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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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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0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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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DUMMY

제 1장, 4화 - 전쟁을 대비할 차례


아침이 왔지만 하늘이 밝지는 않다. 오늘은 작은 태양 아이안이 궤도에서 멀어지는 날, 큰 태양 미리온이 궤도에 들어서기까지는 약 2주일이 남았으니 당분간은 맑은 하늘은 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퍼 온라인의 게임 세계에는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한다. 작은 태양 아이안은 크고 긴 궤도를 빠르게 회전하는 반면 큰 태양 미리온은 넓적하고 좁은 궤도를 느리게 회전한다. 하퍼 대륙의 하늘이 가장 어두울 때는 오늘과 같이 작은 태양이 멀어지고 있음과 동시에 큰 태양이 아직 가까워지지 못했을 때다.

‘조금 어둡기는 해도…… 차라리 지금이 낫지.’

작은 태양은 큰 태양보다 빠른 속도로 공전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온이 궤도에서 벗어나기 전에 원래의 위치로 금세 돌아온다. 두 개의 태양이 하늘에 동시에 떠있는 지옥의 한 달……. 그 한 달은 누구나 치를 떠는 폭염의 계절로 하퍼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1개월의 여름이다.

칸은 주위를 쓱 둘러보았다. 붉은 고원은 특유의 척박하고 메마른 환경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장소가 아니다. 그러나 언덕 아래의 붉은 모래 위에는 가히 수백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모닥불을 켜고 야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예 대놓고 야영을 하고 있구먼. 뭐, 위치를 들켜도 그리 상관은 없으려나.’

야영지의 곳곳에 누런 천에 검은 전갈의 문양이 도색된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붉은 고원 저편에 영역을 잡고 있는 블랙 스콜피언 길드(Black Scorpion Guild)의 상징이다. 대륙 중부에 있어야 할 길드가 남부로 오는 길 사막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일단 깃발이 없는 저 하얀 천막들이 용병 천막일 테고… 생각보다 용병들의 수는 적군. 약 300명에서 400명 정도 되는 건가?’

블랙 스콜피언 길드는 전사들을 위주로 구성된 무력 길드다. 하퍼 대륙의 중부에 영역을 잡았기 때문에 길드대원 수도 상당한 편이다. 비록 정예 길드의 반열에 들어서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중견 길드라 불릴 만한 힘을 갖추고 있다.

‘길드대원이 수천은 되는 놈들이 코딱지 같은 성 하나 점령해보겠다고 용병들까지 고용하고……. 누가 개자식들 아니랄까 봐.’

칸은 느긋하게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진영 상태를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그가 있는 곳은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천막 중 하나의 꼭대기! 더더욱 놀랍게도 그런 칸을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그 누구도 보지 못하고 있다.

‘저 가운데에 화려한 깃발이 아이벤의 깃발이겠군.’

칸은 화려하고 거대한 깃발이 꽂혀 있는 천막을 향해 대뜸 나아갔다.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진영 곳곳을 오가는 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 칸은 아이벤의 천막 위까지 올라가 안을 확인해보았다.

‘제길, 뒷모습밖에 안 보이네. 그래도 일단 확인은 했으니… 일단 아이벤은 맞네.’

실제로 아이벤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워낙 유명하신 분이다 보니 뒷모습만 봐도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더군다나 아이벤은 키가 2m에 육박하는 거구 중의 거구다. 애초에 그런 덩치가 있기에 대검(大劍)의 초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아이벤이 지휘관인가? 아이벤이 출정을 한다고 워낙 포장을 하기는 했는데 이 소문을 어디 쉽사리 믿을 수가 있어야지 원.’

아이벤은 분명 강력한 전사다. 하퍼 온라인에서 무기를 다루는 초인이 무협 게임이나 소설에 있어 화경(化境)의 무인과 동등한 자격으로 인정을 받을 정도니 아이벤의 무력은 그야말로 유저들 사이에서 고금 1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벤은 지휘관 체질이 아니지. 워낙 전사 체질이다 보니… 실질적으로 블랙 스콜피언 길드를 운영하는 건 길드장하고 부길드장이잖아.’

