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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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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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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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1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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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th 01. 별의 검(5)

DUMMY

"뭐야 이건?"


자르카는 식단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집사, 내가 고생해서 식사 준비까지 도와줬는데 식단이 너무 초라하지 않아?"


"야외에서 이 정도면 잘 먹는 것입니다만."


수프에 육포에 말린 과일, 건빵까지 있다. 여행을 떠나본 적 없는 신아도 별 말없이 먹고 있는데 왜 자르카가 투덜거리는 거지.


"야외에서 이 정도면 잘 먹는 거라니! 야채가 없잖아 야채가!"


"여행하면서 야채를 어떻게 가져옵니까."


이번에도 자르카는 굉장히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


'요즘 따라 왜 이래?'


확실히 여행에 데려온 것이 실수였다. 파리아만 데려올걸.


"......자르카."


"왜!"


"그럼 그냥 나가서 캐먹어."


"......흥!"


내 말에 코웃음을 쳤으면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정말 어지간히 식단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식사 끝나기 전까지는 돌아 와."


"시끄러!"


자르카는 그렇게 숲 속으로 사라졌다.


"하아... 그냥 데려오지 말 걸 그랬어. 아까부터 계속 신경질이야."


내 한탄에 케이안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아까 그 버섯이 보이지 않아서 화내시는 것 아닐까 합니다만."


"......"


그,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수프를 뒤적여보던 것이... 그 버섯을 찾는 것이었어?


'역시 나라도 먹어줄걸 그랬나...'


하긴, 나 같아도 고생해서 가져 왔는데 버렸다면 조금 화나겠지.


"하지만 그 정도라면 아무리 신력이라도 쉽게 중화시킬 수 있는 독이 아닙니다. 생존확률이 꽤 적을 것 같습니다만."


파리아의 말에 다음에는 먹어주려던 생각이 다시 사라졌다.


"파리아, 그 버섯 어디서 봤어?"


내 물음에 파리아는 빵조각을 입에 털어 넣으며 대답했다.


"오는 길에 떨어져 있기에 괜히 사건 일어나기 전에 치웠습니다."


"아, 고마워."


큰일날 뻔했군. 자르카가 발견했다면...


"뭐야 이거! 내가 줬던 버섯이잖아!"


"......"


나는 천천히 파리아를 바라보았다.


"어디에... 치웠는데?"


"나무 밑에 던지고 낙엽으로 덮었습니다만..."


"이 근처에?"


"네."


"......"


도움이 안 되는군. 좀 멀리 던질 것이지.


"야! 라드! 지금 이게 뭐야!"


자르카는 한 손에는 이름 모를 풀들을(케이안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니 역시 독초인 듯 싶었다), 또 한 손에는 아까 내가 던졌던 버섯 중 하나를 들고 있었다.


"내가 줬던게 왜 여기에 있냐고!"


뭐라고 할까, 실수로 놓쳤다? 아니..... 그냥 솔직하게 나가는게 낫겠다.


"......자르카. 그거 독버섯이야."


내 말에 자르카는 콧방귀를 뀌었다.


"별 이상한 핑계를 다 대네! 이것들이 얼마나 맛있는 건데!"


"......혼족에게는 맛있을지 몰라도 사람이 먹으면 죽어."


"거짓말!"


저 눈을 보아하니 자르카는 매우 분노하고 있었다. 고작 이런 일로?!


"자르카님. 정말입니다. 그것들은 '여행자가 먹으면 안 되는 극독'이라는 책에 소개 될 정도로 무서운 독버섯입니다."


옆에서 케이안이 지원해줬지만, 자르카는 여전히 믿지 않고 있었다.


"못 믿어."


"......그럼 믿지 마."


정말 애도 아니고...


"좋아. 그럼 내가 믿을 수 있게..."


자르카는 내 앞으로 버섯을 던졌다.


"네가 먹어봐."


"......"


당황스러워서 말도 안나온다.


"먹고 죽는다면 독버섯이라고 믿어주지."


"푸웁!"


순간적으로 마시고 있는 수프를 그대로 뱉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재빠르게 고개를 뒤로 돌렸기에 아무도 맞은 사람이 없다는 것일까.


"쿠, 쿨럭..."


"어서 먹어 봐."


"내가 미쳤냐?!"


"응."


아무래도 자르카는 정말로 먹일 생각인 듯 싶었다.


"그럼 자르카나 먹던가!"


"시끄러! 빨리 먹어!"


