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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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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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1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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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th 01. 별의 검(4)

DUMMY

다각다각...


"휴우......"


신예의 생일을 축하하러 떠나는 여행. 신아와 아세아, 시드린 등 여성들은 마차에, 파리아와 나, 자르카는 말에 타고 길을 가고 있었다.


"뭐야 정말... 왜 나까지 가야하는 거냐고."


자르카는 아까부터 불만이 꽤 많은 것 같았다.


"그럼 신예 생일인데 안 갈 거야?"


"친척인 너희들이나 가면 되는거 아니냐."


"그래서? 진짜 목적은?"


"......"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자르카는 잠시 나를 노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귀찮아..."


"그럼 집에 혼자 있지 그랬어."


"칫."


신아, 아세아, 시드린, 나, 파리아까지 가면 저택에는 자르카와 하인들만 남게 된다. 하인들과 친하게 지낼 성격이 아닌 자르카로서는(정말 친한 사람들과만 허물없이 지내고 별로 안 친한 사람들과는 친해질 생각을 잘 안 한다)힘들겠지.


"정말 심심하게 말이지. 게다가 이 여행도 심심하기는 마찬가지 잖......"


"크에엑!"


자르카가 심심하다고 하는 순간 마물이 튀어나왔다.


푹!


하지만 나타나자마자 내 빛의 창에 뚫리며 쓰러져야 했다. 이래서 자르카가 심심하다고 하는 것이다. 마물이 나타나도 내가 가볍게 처리해버리니까.


"......안 그래 파리아?"


"잘 모르겠습니다만."


".....칫. 이 녀석이나 저 녀석이나 재미없는 녀석이야."


계속해수 정얼거리는 것을 보면 정말 굉장히 불만이 많은 듯한 자르카였다.


"자꾸 투덜거릴래?"


"심심하잖아!"


"그럼 집에 있으면 안 심심해?"


"거긴 편하기라도 하지."


"......"


못 살겠다.


"3년 동안 놀고 먹으니 이제 여행이 싫은가봐?"


"응."


......그런 말을 아주 당당하게 말하는군.


"게다가 말이지..."


"케케켁!"


푹!


"나오는 운동거리도 네가 다 해치워버리니 말이야."


"이동하는데 방해되니까 멀리서 없애는 거지."


"그럼 나도 멀리서 없앨 테니까 공격하지 마."


"......나선의 결 쓰려고?"


"......"


혹시나 싶어 꺼낸 말에 자르카는 입을 다물었다.


"설마 진짜 쓰려는 생각이었어?"


"......"


괜히 사람 불안해지게끔 잠시 말이 없는 자르카였다.


"아니."


"왜 바로 대답을 안 해?!"


불안해서 도저히 자르카에게 마물을 맡기지 못하겠다. 계속 투덜거리겠지만, 만약 내버려뒀다가 나선의 결을 써버려서 길을 다 엎어버리면 난리가 날 테니까. 그냥 투덜거리는 말이나 조금 듣고 말지.


"저 앞에 마물들이 조금 몰려있습니다만..."


"피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긴, 이 근처는 양쪽에 절벽이 있고 가운데 길이 있는 지형이라 피하기 힘들겠지.


"아, 알았어."


황제가 지난 5년 간 여러 가지로 복구는 잘 했지만, 마족들이 득세하면서 같이 숫자가 늘어난 마물들은 별로 정리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긴, 현재 병사들을 5만 정도로 유지하기도 힘들어 보이니까.


'게다가 이런 것들 정리하려면 귀찮겠지'


이곳 저곳에 숨어 있다가 상대가 소수일 경우에만 덤빌 테니 말이다. 한마디로 먼저 공격하기에는 매우 까다롭다는 거다.


"......하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이런것들이 있으면 여행하는데 귀찮은데 말이지."


"뭐가 귀찮아. 가만히 있는게 더 지루하지."


“그거야 우리 입장이고. 다른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목숨이 걸릴 정도로 위험하다고.”


“요즘 여행하면서 그 정도 위험도 감수 안 하는 녀석이 어디 있냐?”


그런... 가?


“그나저나, 이번엔 꽤 모였군.”


“어?”


미처 내가 말리기도 전에 카오틱 블레이드에 엄청난 혼돈의 기운이 머금어졌다. 내가 말리려고 했지만, 이미 자르카는 검을 휘두른 상태였다. 검은 나선의 결은 그대로 땅을 스치듯이 앞으로 날아가 마물들에게 파고들었다.


콰과과과!! 퍼엉!


"케에엑!"


"쿠억!"


길을 막고있던 마물들은 나선의 결 한번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자르카."


"왜?"


"마차 가기 전까지 정리해 놔."


"......"


하지만 문제는 자르카가 주변 지형까지 크게 패이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보통 수준이 아니라 거의 사람 무릎 정도로, 마차가 간다면 빠질 정도로 말이다.


"뭐 그런걸 고민이냐."


자르카는 옆에 있던 절벽에 검은 바람을 쏘았다


우르르르!


"......"