칸은 아이벤이 이 군대의 총지휘관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천막들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비록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정보상인에 불과할지 몰라도 왕실과 계약을 하고 칼리아 기사단장의 추천서까지 받아낸 그다. 이번 계획을 위해 그는 가능한 많은 대비를 해두었다.

‘역시…….’

한 여덟 번째 천막을 뒤져보았을까, 칸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두 눈을 빛냈다. 일반 길드대원들의 것과 다르지 않은 천막 외양과 달리, 이번에는 수려한 외모의 미남이 천막 안을 독차지하고 있다.

‘금발에 잘생긴… 젠장, 외모가 잘나기는 정말 잘났구먼. 거기다 등에 메고 있는 세이버 검(Saber Sword)까지. 역시 부길드장이 이번 출정의 진정한 지휘관이었어.’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부길드장 샤를, 잘생기고 수려한 외모 덕분에 길드장에 버금가는 인기를 차지하고 있으며 길드의 얼굴마담을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무력 길드의 수장 중 한명답게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전투 실력을 지니고 있기까지 하다.

‘블랙 스콜피언 길드대원 600명에 용병 400명. 초인 아이벤이 공성의 중심측이 되겠고 샤를이 총지휘를 맡겠군. 군량은 비교적 며칠만 버틸 수 있을 정도 분량이고… 준비한 공성 무기는 조립식 투석기 4대.’

전력상으로 워낙 블랙 스콜피언 길드가 우세하다 보니 설마 투석기까지 챙겨 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것은 대륙 중부에 활동하고 있는 다른 정보상인들로부터도 알아내지 못한 정보다. 그들이 고의적으로 숨긴 건지 그들도 몰랐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총인원은 약 1700명, 이번 출정에 30% 이상의 전사들이 차출된 셈이군. 이거 위험한 도전 같은데?’

오늘날의 블랙 스콜피언 길드는 위험하다 할 정도로 무리하게 세력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아무리 400명의 용병들을 동원했다고는 하지만, 초인인 아이벤을 포함해 30% 이상의 전사들이 남부 출진에 빠져버리면 길드 본진이 너무 취약해져버린다.

‘다른 길드들이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이유가 이해가 가네. 길드 본진을 이런 식으로 비워버린 건 완전히 잡숴 드시라고 본진 방어하기를 포기했다는 뜻인데… 블랙 스콜피언 길드가 생각도 없이 이런 짓을 벌일 리가 없지. 도대체 이유가 뭐지?’

설마 중부 대륙을 포기하고 남부로 확장하려는 걸까? 길드 본진을 포기하려는 걸까? 아니면 길드들의 공격을 유도하려는 함정일까? 혹시 꿍꿍이가 있을까? 하필 먹어봐야 득 될 것도 없는 아델 성을 공략하는데 이유가 있나?

수많은 길드들이 블랙 스콜피언 길드에게 이를 갈고 있음에도 어찌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수수께끼다. 일단 부길드장인 샤를과 초인인 아이벤이 진짜로 출진했다는 것을 확인한 칸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정보의 고지를 점한 셈이다.

‘일단 아델 성으로 돌아가야겠군.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반드시 내가 펼치려는 계획을 방해한다는 법은 없지. 둘은 별개의 계획인 거야.’

칸은 간단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칸이 원하는 것은 아이벤 단 한 명! 블랙 스콜피언 길드가 콩을 볶아먹든 삶아먹든 자신이 알 바가 아니다. 정찰을 마친 칸은 유유히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진영으로부터 빠져나왔다.


칸은 호언장담한대로 22시간 이내에 아델 성으로 복귀를 했다. 베니스 남작은 반가워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원체 전황이 불리하다 보니 칸이 정찰을 나간다고 해놓고 달아나는 건 아닌지 어지간히 불안했던 모양이다. 기다림의 미학이란 원래 이런 법이다.

“정찰을 하고 온 건가? 대체 뭘 어찌하고 온 겐가?”

“아직 아델 성의 재고 및 상황을 점검하지 못했습니다. 회의는 앞으로 2시간 후에 재개하도록 하지요.”

