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의 탈영 작전
20살의 오토 파이퍼 소위가 탈영을 생각하고 있을 때, 오토 파이퍼의 아버지이자 독일 제국의 병과 대장이자, 1부의 주인공이었던 한스 파이퍼는 초조하게 전선 지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9월 이전까지 최대한 진격해야 한다..9월, 10월에 엄청난 폭우가 내리면 모든 전선에 기갑 부대와 차량은 꼼짝없이 발이 묶일 것 이다...그게 끝나면 엄청난 추위가 오겠지...'
한스는 각 사단의 행정대 장교들이 얼마나 좆같은 새끼들이고 보급 관련해서 융통성이 없는지 잘 알게 되었다. 한스는 독일 국민들로부터 동부전선 병사들을 위한 동계용 물자를 기부받을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다른 참모들이 말했다.
"이보게! 지금 4월이네! 무슨 동계용 물자를 지금부터 기부 받나?"
"독일 국민들은 현재 계속되는 승리에 크게 기뻐하고 있네! 그런데 동계용 물자를 지급받겠다고 한다고?"
40대 초반인 한스에 비해서 다른 참모들은 훨씬 나이가 많았고, 속으로 정치 군인인 한스를 고까워하고 있었다. 한스가 말했다.
"사실 작년 11월부터 동계용 물자를 기부 받았어야 합니다!"
어쨋거나 한스의 건의대로 독일군은 국민들로부터 동계용 물자를 기부 받았다. 수 많은 사람들이 스키용품과 따뜻한 동계용품을 보내주었다.
또한 전쟁 준비로 인해서 돈이 모자라는 것도 큰 문제였다. 한스는 정확도가 떨어져도 생산 단가가 떨어지고 고장이 덜 나는 총기를 빨리 개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9월에 러시아 토양에 라스푸티차가 시작되면 진흙으로 인해서 총기가 망가질 것 입니다!"
한스는 소련군에게서 노획한 40년식 토카레프 자동 소총을 높이 평가했다. 병기부 기술자들은 한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한 참모가 외쳤다.
"이런 명중률 떨어지는 총은 독일군에게 어울리지 않네!"
"소련 병사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단기간에 놈들에게 총알을 쏟아부을 수 있는 그런 가격이 싸고 고장나지 않는 총이 필요합니다!"
군사 경제 병기부 측에서도 한스 말에 동의했고 결국 새로운 총을 개발하기로 했다.
한편 독일은 전쟁으로 인해서 점점 자금이 쪼들리기 시작했고, 한스는 이에 대해서도 골머리를 썩혀야 했다. 한스는 자신이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하며 말을 내뱉었다.
"소련놈들도 위조 지폐 만들어서 요긴하게 써먹었는데 우리도 그러는게 어떨까 싶네."
소련은 한때 스탈린의 지시로 달러를 엄청나게 위조해서 찍어냈고, 전세계 곳곳에서 이를 사용했던 것 이다. 독일 내부에서도 이 소련이 위조한 달러는 발견되었던 것 이다.
한스의 동료인 한 고위 참모가 말했다.
"자네 모르고 있었나? 우리도 위조 지폐 찍고 있네!"
"뭐라고?"
"우린 소련의 경제를 망가뜨리기 위해 엄청나게 위조 지폐를 발행했지! 소련군 포로들을 이용하고 있네! 손재주가 좋은 녀석들이 많다더군!"
"위조 지폐 찍는건 좋은데 그걸 어떻게 유통시키나?"
"러시아 제국군 출신을 파르티잔으로 위장하고, 놈들 파르티잔에게 이 위조 지폐를 써서 대량으로 무기를 구입하네!"
한스는 입을 크게 벌리고는 물었다.
"파르티잔 녀석들한테 위조 지폐로 무기를 구입한다고?"
"물론 대다수는 도저히 쓸 수 없을 정도로 질이 낮은 탄약과 수류탄, 총기일세! 놈들한테 위조 지폐로 구입한 총은 거의 전투에서 써먹을 수 없는 수준일세! 하지만 어떤가? 어차피 위조 지폐일 뿐이고 이걸 대량으로 소련에서 유통하게 하면 놈들의 경제에 치명타를 주겠지! 천재적이지 않은가?"
"그..그렇군..."
그 참모는 한스에게 7.65mm 소음 리볼버를 보여주며 외쳤다.