그리고 이번에는 언덕을 만들었다. 아마도 저 무너진 돌을 구멍난 곳에 넣으려고 했던 모양인데... 위치를 잘못 잡아서인지 힘조절이 안 된 것인지 구멍 바로 앞에 무너진 돌이 쌓여서, 결과적으로 언덕과 구덩이가 번갈아서 길을 막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자.르.카..."


"알았어, 알았어."


파악!


자르카는 다시 힘조절을 해서 검은 바람을 쏘아 앞에 놓여있던 언덕을 없앴고, 검은 바람에 의해 튄 파편이 구덩이에 들어가 어찌 마차가 통과할 정도로의 길로는 만들 수 있었다.


덜컹!


"꺄악!"


"뭐야 이건!"


"......"


다만 승차감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겨우겨우 통과는 될 수 있었다. 나는 안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말 없이 자르카를 바라보았고, 자르카는 조용히 마차를 피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뭐 안에는 아세아랑 시드린도 타고 있으니까, 둘의 청력이라면 지금까지 나눈 대화의 내용으로 어찌 된 영문인지는 알겠지.


콰직!


“케에엑!”


그리고 자르카는 갑자기 날아든 금빛 번개에 한 대 맞고 낙마하고 말았다. 그러나 역시 괴물 자르카, 바로 몸을 일으켜 말에 오르는 것을 보니 정말 놀라운 수준의 생명력이었다. 그 뒤로 얼마쯤 가자 작은 숲이 펼쳐졌다.


"후우... 역시 숲의 공기는 깨끗해."


지금까지 절벽에 둘러싸인 황폐한 길을 걷느라 공기가 답답했는데, 숲으로 들어오니 시원한 느낌이 드는 공기가 내 몸으로 들어왔다. 그런 내 말에 자르카는 고개를 끄덕여 동감하더니, 갑자기 급하게 말을 끌고는 옆으로 말을 달렸다.


‘무슨 일이지?’


설마 또 마물인......


"앗! 버섯이다!"


다행히 자르카는 조금 눈치가 있는지 자신이 먹을 것과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을 같이 구해오고 있었다. 예를 들면 버섯 같은거. 하긴, 그렇지 않으면 자르카 정도는 그냥 버리고 갈 수도 있으니까, 이렇게라도 해야지 버림받지 않겠지.


"어때? 이 버섯 괜찮지?"


"응. 그런데..."


저 버섯은 너무 화려한 것 같은데 말이지...


"이게 제일 맛있는 버섯이야. 이걸 여기서 발견하다니..."


자르카는 굉장히 황홀한 표정이었다. 침이 살짝 흘러나오는 것이... 그렇게 맛이 있나?


"잠깐만 줘봐."


나는 자르카가 캐 온 3가지의 버섯을 받았다. 하나는 노란색, 하나는 갈색, 하나는 빨간색.


'어떻게 이렇게 색상별로 캐 올까?'


이것도 능력이다. 어쨌거나 이것의 정체를 확인해야 하기에 케이안을 불렀다.


"케이안."


케이안은 여성들이 타고 있는 마차를 몰며 우리를 따라오고 있었다. 우리 중에서 마차를 몰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다. 예전부터 마부 노릇도 했었다니까. 게다가 다른 마부를 고용하기에는 대륙 남부까지 내려가고 죽음의 사막을 건너는 일이라 선뜻 나설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결국 케이안이 모는 수밖에.


"네. 무슨 일이십니까 가주님."


나는 말을 늦춰서 마차의 옆에 섰다. 마차를 갑자기 달리게 하는 것은 무리니까.


"......이거 먹을 수 있는 거야?"


케이안은 잠시 내 손에 든 버섯을 살펴보았다.


"자르카님. 파리아님. 주변에서 나무를 구해 다 주실 수 없으십니까?"


내 물음에 대답은 안하고 왜 갑자기 나무야?


"왜?"


자르카의 물음에 케이안이 내가 준 지도를 펼치며 대답했다.


"이 근처에는 숲이 없더군요. 그래서 미리 장작을 좀 준비하려고 합니다."


"챙겨온 거 많잖아."


"그렇더라도 만약을 대비해야 합니다."


"......"


그 말에 자르카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뭔가 불만이 섞인 얼굴이다.


"왜?"


"너도 같이 가."


"만약을 대비해서 가주님은 계셔야 합니다."


케이안의 논리적인 말에 자르카는 케이안을 잠시 째려보더니 말을 멈추고 파리아와 함께 숲으로 걸음을 옮겼다. 숲 안으로 말을 타고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참고로 지금 우리는 숲 사이에 난 길을 따라 움직이는 중이다).


"푸르릉!"


지금까지 힘겹게 걷던 말들이 오랜만에 겪는 휴식에 즐거워하고 있을 때, 케이안이 조용히 내 옆에서 귓속말을 했다.


"다 버리십시오."


"응?"


"전부 극독입니다."


"......"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것들을 숲으로 던졌다.


"극, 극독?"


"네. 저 중 하나라도 먹으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그냥 배탈나는 정도가 아니라?"


