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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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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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2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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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4th 01. 별의 검(7)

DUMMY

"......"


저들은 부서진 집을 보고 자르카를 바라보더니 한곳으로 모였다.


"어떻게 하죠?"


그들 입장에서는 속삭이는 것이겠지만 자르카나 나 정도의 청력에는 다 들리는 목소리였다.


"......일단 물러난다."


"하지만 이번에 물러나면 우리 부족은 굶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다 죽을 건가?"


"......"


다행히 지금 나누는 대화로 봐서 그들은 곱게 물러날 것 같기는 했지만... 그들의 말에서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다.


'부족이... 굶는다고?'


어떻게 된 거지? 이 사막이라는 곳이 작물이 잘 자라지는 않아도 지난번에 어스 드래곤 사건이 있을 때만 하더라도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던데?


"......돌아간다!"


그들은 결국 우리를 노려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누가 보내줄 것 같..."


턱.


그들을 따라 달려가려는 신아의 어깨를 잡았다.


"그만 해."


"......"


내 표정이 조금 굳어있는 것을 느꼈는지 이번에는 순순히 말을 듣는 것 같았다. 여전히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기는 했지만.


"후우......"


이곳 사람들도 우리를 경계하며 한 곳에 모여있었다.


"뭐야? 기껏 도와줬더니."


"글쎄..."


나 같아도 방금 습격 당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 난입한다면 일단 경계하고 보겠지만. 막상 그런 일을 당하니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이거 어떻게 해야하지?"


신아는 내 물음에 품에 넣어두었던 종이를 꺼냈다. 신예가 준 여행에 대한 대처법이었다.


"글쎄... 이런 상황에 대한 것은 없어서."


"으음......"


일단은 파리아와 케이안이 오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테수?"


"예?"


뭐라고 묻는 것 같았는데?


"신아야?"


"이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데?"


"뭐?!"


다른 언어라고?


"신예언니도 이곳 말에 대해서는 모른대."


"......"


난감한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언어의 장벽을 겪을 상황이 있었겠는가? 혼족이건 천족이곤 마족이건 전부 '공용어'를 사용한다. 저~ 밑에 있는 신예도, 사막의 상인 사구레트도 전부 공용어를 쓰는데 사막과 게론 사이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 언어를?


"거 참..."


굉장히 난감한 상황인 것 같았다.


"아, 밑에 다른 글이 있어."


"뭔데?"


신아는 나에게 그 종이를 보여주었다.


"따...봉?"


"그렇게 써 있는데."


이 종이에는 이들을 만나면 '따봉'이라고 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라고 써 있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 말이 맞을까?'


신예는 아마 평화로운 상황에서만 왔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바로 습격 당한 상황에서...


"으음..."


"일단 해 볼래?"


"글쎄......"


저들의 눈빛은 더욱 경계심을 품어가고 있었다.


"......일단 해 봐야겠지."


나는 천천히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따봉!"


"......"


그들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


'헉......'


갑자기 험악해진 분위기에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자르카가 카오틱 블레이드에 손을 얹었고, 신아는 내 옆에 붙었다.


"......"


그리고 그들은 집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꺼내 오는데."


자르카의 말에 그들이 꺼내오는 것을 살펴보니...


'북?'


북이었다. 원통형의 나무에 가죽을 씌운 악기 말이다.


둥둥둥...


분위기가 점점 이상해지는데.


"따봉!"


그들은 그렇게 북을 두드리며...


"오 레오 레오레오레~~!!"


"따봉! 따봉!"


매우 기쁜 듯이 소리를 질렀다.


"......"


뭐지 이 상황은.


"따봉!"


"따봉! 따봉!"


왠지 굉장히 기쁜 것 같은데...


"라드. 뭐라고 한 거냐?"


"몰라. 그냥 '따봉'이라고 하니까..."


"따봉! 따봉!"


그들 중 한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서 손을 잡았다.


"따봉!"


그리고 마구 흔들었다.


'반갑다는 뜻인가?'


"따봉!"


