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천지룡 (135)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이미 북쪽을 토벌한 다음이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 부대 중 일부가 안휘에서 휴식을 취했다.
대충 기병 삼천 정도에 보병 오천, 그리고 포병이 약 일천 정도에 달했다.
사람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안휘에서 멈춘 부대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제 절강이나 복건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남궁세가의 근처까지 온 부대는 세가를 향해 포를 정렬하고는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남궁세가도 처음에는 부대를 보고 긴장하고 그들의 동태를 살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었으므로 시간이 흐르자 점차 경계를 풀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축시(오전 1시부터 오전 3시 사이) 경, 포격이 시작되었다.
“ 꽈 – 앙. ”
“ 꽝! ”
“ 아악. ”
공격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 남궁세가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부대의 공격에 깜짝 놀라 일어났다.
세가의 수뇌부들이 밖으로 뛰어나왔을 때는 이미 정문이 박살이 나 있었고, 포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건물들은 대부분이 파괴된 다음이었다.
“ 화살을 준비하라. ”
“ 무기를 챙겨라. ”
“ 꽝! ”
“ 으악! ”
“ 크윽. ”
여기저기서 무기들을 챙기는 소리와 포탄에 맞은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 그리고 비명이 들렸다.
포격을 맞은 건물들은 불이 나 타고 있었는데, 불이 건물을 마구 집어삼키고 있었다.
남궁 형제가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공격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기병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미 대문과 담은 박살이 났으므로 기병들이 공격해 들어오는 것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 두 - 두 – 두. ”
“ 히이잉~. ”
“ 기병이다. 화살 공격준비. ”
“ 발사! ”
“ 피 – 융. ”
급히 남궁영이 화살을 쏘도록 했으나, 기병들이 방패를 앞세워 달려오고 있었으므로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남궁진이 명령했고, 이백여 명의 사람들이 창을 들고 기병의 공격에 대항할 준비를 했다.
건물에 난 화재로 인하여 남궁세가 전체가 대낮처럼 밝았으므로 전투를 하기에 별문제가 없었다.
화살을 뚫고 들어온 기병들은 창을 들고 있는 세가 사람들과 싸움을 시작했는데, 실전경험이 풍부한 기병들에게 남궁세가의 사람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 차 – 앙. ”
“ 크악. ”
기병들이 칼을 내리칠 때마다 남궁세가의 사람들이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는 남궁 형제는 울분에 휩싸였다.
남궁영이 먼저 검을 들고 기병에게 덤벼들었다.
그가 휘두르는 검에서는 예리한 기운이 느껴졌다.
기병들도 그것을 느꼈는지 급히 방패를 자신의 앞으로 막아, 그의 공격을 막았다.
“ 쏴 – 악. ”
“ 텅. ”
“ 히이잉~ ”
“ 크윽. ”
남궁영의 검이 방패와 충돌을 하자, 방패에 큰 검의 자국이 남았고, 방패로 막던 기병은 그 충격에 튕겨 나가 말에서 떨어졌으며, 마침 옆에 있던 남궁세가 사람이 휘두른 검에 맞아 죽었다.
남궁영도 충격의 여파로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남궁영은 다시 다른 기병에게 덤벼들었다.
조금 전의 모습을 봤는지 그 기병은 뒤로 물러섰고, 남궁영은 그 기병을 쫓아 앞으로 나아갔다.
“ 영아, 안된다. 함정이다. ”
그 소리를 듣고 남궁영이 급히 뒤로 물러나려고 했으나, 바로 좌·우측에서 공격이 들어왔다.
남궁영은 좌측의 기병이 내리치는 칼을 급히 물러나며 피한 다음, 우측의 기병이 휘두르는 칼을 검으로 막았다.
“ 차 – 앙. ”
도와 검이 마주치자 불꽃이 일어나면서 강한 금속성의 소리가 들렸다.
고수가 사용한 검이다 보니, 공격해 들어온 도가 오히려 밀렸다.
다만, 상대가 실전경험이 많은지 급히 뒤로 움직이는 통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러자, 다시 좌측의 기병이 머리를 노리고 칼을 내리쳤다.
그는 급히 검을 들어 칼을 막은 다음에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 차 – 장. ”
이번에는 검에 제대로 힘을 주지 못했으므로 기병은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고, 그의 물러남을 용납하지 않았다.
우측에 있던 기병이 남궁영이 좌측기병의 공격을 막는 동안, 급히 말을 몰아 남궁영의 뒤로 가 공격했다,
물러나려고 하던 남궁영은 뒤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기병의 칼을 검으로 막았는데, 다시 좌측의 기병이 왼쪽 어깨를 노리고 칼을 내리쳤다.