자르카가 억지로 달려들어 내 턱을 잡았다.


'서, 설마...'


그리고는 밑으로 손을 뻗어 그 노란색 버섯을 들어올렸다.


"뭐 하는 짓이야!"


"어차피 넌 반신(Demi God)이니까 독이라도 죽지는 않을거 아냐!"


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먹기 싫어!"


"......"


내 단호한 눈빛을 바라보던 자르카는 천천히 인상을 찌푸렸다.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실망감이 눈에 깃들어 있었다.


"쳇. 그럼 먹지 말던가."


자르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입에 버섯을 털어 넣었다. 약올리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우웁..."


그리고는 입을 잡고 쓰러졌다.


"......자르카?"


"......"


자르카의 입에서 거품이 흐르고 있었다.


"아악! 자르카!"


"빨리 뱉어내게 하십시오!"


결국 자르카는 잔뜩 게워내고 마차 지붕에 실려가야 했다.


'뭐, 뭐냐... 자르카도 쓰러지잖아'


"저런걸 나에게 먹이려고 하더니..."


도저히 할 말이 안나왔다.


"끄응..."


독이 아니라 더니 자르카도 쓰러졌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맛있다고 한다면 자기도 먹었던 것 아닌가? 혼족에게는 듣지 않는 독이 아니었나?


"정말 어떻게 된 거야?"


내 물음에 케이안은 식량꾸러미에서 한 버섯을 꺼냈다.


"자르카님은 다른 버섯과 혼동하신 것 같습니다."


잠시 마차 위에 실려가던 자르카를 노려보고 케이안의 손에 들린 버섯을 바라보았다.


"어라? 이것도 노란색이네?"


확실히 자르카가 가져 온 버섯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뭐야 그럼?'


먹을 수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식량꾸러미에 들어있으면 먹을 수 있는거 아닌가?


"이건 말려서 노란 색입니다만... 자연 상태에서는 흰색입니다."


"......"


“참고로 자르카님은 저택에 계실 때 이 버섯을 많이 좋아하셨습니다.”


자르카... 바보.


"끄으응..."


위에서 끙끙대는 자르카가 왠지 불쌍해 보였다.




3일이 지나고, 우리는 그 거대한 표지판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자네들 다시 왔구만."


8년이나 지났음에도 이 할머니는 우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오빠. 아는 사이야?"


"응. 조금......"


12데콘짜리 물을 60데콘으로 팔아넘긴 희대의 사기꾼... 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자네들 명성이 어찌나 대단한지 이 구석에까지 들려오더군."


"여기에 오는 사람이 있었나요?"


내 물음에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래쪽으로 피난 가는 사람들과 그... 상단인가 뭔가 하는 녀석들."


아아... 사막 남쪽은 마족에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했지.


"이번에는 무엇을 사 갈 건가?"


"필요 없습니다."


물도 충분히 챙겼고, 여행정보도 신예가 보내줘서 충분히 알고 있다.


"오빠. 중간에 가다가 물이 모자라면..."


"걱정 마. 근처에 마을 있어."


할머니는 '과연 그럴까?'라는 표정이었다.


"이 주변에 있겠나? 지난번에는 어떻게 상단을 만나서 갔다고는 하지만 자네들이 쉽게 마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걱정 마요. 날 수 있으니까."


내 자신만만한 말에도 할머니는 계속해서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으응... 물 한 통에 얼마죠?"


"신아!"


"가격만 물어보고."


왠지 걱정이 된다.


"100데콘이네."


"100?!"


신아도 놀란 것 같았다.


"무슨 100데콘이나 해요?"


"사막은 원래 물 값이 비싸고, 사람이 많이 몰리고 전쟁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떨어져서 100데콘은 받아야 하네."


"아아. 과연..."


그 말에 신아는 고민에 빠져든 듯 했다.


"신아야. 믿지 마."


100데콘이라니, 지난번보다 40데콘이나 올랐잖아! 게다가 아무리 화폐가치가 떨어져도 100데콘은 말이 안 돼!


"그럼 두 통만 주세요.“


"신아!"


자르카가 깨어있다면 이 행동을 말리겠지만, 지금 자르카는 마차 안에 누워있었다.


"신아야... 제발..."


"안에서 들고 가게."


말리려고 했지만 신아는 이미 금화 두개를 준 상태였다.


"신아야! 사지 말라니까!"


"왜? 안에 들어가서 150데콘 정도 하면 어쩌려고."


