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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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19.05.0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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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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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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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괴 4

-Hello, world-




DUMMY

"미쳤어······."


샬롯이 저도 모르게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케빈이 대체 뭐길래, 그녀석이 대체 뭐길래, 사람들이 이 정도로 떠받드는 거지?"


그녀는 이제 속마음을 숨길 생각 조차도 하지 않았다. 한편 그녀의 곁에 있던 라이너는 미간을 찌푸리며 싸쥬를 바라보다가, 짐짓 샬롯과 싸쥬 사이를 번갈아보기 시작했다. 그의 산만한 행동이 신경에 거슬린 샬롯이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뭐 하시는 거에요? 정신없게."


"아니, 사람들이 계속 케빈이라고 말하던 게, 케빈 프레드릭 메어컨을 말하는 거였어? 현 시대 최강이자 최고의 사이랜서인 그 케빈?"


"네, 그 케빈 맞아요."


샬롯은 얼굴을 찌푸렸다. 놀라운 듯이 말하는 라이너의 말투가 거슬리는 듯했다.


"정말 놀랍군. 내가 그 케빈의 여동생과 만나다니. 인생이란 건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


"······."


"맙소사. 샬롯이 그 케빈의 동생이고, 케빈에게 원한을 품고 복수를 하려 한다니. 이건 정말로 빅 뉴스야!"


결국 듣다 못한 샬롯이 외쳤다.


"그놈의 케빈, 케빈! 도대체 그놈이 얼마나 위대하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신처럼 떠받드는 거에요? 사이랜서란 건 초능력으로 사람들을 돕는 프리랜서 사이키터를 뜻하잖아요? 케빈이 뭘 어떻게 사람들을 도왔길래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 거죠? 그는 저에게 있어선 범죄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는데? 아니, 그 이하면 그 이하였지, 결코 그 이상이진 않았어요!"


샬롯은 자신의 혀가 흥분하여 날뛰는 것을 통제하지 못했다. 라이너는 그녀의 말을 멍하니 듣고 있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샬롯의 말이 충격적인 듯했다. 그는 눈을 왕방울 만하게 뜬 채 입만 움직여서 말했다.


"샬롯, 잘 들어."


"네, 듣고 있어요."


"케빈 메어컨은 '해방자'야."


"해방자요?"


샬롯이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과 가족을 억제한 억제자인데 왜 해방자란 말인가! 하고 속으로 외치면서 말이다. 그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라이너가 설명을 시작했다.


"옛날에 대전쟁이 한창일 땐, 인간과 인공지능 끼리만 싸움을 했던 건 아니였어. 인간 대 인간일 때도 있었지. 바로 인공지능 측에 붙었던, 연구원 '가우스 A. 싸릴'을 필두로 한 인류의 배신자들 때문에 말이야. 뭐, 역사 교과서엔 가우스를 포함한 일부 사람들은 자의가 아니라 인공지능에게 쇠뇌를 당해서 그랬다고 나오긴 하지만, 당시 인공지능 측에 협력한 사람들 중에는 현 정부의 높으신 분들과 연관된 사람들도 있어서 그런 식으로 보험을 든······."


"요점만 말해요, 요점만!"


샬롯이 성질을 냈다. 라이너는 깜짝 놀란 상태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식은침을 삼키고 설명을 이어갔다.


"인류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전쟁 후기 때 특별한 기술을 만들어냈어. 그게 바로 지금도 여러 분야에서 쓰이는 사이킷 기술이었고, 그것으로 초능력자, 즉 사이키터들을 양산해냈어. 그리고 대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내는 것에 대해 큰 성과를 냈지."

라이너는 두 손을 휘두르며 분주하게 설명해 나갔다.


"그런데 사실 그 전에, 인공지능 측에서 먼저 초능력자를 개발했었어. 자신들에게 붙은 인류의 배신자들을 실험체로 삼아서 말이지. 그렇게 초능력자로 개조된 사람들을 '원시 초능력자'라고 불러. 원시 초능력자 얘기는 뉴스에서도 가끔씩 나오는데, 혹시 들어본 적 있으려나?"