"이 또한 위조 지폐로 구입한 것 일세!"
"이..이건 영국 총 아닌가?"
"영국 놈들에게 위조 지폐를 주고 뒷거래를 했지! 한 번 쏴보겠나?"
한스는 떫은 표정으로 그 소음 리볼버를 들고 건물 밖으로 나가서 나무 둥치에 쏴보았다.
쉬잇!
정말 이 소음 리볼버의 성능은 기가 막혔다.
"저..정말 쓸모있군!! 시가전에서 쓸만하겠네!"
이렇게 독일 제국의 병과 대장 한스는 그 어떤 장성급 장교들 중에서도 가장 열심히 일 하고 히틀러에게 직접 보고를 했다. 현재 한스의 꿈은 원수가 되어 원수봉을 하사받는 것 이었다. 한스는 원수봉을 받은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난 충분히 원수봉을 하사 받을 자격이 있다! 조만간 육군 참모 총장으로 진급하고 원수가 되는거지!'
한스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베토벤 5번 교향곡, 운명을 틀고는 비싼 포도주를 마시며 앞으로 자신의 인생을 상상하였다.
'이제 내 앞날은 탄탄대로다! 이등병 때부터 죽어라 구른 보람이 있군!'
한스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한스의 아들이자, 자랑스러운 독일 제국군의 소위 오토 파이퍼는 중대가 받은 수륙양용차 슈빔바겐을 유심히 바라보며 탈영을 계획하고 있었다.
'탈영용으로 최고야!!'
중대 장교들은 모두 나와서 이 슈빔바겐을 신기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오오! 이게 정말로 물 위를 떠다닙니까?"
슐레프 중대장이 외쳤다.
"앞으로 정찰에서 매우 요긴하게 쓸만할걸세!"
이 슈빔바겐은 뒤 쪽에 프로펠러가 장착되어 있었다. 슐레프 중대장이 외쳤다.
"모든 장교와 전차장들 회의실로 집합한다!!"
그렇게 각 소대장들과 전차장들이 회의실로 집합했고, 슐레프 중대장이 지도를 가리키며 외쳤다.
"지금 파르티잔들이 측면이나 후방에서 기습적으로 반격을 하고 있다! 알다시피 땅이 워낙 넓고 현재 아군이 점령 가능한 마을은 10개 마을 중에 기껏해야 2개 정도 마을 밖에 되지 않는다! 놈들은 아군 보급로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아군에 협력했던 마을을 공격하고 있다! 또한 파르티잔 뿐 아니라 소련군이 측, 후방에서 반격을 할 수도 있다! 이 인근에 놈들의 진지가 있다는 정보가 있다!"
슐레프 중대장이 가리킨 구역은 한 쪽에 얕은 개울가가 있었다.
"슈빔바겐을 타고 정찰하고 올 녀석들의 자원을 받는다! 이번 정찰 임무를 맡은 녀석들에게는 포상이 주어진다!"
이번에도 아무도 자원하지 않았다. 오토가 생각했다.
'좋았어! 이게 탈영할 기회다!!'
오토가 손을 들려고 하는데, 스테판이 손을 들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저 새끼!!'
오토가 외쳤다.
"아니오! 제가 하겠습니다!"
슐레프 중대장이 물었다.
"허허!! 조국을 위해 노력하는 소대장이 둘이나 있군!"
결국 제비 뽑기를 했고, 오토가 정찰에 가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오토는 무전수 요하네스를 데리고 가기로 결심했다.
'그 녀석은 맨날 질질 짜기만 하는 놈이라, 탈영하는 것에 동의할거다!! 사격도 잘하니 쓸만할것이 분명해!'
슐레프 중대장은 오토에게 정찰 임무를 하고 오라는 명령서를 주었다.
"이거 잘 챙기게!"
"넵!"
'명령서는 무슨!! 이제 이딴거 필요없다!!!'
오토는 진작에 아껴둔 음식과 마실거를 슬쩍 가방에 넣었다. 그러다 문득 이건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장교인데 탈영이라니...'
오토가 탈영하면 분명 한스 파이퍼, 아버지 얼굴에도 먹칠이 될 것 이었다. 사망이나 실종으로 처리된다면 어머니와 가족들은 몇 년간을 눈물로 세월을 보낼 것 이었다. 뿐만 아니라 더 어린 이등병들도 나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근무하는데, 아무리봐도 탈영은 아니었다.
