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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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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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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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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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추천
9
글자
10쪽

3rd 10. 성전(8)

DUMMY

"끄윽... 끄으윽..."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숨이 막힐 듯한 느낌과 함께 가슴이 저려왔다.


"끄윽......"


'이대로 가만히 있을 것인가?'


그 목소리였다.


"끄윽... 흑..."


'이대로 있으면 또 잃게 된다.'


"끅......"


손을 펴고 싶지 않았다. 완전히 날아가기 전에 잡았던 신영의 잔해가, 아직 손에 남아있는데... 분명히 편다면 날아가 버릴 것이다.


'또 잃고 싶은가?'


"......"


더 이상은 잃고 싶지 않았다. 절대로... 이런 고통은 더 이상 싫어...


스르륵...


손에 잡혀있던 신영의 가루가 바람에 날려갔다. 아주 매정하게, 조금 남지 않고...


'저쪽이다'


"하아... 하아..."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고 에페레오스를 다시 집어 들었다.


지이잉...


"어디지?"


'저쪽'


"......"


목소리가 알려주는 곳을 보자 곧 에인과 신병들을 공격하고 있는 바위와 비슷한 피부의 마족과 그 옆에서 낡은 천을 뒤집어쓰고 병사들의 등에 손톱을 휘두르는 마족이 보였다.


'내가 필요한가?'


"아니."


‘......알겠다’


머리가 깨질 듯이 지끈거렸지만 그런 고통 따위에 굴복할 시간이 없었다.


탓!


각오를 다시 잡고 에페레오스를 꽉 움켜쥐고 달렸다.


"크아아아! 죽어라!"


퍼석!


"으아악!"


쿠웅!


에인이 바위피부의 마족과 부딪히자 뒤로 날아가 땅에 떨어졌다. 허공에서 흩날리는 돌로 된 파편은, 얼마 전까지는 에인의 팔이었던 것이었다.


"크하하!!"


부웅!


쓰러진 에인의 몸에 그 마족의 주먹이 내려찍히기 직전.


까앙!


난 아슬아슬하게 에페레오스로 그 마족의 주먹을 가로막을 수 있었다.


"크음? 네놈은 뭐냐!"


"몰라도 돼!"


까앙!


에페레오스의 날에 닿고서도 생채기하나 없는 주먹을 보니, 일반적인 신력이 담긴 검으로는 쉽사리 벨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단단한 피부였다. 그렇기에 아까 사용했던 것처럼 다시 검을 백열화 시켰다.


"크아아!"


"......!"


강한 힘이 담겨 있지만 너무나도 단순한 궤도로 날아오는 주먹이 백열화의 검에 닿자 아무런 저항도 없이 잘려나갔다.


"크어?!"


부웅!


단숨에 베어버리기 위해 에페레오스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자 그 마족은 당황하며 자신의 팔을 올렸지만 백열화의 검은 그를 간단하게 반으로 쪼갰다.


쩌억!


"라, 라드..."


넘어져 있던 에인이 당황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지만, 내 감각은 그들이 아닌 낡은 천을 뒤집어 쓴 마족에게 가 있었다.


'온다!'


이윽고 내 옆구리로 찔러 들어오는 손톱을 느낄 수 있었다.


"어딜!"


촤악!


"?!!"


낡은 천을 뒤집어 쓴 마족은 당황하며 피하려 했지만, 전신이 백열화가 된 내 속도를 피할 수는 없었는지 결국 에페레오스에 허리가 두 동강나며 죽을 수밖에 없었다.


"하아... 하아..."


손쉽게 두 마족을 해치웠기는 하지만, 이렇게 백열화의 검을 사용하니 몸에 피로가 많이 누적되는 것이 느껴졌다.


"괜찮으십니까! 라드님!"


에인과 다른 신병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 것을 손을 들어서 괜찮다는 것을 표시하고 나는 그곳을 바라보았다. 아까 ‘목소리’가 말해주었던 그 곳을!


'조금이라도 빨리 마왕을...!'


그래야 마족의 전력이 줄어든다!


.......


"......역시."


파리아는 아까 느껴졌던 이상한 기분에 허공에서 기다리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


파앗! 퍼엉!


무언가가 날아오는 느낌에 파리아가 천상의 방패를 다시 펼쳤고, 펼쳐진 푸른 천상의 방패 위로 붉은 불꽃이 부딪히며 비산했다.


"......마족의 신살검, 시오인가?"


본격적으로 전투가 시작되리라고 느낀 파리아는 긴장하며 레쥬사의 손잡이를 잡았다. 상대도 신살검을 사용한다면 무장면에서는 동급이다! 비록 공중전인 이상 레쥬사가 유리하지만, 마황자가 상대라면 유리하다고만 여길 수도 없는 것이었다.


"크아아아아!"


"......!"


부웅!


언제 왔는지 빠른 속도로 날아온 마황자가 검을 휘둘렀다.


화아아악!


불타는 검이 파리아의 천상의 방패에 부딪혔다. 시오는 천상의 방패의 푸른 막을 태우고 있었지만, 막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그래, 아무리 시오라도 이 천상의 방패는 뚫지 못해!'


파리아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레쥬사의 힘을 발현하기 위해 준비하려는 순간


화륵!


"?!"