"있어요. 아까도 봤어요."


"그렇구나. 그 얘기는 들었으면서 그 보다 훨씬 자주 나오는 케빈 얘기는 왜 안 들었는지 모르겠네."


왜냐하면 케빈의 케 자만 들려도 방송을 꺼버렸으니까! 덕분에 그녀는 케밥 만드는 방송도 수년간 본 적이 없다.


"아무튼 대전쟁은 끝났지만, 원시 초능력자를 포함한 일부 잔당들은 전쟁 직후의 혼란을 틈타 전세계로 뿔뿔이 흩어졌어. 그리고 그곳에서 자기만의 능력과 수단들을 이용해서, 자기만의 새 삶을 개척해나가기 나가기 시작했지. 근데 그건 대부분 이기적이며 나쁜 방향이었고, 그들은 다시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시작했어."


라이너가 샬롯의 이마를 검지로 가리켰다.


"그런 난세 속에서 나타난 게! 바로 케빈이야. 그는 그 전까지는 도심 근처에 숨어있던 불법 사이키터들을 체포하며 인지도를 올리고 세력을 키우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세상의 여러 땅들을 불법으로 독점한 나쁜 놈들을 해치우고 땅을 되찾기 시작했어.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서 정부에서도 손대기 껄끄러운 땅들 말이야. 그리고 그 안에서 나쁜 놈들에게 착취당하던 사람들도 해방시켜주었지. 그는 그 시기에 인지도가 단숨에 뛰었어. 다른 수많은 사이랜서들도 모두 그와 함께 일을 하고 싶어 했지. 그러다가 이윽고 케빈은 사이랜서의 정점의 자리에까지 올랐어. 그는 용기와 능력을 함께 갖추고 있었기에 '해방자'라 불리면서 동시에 '영웅'이라고도 불리게 되었어. 정말 대단한······."


라이너는 말을 멈추었다. 샬롯이 자신을 점점 맹렬하게 노려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아까 샬롯에게 얻어맞을 때를 떠올렸는지 급히 사과했다.


"미안, 내가 너무 주제넘게 말했지. 네 마음도 모르고 말이야."


샬롯은 눈을 감고 한숨을 쉬었다.


"아니에요. 라이너 씨 덕분에 케빈이 사회에선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게 되었어요. 자세한 설명 고마워요. 그래서, 리포드 사람들이 케빈을 찬양하는 것도, 그가 본인들을 해방시켜주길 원해서 그런다는 건가요?"


라이너가 박수를 짝! 쳤다.


"정확해! 넌 하나를 가르쳐 주면 둘을 아는구나. 이곳 리포드를 포함한 주변의 마을들은 연구정부와 단절이 되어있어. 홍두건단을 비롯한 불법 사이키터 조직들에 의해서 말이야. 그래서 경찰이 없고 자기들끼리 자경단 같은 거나 만들어서 치안을 유지하고 있지. 요즘 연구정부는 멀리 떨어진 외지는 거의 포기하고, 자기 도시 주변만 집중적으로 개발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에, 케빈이 리포드 같은 변방에 눈길을 주고 불법 조직들의 손에서 해방시켜주길 원하는 거야. 리포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도 아닌 너와 네 가족을 특별히 마을에 억압시키려는 건, 외적에게 위협받고 싶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 케빈의 말을 잘들어서 그의 눈에 들고 싶다는 이유도 있겠지."


"그런데, 단절이 되면 도심에서 여기까지 오는 건 못 하게 되지 않나요? 애초에 케빈은 저희 가족을 어떻게, 왜 이곳으로 보낸 거죠?"


"그 점은 좀 의문이긴 하지만, 불법 조직들의 눈을 피해 어찌어찌 이곳으로 보낼 수 있는 있지. 여기가 국방성 같은 곳들 만큼 경비가 삼엄하지는 않을 테니까. 많고 많은 곳들 중 하필 여기로 보낸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적당히 통제되어 있으면서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곳 같아보여서 보낸 것 아닐까?"


"그렇군요."