물귀신처럼 달라붙는 베니스 남작을 뒤로 두고 칸은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다. 정찰을 나가기에 앞서 하인리히 기사단장으로 하여금 아델 성내의 자료와 회계정보 따위를 모아오라고 지시를 내려놓았던 것이다.

“음. 계속 불만거리더니 그래도 시킨 일은 잘하네.”

마차 안에 쌓여있는 자료를 확인한 칸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내가 정찰 다녀온 사이에 자료는 좀 둘러봤어?”

“슬쩍 훑어보았습니다. 칸님께서 확인만 해주시면 됩니다.”

천장 쪽에서 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마차 안에 있는 것은 아무리 봐도 칸뿐, 그런 상황이 익숙한 모양인지 칸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문서와 자료들을 훑어보았다. 두껍고 빼곡하게 적힌 장부와 재고 문서가 수두룩하지만, 칸이 그 전부를 살펴보는 데에는 불과 몇 분만이 필요할 뿐이다.

“흠. 역시 아델 성의 재고 상황이 안 좋기는 하군. 그나마 다행이라면 식량이나 무기에 비해 화살이나 기타 재고는 충분하다는 거려나. 하지만 이 정도로는 내 전술을 구사하기가 힘들겠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력입니다. 아델 성의 300명 병력으로는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정예 1000명을 이길 수 없습니다. 해머 길드의 50명 용병들이 가세한다 해도 힘들지요.”

칸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쩔 수 없이. 초인을 상대하는 일인 만큼 이번에는 가능한 조용히 해결을 보려고 했지만… 힘 좀 써줘야겠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겠지?”

마차의 천장 부분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투명한 허공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모습을 드러낸 시커먼 의상의 남자가 부드럽고 유연한 동적으로 마차 바닥에 착지를 했다.

“용병 길드, 상인 길드, 아델 성의 재력가들과 일반 길드들을 방문해 의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해.”

칸의 한마디가 끝나기가 무섭게 검은 의상의 남자가 공기에 녹아내리듯 다시 사라졌다. 아델 성의 그 어느 누구도 모르는 인물, 칸의 호위무사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진 순간이다.

“아델 성 정도라면 적어도 3급에서 5급 이내의 용병 길드를 보류하고 있을 테고… 거기에 다른 조합들까지 합쳐준다면… 얼추 해볼 만하겠군.”

블랙 스콜피언 길드가 쳐들어온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베니스 남작의 요구에도 꿈쩍을 하지 않았던 아델 성의 세력가들이다. 그런 그들을 어떻게 움직여 지원을 하게 만들 생각인지는 오직 칸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작가의말

오늘은 첫 연재일인 관계로 5편 연재를 해보았습니다.

지난번에 홍보글 잘못 썼다가 호되게 혼난 덕에 10편 연재를 빨리

하고는 싶은데... 그러자니 비축분이 쭉쭉 줄어드는 공포가...

오늘은 5편을 연재하고 앞으로는 일일이편 연재를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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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Personacon 자은나비
    작성일
    13.02.05 20:47
    No. 1

    하루에 한 편 연재하시면 적당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H.S.M
    작성일
    13.02.05 20:47
    No. 2

    이전에는 일일삼편 체제를 유지했었기 때문에 너무 적은 건 아닐까 걱정이 되네요.
    가급적 좋은 내용 빨리 연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free
    작성일
    13.02.05 23:29
    No. 3

    심에군 (오타)

    위태하다 위험하다 (중복 표현)


    그 외 다른 것도 있지만 그 표현을 어떤 생각으로 쓰셨을지 짐작이 가기에 생략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H.S.M
    작성일
    13.02.05 23:45
    No. 4

    심에군 -> 셈이군 오타였군요.
    위태하다, 위험하다는 일부러 강조를 하려 한 것이지만 다시 읽어보니 중복은 중복인지라
    수정을 하는 편이 낫다 여겨져 수정했습니다.
    오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Elizabet..
    작성일
    13.02.13 04:59
    No. 5

    하루한편이 적절한듯해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H.S.M
    작성일
    13.02.13 10:52
    No. 6

    1장이 모두 연재되면 연재 분량을 조금 줄일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13.05.04 16:59
    No. 7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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