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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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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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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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쪽

3rd 09. 수도탈환(4)

DUMMY



타각타각



수도의 대로를 깃발을 들고 말을 탄 채 달려가는 한 기사가 보였다. 수도 곳곳에 옹기종기 앉아 쉬고 있던 병사들은 그 모습을 보고 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히히힝!"



"워, 워."



노기사가 말의 속도를 줄이고 그들의 앞에 서자,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병사가 기사에게 경례를 붙였다.



"오셨습니까!"



병사들의 경례에 기사는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고는 말에서 내리며 물었다.



"그래. 병사들은?"



"문제없습니다!"



노기사의 물음에 대답한 것은 나이 많은 병사를 제외한 전원이었다.



"전원 이곳에서 쉬고, 포른은 전투신병들을 부르러 가도록! 모이는 장소는 후문이다!"



그의 말을 들은 병사들이 놀랐다. 그리고 대표인 나이 많은 병사가 물었다.



"아니, 그럼 우리는요?"



"우리는 만일을 대비해 수도에 대기한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병사들은 끝까지 마족들을 쫓고 싶었다. 게다가 경상자들도 대부분 며칠만 요양하면 복귀할 수 있을 정도의 상처들이니 약 15만은 충분히 동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마황자의 힘을 잊었나? 예전 50만의 정예를 한번에 없애버린 괴물이다. 숫자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하지만......"



"그리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나머지 병사들은 후문 근처에서 대기한다!"



"알겠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명령에 병사들은 불만스러운 표정이었지만 명령대로 후문 근처로 가기 위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럼 기사님은 어떻게 하시는 겁니까?"



"나도 이곳에 남는다."



"그러십니까..."



그도 병력의 일부만 간다는 것에 대해서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지만, 그가 나설 수 없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저기......"



노기사는 자신의 옆에서 물어보는 미성에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음?"



그리고 백금발의 웨이브진 긴 머리를 허리까지 늘어트린 한 여성과, 그녀의 옆에서 햇살과도 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를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신지. 레이디."



"라드를 만나고 싶어서요."



그녀의 물음에 노기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런 이름을 가진 병사가 있던가?



"라드...?"



그리고 그는 '설마...'하면서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설마, 유일신관 라드 슈발로이카님 말하는 것이신지..."



"맞는데요."



"......"



노기사의 표정이 당황스럽게 변했다.



"그, 그, 그..."



라드 슈발로이카. 지금 그는 모든 인간을 이끄는 사람이며, 용족과의 동맹의 주축. 그 자체만으로도 강한 전력이며 마지막으로 인간들의 정신적인 지주다. 그 누구도, 그보다 나이가 많다고 그의 이름을 부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레이디....!"



노기사의 당혹감이 분노로 변하기 아주 약간 전에, 그녀가 먼저 선수를 쳤다.



"조금 안내해 주실 수 있나요?"



"예?"



"수도는 처음이라 길을 잘 몰라서 말이에요."



그는 화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 화가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마치 봄바람을 맞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이 말이다. 그것은 부하들도 마찬가지인지, 당장이라도 화를 낼 듯 인상을 찌푸렸던 부관도 화가 수그러든 표정을 짓지 않는가.



"......데로스. 아무래도 별로 안내해 줄 생각이 없는 모양인데."



소녀의 말에 기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노기사는 말을 부관에게 맡기고는 황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아닙니다. 이건 레이디에 대한 예의일 뿐이죠."



"어머. 듬직해라."



그런 노기사의 모습을 본 병사들은 다들 부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 것도 잠시, 뒤에 있던 병사들이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응...?"



뒤쪽에서 느껴지는 반응에 신경을 집중하며 가던 노기사가 고개를 돌렸을 때, 그의 눈에 특이한 사람들이 보였다.



'부부인가?'



남자는 근육질에 덩치가 엄청났고, 그의 팔에 붙어있는 여인은 눈과도 같은 은발의 머리카락에 여자치고는 큰 키를 가지고 있었다.



"데로스."



"응......"



뒤에 있던 데로스라는 여인과 소녀는 노기사의 뒤를 따라가다가 그들을 향해 걸어갔고, 그들도 그녀들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니 아는 사이 같았다.



'......안내... 계속해야 하나?'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노기사에게 백금발의 여인이 손을 움직여 기사를 불렀다.



"안내 계속 해 주실래요?"



"아, 알겠습니다."



결국 노기사의 뒤에는 위압적인 거대한 덩치의 남자 하나, 여인 둘, 소녀 하나가 졸졸 따라가고 있었다.



"유온님이 진짜로 오실 줄은 몰랐네요."



"응. 할 일도 없으니까. 그나저나 데로스 많이 예뻐졌네?"



“아니요, 유온님이야 말로 예전보다 더 아름다워지신 것 같은 걸요.”



"......"



여인들의 대화에 소녀는 별 관심이 없이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고, 덩치 큰 남자는 무서운 눈빛을 뿜으며 기사의 등을 노려보고 있다가 그녀들의 대화에 끼어 들었다.



"특이하군."



"네?"



갑작스러운 남자의 말에 백금발의 여인이 당황한 듯 싶었다. 그런 모습을 본 은발의 여인의 것으로 들리는 목소리는 웃으며 남자의 말을 백금발의 여인에게 전해주었다.



"바람쪽에서는 잘 나오지 않으니까."



