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천지룡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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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존방의 부방주 금천현은 석 달 후에 되돌아 왔다.
방주는 비록 그가 한 일이 부방주답지 못한 것이었지만, 처음 한 실수였고 상대의 계략에 빠졌던 것으로 본인이 이미 그에 대해 충분히 반성했으므로 되돌아 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금천현은 다시 부방주가 되었다.
금천현은 사부에게 호출되어 엄청나게 혼이 났다.
그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바로 사부였다.
아니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금천현은 사부에게만 가면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그런 그를 보고 사부는 혀만 차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에게 있어서 그것이 가장 크게 혼이 나는 것이었다.
그는 사부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다.
금천현은 석 달 동안 사부 밑에서 용서를 빈 다음에 돌아온 것이라 방주와 군사, 그리고 순찰 호법인 용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
특히, 자신의 심복을 죽인 방주는 용서할 수가 없었다.
‘ 두고 보자. 네 자리는 꼭 내가 차지할 것이다. ’
군사는 항상 방주인 첫째 사형만 편드는 것 같아서 싫어했고, 용은 자신을 구해 주긴 했지만, 그날 본 그의 무공실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져 경계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용은 자신이 부탁한 것을 들어주지 않고 있었다.
물론 아직 여인들이 돌아올 시기가 안 되었지만. 그렇다면 다른 여인들이라도 구해서 보내주어야 할 것인데, 전혀 그런 내색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 싫어하게 되었다.
금천현은 방으로 돌아오자, 우선 자신을 옹호해 줄 부하, 즉 심복을 찾기 시작했다.
자신과 같은 시기에 마존방에 왔던 마황당의 사람들과 광마당에 가 있는 사람들, 그리고 집마단, 군림단, 천하단의 사람들을 먼저 만나러 다녔고, 나름대로 좋은 성과도 거두었다.
대체로 그들이 자신과 한 시간이 많았던 관계로 방주보다는 자신을 더 따르고 있었다.
게다가 방주는 마도인 답지 않은 모습이 보였으므로 그들이 잘 따르지 않고 있었다.
그는 더불어 마황파천심공의 연공에 열을 올렸다.
자신의 무공수준으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천요각의 여인들을 이용하여 채음보양대법을 펼쳐 내공을 모으고, 그것을 이용하여 심공의 발전을 꾀했다.
덕분에 제법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는 심복이 만든 마존방 세력도를 가져다 놓고는 나름대로 연구했다.
오당 중 마황당과 광마당의 일부만 자신의 편이라 볼 수 있었고, 나머지는 포섭할 수가 없는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다만, 방주가 사라지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따를 것이므로 큰 문제가 있는 집단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문제가 되는 집단은 방주를 직접 보호하고 있는 친위단과 마존방과는 큰 관계가 없는 용병단이었다.
친위단은 현 방주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들이라 반드시 처단해야 할 집단이었고, 용병단은 참 애매한 집단이었다.
마치 계륵(鷄肋)과 같은 존재였다.
자신을 따를 것 같지 않아, 포섭대상으로 하자니 그렇고, 그렇다고 상당한 세력집단이라 포기하기도 그렇고, 참 애매한 집단이었다.
또한, 용병당은 순찰 호법과도 연관이 있는 곳이라 어떻게 하기가 참 곤란한 집단이었다.
그래서 그는 용병단에 대해서는 일단 생각을 보류하기로 했다.
일단, 나머지 당에 대한 포섭에 열중하기로 했다.
포섭도 신중하게 해야 할 일이었다.
당장 급한 일이 아니었으므로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할 생각이었다.
비록 호기심과 모험심 그리고 여인에게 혹하여 일을 벌인 그였지만, 방주를 죽이고 자신이 방주가 되려고 할 정도로 치밀한 면이 있었고, 자신의 사부에게 인정을 받을 만큼 머리도 좋은 편이었다.