'그래..탈영은 아니다..'
그 떄, 오토의 눈에 권츄베르트라는 이름의 보병이 눈에 띄었다.
'저..저 새끼!!'
키가 크고 온 몸이 근육 덩어리인 권츄베르트, 이 녀석은 보병 소대에서 꽤나 유명한 녀석이었다.
[권츄베르트 녀석의 포신은 평소에는 1미터! 과열되면 2미터!! 권츄베르트의 포 사정 거리는 10미터!]
이 권츄베르트는 어제 소련군 포로가 있던 막사에서 소련군을 추행했던 녀석이었다. 오토는 나름 무력이 셌음에도 불구하고 이 새끼를 보면 등에 식은 땀이 흘렀다.
'저..저거!!'
권츄베르트가 자신의 보병 동료들에게 외쳤다.
"농부들을 착취한 공산주의자들은 나의 강력한 포신으로 응징할걸세!"
"맞아!! 소련군들은 모두 작살내야 하네!"
권츄베르트가 강렬한 카리스마를 갖고는 외쳤다.
"공산주의자에게는 자비가 필요없네! 여자는 죽이고 남자는 강간해야 하네!"
이 모습을 구경하는 전차병들이 쑥덕거렸다.
"그..그건 너무 잔인하잖아! 저런 비인간적인 녀석이!"
"비인간적인게 문제가 아니잖아!!"
"쳐다보지마! 저 새끼랑 눈 마주치지마!!"
소련군 포로들은 후방으로 끌려가는 트럭에 하나씩 탑승했다. 그 중 한 녀석은 흐느끼고 있었다.
"따흐흑!!"
잠시 뒤, 오토는 요하네스와 같이 슈빔바겐을 타고 정찰 임무를 위해 후방쪽으로 가고 있었다. 오토는 결심을 굳혔다.
'탈영하자.'
슈빔바겐은 운전하는 맛이 아주 기가 막혔다. 육로에서 슈빔바겐이 달릴 때는 뒤에 있는 프로펠러는 위로 접어두었다. 강가나 늪지대를 지날 때는 이 프로펠러를 아래로 내리고 운전하면 될 것 이었다.
적으로부터 엄폐하고 조심스럽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저지대를 지나야 하는데, 저지대에는 은근 늪지대가 많았던 것 이다.
'유용하겠군...'
요하네스는 오토가 탈영을 결심한 것도 모르고 열심히 운전하고 있었다. 오토가 생각했다.
'이 녀석은 겁쟁이라 내가 탈영하자고 하면 오히려 좋아하고 따를거다!'
오토는 중대장이 준 명령서는 대충 뒷자석에 어딘가 쑤셔 넣었다. 요하네스가 그걸 보고 외쳤다.
"그..명령서는 잘 보관해야 하지 않습니까?"
오토가 외쳤다.
"그냥 대충 놔도 되네! 형식적인 문서일 뿐이네!"
오토는 지도판을 보면서 아군 부대가 점령하고 있는 마을에 들리기로 했다.
'여기서 과일이라도 얻어야겠다!'
"이 마을로 간다! 여기서 파르티잔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도 있다!"
그렇게 오토와 요하네스는 슈빔바겐을 타고는 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작은 마을로 갔다. 리히터 중대장이 이들을 반겼다.
"무슨 일인가?"
오토가 경례를 하고는 외쳤다.
"후방에 있는 파르티잔과 소련군 진지의 위치를 알아내라는 명령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놈들은 기습적으로 치고 튀는 전술에 능하네! 또한 진지 위장에 능하니 세심하게 정찰하게!"
"네!"
그렇게 오토는 이 마을에서 먹을거와 마실거를 잔뜩 얻고는 다시 슈빔바겐에 탑승했다. 10분 정도 더 달린 다음 오토가 여유롭게 말했다.
"잠시 쉬다 가지!"
이제 탈영할 생각을 하니 속이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군사 학교에서 엿 같은 규율에 꽉 막혀 있었는데, 이제는 자유롭다고 생각하니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요하네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오토에게 말했다.
"그...빨리 가야하지 않을까요? 놈들의 진지를 찾아내려면.."
요하네스는 아직 오토의 속마음을 모르고 있었던 것 이다. 오토는 요하네스에게 과일을 하나 던지고는 말했다.
"느긋하게 하게!"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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