. 정말로… 괴물이었다. 그 차가운 눈빛, 비늘같은 피부, 그리고 총탄도 뚫지 못하는 단단한 육신…


“소피아~, 젠장!”


녀석을 놓친 현장에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보니 뒤늦게 데이브가 달려와서 내 뒤에 멈춰서서 숨을 헐떡였다.


“총소리가 났는데…. 어떻게 됐어요?”

“몰라요… 감식반이 오면 총탄을 회수해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저기 있는 타액은 그 녀석이 입에 물고 있던 피가 섞여 있으니까 DNA 분석해달라고 하고요.”

“내가요? 그럼 소피는 어딜 가려고요?”

“잠깐… 생각해볼게 있어요.”


벌써 인간이 아닌 존재에 의한 사건이 두 번째다. 난 법의 심판자다. 하지만 법은 사람에게만 통용된다. 사람이 아닌 것들은 물건으로 못박아 둔 것이 이 나라의 법이다. 무엇보다 괴물이라니… 그 존재자체를 믿어줄 검사나 판사가 있을까도 의문이다.


“소피, 언제 올거에요. 목격진술을 해줘야죠.”


뒤에서 소리치는 데이브에게 뒤통수를 보이며 손을 흔들어 주며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


길가에 나와서는 택시를 잡아탔다. 목적지는 연방교도소


엄마가 죽은지 두달밖에 되지 않았다. 엄마는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곤 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들, 용이라든지, 미노타우르스라든지, 신화의 이야기에서부터 민간에 전승되는 괴물 이야기들, 그 것들을 매우 리얼하게 그려주시곤 하였다. 어린시절 그 무엇보다 무서웠던 것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한번도, 단 한번도 ‘옛날 옛적에’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런 괴물들을 물리친 영웅이 왕자님이나 기사가 아니라, 이쁘고 날씬한 싸움 잘하는 공주님이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할 때마다 공주는 괴물의 약점을 마치 잘 알고 있어서 그 약점을 파헤치기 위해서 필살의 일격을 날렸더랬다.


흡혈귀와 싸울 때에는 마늘을 주었고, 고양이 여자와 싸울 때에는 실타래를 주었다.


엄마는 결국 이 도시에서 그런 것들과 싸워왔다는 말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죽은지 두달 만에 벌써 두 번이나 신비 사건이 터져버렸다.


엄마가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 나는 항상 불만이었다. 그래서 경찰이 되어서 엄마를 혼내주겠다고 생각했었고, 16 살 때부터 그 꿈을 이루어나갔다. 시작은 보조 순찰대원이었다. 경찰이 되기 위한 일종의 연수같은 것이었고, 졸업 후에는 경찰이 되거나 보안관 부관이 될 자격 요건이 되는 것이었다. 사실 그 때에는 여학생이 고생한다고 아저씨들이 고생 안시키려고 험한 일을 안시키곤 했지만 막상 19 살 때 FBI 연수원에 들어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엄마의 피를 이어받은 나는 똑똑한 편이었던 것이다. 원하기만 했다면 그 잘나신 의사, 변호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연수원을 나온 20 살 때 처음으로 엄마와 마주쳤다.


현장에 남아있는 지문, 체모, 그리고 씹다 버린 껌, 현장 목격자의 진술까지 완전히 모든 증거물이 엄마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엄마는 이 도시의 도시 전설이었고, 엄마의 존재를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주민 등록이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신분증도 없으며, 심지어 목격자도 없었다. 왜냐하면 그 목격자라는 사람도 결국은 엄마 손에 죽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 딱 느꼈다. 내가 아무리 법의 심판자라고 하더라도, 법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권력이라거나 재력이라거나 세상의 부조리함같은 게 아니었다. 정말로 논리 자체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존재했다.


“도착했습니다”

“거스름은 가지세요.”


너무 먼데까지 택시를 타고 왔나? 50 달러를 지불하고 택시에서 내렸다.


“손님, 돈이 모자란데요.”

“네? 아 죄송합니다.”


실수로 1 달러짜리가 한 장 섞여있었다. 약간은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 거렸지만 두터운 화장 덕분에 들키지 않았을 것이다. 마녀처럼 옷을 입고 있는데 왜 난 엄마처럼 쿨해지지 못할까.


일단 교도소를 향해 걸어서 정문을 통과한 후 면회자 센터에서 면회 요청을 하였다. 면담 목적은 수사로 하고, 면회 대상자는


“엔도 마사키 씨 오랜 만입니다.”

“올 줄 알았어.”


단 두 달만에 많이 수척해진 모습의 엔도 마사키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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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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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5 +1 08.11.11 289 2 17쪽
17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4 +2 08.11.10 290 2 13쪽
16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3 +6 08.11.10 294 2 10쪽
15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2 +4 08.11.09 345 2 7쪽
14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1 +1 08.11.09 357 2 4쪽
13 POLICE! =BGM 있음= (끄는 법은 ESC) +5 08.11.05 405 2 11쪽
12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完 +5 08.11.05 447 2 15쪽
11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9 +2 08.11.05 395 2 14쪽
10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8 +4 08.11.04 395 2 22쪽
9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7 +2 08.11.04 417 2 18쪽
8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6 +6 08.11.04 410 2 15쪽
7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5 +3 08.11.03 427 2 15쪽
6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4 +3 08.11.03 542 2 10쪽
5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3 +5 08.11.02 583 2 16쪽
4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2 +5 08.11.02 681 3 15쪽
» 첫번째 이야기 : 드래곤 1 +2 08.11.02 1,065 3 12쪽
2 프롤로그 +4 08.11.02 1,451 3 16쪽
1 마녀의 딸 [지난 이야기] =신비수사관 에필로그= +8 08.11.01 2,487 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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