"네. 사람이 즉사할 정도로 강한 독입니다."


......배탈나는 정도라면 내가 성의를 봐서 먹어주려 했는데, 그 정도라면 도저히 봐줄 상황이 아니다.


"무슨 일인데 마차를 멈춰요?"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신아가 마차의 창문을 열고 머리만 빼꼼 내밀고 있었다.


"잠시 자르카님과 파리아님께 장작을 구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케이안의 말에 신아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장작? 많이 남았잖아요."


"......아니. 다른 일도 있어서 말이지."


"무슨 일인데?"


"......몰라도 돼."


내 말에 신아는 궁금하다는 표정이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다.


"아, 어차피 점심 먹을 시간이군요. 오빠들 오기 전에 식사 준비나 하는게 괜찮 겠네요."


"알겠습니다 아가씨."


케이안은 마부석을 밟고 지붕에서 식량을 꺼내기 시작했다.


"끄응..."


그러나 지붕이 높아서인지 그것을 꺼내기는 힘든 것 같았다.


'밟고 올라가면 될텐데 말이지...'


계속 꺼내기 힘들어하고 있기에 나는 빛의 날개를 펼쳐서 지붕이 있는 높이까지 몸을 띄우고 식량을 꺼냈다.


"자. 여기."


"아, 감사합니다 가주님."


가주라니... 들을 때마다 조금 기분이 묘하다.


탁.


가볍게 바닥에 착지하니 이번에는 케이안이 뒤쪽 짐칸에서 요리도구를 꺼냈다.


"케이안. 요리할 줄 알아?"


"네. 집사로 임명받기 전에는 주방에서도 일했었습니다."


그런가? 뭔가 돕고 싶기는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요리라고는 용병기본식단(간단한 수프)정도밖에 없으니까......


"그럼 밥 다되면 말해 줘."


"알았어."


내가 부르겠다고 약속하자 신아는 다시 창문을 닫았다. 안에서 드래곤 하트니 마족의 계약이니 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카드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아세아가 드래곤 하트라... 그거 잘만 이용하면 단번에 상대방을 털 수 있지. 참고로 나도 털려 봤다.


'재밌겠는데......'


남자들은 말을 타고 가니 저런게 불가능하지. 그냥 마물이나 잡으며 시간 때우는 수밖에...


"뭐야. 벌써 밥 먹는 거냐?"


어느새 자르카와 파리아는 한가득 나뭇가지를 가지고 돌아와 있었다. 내가 멍하니 시간을 보냈나 생각하고 케이안을 바라보니, 케이안이 아직 요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이 둘이 빨리 돌아온 듯 싶었다.


"응. 빨리 나무 내려놓고 준비해."


"알았어."


지금 꺽어 온 나무는 물기가 있어서 사용하지 못하니까, 일단 여행하면서 말리고 지금은 말려져 있는 장작으로 써야했다.


"그런데 죽음의 사막까지는 얼마나 더 가야합니까?"


케이안의 물음에 나는 아까 하늘에서 살펴보았던 거리를 계산했다.


"3일이요."


오늘로 출발한지 보름째 되는 날이었는데, 예상보다 이틀정도 빨랐다.


'말을 타고 가니까 그런가?'


어차피 마차를 타고 천천히 가니 별로 빨리 갈 것 같지는 않았는데 말이지. 그래도 걷는 것보다는 훨씬 빠른 모양이었다.


탁! 탁!


"자르카님. 이것 좀 도와주시죠."


"왜 아까부터 나만 불러?"


"가주님을 시킬 수는 없지 않습니까."


케이안 덕분에 내가 편하기는 했지만...


'심심해...'


파리아는 마차 지붕에서 장작을 말리기 시작했고, 나는 멍하니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평화로운 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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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4th 01. 별의 검(1) +4 11.12.16 337 6 15쪽
180 외전 - 아란 +1 11.12.16 386 6 19쪽
179 3rd 10. 성전(12) +1 11.12.16 304 8 10쪽
178 3rd 10. 성전(11) +2 11.12.16 321 6 9쪽
177 3rd 10. 성전(10) 11.12.14 375 7 9쪽
176 3rd 10. 성전(9) +2 11.12.13 317 6 11쪽
175 3rd 10. 성전(8) +1 11.12.13 381 9 10쪽
174 3rd 10. 성전(7) +2 11.12.12 418 6 73쪽
173 3rd 10. 성전(6) +1 11.12.11 327 6 66쪽
172 3rd 10. 성전(5) 11.12.10 362 7 61쪽
171 3rd 10. 성전(4) +2 11.12.10 358 6 61쪽
170 3rd 10. 성전(3) +1 11.12.10 293 7 59쪽
169 3rd 10. 성전(2) +2 11.12.08 428 8 70쪽
168 3rd 10. 성전(1) +2 11.12.07 436 7 59쪽
167 3rd 09. 수도탈환(7) +3 11.12.06 427 9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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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3rd 09. 수도탈환(5) +1 11.11.27 457 8 64쪽
164 3rd 09. 수도탈환(4) +1 11.11.25 335 7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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