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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M
작품등록일 :
2013.02.05 00:08
최근연재일 :
2013.08.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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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0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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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장 - 초인의 목을 벨 상인

DUMMY

제 1장, 6화 - 전술을 시도하다


베인이 퀘스트를 수락하고 나자 회의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가장 주요한 지휘관 세 명 중 한 명이 갑자기 칸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아군의 병력은 가히 500명 이상이 되는 셈 아닙니까? 수적으로 3배 차이의 병력이 2배 차이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저희는 성벽이라는 방어막이 있습니다.”

베니스 남작 역시 분위기에 휩쓸렸는지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제아무리 초인이라 해도 성벽 위를 뛰어넘거나 성문을 단번에 부수거나 할 수는 없다. 방어 인력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승산도 증가한다는 뜻이다.

“대체 뭘 어찌한 건가. 공권력으로도 움직이지 않던 자들이건만! 한낱 정보상인이 이들의 마음을 이렇게 단시간에 바꿀 수가… 아니, 애초에 이들을 만날 시간도 없었잖은가!”

하인리히 기사단장은 바뀌어버린 상황에 기분이 좋아졌다기보다는 오히려 당황한 듯하다. 심지어는 칸을 의심까지 하는 분위기다. 칸으로서는 그저 억울할 뿐이지만.

“병력의 차이는 2배 이하, 그리고 저들은 대륙 중부 출신입니다. 사막에서 싸우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겠죠. 게다가 물자 부족 문제도 모두 사라진 듯하고… 아델 성의 모든 요인들이 힘을 합쳐 싸우기로 했으니 병사들의 사기도 높아졌겠군요.”

칸은 하인리히 기사단장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능글맞게 말을 내뱉었다. 결국 하인리히 기사단장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명분? 저 쪽이 먼저 어겼으니 이쪽도 어기면 된다. 인력? 병사들이 늘어나고 보급 및 운반, 보수를 할 잔여 인력이 늘어났다. 물자? 지금 받게 된 지원금은 전투 이후의 재정을 관리하고도 남을 정도다.

“좋네. 자네가 무슨 짓을 벌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수완은 있는 것 같군. 왕실에서 자네를 지원군으로 보낸 이유가 이해가 되었어.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네.”

하인리히 기사단장이 문서의 페이지를 이리저리 넘기며 말을 계속했다.

“일단 자네의 전술에 허점이 몇 가지 있네. 우선 이 전술은 초인 아이벤이 홀로 고립된 상태에 있어야만 가능하지 않은가. 초인이 성벽 너머의 적군에게 고립이 어떻게 될 수 있단 말인가? 심히 의문스럽군.”

“문서를 유심히 읽어보지 않으셨군요. 저희가 아이벤을 고립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벤이 알아서 나와 고립이 되어줄 테니까요.”

하인리히 기사단장은 할 말을 되찾으려는 듯 다시 문서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칸은 기다려줄 생각이 없다. 원한다면야 기다려줄 수야 있지만 그러고 싶지가 않다. 전투가 코앞이다.

“일단 베인 경께서는 찬성을 하시는 분위기시고… 베니스 남작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비록 정보상인에 불과할지는 몰라도 지금 제가 한 일들을 보신다면 쉽사리 무시할 일은 아니리라 여깁니다만?”

“으음…….”

베니스 남작은 신음을 흘리기만 할 뿐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무관이 아니다 보니 윤리적 문제와 승산 문제 등등 여러 고민이 겹쳐버린 듯하다.

{만약 베니스 남작이 이 전술에 찬성하지 않는다면 퀘스트는 실패입니다. 즉 1000골드커녕 1골드도 없다는 뜻이지요.}

지금 이 자리의 칸에게는 고질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낯선 사람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능력을 선보인다 한들, 아무리 설득을 한다 한들 베니스 남작의 마음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베인이라면 다르다.

“어차피 저희에게는 대안이 없습니다. 만약 칸님이 아니었다면 아예 승산이 없는 상황 아니었습니까. 어쩌면 왕실이 칸님을 보낸 이유도 이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믿어보죠.”

