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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
작품등록일 :
2014.10.27 16:15
최근연재일 :
2014.12.1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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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854

작성
14.11.0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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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판타지의 시작은 뜨개질이다3

DUMMY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뜨개질을 한다.”

뜨개질의 신이 있다면, 지우를 보고 감동하여 교황직을 내릴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실력이 무척 뛰어났다.

물론 스스로의 노력이 아니라, 마법의 대바늘이라 불리는 마법 아이템을 통한 치트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목도리를 하나를 만드는 데는 정확히 한 시간이었다.

이후 도착한 털실을 이용해 다시 한 번 만들었을 때 재서 확인한 것이다.

참고로 이 시간은 절대적이다. 그라데이션과 꽈배기가 들어간 고난이도건, 아니면 별다른 민무늬 단색 목도리건 간에 무조건 한 시간이었다.

한 가지 종류만 있으면 심심하기에, 지우는 저난이도부터 시작해서 고난이도까지 여러 가지 유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지우는 특별한 행위를 했다.

자기 위로를 뜻하는 행위가 아니라, 제작 기간 동안 지루함을 날리기 위한 취미 활동이었다.

물론 취미라고 해봤자 제한됐다.

일단 기본적으로 양팔이 봉인되어 있어서, 결국 할 일이곤 집안에 앉아서 티비를 켜놓고 영상물이나 시청할 수밖에 없었다.

“음, 좋아. 밀렸던 영화를 봐볼까?”

고시원 티브이는 VOD 서비스까지 신청해두어서 참으로 편했다. 지우는 뜨개질을 시작하기 전에 리모콘으로 메뉴 버튼을 누르고, 영화 채널을 눌러 목록을 살폈다.

“유료…….”

침음이 절로 흘러나온다.

세상에, 대부분 목록이 유료였다. 하지만 유료만 있으면 누가 이 기능을 즐겨 쓸까, 지우는 샅샅이 뒤져서 무료 영화 몇 개를 찾았다.

“젠장! 군대에서 다 본거잖아!”

군대에도 휴일이 있다. 이등병 때는 좀 바쁘지만, 상병쯤 되면 시간이 조금 남는다.

지우는 평소 그 시간에 생활관에서 VOD 서비스를 통해 마음껏 무료 상영 영화를 감상했다.

“그럼 애니메이션을 볼까?”

요새 애니메이션은 아동용이 아니라 성인용이 더 많다고 한다. 지우는 즐겨 찾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당시에 같은 생활관에 있는 선임이 리모콘 권 때문에 몇 번 본적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불만이었는데, 닌자 만화라던가 해적 만화를 보면서 꽤나 재미있게 봤다.

“닌자 만화랑 해적 만화는 아직도 완결나지 않았나…….”

재미있긴 하지만 너무 길어서 회피!

솔직히 애니메이션만 해도 세 자리수를 넘으면 도저히 볼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고민 끝에 유행하는 애니메이션 적당한 것을 골라 시청했다.


- 오빠……나 오늘은 집 비니…….


“큰일 날 뻔했군.”

틀자마자 얼른 티브이 화면을 껐다.

보통 연애물 애니메이션 인줄 알았는데, 어떻게 영문인지 같은 집에서 사는 피가 이어지지 않은 청소년 여동생이 무언가(?) 하려는 태세였다.

아직 고등학생 여동생을 둔 지우가 보기엔 사회적으로 여러모로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이 어째 죄다 청소년만 많아서, 혹시 의회에서 새로 통과된 법률인 ‘키드 블루(Kid blue)’에 걸릴 것 같아서 불안했다.

“역시 할 일이 없을 땐 드라마지.”

아침마다 어머니가 드라마를 챙겨보는 게 떠올랐다.

적당하게 한국 드라마 중에서 유행하는 것을 검색해서 확인한 뒤에 시청에 들어갔다.

드라마를 본 느낌은 지우의 평은 딱 이랬다.

“시간을 잃었구나.”

막장으로 치닫는 한국 드라마!

긴 연애 끝에 좋은 집안 남자랑 결혼한 주인공.

하지만 시부모와 함께 살면서, 남편의 어머니는 며느리를 보고 참지 못하고 괴롭힌다.

거기에 모자라 주인공은 하필이면 불임 체질이었으며, 결국 집안에서도 크게 욕을 먹으며 곤욕을 치뤘다.

그녀의 불운은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 회사에 가보니 남편은 미모의 젊은 비서와 바람을 폈고, 부모에게 상담하러 갔더니 어머니가 그 충격으로 죽어버린다.