그는 급히 검을 돌려 내리치는 칼을 막았고, 그 순간 뒤쪽의 기병과 정면의 기병이 동시에 사선으로 베어왔다.
한꺼번에 두 사람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검에 최대한의 내기를 실은 다음에 검을 휘두르며 그 공격을 막아갔다.
“ 차 – 앙. ”
“ 큭. ”
“ 음. ”
두 개의 도와 검이 부딪치면서 큰 소리가 났는데, 두 개의 도가 검을 견디지 못하고 두 동강이 나 버렸고, 도를 들고 있던 기병들도 어느 정도의 타격을 받은 것 같았다.
남궁영도 급히 내기를 싣는 바람에 다소간의 충격을 받았다.
그 순간 좌측에 있는 기병이 다시 공격해 들어왔다.
충격을 받아 쉽지가 않았지만, 그는 다시 기병의 공격을 막은 다음에 반격하려고 했는데, 그사이 기병들은 그에게서 벗어나 후퇴를 하고 있었다.
기병들이 후퇴하는 모습을 본 그는 급히 자신의 형에게 돌아왔다.
“ 괜찮으냐? ”
“ 견딜 만합니다. ”
“ 휴, 큰일이다. 갑자기 군대가 공격해오다니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구나. 견뎌내기 힘들 것 같은데, 좋은 생각이 있느냐? ”
“ 형님이 몇 명을 데리고 빠져나가십시오. 제가 시간을 끌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 네가 보기에 우리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느냐? ”
“ ? ”
“ 관병들이 이런 식으로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면, 이미 우리가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마도 유일한 탈출구는 우리만 아는 그곳이겠지. ”
“ 음. ”
“ 우리 두 사람은 이미 관병들에게 알려져 있을 것이므로 탈출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 중에 한 사람이 없으면 세가 전체를 뒤질 것이고, 바로 발각될 것이다. 그러니, 양(亮)을 비롯한 몇 명만 탈출시키도록 하자. ”
“ 휴, 그렇게 하도록 하죠. ”
그렇게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포격이 시작되었다.
“ 꽈 – 강. ”
“ 펑. ”
“ 으악. ”
포가 앞으로 나온 것인지, 이제는 세가 전체가 사정거리에 포함되었다.
이곳저곳에 포탄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허둥지둥 이곳저곳에 숨어들었다.
남궁진은 급히 남궁양을 비롯한 몇 명의 아이들을 탈출시키기 위하여 움직였다.
그러나, 하늘은 남궁세가의 편이 아니었는지, 움직이던 그들에게 세 개의 포탄이 떨어졌다.
“ 꽈 – 강. ”
“ 꽝. ”
“ 으아악. ”
남궁진을 비롯한 아이들의 몸이 포탄에 맞아 분시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일류고수라 할지라도 포탄의 위력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참상이었다.
그 모습을 본 남궁영은 급히 그의 형에게 달려왔지만, 남아 있는 것은 불에 그을린, 얼굴의 반쪽에 불과했다.
남궁영은 옆에서 포탄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형의 시신을 잡고 통곡했다.
이 각(30분)에 걸친 포격이 끝나자, 확실하게 전투를 끝낼 생각인지 보병들이 쳐들어왔다.
피눈물을 흘리며 남궁영을 비롯한 세가 사람들은 관병들에게 달려들었다.
바로 눈앞에서 죽어가는 형제, 친척들을 보았으므로 그들은 이미 이성을 잃고 있었다.
실전경험을 충분히 한 관병들이었지만, 그처럼 이성을 잃고 덤비는 무사들과 싸우는 것은 처음이라 초반에는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 차 – 장. ”
“ 크윽. ”
그러나, 이미 이성을 잃은 사람들은 수비를 등한시했으므로 시간이 흐르자, 이곳저곳에 상처를 입게 되었고, 수적인 면에서도 관병이 압도적이었으므로 점차 하나둘 쓰러져갔다.
대부분이 칼 등에 맞아 쓰러지자, 약탈과 강간 등의 상황이 벌어졌다.
“ 으허, 귀여운 것, 이리 와라. ”
“ 아악, 살려주세요. ”
“ 허허, 누가 죽인다고 하더냐, 천상의 경험을 시켜주마. ”
“ 비켜라! 이놈. ”
“ 호오, 이 년이 꽤 앙탈이 심하군, 가만히 있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
“ 찌이익. ”
“ 악. ”
관병들은 남자들이 모두 쓰러지고 나자, 곳곳을 돌아다니며 남궁세가의 물건들을 약탈하거나 보이는 여인들을 강간했다.