"아... 그렇기는 하지만..."



그렇게 대화하는 사이에 그들은 황성의 정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



"크네."



위에서부터 백금발의 여인, 은발의 여인, 덩치 큰 남자, 금발의 소녀의 말이었다.



"그럼 안녕히 계시기를..."



노기사는 아직 할 일이 많았기에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떠났다. 어차피 성도에 아내가 있는 그에게, 이번 일은 무슨 흑심을 품고 있어서가 아닌 그냥 레이디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 나섰던 것뿐이기 때문이었다.



끼이이이...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들은 황궁 안으로 사라졌다.



"......누구지?"



왠지 잘 모르지만, 각각 얼음, 바람, 빛, 산 같다는 생각을 하는 기사였다.




"응?"



정말 오랜만에 느긋하게 오후를 보내고 있는데 정문 쪽에서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무슨 일이야?"



"자르카... 이거 못 느끼겠어?"



"뭘?"



자르카는 이 기운을 느끼지 못하는 듯 싶었다.



'그럼 마력은 아닌데...'



별로 강하다고는 할 수 없는 기운이지만... 그래도 계속 신경 쓰이는 기운이었다.



"이상한 곳에 신경 쓰지 말고 에페레오스나 닦아 놔."



"아니...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지난번에 에페레오스를 들어 보았을 때, 나는 에페레오스가 뭔가에 더럽혀지거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냥... 느낌으로.



"할 일 없으면 지금쯤 대기하고 있을 신병들을 격려하러 가던지."



"그럴까?"



자르카의 말도 일리가 있어서 몸을 일으키는 순간.



덜컹!



갑자기 문이 열렸다. 자르카는 반쯤 몸을 일으킨 상태로 문에 있는 사람에게 말했다.



"......누구냐."



문이 열리자 보이는 것은 근육질에 붉그스름한 피부를 가진 남자였다. 그의 몸에서는 묘하게 흉폭한 기운이 풍겨 나오고 있었고, 자르카와 나는 그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



남자는 우리를 보더니 표정을 일그러트리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도 한층 강해지고 있었다.



"누구냐고 물었다만."



"......크워어어!!"



재차 이어진 자르카의 물음에 그는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피부를 더욱 붉게 물들였다.



"자르카!"



팟!



내가 말리기도 전에 자르카는 이미 카오틱 블레이드를 그에게 내려치고 있었다.



티잉!



"?!"



그러나 그가 팔을 들어올려 막자, 카오틱 블레이드 바로 튕겨져 나왔다.



탁.



자르카는 튕겨져 나오는 힘을 이용해 뒤로 한바퀴 돈 뒤 착지했다.



"......"



우우웅...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자르카가 들고 있는 카오틱 블레이드에 혼돈의 기운이 흐르기 시작한다.



"자르카. 잠깐 기다려 봐."



"......"



내 제지에 자르카는 그를 겨누고 있던 검을 살짝 내렸다. 하지만 그가 조금만 반응을 보인다면 바로 베어버릴 듯한 자세였다.



"누구시죠?"



"알 필요 없다."



그 남자는 계속 자르카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뭐하나."



"에?"



"계속 싸워야지."



그의 말에 자르카는 다시 검으로 그를 겨누었다.



"잠깐! 기다려! 발쿤!"



밖에서 들려오는 여인의 목소리에 그 남자의 인상이 더 찌푸려지더니, 곧바로 자르카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딜!"



혼돈의 기운이 가득 담겨있는 카오틱 블레이드가 그의 배를 정통으로 맞췄다.



파앙!



'금속음?'



내가 의아해 할 시간도 없이 자르카는 뒤로 몸을 날렸고 그는 양손을 들어올려 자르카가 있던 자리를 내려쳤다.



쿠우웅!



"?!"



그 것은 건물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었다!



"이게 무슨..."



게다가 자르카에게 맞은 배는... '찌그러져'있었다. 철판을 망치로 내려친 것 같이.



"인간이 아니군."



"크아아아!!"



자르카의 말에 대답할 생각도 없는지, 그는 괴성을 지르며 자르카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칫!"



그것을 옆으로 구르며 피하자 그의 주먹은 황궁의 벽에 닿았다.



콰르르르!



그리고 벽이 무너졌다.



"저게 무슨..."



인간이 아니다!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생각에 나도 신력의 검을 뽑아내려고 하는 순간...



"그만하라니까!"



휘이이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음의 외침과 함께, 방안에 눈보라가 치기 시작했다.



'이... 이건 또 무슨...'



자르카도 갑자기 내리는 눈보라에 당황했는지 멍하니 있었고, 그 남자는 눈보라를 맞더니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김이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더니 붉었던 그의 피부가 회색으로 변해들었다.



"정말 성격하고는..."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방안으로 들어오는 은발의 여인. 뭐랄까... 그런데 왠지 차가워 보인다고 해야 할까.



"다친 곳은 없나요?"



"......그럭저럭."



자르카의 말에 그녀는 조금 안심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후우... 죄송해요. 우리 그이가 성격이 조금 사나워서..."



저건 조금이 아닌데.



"내 말이 맞았잖아. 여기라니깐 자꾸 저쪽이라고..."



"슈발로이카. 그건 제가 한 말인데요."



그리고 방안으로 들어오는 나의 여신과 바람의 여신 데로스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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