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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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작품등록일 :
2012.08.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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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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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전기 8.영주가 되다(1)

DUMMY

8. 영주가 되다 (1)


알렉트라가 알리오레에게 지그프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을 때 엔젤허브와 케놉은 알렉트라를 찾기 위해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 사이 켈레토스와 흑마법사들은 어둠의 기운으로 몬스터들을 세뇌시켰고 인간 세상을 정복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캐네스의 기억을 모두 읽어낸 알렉트라는 인상을 찡그렸다.

‘골치 아프게 됐군. 이제 마계의 마족과도 싸우게 생겼어. 그런데 내가 오브의 별로 온 것을 누군가 마계로 알린 것 같은데…….’

알렉트라는 라니테르와 카멜리나가 의심스러웠지만 억울해도 할 수 없었다. 이미 시험은 시작되었고 율리시스 또한 자신에게 혜택을 주었으니 어차피 피장파장이었다.

‘그들이 알킨스 대륙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아직 자신의 능력을 십분의 일 정도 밖에 회복하지 못한 알렉트라로서는 그들의 눈에 띄는 순간 바로 죽음이었다. 알렉트라는 캐네스가 과거에 엑시멈 제국의 기사들에게 쫓겨 세라딘 왕국으로 도망 왔다가 프레드릭 스치네프 백작 밑으로 들어왔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었다.

스치네프 백작 밑에 몸을 의탁한 캐네스는 흑마법사 로드인 데프칸의 소집령이 있으면 알킨스 대륙에 공간 이동해 갔는데 이번에는 마족들을 소환하는데 동원 되었다가 돌아온 것이다.

한참 인간들과 전쟁준비에 바쁜 상태에서 캐네스가 돌아온 이유는 소환 식에 바쳐질 제물들 때문이었다. 마계의 1개 군단을 소환하려면 제물이 한두 명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수천 명이 필요했다.

캐네스에게 할당된 수는 5백 명이었다. 다행히 프레드릭 영지는 알프레드 영지를 노리고 있는 중이라 5백 명을 확보하는 것은 쉬울 것 같았다. 그런데 자신이 돌아온 순간 이미 모든 사태는 끝나 있었다.

캐네스는 마계의 1개 군단을 소환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에 서두를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처럼 제물을 확보하기 위해 출발한 흑마법사가 30명이었다.

“데프칸 로드에게 제물을 빨리 보내지 않으면 널 의심하지 않겠느냐?”

알렉트라의 물음에 캐네스는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몬스터들을 완전히 세뇌시키려면 아직 5년은 더 걸립니다. 마계의 마물들을 소환하기 위한 제물은 5년 후에나 필요할 것입니다.”

캐네스의 말에 알렉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준비를 갖추고 난 다음에 마계의 마물들을 소환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었다. 미리 소환시켜 두면 그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랐다.

“스치네프 백작이 눈치 채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알렉트라의 말에 캐네스는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스치네프가 의심을 한다면 놈을 죽여 버리겠습니다.”

캐네스는 충분히 스치네프를 죽일 실력이 되었다. 캐네스가 알렉트라를 조사한 뒤에 세바스찬 백작의 아들이 분명하다고 하자 스치네프 백작은 그 말을 완전히 믿었다. 세바스찬 백작의 아들이 분명한 이상 자신의 계획대로 밀고 나가면 되는 것이다.

스치네프 백작은 우선 알렉트라를 성의 가장 좋은 곳에 숙소를 정해주고 귀빈으로 접대를 했다. 스치네프 백작이 특별히 간섭을 하지 않았기에 알렉트라는 별실에서 클라우드와 다니엘의 무공과 마법을 지도하면서 편안하게 보냈다. 물론 자신도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스치네프 백작이 꿍꿍이속으로 알렉트라를 잘 대해줬기에 인질로 와있던 알렉트라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2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스치네프의 딸 나타샤가 다녀가는 것 외엔 특별한 일이 없었다.

알렉트라는 스치네프의 딸 나타샤를 대하면 거북한 감정이 생겼다. 나타샤는 통통한 체형에 평범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눈빛이 뱀처럼 차가웠다. 처음에 스치네프 백작과 함께 방문했을 때는 얌전하고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요조숙녀였다. 그런데 혼자 방문했을 때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흥! 내가 왜 너 같은 거지같은 놈에게 시집을 하야하는지 모르겠어. 너희 영지가 지금 망하기 직전이라며?”

“글쎄? 인질이 무슨 수로 알프레드 영지 상황을 알 수 있겠어.”

“바보야. 하나뿐인 자식을 인질로 보낼 정도면 망하기 직전이 당연하지.”

알렉트라는 나타샤의 말에 대답할 가치를 못 느꼈다. 나타샤는 이중적인 성격이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곁에 있으면 그야말로 요조숙녀이고 이렇게 혼자 별실을 방문했을 때는 알렉트라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막말을 해댔다.

“내가 너 따위와 결혼한다는 사실을 친구들이 알면 아마 비웃을 거야. 하지만 얼굴은 잘 생겼으니 부러워하는 년도 있겠지. 너 명심해! 앞으로 나를 잘 받들어 모시지 않으면 기사단장에게 말해서 혼을 내 줄 거야.”

나타샤는 한 번씩 심심하면 별실로 찾아와서 알렉트라에게 막말을 해대다가 갔다. 알렉트라는 당장이라도 기분 나쁜 소리를 내뱉는 나타샤를 흠씬 패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지금은 조용히 있으면서 힘을 키우는 것이 먼저였다.