베인은 자극을 받았는지 한결 더 적극적으로 베니스 남작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하인리히 기사단장은 조심과 신중을 주장하였지만, 그때에는 칸이 나서서 하인리히 기사단장의 입을 공손하게 다물어드렸다.

“이 전술이 실패할 가능성만을 따지지 마십시오. 만약 성공한다면 저희는 사상 처음으로 초인을 제압한 전투의 주역이 됩니다. 그것도 극히 불리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결국 아델 성은 함락될 것입니다. 제 제안을 따라주지 않으신다면 제가 이곳에 올 이유가 없지요. 이만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칸과 베인의 적극적인 설득에 베니스 남작은 마침내 결정을 내린 듯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결정을 내렸소. 이 전술을 시도해보도록 하지. 하인리히 경과 베인 경, 그리고 칸님께서는 모두 합심하여 이 전술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시오.”

“명을 받드옵니다.”

하인리히 기사단장은 우렁찬 목소리로 복창을 했다. 자신의 의견이 어쨌건 그는 기사도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사다. 그의 주군이 명령을 했으니 그에게는 더 이상 항변할 의사도 권리도 없다.

“하인리히 기사단장은 아델 성 휘하의 300명 병력을 그대로 지휘하도록 하시오. 베인 경은 해머 길드의 50명 전사들과 각 길드와 상단 등의 지원 전사 100명을 지휘하시오. 칸님께서는 전사가 아닌 지원 일꾼 및 공병들을 지휘해주십시오.”

칸은 자신도 모르게 흡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베니스 남작의 말투가 바뀐 탓이다. 전에는 ‘그대, 자네’ 하던 말투가 이제는 존대로 바뀌었다. 그만큼 칸을 대우하는 베니스 남작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회의가 끝난 뒤, 침울하기 짝이 없던 아델 성의 분위기가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인리히 기사단장과 베인은 성벽 곳곳에 병력을 배치하고 전쟁 물자들을 보급했다. 베니스 남작 역시 상단들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풀어 침체된 주민들의 사기를 북돋아주었다.

물론 칸 역시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자자, 시간이 없다. 끓이고 저어라!”

칸은 신명이 난 듯 덩실거리며 지휘를 했다. 펄펄 끓고 있는 커다란 냄비 앞에 서서 열심히 안의 내용물을 젓고 있는 50명의 일꾼들이 보기에는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모습이다.

“오늘 죽기 전에 거하게 배불리 먹고 죽는다고 생각하고 끓여라! 재료 아끼지 말고 팍팍 저어주라고!”

“저… 이거 먹었다가는 죽습니다만.”

“닥쵸!”

무작정 막노동을 요구하는 칸 덕분에, 일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냄비를 젓고 또 저었다. 무엇이 재료로 들어가는지 물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저 매우 점성이 높고 끈적끈적해 젓기가 힘들다는 생각만 머릿속에서 되뇔 뿐이다.

노동이 힘겨운 이유는 단지 끈적거리기 때문만이 아니다. 일단 끓이기 위해서 엄청난 고열을 가하고 있으며 매우 독한 연기를 폴폴 내고 있기 때문에 입과 코를 가려야만 겨우겨우 냄비를 저을 수 있다.

물론 알 권리를 주장하며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묻는 일꾼도 있었다. 칸은 씩 웃으며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궁금하면 마스크 벗고 상쾌하게 스멜을 맡아보라고.

당연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해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이, 그쪽도 열심히 좀 합시다! 이쪽은 뜨겁고 숨 쉬기 힘든데도 열심히 일하는데 그쪽은 그러면 곤란하지!”

냄비를 끓이고 안의 내용물을 젓는데 동원되지 않은 나머지 50명도 놀고 있지는 않다. 그들은 커다란 망치를 들고 눈앞에 놓여있는 가지각색의 물건들을 부수어 가루로 내는 작업에 동원되었다.

이 작업에 동원된 사람들 역시 물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뭇가지, 이빨, 발톱, 버섯, 풀잎, 바위… 대체 어디서 구한 건지, 무엇을 위한 건지도 모를 것들이 모두 뒤섞여 가루가 되어가고 있다. 이들 역시 실수로 숨을 쉬다가 가루를 흡입하기라도 할까 마스크를 썼다.