이렇게 마존방 내에서 음모가 깊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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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경혜는 아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대해 먼저 교육을 하기로 했다.
이미 그들의 용돈 지급에 대한 권한을 받아두었으므로, 아이들은 한 달에 한 번 그녀에게서 용돈을 받아가야 했다.
그리고 그 용돈을 어떻게 사용하였는지에 대해 책에 정리하여 고모인 자신에게 확인을 받도록 했다.
이런 식으로 교육하여, 아이들이 근검절약(勤儉節約)에 대해 생각하도록 유도했고,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이 부분은 나이가 든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21살인 당문호의 경우도 같았다.
다만 그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상도(商道)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당부했다.
“ 일단, 나에게서 교육을 받는 시간만은 무가의 자손이 아니라 스스로 상인이라고 생각해라. 상인의 입장이 되어야만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특히, 문호는 스스로 상인이라고 생각해라. 비록 가주란 것이 무공도 높아야 하지만, 많은 세가의 사람들의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니, 상인의 역할도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라. ”
“ 네, 잘 알겠습니다. ”
그러자, 모두 대답했다.
“ 상인이 추구해야 할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여기에서 말한 상인이라는 것은 중개업을 하는 상인뿐만 아니라 스스로 물건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까지 모두 포함한 의미이다. 물론 돈이 필요해 자신의 물건을 파는 일시적인 경우는 제외한다. 생업으로 일하는 경우란 이야기다. ”
“ ? ”
그러자,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직 그런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일단, 내 말을 들은 다음에 다음 시간까지 자기 생각을 적어 오도록 해라. 내가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해 주겠다. 상인이 추구해야 할 것은 모든 사람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상인이란 대저 물건을 팔아 이문을 남기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상인이 돈만 잘 벌면 되느냐?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그녀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강조하며 이야기했다.
“ 상인이 돈을 잘 벌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잘살아야 하지. 다른 사람들이 잘살아야, 물건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생겨, 상인 자신이 팔고 있는 물건들을 더 많이 사지 않겠느냐?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물건을 팔 수 있게 되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그렇게 이익을 많이 얻게 되면, 자신이 판매하는 물건을 더 만들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사오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에게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내가 만드는 물건의 재료나 원료를 파는 사람도 더 많이 팔 수가 있게 되어 역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결국, 모두가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겠지.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할 수 있겠느냐? ”
“ 네 ”
그러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녀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계속 이야기했다.
“ 반대로, 만약 사람들이 형편이 나빠져 내 물건을 이전보다 적게 사준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나도 물건을 줄이거나 덜 만들게 될 것이다. 그러면 나에게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재료나 원료를 파는 사람도 형편이 나빠질 것이고, 결국 모든 사람의 형편이 나빠질 것이다. 이해하겠느냐? ”
이번에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 자, 그러면 상인이 어떻게 해야겠느냐? ”
“ ? ”
모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뭘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미소를 지으며 당경혜는 이야기했다.
“ 사람들은 상인이 가격을 낮추는 것을 팔아먹기 위해서라고 생각들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란다. 상인도 먹고살아야 하니 많이 팔리도록 하는 것이 좋은 것이지. 그러나, 그것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단다. 가격을 낮추게 되면 아무래도 그 물건을 사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특히 그 물품이 생활에 필요한 것이라면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냐? ”
모두 그녀의 이야기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가격을 낮추어 판매가 늘어나게 되면, 개당 이익은 적어 지지만 전체적인 이익은 늘어날 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얼마나 더 많이 팔리느냐에 달려 있겠지. 이를 어려운 용어로 박리다매(薄利多賣)라고 한단다. 말 그대로 이윤은 적게 하고 많이 판다라는 의미지. 사람들은 미처 생각하지를 못하지만, 이렇게 하여 물건이 많이 팔리게 된다면 다시 선순환될 것이다, 이해하겠느냐? “
“ 네 ”
“ ? ”
그녀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어리둥절한 아이들도 있었다.