라이너의 분주한 설명을 들은 샬롯은 조금 기분이 진정되었다. 그냥 무조건적으로 미워만 하고 잘 알아보지도 않으려 했던 케빈이지만, 이번에 객관적인 정보들을 파악하고 나니 그를 어떤 식으로 상대해야 할지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샬롯, 부모님이 납치당해서 상심이 클 테지. 이제부터 네게 중요한 설명을 해주겠어."


아까까지 계란 세례를 맞고 있던 싸쥬가 불쑥 나타나서 말을 걸어왔다. 샬롯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고, 도리어 까칠한 말투로 대답했다.


"싸쥬 오빠, 우선 머리에 묻은 계란물부터 대충 닦고 얘기하시죠. 품위에 안 어울려요."


"그렇군. 내 품위를 걱정해주다니 고맙구나."


싸쥬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머리에 묻은 계란물들을 닦아냈다. 손수건은 크지 않았지만 계란물들을 모조리 빨아들였다. 물이 아닌 계란 성분까지 모조리 말이다.


"역시 기묘하시네요."


"그러는 너는 꽤 도도해졌군."


"이제 감정에만 휘둘리던 날들은 끝났거든요. 전 이제 케빈에게 대항할 방법을 이성적으로 생각해내야만 해요. 그리고 방금 막 그 첫 번째 방법에 대해 떠올린 참이에요."


"호오, 한 번 들어볼까."


싸쥬가 손에 턱을 괘고 샬롯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 모습을 본 라이너의 표정이 굳었지만 샬롯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혼자 당당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지금 당장 제가 레이몬드빌에 쳐들어가요."


"음."


"거기서 홍두건단의 두목을 두들겨 패주고, 부모님을 구할 거에요."


"훌륭하군. 그야말로 효녀의······."


"그런 다음엔, 레이몬드빌의 주민들을 홍두건단으로부터 해방시킬 거에요. 제가 그들의 '해방자'가 되어주는 거죠."


샬롯은 까칠함이 누그러진 말투로 설명을 끝마쳤다. 그녀의 설명을 들은 라이너는 입을 벌리고서, 순간 할 말을 잃었다.




-For 꿈과 믿음의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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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break of day 21.04.01 95 0 8쪽
48 Long Night 6 21.03.26 23 0 12쪽
47 Long Night 5 21.03.23 26 0 12쪽
46 Long Night 4 21.03.19 35 0 11쪽
45 Long Night 3 21.03.15 44 0 14쪽
44 Long Night 2 21.03.14 34 0 12쪽
43 Long Night 1 21.03.13 37 0 11쪽
42 황혼의 때 21.03.12 55 0 11쪽
41 아발론의 고아들 21.03.11 25 0 11쪽
40 SORRY, I'M STRONG. 21.03.10 56 0 13쪽
39 SORRY, I'M WEAK. 21.03.09 34 0 13쪽
38 Lunatic Gate 6 19.05.10 92 0 11쪽
37 Lunatic Gate 5 19.05.10 46 0 9쪽
36 Lunatic Gate 4 19.05.10 50 0 10쪽
35 Lunatic Gate 3 19.05.10 58 0 7쪽
34 Lunatic Gate 2 19.05.10 52 0 8쪽
33 Lunatic Gate 1 19.05.10 70 0 8쪽
32 Big Arms 19.05.10 57 0 14쪽
31 로빈 후드의 우울 5 19.05.10 56 0 11쪽
30 로빈 후드의 우울 4 19.05.10 50 0 8쪽
29 로빈 후드의 우울 3 19.05.10 45 0 7쪽
28 로빈 후드의 우울 2 19.05.10 49 0 12쪽
27 로빈 후드의 우울 1 19.05.10 54 0 13쪽
26 Dogfight 2 19.05.10 52 0 7쪽
25 Dogfight 1 19.05.10 43 0 7쪽
24 행진 19.05.10 67 0 9쪽
23 모험의 시작 19.05.10 54 0 7쪽
» 대파괴 4 19.05.10 60 0 9쪽
21 대파괴 3 19.05.10 5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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