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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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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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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 참전하다.

DUMMY

제 85화. 참전하다.


곤치가 띄운 파발은 밤낮을 쉬지 않고 내달려 대륙의 서쪽 끝 프리카로 향했다.

제법 먼 거리였지만, 전쟁의 승패가 달린 일이었기에 사신을 담당한 기사는 많은 말들을 갈아타며 내달렸다.

그 덕에, 제법 빠른 시일 내에 유카에 당도하여 곤치의 서한을 전달할 수 있었다.


##


띠리리리리링


“응? 무슨 소리지? 장사님한테서 나는 거 아닌가요?”


갑자기 울리는 방울 소리가 거슬렸는지, 희아는 가부좌를 튼 채로, 집중하지 못하고 소리를 쫓았다.

그 소리는 태백장사의 허리춤에서 나고 있었다.

장사는 태연하게 소리가 나는 장치를 꺼내 확인했다.


“음······. 롬밸라카께서 다급하게 지도자 회의를 소집하시는구나.”

“롬밸라카가요? 그게 뭔데요?”

“마석의 가루가 담긴 호출기란다. 지도자들끼리 호출할 일이 있을 때,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름은 ‘피피’라고 한다는구나.”

“그럼 다녀오셔야겠네요?”

“그래. 얼마나 걸릴 진 모르겠구나. 게으름 피우지 말고 수련에 매진하고 있거라.”

“그럼요, 다녀오세요.”


장사는 함께 굴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굴 밖을 나섰다.

장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장사를 배웅한 희아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지독히도 힘들고 지루한 수련이었지만, 농땡이를 피울 만큼, 가벼운 마음가짐은 아니었다.

이어가던 치우의 기세가 끊겨 처음부터 해야 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강해질 수만 있다면 언제나 시도할 수 있는 필요한 번거로움이었다.

희아의 진맥을 타고 치우가 흐르며 소주천이 시작되자, 희아는 다시 심상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한참 무아지경에 빠져 치우와 정신이 하나가 될 때쯤, 별안간 느껴진 인기척에 희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누구냐!”


다급하게 일어나 땅에 놓인 활을 집어 들고 뒤를 휙 돈 희아는 화살을 시위에 걸고 겨누었다.

자신의 뒤에는 타는 듯한 붉은 머리를 허리까지 기른 묘한 분위기의 사내가 서있었다.

사내는 희아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희아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누구냐고 물었다.”


희아는 한 번 더, 대답을 재촉했다.

하지만 사내는 그저 빤히 바라만 볼 뿐이었다.


“기회는 지났다.”


희아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화살이 시위를 떠나려는 찰나, 그제야 사내는 입을 뗐다.


“오랜만이로구나.”

“뭐? 너 나 알아?”

“벌써 잊었느냐? 환인의 백성아.”

“환인의 백성······? 아!”


희아는 자신을 부르는 호칭을 다시금 곱씹었다.

그랬더니, 과거 자신을 그렇게 불렀던 한 존재가 떠올랐다.


“수호자님?”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하여 알아보지 못했나보구나.”


그 사내는 신검을 수호하던 재룡의 아들, 이무기였다.


“네, 그렇죠. 그땐 이런 모습이 아니었으니까······. 아니 아니, 그나저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사실 이 곳에 당도한 지는 굉장히 오래되었다. 하지만 고강해 보이는 여인이 네 옆에 함께하기에, 계속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 분은 저희 장사님이세요. 근데, 저한테만 하셔야 될 말씀이 있으신 거예요?”

“나의 어머니이신 위대한 재룡께서 네가 신검의 후견이 될 수 있는 능력이 될지, 확인해보라 하셨다.”

“재룡이시라면, 수호자님보다 먼저 신검을 수호하셨다는 분 말씀이시죠?”


이무기는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래서 확인은 하셨어요? 제가 신검의 후견이 될 수 있을까요?”

“아직은 멀었구나.”

“하······. 저도 알아요. 그래서 좀 답답해요. 길이 잡힐 듯 잡힐 듯 안 잡히니까요.”

“아이야. 너는 신검의 힘을 이해하고 있느냐?”

“네? 신검의 힘이요?”


이무기는 이번에도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팔을 펼쳐 자신의 손 위에 거대한 불꽃을 일으켰다.

순간 뜨거운 열기가 퍼져 희아는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가, 갑자기 뭐예요?”

“이것이다.”

“불이요?”

“신검의 주인 구미호는, 국궁의 신이기 이전에 불꽃의 신. 그렇기에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은 불꽃과 이어져있다. 헌대, 내가 지켜봐온 너의 무술은 불보다는 물에 가깝더구나. 과연 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생각해보고 무를 운용해보도록 하여라.”

“불보다는 물과 같다······. 불꽃의 움직임을 떠올려라······.”