“액체는 가죽주머니에 꽉꽉 넣어서 주둥이를 동여맨다! 새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도록! 내가 가루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줬었지?”

칸이 지휘하게 된 병력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공병들과 일꾼들을 포함해 30명 정도가 더 남아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곳에 없다. 모두 성벽에 올라가서 고장난 투석기들을 수리치고 있다.

‘블랙 스콜피언 길드의 투석기는 조립식이라 위력이 약하겠지만… 일단 내 계획을 성사시키려면 가능한 좋은, 가능한 많은 투석기가 필요하다고.’

아델 성의 성벽에 설치되어 있던 투석기는 총 8대, 그 중 2대를 제외한 나머지 6대는 모두 고장이 난 상태다. 아델 성이 원래 전투 경험이 없는 비전투지대다 보니 베니스 남작이 투석기를 수리하지 않고 방치한 것이다.

칸은 용병 길드, 상인 길드와 상단 등을 쥐어짜 조립식 투석기 12대를 얻어냈다. 이제 작동 가능한 투석기는 총 14대, 칸은 공병들로 하여금 고장이 난 나머지 투석기들을 고치고 가능하다면 기존의 조립식 투석기들의 향상시키도록 지시했다.

‘좋아. 이 정도면 시간 안에 준비를 마칠 수 있겠군. 초인 따위… 목을 베어주면 다 똑같은 거구만.’

칸은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며 아델 성 전체가 분주히 준비하고 대비하는 모습을 즐겼다. 솔직히 칸은 여기의 다른 사람들처럼 다급하거나 절박하지 않다. 이기면 좋은 거고 지면 그냥 도망치면 된다. 칸은 어디까지나 이곳에서 이방인이다.

아델 성이 무대가 된 계기는 어디까지나 이곳이 아이벤의 목적지이기 때문이다. 칸의 목적은 아이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는 그저 자신이 구상한 전술이 난생처음으로 펼쳐지게 될 그 순간이 기대될 뿐이다.

“내가 제대로 일하라고 했지! 너희 고용주한테 이야기해서 너희 모가지 죄다 잘라버리는 수가 있어! 백수 되고 싶어?”

그 누구도 칸의 실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곳, 그러나 지금의 모습을 본다면 최소한 한 가지의 사실을 알 수 있다. 분명 그는 과거에도 사람들을 지휘한 적이 있다.

“얼씨구나절씨구나! 신명나게 저어주자꾸나!”

정확히는… 지휘해봤다기보다는 부려봤다고 해야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말

일일이편 연재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그 동안 일일삼편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해와서 그런지 어째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

그래도 오늘따라 글이 잘 써져서 기분은 좋습니다.

재미가 있느냐와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겠지만? ^^;;;

조회, 댓글, 추천, 선작, 비평, 오타 수정은 작가에게 미스릴이요 드래곤 본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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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free
    작성일
    13.02.06 14:50
    No. 1

    실제 , 치고 (오타)

    어느 누구도 (늘어진 표현)

    투석기와 발리스타를 다른 개념으로 두고 쓰시는건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H.S.M
    작성일
    13.02.06 14:59
    No. 2

    실제는 이번 편에서 2번 쓰였는데 제가 문법을 검색해서 살펴봤을 때에는 오타가 아닌 것 같군요.
    어떻게 오타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느 누구도는 수정하겠습니다.

    일단 제 소설에서는 투석기는 발사대가 있어 벽력거와 같이 바위나 그에 준하는 대체물을 날리는 공성기고 발리스타는 석궁과 유사한 구조로 끝을 깎은 통나무를 쏘아 날리는 공성기로 구분이 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자은나비
    작성일
    13.02.06 17:37
    No. 3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H.S.M
    작성일
    13.02.06 17:43
    No. 4

    매번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free
    작성일
    13.02.06 23:28
    No. 5

    칸의 ' 실제 ' 입니다

    ' 실체 ' 가 더 어울리지 않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H.S.M
    작성일
    13.02.07 07:43
    No. 6

    음... 문법상의 오타는 아니지만 어감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실체가 더 어울리긴 하겠군요.
    수정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13.05.04 17:04
    No. 7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스무살랑
    작성일
    13.07.18 12:52
    No. 8

    재미있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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