어쨌거나... 상황은 잘 해결된 것 같았다. 한참 신나는 축제(그들만 즐겼지만)가 끝나고, 우리는 손짓발짓을 이용해 말과 낙타를 교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다행히 말과 1 : 1로 바꿔주는군."


"응."


그들은 우리의 말을 가져가고 낙타를 꺼내오고 있었다.


"따봉!"


"따봉!"


아세아는 따봉에 재미 붙였나보다. 그리고 그들도 계속해서 따봉에 대응해주고 있었고...


"하아......"


왠지 한심한 상황이다. 아까 전에 긴장한게 바보 같아.


"아, 지금 여기 메모를 찾았는데 이곳에서 낙타를 빌리면 다음 지점까지 낙타가 알아서 간다는데."


신아는 종이에서 작게 쓰여있는 부분을 가리키며 말하고 있었다.


"그래?"


"다음 지점에서는 말이 통하니까 그곳에서 다시 빌리면 될 것 같아."


"그럼 다음 지점에서 또 다른 지점까지 가는 낙타를 빌리는 형식으로 가는 건가? 또 그 지점에 도착하면 낙타를 다시 빌리고?"


"응."


"그렇다면 낙타를 조종하는 기수는 필요 없겠네."


"그런가봐."


저 둔하게 생긴 모습인 것치고는 꽤 대단한 능력을 지닌 생물이구나...... 웬만한 사람보다 머리가 좋은 거 아니야?


“엉? 왜 날 보는데?”


아니, 정정한다. 웬만한 혼족보다.


“꽤나 말을 잘 다루는데?”


“그거야 이곳 사람들은 말도 같이 맡을 테니까 그렇겠지.”


그 이후로는 별 일이 없었다. 그냥 아세아가 따봉!을 두 번 더 외치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나기는 했지만.


"이거 재밌다."


"재밌어도 하지 마."


아세아가 따봉을 외칠 때마다 작업시간이 느려진다. 모든 작업을 멈추고 북을 치니까.


"따..."


텁.


이번에는 내가 아세아의 입을 막았다.


'아까 두 번 때문에 얼마나 작업이 느려졌는데 또 하려고...'


북치고 장구치고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다. 처음엔 재밌어도 그게 몇 번 계속되면 짜증나기 마련이다. 아세아는 계속 재미있는 모양이지만.


"후우......"


조금 시간이 흐르고, 일꾼들이 모든 짐을 옮겼다. 그리고 이곳의 책임자인 듯한 노인이 나에게 다가왔다.


"아오레노 다레키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손을 내밀며 하는 것을 보니 고맙다는 것인가?


"아, 고맙습니다."


그의 손을 맞잡고 흔들었다. 그러자 그의 표정이 만족한 듯이 변했다.


"케나론 메카트테인."


"......"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말이다.


"잘 모르겠는데요."


어차피 이 말도 못 알아듣겠지? 하지만 난감해하는 표정을 보면 대충 못 알아들었다는 의사는 전달이 가능 할 테니까......


"음? 못 알아듣나?"


"에?!"


이 노인, 공용어를 할 줄 알잖아?!


"그럼 진작 말하지 그랬나."


"......저... 공용어를 사용하실 줄 아세요?"


"그렇네. 뭐, 이 마을에서는 나밖에 할 줄 모르지만."


"......"


나는 신아를 가볍게 흘겨보았다.


"난 '따봉'을 알기에 자네들이 우리말을 아는 줄 알았지."


"하하......"


신예에게 가서 얘기해야겠다. '따봉'을 함부로 쓰지 말라고.


"공용어를 할 줄 아신다면 하나 물어도 될까요?"


"그러게."


"아까 그 습격자들은 뭐죠?"


내 물음에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자네는 성전을 직접 겪지 않았나?"


여기서 왜 성전이 나오지? 이곳까지는 성전의 여파가 끼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무리 마물이라도 이 사막의 환경에서 살기에는 힘들고, 사막에서 원래 살고 있던 마물들과 세력다툼만 조금 벌이다가 결국 사막에서 쫓겨났으니까, 결과적으로는 별다른 여파가 끼치지 않은 것 같은데.


"그것이 무슨 상관이죠?"


