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배우로 전직을 명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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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2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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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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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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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5. 뉴스 - (2)

DUMMY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스마트폰에 떠오른 ‘박연주’라는 세글자.

나는 망설임 없이 화면에 떠오른 통화 버튼을 밀었다.


“어.”

“형님! 뉴스 보셨습니까?”

“안 볼 수가 없더라,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던데?”

“형님! 억울하지도 않습니까?”


이상하게 화가 나 있다.

이번 사고가 굉장히 큰 화제가 되어 구독자랑 조회수도 꽤 오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 왜 화가 나 있는 거지?


설마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돌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사고를 제압한 것은 형님인데, 형님 이야기는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


긴장감으로 굳어졌던 전신에 힘이 축 빠졌다.

맥이 탁 풀리는 기분이다.

그거 때문에 화난 거였나?


연주의 말대로다.

사고 영상의 중점은 딱 두 명에게로 모든 시선이 모여져 있었다.

사제 총기를 만들어 범행을 저지른 범인, 그리고 박바위.

나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기사가 박바위 외 1인 정도로 보도되었거나, 아예 보도되지 않은 기사도 수두룩했다.


“별로 상관없는데.”


지금 당장 화제가 된다고 해도, 나한테 크게 득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내겐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화제가 돼서 뭐 해.”

“형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요즘 같은 세상에 인기와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데. 형님이 당장 너튜브만 하셨어도 이게 얼마나 큰 힘이······”


연주는 당장 집에 쫓아오기라도 할 기세로 연달아 잔소리를 쏟아냈다.

무슨 잔소리가 어머니 잔소리보다도 심하다.

한 글자 한 글자 귀에 때려 박는데, 래퍼가 따로 없다.


“잔소리하러 전화한 거면 끊는다.”

“아아, 형님!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뭔데?”

“실은 이번 사건 관련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멈칫.


이번에야말로 정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갑작스럽게 진지해진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또다시 긴장감이 어렸다.

이윽고 이어지는 말은 제법 의외의 말이었다.


“실은 당시 사고의 영상을 그대로 담아낸 촬영본이 있습니다.”

“촬영본?”

“네, 편집자들이 당시 사고의 영상을 촬영한 것입니다.”


설마 당시 사고 영상이 있을 줄은 몰랐다.

인근의 CCTV나 블랙박스에도 제대로 찍힌 영상이 없어서 제대로 보도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진심으로 감탄이 흘러나왔다.

정말 프로라고 해야 할지··· 그 위험한 상황을 촬영할 생각을 하다니.

사고가 없던 것이 천만다행이다.


“영상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저도 이야기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그런데 영상은 왜?”

“형님, 혹시 이 영상······”


띠링!


마침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나는 잠시 수화기를 귀에서 떼고 떠오른 알림을 확인했다.


- 새로운 임무가 등장하였습니다. -


보은이다.


“연주야, 미안한데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전화 끊어야 할 것 같아.”

“형님, 그럼 이 영상은···”

“어, 네가 편할 대로 해. 미안 나중에 다시 전화 줄게.”


결국 연주의 말을 끊은 채, 나는 통화 종료 버튼을 두드렸다.

연주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새로운 임무에 너무 신경이 쏠렸다.

어떤 사건을 가져올지에 대한 걱정과 보상에 대한 기대감.

상반된 두 감정이 격렬하게 부딪쳤다.


“후우.”


애써 심호흡하며 긴장감을 억눌렀다.

그래, 긴장할 것 없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며, 어떤 임무가 기다릴지는 직접 확인해봐야 안다.


- 현재 선택 가능한 임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

- [수라], [인터뷰], [클래스] -


“이게 다 뭐야?”


전혀 연관성이 없는 키워드가 나란히 나열됐다.


***


한편.

통칭 박바위.

1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너튜버인 박연주는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했다.

바로 기자들의 행태 때문이었다.


“진짜 이 사람들 너무하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총기 사고.

사제 총기를 만들어 한낮에 당당히 강도를 저지르고, 거기에 인질까지 붙잡았던 사건에 대한 열기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날이 바뀌고 사고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커졌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 중 딱 1명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


“어떻게 형님에 대한 내용이 하나도 없어!”


사실상 당시 범인을 제압했던 당사자인 정지혁.

그에 대한 이야기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보도된 것은 오로지 사고에 대한 위험성과 박바위.