세가 내에는 남궁가의 여인들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여인들도 상당수 있었는데, 무공을 알아 싸울 수 있었던 여인들은 대부분이 죽어버리는 바람에 큰 욕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살아남은 나머지의 여인들은 관병들에게서 큰 욕을 보고 있었다.
군대의 수장들은 부하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도, 군의 사기를 위하여 모른 척했다.
오히려 먼저 재물을 약탈하거나 이쁜 여인들에게 먼저 손을 대는 장수들도 있었다.
이렇게 남궁세가는 아비규환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약탈과 유흥이 끝나자, 관병들은 살아남은 자들을 이끌고 합비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여인들 대부분은 관에 넘겨졌는데, 그중 이쁘게 생긴 몇 명의 여인들은 장수들에 의해 빼돌려져, 홍루에 팔리는 예도 있었다.
포로의 신분으로 넘겨진 여인들은 다시 그곳에서 욕을 보았다.
이미 관비의 신분이나 다름없었으므로 그런 험한 꼴을 이곳저곳에서 당했다.
이미 자진한 여인들을 제외하고는 수십 번의 욕을 당하는 여인들도 있었다.
이런 일들은 남궁세가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전 중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각 지역에서 이제 막 재건하려고 한 문파들은 전부 군대의 공격을 받아 멸문을 당했다.
아주 운 좋은 소수의 사람이 탈출했지만, 그런 자들도 천라지망(天羅地網)을 펼친 군의 포위망을 뚫고 도망가지는 못했다.
수많은 무인이 군의 공격으로 사살되었고, 문파에 속한 여인들과 일을 하던 여인들은 관병이나 장수들에게 능욕을 당하고 자진하거나 잡혀갔다.
이렇게 되어 마존방 이후 각 지역에서 재건하고 있던 강호의 문파들은 대부분 멸문을 당하게 되었다.
죽지 않은 사람들은 군대의 공격이 일어나기 전에 자신의 문파에 없었던 사람들과 미리 군대의 공격을 예상하고 몸을 피했던 사람들이었다.
사천에 있던 당문도 군의 공격을 받았지만, 다른 곳과 달리 큰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군의 공격도 생색만 낼 정도였고, 주위에 살고 있던 백성들까지 나서 당문을 도와주려는 모습을 보이자, 관병들은 민란을 염려하는 것처럼 즉시 철수했다.
각 지역에 있는 문파들에 대한 공격이 끝나자 바로, 봉문하고 있던 칠대문파도 군대의 공격을 받았는데, 일반 문파들과는 달리 무공실력이 뛰어나고 주로 산에 있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관병도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었다.
“ 으아악. ”
“ 꽝. ”
“ 케엑. ”
한 떼의 관병들과 승려들이 소실봉 근처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승려들이 펼치고 있는 진이 백팔나한진이었으므로 소림사의 승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산이다 보니 포병과 기병들이 올라오기가 쉽지가 않았고, 그래서 보병들이 주가 되어 공격하다 보니 공격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었다.
애초에 변방의 부족들과 전투를 한 부대라, 어느 정도 산지에서의 싸움에 적응하고 있었지만, 진과의 전투는 처음 하는 것이다 보니 엄청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비록 아직 미숙한 무승들에 의해서 펼쳐지는 백팔나한진이라, 다소 엉성한 면이 있었지만, 강호인이 펼치는 진과의 대전 경험이 없던 관병들에게는 큰 효과를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군의 수장은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급히 부하 장수에게 물었다.
“ 도대체, 화탄과 궁수들은 언제 오는 것이냐? ”
“ 곧 올 것이옵니다. 한꺼번에 일곱 군데를 공격하다 보니,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 젠장, 내가 그렇게 주장을 했건만, 포가 있어 별 필요도 없는 개봉으로 궁수를 먼저 보내다니. ”
수장(首將)이 마구 화를 내면서 이야기하자, 옆에 있는 부하들은 불똥이 튈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는데,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 바보 같은 자식, 네가 끈이 없어서 그렇잖아. 네게 제대로 된 연줄이 있어봐라. 공격하기 어려운 소림사로 왔겠는가? 휴, 내 신세야. 다른 곳에 간 놈들은 지금쯤 재미 많이 보고 있을 것인데, 이게 무슨 꼴이람. 젠장! ’
수적인 면에서 압도적으로 관병이 많아, 진과의 싸움에서 열세를 보이면서도 싸움은 상당 기간 지속하고 있었다.
소림사도 백팔나한진 이외에도 산전수전을 겪은 소수의 고승이 있었으므로 그나마 전황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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