"상관 있지. 게론의 사람들이 이 사막으로 피난 왔으니까."


"......"


이 죽음의 사막까지 피난을 오다니... 그만큼 마족들이 무서웠다는 듯이겠지?


"그리고 그렇게 사람이 몰리자 원래부터 적던 사막의 식량이 더욱 줄어들었고, 그들이 몰려오며 화폐의 가치도 하락했지. 덕분에..."


"덕분에... 도적이 늘었다?"


끄덕.


"그렇네. 게다가 사막이라는 지형의 특성 상 국가가 생성되기도 어렵고, 게론에 들어가기에는 우리와는 사는 방식이 너무 차이가 나지. 그러니까 부족이 통째로 멸망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실정이네."


그렇군.


"게다가 낙타는 운송수단만이 아니라 낙타젖, 고기, 가죽 등을 여러 가지로 쓸 수 있으니까, 우리가 제일 많이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네."


"그렇군요..."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어쨌거나 자네들의 말은 임시로 보관해두지. 낙타는 그곳까지 타고 가고 입구에서 짐을 내리면 알아서 돌아오니 걱정 말게."


"그럼... 낙타 값은..."


아무래도 무료로 해줄 것 같지는 않았다.


"자네들은 우리를 도와줬으니 무료로 해 주겠네. 하지만 자네들의 말이 이곳에서 낳는 새끼는 우리가 가지겠네."


"알겠습니다."


말이 이런 낯선 환경에서 새끼를 낳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뭐, 무슨 비법이 있겠지.


"라드! 짐 다 실었어!"


아세아는 어느새 낙타 위에 올라가 있었다.


'다섯마리군.'


우리가 가져온 말이 자르카, 파리아, 내가 탄 세 마리와 마차에 달린 두 마리. 그렇게 바뀐 낙타의 수는 다섯 마리다.


"음......"


시드린과 아세아가 한 낙타에 타고(놀랍게도 혹이 2개 있었다!), 자르카가 하나, 파리아가 하나, 케이안이 하나, 신아가 하나에 타고 있었다.


"아......"


"뭐해? 안 와?"


그 중 신아가 혹이 두 개 달린 낙타에 타고 있었다.


'하긴, 이렇게 밖에 탈 수 없나'


자르카나 파리아가 한곳에 탈리 없었고, 시드린이 아세아에게서 떨어질 리가 없었고. 신아도 케이안보다는 내가 편하겠지.


"알았어."


올라타기 위해 낙타에게 다가가자 낙타가 무릎을 꿇었다.


"헉!"


이건 무슨 징조지?


"안 탈 거야?"


"......"


나머지 일행들은 당연하다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뭐... 뭐냐...'


낙타는 참 신기한 생물이다.


작가의말

낡타는 참 신기한 생물이다
낚타는 참 신기한 생물이다
낡다는 참 신기한 생물이다
낚따는 참 신기한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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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외전 - 아란 +1 11.12.16 386 6 19쪽
179 3rd 10. 성전(12) +1 11.12.16 304 8 10쪽
178 3rd 10. 성전(11) +2 11.12.16 321 6 9쪽
177 3rd 10. 성전(10) 11.12.14 375 7 9쪽
176 3rd 10. 성전(9) +2 11.12.13 317 6 11쪽
175 3rd 10. 성전(8) +1 11.12.13 381 9 10쪽
174 3rd 10. 성전(7) +2 11.12.12 418 6 73쪽
173 3rd 10. 성전(6) +1 11.12.11 328 6 66쪽
172 3rd 10. 성전(5) 11.12.10 362 7 61쪽
171 3rd 10. 성전(4) +2 11.12.10 359 6 61쪽
170 3rd 10. 성전(3) +1 11.12.10 293 7 59쪽
169 3rd 10. 성전(2) +2 11.12.08 428 8 70쪽
168 3rd 10. 성전(1) +2 11.12.07 437 7 59쪽
167 3rd 09. 수도탈환(7) +3 11.12.06 427 9 86쪽
166 3rd 09. 수도탈환(6) +4 11.12.05 273 6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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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3rd 09. 수도탈환(4) +1 11.11.25 335 7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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