박연주, 자신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하여간 유명세 써먹을 생각만!”


정지혁에 대한 관심이 적은 이유는 오로지 단 한 가지뿐이다.

기존에 어떠한 정보도 없었으니까.

게다가 아무런 존재감 없는 그 옆에는 써먹기 좋은 100만 너튜버가 있다.


기자들은 그것을 이용했다.

굳이 써먹어도 화제성이 적은 일반인보단 파급력이 더 큰 100만 너튜버를 써먹었다.

100만 너튜버가 총기 사고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포장해서 더욱 크게 보도한 것이다.

그렇게 보도된 것이 바로 현 작태이다.


“기자라는 양반들이 사실에 입각해서 기사를 써야지!”


정지혁에 대한 기사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심지어 어떤 보도는 범인을 제압한 것이 정지혁이 아닌 박연주 자신으로 보도된 기사도 있었다.

물론 뉴스와 기사 덕에 영상의 조회수와 구독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렇게 모른 척할 순 없어.”


비록 정지혁은 아무렇지 않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했다.

하지만 박연주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자신이 진심으로 존경하는 선배가.

단지 자신보다 인지도가 적다는 이유로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 참을 수가 없었다.


해결책은 있다.

고심 끝에 박연주는 전화를 걸었다.


“어 난데, 그 영상 풀자.”

“···파급력이 장난 아닐 거예요. 정말 괜찮겠어요?”


물론 이에 대한 여파가 그다지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의 명예를 제대로 추켜세울 수 있다면, 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했다.


“괜찮아. 형님이 이렇게 묻히는 걸 모른 척할 순 없어. 모든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영상 올려줘.”

“알았어요.”


정지혁이 모르는 대화, 모르는 상황.

당사자인 정지혁이 모르는 사이, 너튜브에 폭탄이 떨어졌다.

이 모든 상황을 단번에 뒤집을 핵폭탄이.


***


“[수라]에 [인터뷰], [클래스]라.”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3개의 임무.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3개의 키워드가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연관성이 전혀 없었다.


“그나마 [인터뷰]는 나랑 관계라도 있지.”


총기 사고가 대대적으로 보도되어 온 국민의 관심이 그곳으로 몰린 지금.

[인터뷰]는 아무래도 그 사고에 대한 인터뷰일 가능성이 그나마 높았다.

하지만.


“나에 대한 보도는 거의 없는데.”


이게 문제다.

분명 나에 대한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인데, 난데없이 인터뷰라니 어폐가 맞지 않았다.

물론 내가 기자들을 수소문해서 인터뷰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게 무슨 이득이 있겠어.”


어플에서 내가 입력한 꿈은 ‘배우’다.

그렇다면 등장하는 임무 역시 분명 배우가 되기 위한 조건에 맞춰져 있을 터.

그 부분에서 고려했을 때, 인터뷰는 크게 메리트가 느껴지지 않았다.


“[클래스]는 배우가 되기 위한 클래스를 말하는 건가?”


굳이 연관 지어 생각하자면 역시 그것뿐이다.

그 외에 내가 [클래스]란 말을 사용할 경우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배우가 되기 위한 강의라니 지금 내 지갑 사정에서 미루어 봤을 때, 터무니없는 소리다.


“당장 병원비부터 걱정해야 하는 팔자에 무슨 강의야.”


결국 남은 것은 [수라] 하나뿐이다.


“하지만 영 어감이···”


팔부중의 하나.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으로, 항상 제석천과 싸움을 벌인다.

인터넷에 등재된 ‘수라’의 뜻이다.

단어만 보면 풍기는 분위기나 느낌이 영 좋지 않다.

역시 어째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지만.


“이게 최선이야.”


- [수라]를 선택하셨습니다. -


역시 아무리 고민해 봐도 이게 최선이다.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다른 두 개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은.


- 임무 : [수라] -

내용 : [수라]에 단역 이상의 배역을 획득하십시오.

보상 : 1000코인

힌트 : [액션], [복수]

* 실패 시 배우로서의 성공 확률이 비약적으로 낮아집니다.


“역시!”


정확했다.

예상대로 보은의 임무는 배우와 깊게 관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결과를 확인하고 나니, 스멀스멀 다른 걱정이 고개를 쳐들었다.


“···이게 무슨 작품이지?”