"우리도 8년 전에 그렇게 속아서 12데콘짜리 물을 60데콘에 샀다고!"


"나중에 돌려줬던 것으로 기억하네만."


"어쨌거나 사기는 쳤잖아!"


하지만 신아는 여전히 살 것 같은 모습이었다.


"잘 생각한 것이네."


"신아!"


내 말을 듣는 건지 마는 건지. 결국 신아는 마음을 바꿀 것 같지 않았다.


'어쩔 수 없군'


내가 케이안을 제지하고 그 할머니 앞에 섰다.


"할머니..."


그런데 이번에는 신아가 손을 들어 나를 제지했다.


"걱정하지 마."


"....."


"괜찮다니까."


신아의 녹색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자신을 믿으라고.


"......칫."


할 수 없이 나는 케이안이 200데콘어치 물을 마차에 올리는 것을 봐야했다.


'아... 아깝다'


200데콘이면 그게 얼마야...


"그런데 사막에 가면서 말을 데리고 갈 것인가?"


"그건 걱정 마시죠."


신아는 그렇게 말하고 내 말에 올라탔다. 자르카가 안에서 누워있기에 신아가 밖으로 나와야 했던 것이다. 원래 아세아가 나오려 했으나 시드린이 같이 나오겠다고 하는 바람에 신아가 나오게 된 것이지만.


"하아......"


게다가 신아는 말을 탈 줄 모른다. 말 하나는 파리아가 끌고 가며, 내가 신아를 앞에 태우고 뒤에서 몰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 잘 가게."


저 할망구는 굉장히 기쁜 듯한 표정이었다.


'크으......'


그리고 얼마 지나서 사막이 나타나자 신아는 지도를 펼치고 방향을 잡았다. 지도를 손가락으로 짚는 것을 신아의 어깨 너머로 살펴보니, 사막을 빙 둘러 가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 거야? 이곳은 사막 가장자리로 돌아가는 길이잖아?"


내 말에 신아는 괜찮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이곳으로 가면 말을 낙타로 바꿔주는 곳이 있어."


"낙타?"


"등에 혹 달린 짐승."


아... 지난번에 사구레트가 타고 왔던 그거?


"말 두 마리당 낙타 하나라는데... 나머지는 돈을 더 내고 사야겠는걸."


"탈 줄 알아?"


내 물음에 신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기수도 고용해야겠지."


돈 많이 깨지는군.


"지난번에 그 성수만 있다면 이런 고생하지 않아도 되는데..."


"......"


무슨 일만 있으면 그 일을 끄집어 내냐.


"그런데 100데콘이나 주고 물을 사다니..."


내가 투덜거리려 할 때였다.


"후후..."


신아는 어쩐지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마치, 예전에 신영이 사기를 칠 때 같은...?


"시, 신아?"


"신예언니가 보내준 정보야. 읽어 봐."


"음......"


편지에 적혀있는 몇 가지 정보에는 이런 것이 있었다.


-현재 사막에서 물 값이 올라서 큰일입니다. 한 통에 약 260데콘 정도 하며...


"......"


비, 비싸다.


"우리가 이익 본 거라고."


"그, 그래?"


그럼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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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4th 01. 별의 검(1) +4 11.12.16 337 6 15쪽
180 외전 - 아란 +1 11.12.16 386 6 19쪽
179 3rd 10. 성전(12) +1 11.12.16 304 8 10쪽
178 3rd 10. 성전(11) +2 11.12.16 321 6 9쪽
177 3rd 10. 성전(10) 11.12.14 375 7 9쪽
176 3rd 10. 성전(9) +2 11.12.13 317 6 11쪽
175 3rd 10. 성전(8) +1 11.12.13 381 9 10쪽
174 3rd 10. 성전(7) +2 11.12.12 418 6 73쪽
173 3rd 10. 성전(6) +1 11.12.11 327 6 66쪽
172 3rd 10. 성전(5) 11.12.10 362 7 61쪽
171 3rd 10. 성전(4) +2 11.12.10 358 6 61쪽
170 3rd 10. 성전(3) +1 11.12.10 293 7 59쪽
169 3rd 10. 성전(2) +2 11.12.08 428 8 70쪽
168 3rd 10. 성전(1) +2 11.12.07 436 7 59쪽
167 3rd 09. 수도탈환(7) +3 11.12.06 427 9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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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3rd 09. 수도탈환(4) +1 11.11.25 335 7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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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3rd 09. 수도탈환(2) +1 11.11.24 340 7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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