희아는 알 듯 말 듯한 얼굴로 이무기의 말을 되뇌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은 언제나 치우를 차분하게 운용하려고만 하였다.

가르치는 태백장사의 성정이 그렇다보니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순간 희아는 치우를 움직이는 상상에 빠져들어 선채로 무아지경에 들었다.

그것을 바라본 이무기는 다시 그 곳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하지만 희아는 알아채지 못하고 자신의 상상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


태백장사는 지도자들의 자리가 놓인 대전회의실로 들어섰다.

다른 두 지도자는 이미 자리에 앉아 태백장사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귀한 분들을 기다리게 해 송구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까?”

“아니랍니다. 장사님이 있으신 곳이 가장 머니 이해가 간답니다.”

“그렇습니다. 너무 마음에 담지 마세요.”


롬밸라카와 아가라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말마따나, 장사는 키이만 산맥 깊숙한 곳의 동굴에서부터 출발했으니 늦을 수밖에 없었다.


“감사합니다. 헌대, 무슨 안건이기에 급하게 호출하셨습니까?”

“다름이 아니라, 오늘 오전 중에 곤치라는 자에게서 서한이 왔답니다.”

“곤치요? 그게 누굽니까?”

“그는 현재 차인 자치령 정복전에 참전한 모골린의 사령관이랍니다. 지금 타빗 성국, 페르안 성국, 위글 교국과 연합하여 전쟁 중에 있답니다. 슈리야.”


띠링


롬밸라카의 부름을 받은 슈리는 가운데 홀로그램 장치에 곤치가 보낸 서신의 내용을 띄웠다.

파란색 글씨로 공중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은 언제 봐도 신기하고 놀라웠다.


- 내용을 읽을까요?

“부탁한단다.”

- 알겠어요. 서신의 내용을 음성 출력 합니다.


[티한의 세 지도자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저는 친나 국가 연방의 모골린 왕국 총사령관, 기사 곤치라고 합니다. 상황이 급박해 본국에는 파발 투입 후, 후보고 할 예정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서신을 드리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옵고, 이번에 맺은 친나와 티한의 화친을 통해 함께 차인 자치령을 공격해주시기를 부탁드리기 위함입니다. 저희가 직접 맞부딪혀 확인해 본 결과, 현재, 차인 자치령 내에는 악마들이 주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스스로를 상급 악마 ‘몬타나’라고 밝힌 자와 타빗 성국의 마스터, 라마 공이 전투를 벌였으나,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였습니다. 만약 자치령 내에 몬타나 수준의 악마들이 더 있다면 저희는 그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티한의 강력한 힘을 빌려주신다면 저희도 친나의 영토에서 제이프를 몰아낼 수 있고, 티한 역시 제이프에 타격을 입히는 일이니 상부상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보입니다.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디 현명한 결정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 모골린 총사령관, 기사 곤치.]


- 이상입니다.

“고마워요, 슈리.”


내용을 다 들은 아가라는 허공을 향해 웃어 보이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다 들으셨겠지만, 이러한 내용을 의논하기 위해 두 분을 호출했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들어보고 싶답니다.”


롬밸라카는 두 지도자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가장 먼저 자신의 의견을 밝힌 자는, 고려의 태백장사였다.


“보잘 것 없지만, 제 생각을 먼저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부탁드린답니다.”


롬밸라카가 의견을 물었고, 아가라 역시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저희가 앞으로 제이프와의, 아니, 악마들과의 결전을 치러내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물론, 이 곳에는 직접 악마들의 힘을 겪어보신 아가라 장로님께서 계시지만, 그들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다 들었습니다. 친나의 뜻을 받아들여 친나와의 동맹을 확고히 하고, 세상에 저희의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저희와 화친할 설득력을 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롬밸라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가라를 바라보았다.

의견이 있는 지를 묻는 모양이었다.

아가라도 역시 알아챘다.


“늙은이의 의견이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추모 장사님께서 말씀하였듯, 저는 저들의 힘을 겪어보았으니 그것을 토대로 한 번 말해 보겠습니다.”

“고견 새겨듣겠습니다.”

“추모 장사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들은 엄청나게 강합니다. 900년 전, 용마대전 당시, 부끄럽지만 저는 엘프 최강의 전사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족 하나를 제압하지 못했었죠. 고려의 윤봉창 장사님이나, 혁거 천하대장군님과의 협공을 이루어야만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온전히 혼자서 귀족을 상대로 승기를 잡을 수 있으셨던 분은 롬밸라다님과 한웅 왕검님 뿐이셨지요.”


왕검의 이야기가 나오자 태백장사는 조금 침울해짐을 느꼈다.

자신의 과연 그를 대신해 겨레를 잘 이끌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가 앞으로 악마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인다면, 타국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인간들 중에도 분명히 강자들은 존재하니까요.”

“잘 알았답니다. 고견 감사드린답니다. 그럼 두 분은 친나로의 파병을 찬성하신 다고 보인답니다. 그에 맞추어 군을 운용해야 할 거랍니다.”