드라마인지 영화인지, 아니면 뮤지컬이나 연극인지.

장르에 대해선 어떠한 정보도 나와 있지 않다.

힌트라곤, [액션]과 [복수]가 전부.

설사 장르를 알아낸다고 해도, 마냥 쉽진 않았다.


“단역이라니.”


엑스트라도 아니고, 단역은 아무나 뽑아주지 않는다.

물론 역할의 비중, 그리고 대사의 유무 등에 따라 크게 다르겠지만, 적어도 아무런 배경지식도 없는 일반인이 지원한다고 해서 뽑힐 수 있는 역할이 아니다.


“일단 무슨 작품인지부터 찾아보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래된 노트북 앞에 엉덩이를 붙였다.


우웅.


요란한 소리와 함께 노트북의 화면이 켜졌다.

연식이 오래돼서 그런지, 상태가 영 안 좋다.

검색이 목적이니 조금은 참아줬으면 한다.


“어디 보자. ‘수라.’···”


가장 먼저 검색한 것은 역시 [수라]였다.

감독도, 출연진도, 장르도, 모르는 이상, 키워드 그 상태로 검색해야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수라··· 수라가.”


···없다.

정말 정보가 단 하나도 없다.

유명 감독이나 출연진의 작품은 제작 기간 동안에 어느 정도가 표기되기 마련이건만, 마땅한 정보가 보이질 않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까 검색했던 것처럼, 사전적인 내용이나 소설, 만화가 전부.

딱히 배우가 등장할만한 작품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드라마나 연극, 뮤지컬은 아닌 거 같고.”


제작비에 여유가 있는 드라마와, 입소문을 타는 연극이나 뮤지컬치곤 자료가 너무 없다.

그렇다면 남은 경우의 수는 몇 개 되지 않는다.


“영화네. 저예산 영화거나 독립 영화거나.”


저예산 영화나, 독립영화라면 인터넷에 보이지 않는 것도 이해는 되었다.

제작비 자체에 배당할 예산도 부족하니 홍보비용이 부족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곤란하네.”


상황이 난처하게 됐다.

영화의 규모나 그런 것에 대한 불만이 아니었다.

여기서 곤란한 점은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게 된 점이다.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도, 당장 정보가 부족하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그런 준비 요소들이 너무 막연했다.


“여기서 포기하면 끝이야.”


절대로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

지금까지 보은이 가리킨 정보는 모두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분명 실패 시 주의사항 역시 딱 들어맞을 터.

배우로서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역경을 넘어서라도 수라에 출연해야 했다.


“힌트도 같이 검색해보자.”


타다닥!


키보드가 빠르게 움직였다.

검색창의 ‘수라’의 옆에 ‘액션’과 ‘복수’가 같이 붙었다.

이렇게 하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


딱!


경쾌한 엔터의 소리.

그리고 화면이 백색 뒤덮이며, 이윽고 새로운 정보가 나열되었다.

무수히 휘몰아치는 정보의 파도.

그리고.


“앗!”


두 눈이 번쩍 뜨였다.

커다랗게 열린 동공이 오직 한 곳만을 향했다.


“있다!”


딱 하나.

딱 하나 존재했다.

영화 [수라]의 단역을 모집하는 게시글이.


작가의말

보다 매끄러운 전개를 위해 Act 4의 결말이 소폭 수정되었습니다.

항상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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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Act 11. 불청객 - (1) +18 20.12.05 15,993 299 12쪽
10 Act 10. 첫 촬영 - (2) +20 20.12.04 16,636 323 17쪽
9 Act 9. 첫 촬영 - (1) +20 20.12.03 17,141 318 17쪽
8 Act 8. 오디션 - (3) +12 20.12.02 17,119 320 11쪽
7 Act 7. 오디션 - (2) +19 20.12.01 17,352 332 14쪽
6 Act 6. 오디션 - (1) +13 20.11.30 17,842 330 11쪽
» Act 5. 뉴스 - (2) +12 20.11.29 18,225 328 12쪽
4 Act 4. 뉴스 - (1) +21 20.11.28 19,282 345 15쪽
3 Act 3. 튜토리얼 - (3) +21 20.11.27 19,554 379 15쪽
2 Act 2. 튜토리얼 - (2) +26 20.11.27 21,580 351 16쪽
1 Act 1. 튜토리얼 - (1) +25 20.11.27 26,038 3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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