알렉트라는 지금 스치네프의 성안에 있었지만 알프레드의 상황을 손바닥 보듯이 훤히 알고 있었다. 보육시설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서는 안네프와 마법통신을 하며 자세히 알았고 집단수용소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진척상황에 대해서는 아이리네와 마법통신을 통해 자세히 보고 받았다.

알렉트라가 알프레드 영지를 떠나온 3년간 노예들의 힘은 알프레드 영지를 손아귀에 넣을 만큼 강해졌다.

‘아직 멀었어. 지금 알프레드 영지를 손에 넣는다고 해도 즉시 다른 영지를 공격해서 손에 넣을 힘이 없어.’

알렉트라는 적어도 자신이 직접 가르친 제자들이 16세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가 되면 성장이 빠른 자신의 몸도 성인이 되어 있을 것이고 알프레드 영지를 시작으로 프레드릭 영지를 병합하고 세라딘 왕국까지 손에 넣을 생각이었다.

그 무렵 세라딘 왕국의 대부분 영지는 소강상태에 빠져있었다. 영지들 간에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지루한 대치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세라딘 왕국의 국왕 덴발크는 이런 상황을 무척 즐겼다.

영지전은 국력낭비라며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며 앵무새처럼 떠들어 대는 몇몇 귀족들을 시험 삼아 처단했더니 누구하나 불만을 입 밖에 내뱉는 놈이 사라졌다. 과거였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왕권이 그만큼 강해진 것이다. 더불어 왕궁 근위대의 힘 또한 막강해졌다.

각 영지마다 뛰어난 기사 한명씩을 차출하여 왕궁근위대로 삼았더니 왕궁근위대의 힘이 두 배 이상 강해진 것이다. 물론 기사 차출에 반발하는 영주도 있었다. 하지만 “경은 국왕의 명을 거역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나는 경의 직위를 박탈하고 이웃 영주에게 경이 관리하는 영지를 줄 수밖에 없다.”

덴발크가 이렇게 한마디만 하면 아무리 대쪽 같은 성격의 영주라도 굴복을 했다. 반발을 하면 자신이 파멸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영지전을 허용했던 덴발크의 처음 목적은 한 번도 외세의 침략을 받아본 적이 없는 세라딘 왕국의 군사력 강화가 그 목적이었다.

영지전을 통해 자연스레 군사력이 강해질 것이란 계산에 영지전을 허용했는데 나중에는 왕권강화가 그 목적이 되어 버렸다. 덴발크의 그런 의도가 너무도 잘 이루어져서 왕궁근위대와 기사단의 힘이 갈수록 강해지는 가운데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5년.

그 5년이라는 시간은 알렉트라와 그의 세력들에게 엄청난 힘을 안겨 주었다. 알렉트라는 완전한 청년의 몸이 되었고 클라우드와 다니엘 또한 성장이 빨라 청년의 몸이 되었다.

알프레드 영지에 남아 있던 헤라클은 키가 2m가 넘었고 팔뚝과 허벅지가 통나무처럼 굵고 단단했다. 알버트, 조지, 아놀드, 찰스도 청년으로 성장했고 통통하게 살이 쪘던 헬렌은 근육질의 여전사로 변모했다.

플로렌스와 아이리네는 눈부신 미모의 아가씨로 성장해서 엔젤 때보다 더 세바스찬 백작의 애간장을 끓게 만들었다. 만약 참지 못하고 둘 중 한명을 건드렸다면 그날이 바로 세바스찬 백작의 제삿날이 되었을 텐데 백작의 그 결벽증이 목숨을 부지하게 했다.

알렉트라는 모든 준비가 다 갖추어졌지만 주저하고 있었다.

‘아직 나의 힘이 절반 정도밖에 회복되지 못했다. 이 상태에서 켈레토스와 케놉, 엔젤허브를 동시에 만난다면 승산이 없다.’

알렉트라는 이들을 각각 따로 만난다면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가장 강한 엔젤허브는 아직 자신의 힘으로는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이상하게도 지금 알렉트라는 힘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정체 상태에 있었다.

‘내가 세라딘 왕국을 손에 넣는 순간 이들이 나의 존재를 알게 될지도 모른다.’

알렉트라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캐네스를 통해 켈레토스, 케놉, 엔젤허브의 존재를 알아내지 못했다면 벌써 행동을 개시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존재 때문에 알렉트라는 행동을 못하고 있었다. 세라딘 왕국을 손안에 넣어봐야 뭐하는가? 켈레토스와 케놉, 엔젤허브에게 죽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알렉트라는 그 답답함을 자신의 부하들을 가르치며 풀었다. 이미 알렉트라는 마법으로 어디든지 다 돌아다닐 수 있었다. 보육시설에 나타나서 아이들을 교육시키는가 하면 철광석 광산아래에 나타나서 노예들을 가르쳤다.

아이리네와 플로렌스 앞에 나타나서 무술과 마법을 가르쳤지만 알렉트라의 등장을 눈치 챈 자는 아무도 없었다. 알렉트라의 움직임은 그만큼 은밀했고 주위에 몇 겹의 마법 방어막을 쳤기에 알리오레 조차 알지 못했다.

“주인님! 스치네프 백작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캐네스의 보고에 알렉트라는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것도 운명인가? 스치네프 백작이 움직였다니 나도 더 이상 움츠리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군.’

스치네프 백작은 자신을 돕고 있는 캐네스에게 부탁하여 알렉트라에게 정신계마법을 걸어 자신을 완전히 복종하게 만들었다. 그 편이 알프레드 영지를 삼키는데 가장 쉬운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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