충분히 예상한 일인 듯, 그녀는 다시 설명했다.
“ 물건을 많이 팔았으니, 다시 물건을 만들거나 사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나에게 물건을 파는 사람 혹은 재료나 원료를 파는 사람이 이익을 얻게 될 것이고, 그래서 그들은 또 다른 사람의 물건을 사게 되고 이런 식으로 나아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의미가 선순환(善循環)이라고 한단다. 이해하겠느냐? ”
이번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 용어이니 하나 더 알아두자. 그럼 선순환의 반대말은 뭐겠냐? ”
그러자, 당문호가 즉시 이야기했다.
“ 악순환(惡循環)입니다. 고모님. ”
당경혜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 그래 맞다, 악순환이라고 한단다. 앞에서 가격을 낮추어 판매를 늘려 선순환을 가져왔다. 그렇다면 가격을 올리면 어떻게 될까? 당연하게도 악순환을 가지고 올 것이다. 그런데도 가격을 올리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의 부가 커져 가격을 올려도 무방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지. 즉, 가격을 올려도 물건을 살 사람들이 있을 경우라고 할 수 있지.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희귀한 물건이라면 부르는 것이 값이 될 수도 있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소수 부자에게 국한된 이야기란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
“ 네, 고모님. ”
아이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 자 이야기를 다시 해 보자꾸나. 상인이 추구해야 할 것은 사람들의 부를 늘려주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에게도 더 많은 이익이 생긴단다. 왜 그런가는 선순환을 생각해 보면 알 것이다. 자신에게 돈이 많다고 해서 남들의 생활에 무관심하게 되면 결국 악순환의 결과가 자신에게도 돌아오게 되어 있단다. 위에서 말한 것 이외에 것을 생각해 보자꾸나. 사람들이 살기가 어려우면 어떻게 되겠느냐? ”
그러자, 한 아이가 즉각 대답했다.
“ 도둑이나 산적이 될 것입니다. ”
당경혜는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 살기 어렵다고 모두가 도둑이나 산적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변화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에게서 해를 입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자기만 잘살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을 위험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단다. 무공을 가진 세가의 경우라면 별문제가 없지 않으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단다. 세가의 경우에도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그 사람들이 살기가 어려워지면 우리 역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생각해 보아라. 우리 세가 근처에 사람들이 살지 않고 떠나버리면, 과연 우리 세가가 유지될 것 같으냐? 시간상의 문제지. 사람들이 살긴 힘든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결국에는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된단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음에는 그와 유사한 것들을 이야기하며 교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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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혜지는 지분거래에 관해 연구했다.
이미 세가에 있을 때부터 지분거래를 해 보았지만, 그 당시에는 이익을 남기기 위한 것이었고, 지금은 이전과는 달리 돈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었다.
빨리 이득을 보기 위한 것과 큰돈을 마련하는 것은 다른 것이었다.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해당 상단의 상행위와 관련된 것과 기타 중원 상계의 흐름, 물품들의 가격변화 등을 살펴보아 이익이 될 거래를 하면 되는 것이지만, 단기적으로 큰돈을 마련하는 것은 단순하게 거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의도적인 가격조작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지분거래를 하는 상인들 사이에서는 이를 작전(作戰)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지분거래는 지역별로 그것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변경지방의 경우에는 타지로 교역을 떠나는 임시 상단에 대한 투자가 많은 편이었고, 그렇지 않은 지역의 경우에는 기존 상단의 지분거래가 많은 편이었다.
요즘에는 지분예매거래가 성행하게 되자, 기존 상단의 지분거래가 더 활발한 편이었다.
제갈세가가 보유한 상단 중 호북상단도 호북전장이 운영하는 지분거래시장에 상장(上場)이 되어 있어 지분이 거래되고 있었다.
대개 한 지역에서는 10개에서 15개 정도의 대규모 상단과 50여 개의 중소규모 상단이 지분거래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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