아버지는 화를 내면서 남편 집에 찾아가 깽판을 치지만, 도중에 혈압이 올라서 쓰러지고 병원에 입원한다.

주인공은 복수하기 위해서 남편이 젊은 비서와 바람피는 모습을 찍어 시부모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시부모는 충격을 먹고 죽어버린다.

죽고 죽이는 가정 파탄 이야기!

옆 나라 꼬마 탐정보다 더 죽음을 부르는 주인공.

남편과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그 불행 속에서 주인공에게 젊고 능력 있을 뿐더러 상냥한데다가 또 잘생기기까지 한 남자가 다가왔다.

남자는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달콤한 말을 하고, 결국 현재의 남편에게 지친 주인공은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며 남자와 밤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날 아버지가 의식을 되찾고 행복의 시작인 듯 싶었으나 충격적인 진실을 듣게 된다.

“아, 안 돼! 사실 너희는 어렸을 적 헤어진 친 남매야!”

그리고 밤 자리까지 지냈다는 소식에 다시 충격을 먹고 아버지가 죽는다.

슬퍼하는 그녀에게 현 남편이 나타나서 불륜 죄로 고소까지!

“다음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어머니는 욕을 하면서도 보게 된다고 하지만, 자신 입장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덕분에 나름대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목도리 열 개를 짤 수 있었다.

“좋아. 이제 본격적인 장사를 해볼까.”

상품을 제작했으니, 이젠 이걸 팔아 치워야한다.

일단 가격부터 정해야했다.

지우는 검색창에 ‘핸드메이드 목도리’ 라던가 ‘수제 목도리’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여 대충 시세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목도리의 가격이 조금 상당했다.

고작 목도리가 이 정도로 팔린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흔히 말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안부를 묻는 가격이다.

“와, 15만……?”

공장제 제작은 대략 1~2만원이었지만, 핸드메이드라는 이유만으로도 상당했다.

분명 저번에 거리에서 본 것은 좀 더 싼 가격이었는데 어찌된 영문이 심사임당이 무려 둘 이상이었다.

의문이 들어서 이유를 찾았는데, 이는 온라인에서도 솜씨가 뛰어나기로 소문난 사이트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확인해보니 마법의 대바늘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확실히 실을 잘 엮어 예쁜 무늬로 제작했다.

‘난 얼마 정도에 팔아야 하지?’

최소로만 15만이다. 그 위로 넘는 가격, 심하면 20만원 까지 가는 고가의 목도리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건 제작자가 뛰어난 실력으로 유명해서 일종의 프리이엄이 붙은 것. 아무런 명성도 없는 무명인 지우의 입장에선 하기 힘든 가격이었다.

또한 손님의 입장이라면 자신 같아도 같은 가격에 무명인이 만든 것보다 유명인이 만든 것을 선호할 터.

“가격은……정도면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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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요정이 들려주는 이야기3 +16 14.11.26 9,423 30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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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요정이 들려주는 이야기 +17 14.11.22 10,177 3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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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돈은 대부분을 해결해준다4 +23 14.11.19 9,697 308 7쪽
25 돈은 대부분을 해결해준다3 +24 14.11.18 9,885 297 7쪽
24 돈은 대부분을 해결해준다2 +14 14.11.17 10,154 316 7쪽
23 돈은 대부분을 해결해준다 +12 14.11.16 11,190 339 7쪽
22 Luck is the residue of design4 +13 14.11.15 9,907 345 7쪽
21 Luck is the residue of design3 +10 14.11.14 9,700 306 7쪽
20 Luck is the residue of design2 +8 14.11.13 9,774 307 7쪽
19 Luck is the residue of design +10 14.11.12 10,239 310 7쪽
18 정씨 남매5 +14 14.11.11 9,999 324 8쪽
17 정씨 남매4 +13 14.11.10 9,902 321 7쪽
16 정씨 남매3 +11 14.11.09 10,806 313 7쪽
15 정씨 남매2 +15 14.11.08 11,420 329 8쪽
14 정씨 남매 +11 14.11.07 10,785 312 7쪽
13 판타지의 시작은 뜨개질이다4 +10 14.11.06 10,338 328 9쪽
» 판타지의 시작은 뜨개질이다3 +8 14.11.05 10,253 309 7쪽
11 판타지의 시작은 뜨개질이다2 +14 14.11.04 11,690 35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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