“거기에 대해서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이번 전투는 제가 선봉에 서서 지휘하도록 하겠습니다.”


태백장사는 자신이 출전하겠음을 당당한 어투로 전달했다.

왕검이 그랬듯, 자신도 앞장서서 악마를 토벌하고 겨레의 안전을 도모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롬밸라카에게 받은 은혜를 보답하기도 좋은 기회였다.


“그렇게 해주신다면 저희는 너무 감사하답니다. 장사님 정도는 되어야 우리의 힘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거랍니다.”

“이 노인을 대신하여 큰일을 해주시겠다니, 참으로 감사하네요. 하지만 엘프들도 놀고 있지만은 않겠습니다. 현 엘프 최강의 전사를 참전시켜 장사님을 보필하도록 할 테니, 거절하지 말아주시지요.”

“호의 감사드립니다. 꼭 전투의 승리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그럼 준비를 하여야 하니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태백장사는 그들에게 꾸벅 인사를 해 보이고는, 대전을 벗어났다.


##


“수련에 집중하고 있었······.”


태백장사는 말을 걸며 굴로 들어오다가 희아의 상태를 보고는 입을 닫았다.

지금 희아의 몸에서는 붉은 색의 기운이 일렁이고 있었고, 눈을 감은 채, 무아지경에 빠져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흠······. 나의 교육법이 희의 앞길을 막고 있었는지도 모르겠군.”


장사는 희아의 기운을 확인하자마자, 그간 해왔던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음을 알아챘다.

갑자기 무슨 깨달음을 얻었기에, 이런 길을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운과 희아가 잘 어우러져 가는 것이 훤히 보이는 게, 옳은 선택을 한 것 같긴 했다.


“방해할 필요는 없겠군.”


중얼거린 장사는 자신의 활을 챙기고는 쪽지를 남겨두었다.


[일이 있어 세외에 다녀오마. 제법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내가 없다고 수련을 게을리 하지 말거라. 너를 믿는다. - 추모.]


장사는 굴 밖을 나서려다 다시 돌아 희아를 바라보았다.

한참을 바라보던 장사는 슬며시 미소를 띠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이제 내일이면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네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그런 말이 있듯 언제나 기분 좋은 날입니다.

여러분의 명절, 따뜻했으면 하네요 ^_^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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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89화 : 진군 +5 20.10.06 249 8 12쪽
111 제88화 : 곰의 출현 +7 20.10.05 248 9 12쪽
110 제87화 : 티한의 힘 +5 20.10.02 236 10 13쪽
109 제86화 : 전투 준비 +7 20.09.30 250 10 12쪽
» 제85화 : 참전하다. +9 20.09.29 248 12 12쪽
107 제84화 : 헤쳐 모여! +5 20.09.28 269 10 13쪽
106 제83화 : 마를 삼킨 불꽃 +7 20.09.25 271 12 12쪽
105 제82화 : 한편, 그들은? +5 20.09.24 258 10 13쪽
104 제81화 : 국경을 토벌하라! +9 20.09.23 258 13 12쪽
103 제80화 : 토벌 준비 +9 20.09.22 262 12 12쪽
102 제79화 : 신경과 씨앗 +8 20.09.21 259 10 14쪽
101 제78화 : 용호상박 +7 20.09.19 261 12 11쪽
100 제77화 : 일단 탈출하자! +7 20.09.18 258 11 12쪽
99 제76화 : 배신자를 처단하다. +5 20.09.16 251 11 14쪽
98 제75화 : 시작된 거사 +7 20.09.15 256 12 11쪽
97 부록 : 설정집 - 악마(마족) +9 20.09.14 255 10 6쪽
96 제74화 : 디큐 +7 20.09.11 259 12 11쪽
95 제73화 : 루카 +7 20.09.10 269 12 12쪽
94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7 20.09.09 257 11 11쪽
93 제71화 : 포뮤지부의 철혈단 +7 20.09.08 249 11 13쪽
92 제70화 : 포뮤의 아침 +7 20.09.07 252 12 13쪽
91 제69화 : 움직이는 사일라 자치령 +5 20.09.04 264 11 10쪽
90 제68화 : 본격적인 독립운동 +5 20.09.03 272 10 13쪽
89 제67화 : 거사 +5 20.09.02 269 12 11쪽
88 제66화 : 팔 하나로 살아남으려면 +5 20.09.01 266 11 12쪽
87 제65화 : 새로운 스승 +5 20.08.31 266 10 12쪽
86 제64화 : 속셈 +5 20.08.28 267 10 11쪽
85 제63화 : 설득 +5 20.08.27 258 10 12쪽
84 제62화 : 티한의 사자 +5 20.08.26 283 11 14쪽
83 제61화 : 치우천왕 +5 20.08.25 296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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