시오에 새겨진 검은 문양이 빛나며 천상의 방패 안으로 불꽃이 새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그것은 아주 작은 불꽃이었고 파리아에게 큰 피해를 입히지는 못하겠지만, 그의 날개에 옮겨붙어 깃털을 태우기에는 충분했다.


화르르륵!


"으아아아아!!"


날개가 불타자 파리아는 더 이상 허공에 떠 있을 수 없었고, 결국 파리아는 불타는 날개를 달고 지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후웅!


길게 다리를 뻗은 뒤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발 뒤꿈치로 투구를 걷어찬다. 보통 투구에 의해 발 뒤꿈치가 다치기 마련이지만, 지금 돌려차기를 하고 있는 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터엉!


이윽고 마지막 남은 복수자가 자르카의 발차기에 투구가 찌그러지며 바닥에 넘어갔다.


"하아... 하아아..."


아무리 자르카라도 신영을 제외한 복수자를 모두 상대하는 것은 힘들었는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는 일어나려는 복수자의 가슴을 밟고 카오틱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까드득!


-끄에에에에!!!-


기괴한 소리와 함께 재로 변하는 복수자. 자르카는 그제야 숨을 고르며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다.


"후우......"


상황은 한참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자르카가 정신없이 싸우는 동안 라드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자르카는 인상을 찌푸리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응?'


그러나 라드를 찾기 전에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하늘을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럴 수가..."


그 하늘에는 불타는 검을 들고 있는 마황자가 파리아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파리아... 이번에도 부탁한다!'


자르카가 긴장하며 하늘을 주시하는 동안, 파리아의 막과 마황자의 시오가 부딪혔다.


"?!"


그리고 얼마동안은 파리아가 잘 막는가 싶더니, 곧 약간의 불꽃이 새어 들어오며 파리아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자르카는 심히 당황스러운 마음을 느꼈다. 그리고...


두근.


심장이 뛰는 것도 느꼈다.


[용납할 수 있는가...]


"응?"


그리고 누군가의 목소리도 들렸다. 누군가가 말을 걸자 자르카는 당황하며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모두 자신의 전투에만 열중하고 있을 뿐이었다.


[저런 존재를 용납할 수 있는가...]


"누구냐!"


자르카가 다시 주변을 살펴보다가 문득 카오틱 블레이드를 바라보니, 어느새 카오틱 블레이드의 검면이 반으로 갈라져 검날 쪽으로 가 있었고 검면의 중앙이 드러나 있었다. 검은 무언가가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내부가! 마치 카오틱 블레이드는 검이 아닌, 이 무언가를 가두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의 모습이었다.


"이게 무슨... 지금 네가 말을 건 것인가?"


[그렇다. 나는 카오틱 블레이드, 차원을 가르는 검이다]


당당한 대답에 자르카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검이 말을 하다니! 게다가 모습도 변했다.


[너는 저 존재를 용납할 것인가?]


"무엇을?"


[이곳 인간계에 혼족보다 더 강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


그 물음에 자르카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용납할 수 있는가?]


"......"


자르카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또 자신의 손을 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빌어먹을... 하지만 저 녀석은 너무 강하단 말이다."


그도 싸우고 싶었다. 하지만... 상대도 되지 않을 것이 뻔했다.


[무엇을 두려워 하는게? 네 모든 힘을 드러내라]


"그건 안 돼!"


[어째서?]


"그건......"


자르카는 자신의 모든 힘을 쓰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너 혼자만 남았다는 것이 두려운 것인가? 그래서 인간 사이에서 묻혀 살 생각이었나? 그저 특이하게 검은 머리를 가진 인간처럼 살고 싶었나?]


"......"


[지금이라면, 네가 모든 힘을 드러낸다면... 다시 한번, 혼족이 최강임을 증명한다면]


부우우웅...


카오틱 블레이드가 울었다.


[내 모든 힘을 보태주겠다]


"......"


아무 말 없이 자르카는 카오틱 블레이드를 바라보았다.


"싫어... 그래도..."


[그렇다면 죽어도 괜찮은가?]


"......"


[네가 나서지 않는다면 저 신관은 분명히 죽을 것이다. 아까부터 마황자가 저 신관을 노린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


"크윽......"


자르카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


결국, 자르카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의 온몸에서 검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평소의 기운과는 비교도 안 되는 혼돈의 힘이!


"크윽......"


너무 오랜만에 개방하느라 힘들었지만, 지금 마황자는 다시 라드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한시라도 지체할 틈은 없다!


[좋아... 그거야... 혼돈의 기운을 모두...! 다시 한번 나에게 힘을 다오!!]


"으으... 으으으......"


빠드득! 빠득!


"뭐, 뭐지?"


"자르카님!"


"어떤 마법에 걸리신 건가?"


주변의 병사들이 당황하며 자르카를 바라봤지만, 자르카는 이미 병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었다. 다만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가두고 있던 모든 것을 풀어버렸다.


"으아아아아!!"


펄럭!


이윽고, 자르카의 모든 힘이 드러났다. 혼족으로서의 모든 힘! 자긍심!


[좋아! 그거야!]


칠흑같이 검은 깃털로 이루어진 날개가...


[다시 한번 날아올라라! 검은 날개의 최강 종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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