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홀 섬(5)
“칭호다!!”
구마원은 재빨리 칭호의 설정을 읽었다.
“홀 마을의 구원자. 최대 체력의 10%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고! 하하!!”
이것은 탱커에게나 주는 스킬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지......
여관주인을 다시 보니 퀘스트가 새로 생성되어 있었다.
[NPC 여관주인 : 이번 몬스터들의 습격과 같은 사건은 지금까지 여러 번 반복되었었습니다.]
[NPC 여관주인 : 늑대랑득템을님과 같은 용감한 모험가분이 오신 이 기회에 몬스터들을 퇴치하려고 마을 주민들과 의논했습니다!]
[NPC 여관주인 : 몬스터 중에 ‘제정신이 아닌 오리’들을 잡아주십시오!]
[NPC 여관주인 : 보상을 드릴 테니 부디 마을을 습격하는 몬스터들을 물리쳐주십시오!]
여관주인의 부탁으로 받은 퀘스트.
마을 밖의 몬스터 중에서 ‘제정신이 아닌 오리’들을 찾아 50마리를 퇴치하라는 의뢰였다.
곧바로 여관을 나가 마을 밖으로 나갔다.
나무들과 풀들로 이루어진 초록 색깔의 마을 길.
초기 퀘스트에서 강석을 채집했던 강으로 가서 작은 다리를 건넜다.
그러자 몬스터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정신이 아닌 오리.]
몬스터를 클릭하니 몬스터의 이름과 체력이 1,700이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늑대랑득템을 : 노랑 오리라......]
노랑 오리를 보니 목욕탕에서 가지고 놀던 고무 오리 장난감이 생각난다.
[늑대랑득템을 : 그때가 좋았지......]
구마원은 그때를 생각하면서 웃음 지었다.
아직도 책장 위의 탁상시계 옆에 있는 고무로 된 노랑 오리가 있는 것을 보며.
“나도 참. 목욕탕에서 수영하고. 하하!”
잠시 옛 생각을 하며 회상에 잠기는 구마원.
10분쯤 후에 정신을 차린 구마원은 눈앞에 있는 ‘제정신이 아닌 오리’를 클릭하고 공격준비를 했다.
스킬 레벨이 15레벨인 춤추는 그림자가 지옥개의 발톱과 합해져 날아갔다.
[데미지 510]
[데미지 495]
[치명타 1076]
[제정신인 아닌 오리를 잡았습니다.]
[경험치 800을 획득했습니다.]
[골드 800을 획득했습니다.]
[노랑 마후라를 획득했습니다.]
오리를 잡고 나서 경험치를 본 늑대랑득템을이 고개를 끄덕였다.
[늑대랑득템을 : 다행히 잡기는 쉽구나.]
긍정적인 생각이 든 늑대랑득템을은 다른 오리를 찾아서 클릭했다.
[데미지 511]
[치명타 1071]
......
[제정신인 아닌 오리를 잡았습니다.]
[경험치 801을 획득했습니다.]
[골드 765를 획득했습니다.]
[노랑 마후라를 획득했습니다.]
잡템이 나왔다.
[늑대랑득템을 : 음. 그러고 보니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에게서나 좋은 아이템이 드랍 되었었지.]
‘노랑 마후라’라는 3골드짜리 잡템을 보면서 생각하는 늑대랑득템을.
[늑대랑득템을 : 일단 받은 퀘스트는 해야 하니까......]
약 10마리의 제정신이 아닌 오리를 잡은 다음 다시 가방에 쌓인 아이템을 보았다.
여전히 잡템인 노랑 마후라만이 누적 숫자를 늘려가고 있었다.
[늑대랑득템을 : 아......]
잠시 멈추다가 다시 다른 오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주변에 있는 오리는 다 잡았는지 보이지 않았다.
[늑대랑득템을 : 리젠을 기다려야겠구나.]
리젠을 기다리니 10초 후에 오리가 다시 나타났다.
10마리 정도의 오리를 잡으니 잡템 아닌 아이템이 하나 나왔다.
[제정신인 아닌 오리를 잡았습니다.]
[경험치 789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821을 획득했습니다.]
[아기 오리 인형을 획득했습니다.]
설명을 보기 위해 마우스를 가져다 대었다.
[아기 오리 인형을 사용하면 오리들이 몰려옵니다.]
늑대랑득템을은 설명을 보고는 제정신이 아닌 오리가 다시 리젠될 때를 기다렸다.
이윽고 하나둘씩 다시 나타나는 오리들.
[늑대랑득템을 : 사용해보자.]
아기 오리 인형을 더블 클릭했다.
늑대랑득템을에게서 갑자기 밝은 빛이 나며 사라졌다.
그리고!!
[꽉!! 꽉!! 꽉!! 꽉!! 꽉!!]
주변에 있는 제정신이 아닌 오리들이 한꺼번에 달려왔다.
“억??!! 어억!!! 이게 뭐야???”
오리들이 한꺼번에 자신의 캐릭터인 늑대랑득템을에게 달려들자 당황하는 구마원!
그는 늑대랑득템을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오리들이 그야말로 이구동성으로 꽉꽉 대면서 달려왔으니까!!
[꽉꽉!! 꽉꽉!! 꽉꽉!!]
“으!! 으악!!!”
구마원은 키보드의 방향키로 제정신이 아닌 오리 떼를 피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데미지 110]
[데미지 99]
[데미지 111]
[데미지 100]
......
데미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체력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도 당황하고 있던 구마원은 공격 스킬 단축키를 마구 연타했다.
[탁탁탁탁탁!!!]
데미지가 제정신이 아닌 오리들에게 들어갔다.
그리고 3마리 정도의 오리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런데도 계속 도망 다녀야 했다.
“이런 체력이!!!”
오리의 공격에 체력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자 가방에서 체력 물약을 바쁘게 클릭했다.
꿀꺽. 꿀꺽.
가상세계인 게임 속에서 물약을 마시는 소리가 현실의 소리처럼 들렸다.
“체력은 채웠고! 어디로 도망가야 하지?”
쫓아오는 ‘제정신이 아닌 오리’들을 피해 안전한 장소를 찾는 구마원.
오리 떼를 피하면서 화면을 돌려 재빠른 눈의 움직임을 보인다.
그리고 보이는 곳!!!
강 위에 세워져 있는 다리!
“저기다!!”
작은 다리로 늑대랑득템을이 달렸다.
그러자 오리들도 늑대랑득템을을 따라왔다.
[꽉! 꽉! 꽉!]
[꽉!! 꽉!! 꽉!!]
오리 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릴 줄은 몰랐다!!
강물 위의 작은 다리에 도착한 늑대랑득템을.
뒤를 돌아본다.
[꽉꽉꽉!!!]
오리들이 아직까지도 쫓아왔다.
“이거!!”
늑대랑득템을이 다리를 완전히 건너려고 움직였다.
그때 그 순간!
오리들이 다리 앞에까지 와서 다시 돌아갔다.
[꽉꽉꽉!! 꽉꽉!!!]
줄줄이 앞의 오리들을 따라가며 제자리로 돌아가는 제정신이 아닌 오리들.
다시 평온을 찾은 다리 건너편......
“하아......”
한숨을 내쉬는 구마원.
오리들이 돌아가자 평안을 찾았다.
[늑대랑득템을 : 무서운 오리들이구만!]
하나씩 잡을 때는 아주 쉬웠다.
그런데 떼로 덤비니 체력이 바닥을 치려고 하다니!
[늑대랑득템을 : 무리하지 말고 사냥해야겠다.]
[늑대랑득템을 : 공연한 호기심으로 큰일 날 뻔했네.]
늑대랑득템을은 잡템 아닌 아이템이 나왔다고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클릭한 ‘아기 오리 인형’을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늑대랑득템을 : 후유~!]
한숨을 내쉬며 옆에 있는 이번 퀘스트 목록을 보니 아직 20마리의 몬스터를 더 잡아야 했다.
[늑대랑득템을 : 이번에는 조심해야지!]
늑대랑득템을은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이름부터가 제정신이 아닌 오리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독자님의 재밌어요 칭찬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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